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낭만이 있는 도시, 서울 광진구
온달과 평강의 사랑이 꽃핀 삼국의 요충지
서울 광진구는 고려 초기에는 양주였고 문종 21년(1067년)에는 남경, 충렬왕 34년(1308년)에는 한성부에 속했다. 조선시대에는 경기도 양주목 고양주면이었다. 광나루는 [세종실록지리지]에 “한강은 광주 경계에 이르러 도미진이 되고, 그다음 광나루가 됐다”고 처음 기록됐다. [대동여지도]를 보면 아차산 맞은편에 표시돼 있다.
원래 이 지역까지 성동구에 속했으나 1995년 분리돼 광진구가 됐다. 총면적은 약 17㎢로 서울 전체 면적의 2.8%에 불과하나 약 38만 명이 살고 있다. 3개 지하철 노선이 지나고 동서울터미널이 위치하는 등 서울 동부의 교통 요지다.
평강과 온달이 사랑한 아차산
고구려·백제·신라가 한강 유역 주도권 다툼을 할 무렵, 광장동 아차산(峨嵯山) 일대는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졌던 지역이다. 백제에 이어 고구려, 신라가 차례로 장악하면서 삼국의 유물이 공존하는 곳이다.
해발 200m에 위치한 아차산성((阿且山城·사적234호)은 백제가 고구려의 남하 정책에 맞서 도읍을 지키는 요새였다. [삼국사기]에는 “책계왕이 고구려의 침략을 염려해 아차성과 사성을 수축하여 방비하게 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 내려 최근 새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아차산 입구, 생태공원이 나온다. 이 공원에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의 동상이 있다. 고구려 평원왕에게는 울보인 딸, 평강이 있었다. 왕은 딸이 울 때마다 “자꾸 울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을 보낸다”며 겁을 주고 달랬다고 한다. 공주가 자라 혼기가 되자 권문세족 고씨(高氏) 집안으로 왕이 시집보내려 했으나 공주는 “나의 신랑은 온달”이라며 궁을 뛰쳐나온다. 이후 온달을 만나 부부가 됐다. 평강은 온달에게 학문과 무예를 가르쳐 훌륭한 장군으로 만든다. 이후 온달 장군이 신라에 뺏긴 한수 이북의 땅을 두고 싸우다 전사한 곳이 아단성(阿旦城), 즉 아차산성이라고 전해진다. 아차산에는 지금까지 고구려가 160여 년간 주둔하며 쌓은 군사 시설(보루군)도 17곳이 남아 있다. 또 남한 지역에서 유일하게 연화문와당의 흔적도 보인다. 와당은 기와 한쪽 끝에 둥글게 모양을 낸 부분이다. 연화문와당은 여기에 연꽃무늬를 새긴 것으로 고구려 궁궐 등지 지붕에 많이 썼다. 북한 지역에서만 출토됐으나 지난 2004년 아차산에서 6세기쯤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3점이 처음으로 나왔다. 이곳에는 보루군과 아차산성을 비롯해 남한에서는 가장 많은 고구려의 유물·유적이 남아 있다.
1 생태공원 안에 온달과 평강의 동상이 있다.
2 중국 음식점 70여 개 자양동의 일명 ‘양꼬치 거리’.
3 서울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뜨는 아차산은 새해 첫 날 해맞이 장소로 인기가 높다.
4 2010년 새 단장한 어린이대공원.
5 고구려시대 상징적인 의례(儀禮)가 열린 것으로 알려진 홍련봉보루.
걷기 좋은 낭만의 광나루 거리
광장동 한강 호텔에서 광진 정보도서관까지 400m. 이곳에 낭만의 거리가 있다. 한강을 보며 걸을 수 있도록 폭 3m의 나뭇길이 나 있는 곳이다. 걷다 보면 길 중간쯤 나루터의 돛단배 모양의 데크가 있다. 앞쪽 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기 좋다. 한강의 운치와 광진교의 야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능동로 디자인서울 거리는 가을에 걷기 좋다. 어린이대공원역 사거리~군자소방파출소 구간은 담장을 헐고 보행로를 더 넓혔다. 지나는 길, 개방돼 있는 어린이대공원 내 수변공원도 볼 수 있고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로 만든 단풍길도 있다. 군자동소방파출소~군자역 구간은 전선을 모두 바닥에 묻었다. 가리는 것 없이 맑은 가을 하늘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어린이대공원역~어린이회관~구의사거리에는 1㎞가량 광나룻길이 이어진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곁으로 흐르는 폭 0.8~3m의 자연 실개천도 보인다. 벽천폭포와 연못이 있는 도심 속 숲길이다. 동물 조형물도 아기자기하게 설치돼 있다. 아차산 등산로는 중간에 생태공원을 거치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40여 종, 4000여 그루의 나무와 풀 70여 종, 5만여 포기의 꽃이 있다. 자생식물원·나비정원·소나무 숲·습지원·자생관찰로·생태자료실 등이 모두 자연 학습장이다. 광진구에 있는 아차산·용마산은 지하철 5·7호선과 버스로 가기 편한데다 산세도 험하지 않아 연평균 500만 명이 찾는다. 하루 평균 1만4,000여 명이 오르는 셈이다. 광진구는 아차산~용마산 일대의 둘레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아차산은 서울에서 가장 먼저 뜨는 해를 보기 위해 새해 첫날 많이 찾는다. 2000년부터 매년 1월1일 열리는 ‘아차산 해맞이 축제’에는 4만여 명이 해맞이를 온다.
