"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에게"
이 책은 제가 소중한 사람을 마음에 묻고 보고싶을때마다 꺼내보는 의미있는 그림책입니다.
<무릎딱지>는 주인공 '나'의 1인칭 시점으로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의 심경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젯밤 엄마가 자신을 안고
'나'에게 나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이젠 힘들어서 안아주지 못할 거고,
영영 자신을 떠나게 될 거라고 말합니다.
'나'는 기다리겠다고 말하지만 엄마는 아무말없이
그저 희미한 미소도 짓지 않은채 눈물만 흘립니다.
그러자 '나'는 화가 나서 소리를 치고 이럴거면
왜 자신을 낳았냐고 하소연을 하다 엄마가 웃자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건 알고 울어버립니다.
•'나'의 심경을 드러낸 그림
그리고 엄마가 죽은 다음 날의 조용한 집에는
커피냄새도, 라디오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빵에 지그재그로 꿀을 발라 먹는 걸
알려주지도 않은 채 떠난 엄마가 짜증이 났지만
아빠에게 연민을 느끼며 자신이 잘 돌봐 줄거라고 말합니다.
엄마가 죽은 지 몇 밤이 지나고
'나'는 이제 잠도 자고 싶지 않고, 배도 좀 아프고,
아빠도 돌보지 못하게 됩니다.
지금은 날씨가 매우 더운 여름이지만 '나'는
엄마냄새가 사라진다며 문을 꼭꼭 닫습니다.
또 '나'는 엄마 목소리가 지워질까봐 귀를 막고, 입을 다뭅니다.
그러다 '나'는 자신이 아프면 엄마의 목소리가
바로 들려온다는 걸 알게됩니다.
어제 나는 마당에서 넘어져 무릎에 상처가 났지만
엄마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딱지가 앉기를 기다렸다가 손톱으로 긁어서 뜯어내
다시 상처가 생겨 피가 또 나오게 합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나'의 집에 찾아온 날,
할머니는 집이 찜통이라며 창문을 활짝 열어놓자
'나'는 엄마가 빠져나간다며 너무나 놀라 비명을 지르며 울음을 터뜨리고 마구 몸부림을 치고
몸에 힘이 빠집니다.
할머니가 '나'의 곁에 오며 '나'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 위에 올려 주며 말합니다.
"여기, 쏙 들어간 데 있지?
엄마는 바로 여기에 있어
엄마는 절대로 여길 떠나지 않아."
그리고 '나'는 할머니는 엄마의 엄마니까,
할머니의 말이 맞을거라며 생각하지만
여전히 자신이 엄마를 완전히 잊게 될까 봐 무섭습니다. 할머니는 아빠에게 빵에 지그재그로 꿀을 바르는 걸
가르쳐 주었고, 아빠는 썩 잘하지는 못하지만
아빠에게 격려를 해주기 위해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다음날 아침, 커피 냄새도 나고
라디오에선 날씨가 좋을 거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빠에게 웃으며 안깁니다.
그리고 저녁에 침대에 누워서 무릎을 만져보니
매끈매끈한 새살이 나 있었습니다.
'나'는 가슴 위 쏙 들어간 곳에 손을 올려놓고 편안하게 잠이 들며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이 책은 소중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 다루는 그림책입니다. 이번 저의 2월에는 소중한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떠나간 힘든 달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책이 제게 많은 위로를 주었기 때문에 이 책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아마 대부분이 소중한 이의 부고를 한번쯤은 겪어보셨을겁니다.
그리고 소중한 이가 떠나간 이후의 내가 몇날을 살았던간의 그리움은 남은 사람의 몫입니다.
작중에서도 소중한 이의 별세는 어른들에게 참으로 버거워 보입니다.
이런 어른들에게도 낯설고 어려운 '죽음'이라는 과정을 겨우 유치원생으로밖에 안보이는 어린 주인공이 마주하며 겪는 당혹스럽고 슬픈 감정을 독백으로 잘풀어내고 있습니다.
아마 아이가 태어난 이후 가장 사랑했던 이는 바로 주양육자인 엄마와 아빠였을겁니다.
그런 엄마가 죽고난 이후의 상실감을 버텨내는 아이의 감정선과 내면변화들을 그림과 특유의 문체로 담담하게 작가가 그려냅니다.
그리고 '나'가 힘들어 하지 않으면서 엄마를 추억하는 방법도 알게 됩니다.
이 책은 읽고 마음한켠에 자리잡는 생각이 많아지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게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첫댓글 엄마를 잃은 아이의 심정이 와 닿아 문장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마음이 뭉클해졌어. 죽음이라는 이별은 어른에게도 어렵고 힘든 일이지 하물며 아이들은 더 받아들이기 어렵고 말로 설명해도 와닿지 않을 거야. 그때 이 그림책을 읽어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그림책인 것 같아, 소중한 사람과 함께한 추억과 이별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선물해주고 싶어 ! 그리고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무릎의 상처에 새살이 돋아나는 비유로 표현한 점도 인상적이였어 !! 2월 보내느라 많이 힘들었을 텐데 고생했어 ! 너에게도 새살이 돋아났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