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처럼 요즘 신발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스타일을 생각하자니 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그렇다고 스타일을 포기하기도 싫기 때문이다. 스타일과 발 건강, 딜레마의 해결책은 없나?
발 전문의가 말하는 건강한 구두
뾰족하고 높은 구두가 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지난 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무지외반증 환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무지외반증 진료인원 및 총 진료비가 각각 연평균 19.1%, 3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수술환자는 2004년 1,208명에서 2008년 4,807명으로 5년간 약 4배 증가했다. 수술환자의 87%는 여성이었다.
을지병원 족부클리닉 이경태 교수는 "실제로 엄지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최근 몇 년 새 급증하고 있고, 그 외에 발가락과 연결돼 있는 전족부위, 즉 발의 볼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중족골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아졌으며, 급성 족관절 염좌와 만성 족관절 불안정성 환자도 과거보다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족부질환이 크게 증가한 데 대해 이 교수는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스타일에 신경 쓰는 여성들이 늘어났고, 예쁜 구두를 선호하는 여성들이 더 많아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발 건강에 좋은 구두는 굽 높이가 약 2~3cm로, 그 이상은 발목과 발, 심하면 고관절, 허리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요즘 여성들이 많이 신는 굽 높이 10cm 이상의 킬힐은 발 건강은 물론 다른 신체부위에도 무리가 갈 수 있다.
또, 발의 앞부분을 압박하는 뾰족한 구두는 발의 특정 부위에 압력을 주게 되므로 통증과 염증을 유발시키고, 장기간 신을 경우 발 모양의 변형까지 가져온다. 따라서 전족부(발의 앞부분)에 비정상적인 압력이 가해지지 않게 신발의 앞부분이 둥글고 높은 모양이 좋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발 건강을 해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보기 좋은 구두를 많이 신게 된다. 이 교수는 "일주일에 2~3일 정도 낮은 신발과 하이힐 등을 번갈아 신고, 실내에서는 슬리퍼 같은 실내화를 착용하는 것이 보완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발은 우리 몸에서 땀이 가장 많이 나는 부위이므로 모양뿐 아니라 통기성도 중요하다. 부츠나 군화보다는 목이 낮은 신발을 택하는 게 좋다. 또, 바닥이 딱딱한 신발은 족저근막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족저근막염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부드러운 소재의 안창을 댄 신발을 신는 게 바람직하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본인의 발 사이즈에 맞는 구두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며 "일반적으로 가장 긴 발가락으로부터 1~1.5cm 정도 여유가 있는 신발을 신으라"고 강조했다.
잘못된 신발로 인해 중족골통이나 지간신경종이 생기면 보존적으로 신발에 안창을 까는 것이 한 방법이다. 이 교수는 그러나 증상이 심하면 수술로 지간신경종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좀 더 큰 신발이나 굽이 낮은 신발을 신으면서 소염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뼈를 잘라서 돌리는 교정절골술을 시행해야 한다.
도움말:
을지병원 족부클리닉 이경태 교수
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엣지 스타일 구두 이 밖에도 스타일을 살리면서 발 건강도 어느 정도 챙길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엣지 스타일 구두도 잘 따지고 고르면 발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담하고 엣지 있는 디자인으로 유명한 구두 브랜드 지미추가 지난 달, 새로운 개념의 하우스라인 'CHOO 24:7'를 런칭했다. 하우스라인은 포인티드 토(Pointed Toe), 라운디드 토(Rounded Toe), 펌프스 등 지미추 슈즈의 대표적인 디자인에 3.5~8.5센치의 굽 높이로 제공된다. 심플한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에 다양한 굽 높이로 출시돼 파티는 물론 세련된 오피스룩 연출이 가능하다.
컬렉션 이름인 'CHOO 24:7'은 24시간, 7일 동안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구두라는 뜻. 출근할 때나 공원을 산책할 때, 파티에 갈 때 다양한 상황에 맞게 엣지 스타일 구두를 선택할 수 있다.
미국 시트콤 <섹스 앤더 시티>에서 여주인공 사라 제시카 파커가 사랑한 구두 마놀로 블라닉도 엣지 스타일 구두의 대명사로 통한다.
눈길을 사로잡는 마놀로 블라닉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건 역시 높은 하이힐이다. 그런데 같은 하이힐의 구두를 신더라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게 발은 물론 허리 등 다른 신체부위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중요하다. 현존하는 구두 디자이너인 마놀로 블라닉은 "12cm 높이의 구두를 신더라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균형의 문제다.
그래서 나는 모든 힐(heel)을 손으로 깎아 만든다. 미적으로나 착용감 면에서 완벽한 힐이 나올 때까지 기계와 손으로 깎고, 갈고 다듬는 작업을 반복한다"고 말한 바 있다. |
첫댓글 구두에만 딜레마가 있는것이 아닌 것이 문제네요...감사합니다 멋쟁이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