볼거리 풍부해진 어린이대공원
어린이대공원은 1973년 5월5일 어린이날 문을 열었다. 현재 동물 100여 종이 살고 있다. ‘맹수마을’은 올 어린이날 새로 개장한 코너다. 호랑이·사자 등의 맹수를 유리벽 바로 앞에서 보기 때문에 사파리보다 실감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초식동물마을’에서는 방사장 중앙에 높이 6m의 대형 관람대에 올라 더 가까운 거리에서 동물을 볼 수 있다. 53만 6,088㎡ 규모의 공원은 62%가 수목·잔디가 심어졌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고 여름에는 시원한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다. 가을에는 낙엽길도 생긴다. 공원 내에는 8,000석 규모의 야외 공연장도 있다. 무료 공연이 사계절 내내 이어지고,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형형색색의 분수 공연도 열린다. 올해 안으로 지상 3층·지하 3층의 보육문화시설인 ‘키즈센터’도 생길 예정이다. 놀이체험 공간·장난감 도서관·육아상담실·부모 휴식 공간·전망대·기념품 판매점·공연장·교육실 등이 들어선다.
떠오르는 젊음의 거리, 건대앞
1995년부터 건대입구역 근처에 유명 브랜드 점포가 하나둘씩 모이면서 로데오 거리가 생겨났다.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에서 한강 쪽 가로방향 골목길, 동2로와 능동로 사이의 도로가 로데오길이다. 600m가량 이어진 길 양쪽으로 상설 할인매장이 밀집해 국·내외 브랜드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구 있다. 은은한 가로등 조명과 화강석을 섞은 보도블록으로 쇼핑가 분위기도 냈다. 건국·세종·한양대 등 대학생들이 지하철로 오기 쉽다. 2·7호선 환승역이 있어 강남 지역과도 10분 거리다. 구의로 건너편으로는 약 500여곳의 음식점이 몰려 있는 먹자골목도 끼고 있다. 건대입구역 근처 자양동에는 일명 ‘양꼬치 거리’라 불리는 ‘중국음식문화’ 골목도 있다. 이 거리에 들어서면 ‘○○羊肉串’(양육관·양꼬치집)·‘○○電話房’(전화방·국제전화방)·‘○○冷面’(냉면·중국냉면집) 등 한자로 된 간판들이 즐비하다. 독특한 억양의 한국어와 중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600m 골목길에 중국 음식점 70여 개가 늘어서 있다. 대표 음식은 단연 양고기 꼬치구이다. ‘양로우추안’(羊肉串)이라 불리는 이 음식은 중국인들이 술안주와 간식으로 즐겨먹는 음식이다. 가격은 1인분에 8,000~1만 원 수준이다. 1인분에 양꼬치 10개다.
지하철 2·5·7호선이 광진구를 지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하차하면 지하철 2호선 강변역으로 이어진다. 어린이대공원은 2호선 건대입구역·5호선 아차산역(4번출구)·7호선 어린이대공원역(1번출구)으로 나오면 된다. 건대입구역에서는 버스로 5분정도 가야 한다. 5호선은 공원 후분, 7호선은 정문과 가깝다. 주차는 10분당 승용차 300원·중형차 600원·대형차 900원이며 정문주차장이 가장 먼저 만차가 돼 후문과 구의문 주차장을 이용을 추천한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주차장이 복잡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2호선 건대입구역 5번 출구로 나와 한강 쪽 가로방향 골목길이 ‘로데오 길’이고 6번 출구를 나와 한강둔치 방면으로 50쯤 가다 보면 ‘양꼬치 거리’가 있다. 광진구에는 대학들도 많은데 건국대는 2호선 건대입구역 2번출구, 7호선은 건대입구역 4번출구와 어린이대공원역 3번출구에서 가깝다. 세종대는 7호선 세종대역 6번춝, 장로회신학대는 광나루역 2번출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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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신택리지, 김보미, 경향신문)
2022-07-17 작성자 명사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