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맛을 이렇게 생생하게 느껴 본 일이 언제인가 싶게 이번 겨울은 혹독합니다.
개학 첫날, 우리 반 학생들, 텅텅 빈자리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이럴 수가?
그리고 한 주가 지나고 두 주가 지나면서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한 분 한 분 이 맹추위를 가로지르고 나오시는 분들의 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자신만을 위해 나오시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위해, 이웃을 위해 나오시는 분들이라는 걸
이 모든 것을 지켜 본 거울이 있습니다. 구닥다리 석유난로!
이놈의 석유난로, 어쩌면 삼성의 현실 같기만 해요.
모르시죠? 이놈도 정말 노쇠한 놈이라 쉬고 싶은데 온힘을 다해 버티고 있다는 것을
우리를 위해서지요. 우리가 필요로 하니까 꺼질 수 없는 것임을...
우리는 한겨울 이 난로 주위에 엉덩이를 맞대고 불을 쬐며 가정사에서부터 세상사까지 수다를 떨고
떡을 구워 먹고, 도시락을 층층이 올려 데웠으며, 찌개를 끓이며 배고픔을 달랬습니다.
석유난로도 젊었을 때는 그 이야기에 취해 웃었을 거예요.
세월이 지나
난로를 켤 때마다 독한 냄새를 풍기며 '평' 방귀를 뀔 때마다 '화들짝' "에고, 놀래라."
피하는 벗들을 보며 석유난로는 아마 얼굴 붉혔겠죠?
그 중독성 강한 냄새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목이 칼칼하고, 눈이 시립니다.
오후 3,4시가 되면 파김치가 되어 교실을 나서는 당신들,
돌아가시는 등이 왜 그렇게 시린지.
식어 버린 석유난로는 오래도록 마음이 더 얼었을 거예요.
이 겨울 끝 고갯마루에 서면 뭐가 보인다고
당신들은 내일을 모르면서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이곳으로 옵니다.
못난 것이래도, 열기 하나는 으뜸인 불난로, 활활 타는 인정이 있어서죠.
또 하나의 새해가 우리를 맞을 때 따스하게 덥혀 놓은 빈자리마다
웃음꽃 송이 송이 필 거라고 믿으며
석유난로는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언젠가는 알거야.
이 시린 냄새를 그리워 할 사람들이 있을 거야. 하며
낡고 늙어 냄새나는 석유난로
하지만 두고두고 따뜻했던 기억만이 날 거예요.
첫댓글 떼이쒸~ 저는 7살된 기름난로 로타리예요
선생님에 글을읽고 많은것을 느꼈읍니다
혹독한 겨울이 석유난로에 대한 아름다운 글이 하나의 시와같은 느낌이구요
우리가 엄동설한 추위도 무릅쓰고 학교에 나오는것은 결고 나자신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것이기에
강한 인내심으로 나오는것인데 비록 학교사정이 어려워도 참고항상 모두함께 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길이 추위와 늙은 냄새나는 닌로보다 더힘들엤을텐데 요까짓것도 못참으면 무엇을
할수일을까요 결론은 인내 하는자가 미래를 잃을수 있다고 하겠어요.
글을 쓸 권한이 생겼네요
ㅎㅎ 마당발님 난로 너무 따뜻해요 뜨거워 얼굴이 주름이 생길까봐 난로를 줄이지요 알라뷰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