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걀 껍질의 부활? >
2011년 4월 23일 토요일 13시 20분...
모이라고 카페 메일로 공지한 장소인 대해성당에 도착했다.
마침 내일이 부활절이어서 주일학교 학생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부활계란 가족 콘테스트' 출품작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로서는 처음 보는 행사인지라 작품들을 흥미있게 둘러보면서
모임시각 1시 40분이 되기를 기다렸다.
< 달걀 의 부활? 1 >
20분 가량이 흘러 모임시각 1시 40분이 되어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제 3회 흑구 문학상 시상식'이 호미곶에서 15시에 있으니
늦어도 14시에는 출발해야 하고,
차에 기름을 넣고 갈려면 그보다 10분은 당겨야 겠다고
마음속으로 결정하고 13시 50분까지 기다렸다.
<달걀의 부활? 2>
역시 누구도 오지 않았다.
2분을 더 기다렸다. 그래도 오지 않았다.
주차장을 출발했다.
<달걀의 부활? 3>
공단에 있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호미곶으로 향했다.
임곡을 지나 흥환리, 대동배를 거치는 코스를 택했다.
비록 운전중이지만
봄을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기 위해서였다.
봄날이면 봄나물 뜯으러,
여름 저녁이면, '전설의 고향'으로 이름지어진 작은 냉기굴에서
내뿜는 하이얀 안개(?)를 만나러,
가을, 겨울엔 계절바다와 그 풍광에 안기러
자주 가던 곳이다.
노변에 많이 늘어선 그 푸르던 설대나무들이
많이도 말라 죽은 모습이
아무래도 우리 사람들로 인해서 그리 된 듯 보여
나를 슬프게 했다.
14시 45분경...
호미곶 '새천년 기념관' 앞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얼른 찾아 간
'제 3회 흑구 문학상 시상식장'엔
포항시립극단의
'옥단이'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옥단이' 공연의 한 장면>
조금 지나자 공연은 끝났다.
장내가 정리된 다음, 예정시간보다 늦게
'제 3회 흑구문학상 시상식'이 시작되었다.
호미예술제관련 인사들의 인사말과
심사위원장의 말,
수상자의 프로필 소개,
수상 등의 식순으로 진행되었다.
<김규련 심사위원장의 심사소감 발표>
'제3회 흑구문학상'의
시상금은 일금 '오백 만 원'이었다.
<상을 받는 '수필시대' 발행인 성기조박사>
우리 수필계의 현실이
피부에 와 닿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12월 23일
포항시청에서 있었던
‘2010 포항국제동해문학제 시상식’장면이
뇌리를 스치고 오버랩되어 지나갔다.
거창한 문학제 이름을 내 걸고,
달랑 신작 장편소설 한 장르를 두고
무려 상금 1억 원이 걸려 있었었던
그 희한한 기억이...
솔직히
'5백 만 원'과 '1억 원'이
같은 이 지역사회에서
각각 '흑구 문학상과' '포항국제동해문학제'에
시상한 금액이란 점이 비교되어
마음을 손톱 밑의 가시처럼 찔러댔다.
어떤 누구는 무책임하게
말 할지 모른다.
'억울하면 소설을하지!'라고....
또 한가지 알 아들을 수 없던 점은,
사전에 연락 한 번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가 속한 수필문학회가
명색이 이지역의 두 개밖에 없는 수필문학회 중의 하나인데,
흑구 문학상을 세 번째 주고,
세미나를 다섯 번째 추진하며,
더욱이 예술제 추진위원장이
이곳의 다른 한 수필문학회 회원인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왜 그랬을까...?
<흑구선생의 수필 '보리' 낭독 장면>
*** *** ***
이어서 문예지 < 수필 시대>와
<영남문 학>이 공동 주관하는
'수필의 예술성에 관하여'라는 주제의
'호미예술제 제5회 문학세미나'가 열렸다.
<문학세미나 장면 1>
참석자는 40~50명정도로 보였다.
그런데, 참석자의 대부분은 서울과 대구에서 온 분들이고,
포항에서는 진행요원(어디 분들인지 모르는)을
빼면 형산수필회원 2명과
내가 전부였다.
그나마 형산수필 분들은 시상식이 끝나자 가고 없었다.
울산에서 주인석작가와
그가 만든 수필문학회 회장 두 분이 왔었다.
<문학세미나 장면 2>
예정시간보다 30분정도 초과한 19시 30분경
세미나는 끝나고
일행은 저녁식사를 하러 갔으나,
나는 21시 성당에서 있을 세례식 행사에
교리교사였던 내가 참석 않을 수 없어서
총총히 호미곶을 떠났다.
도로에 차도 없어
쌍라이트를 켜고
새로 닦인 구룡포-호미곶 도로를 시원하게 달렸다.
나는 생각했다.
'이 지역사회에서 그나마
힘들여 마련했을 예산을 들여 열린 문학회가
왜 타지인들의 잔치만 되어야 하는지...?'
그 의아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기회 닿을때,
추진위측에 물어보아야 할 사안이다 싶었다.
아울러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 활짝 열려야한다'는
생각이 더 짙어진 하루였다.
그래도 내겐 세미나에서 수필의 예술성에 관한
두 논문을 만나고, 설명과 토의를 들은 유익한 시간이었다.
곁들여 하나의 즐거운 소득은,
블로그에서 알게 되어 행사장에서 두어 번
만났던 울산의 주인석 작가의 두 번째 책
'주인석의 스토리텔링 울산강동 사랑길'이란 부제가 붙은
책 '사랑길'을 한 권 선물 받아 온 것이다.
이런 저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사회에서 이만한 문학행사가 열리고
서울에서, 대구에서 많은 작가들과 전문가들이 참석하도록
애쓴 '호미예술제 추진위원회에
고마움과 존경을 드린다.
해서, 즐거운 하루였다. ㅎㅎ ^^*
2011. 4. 24.
첫댓글 회장님 혼자 가셨군요.
이런저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 주셔서 포항 문학회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장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미소천사님...
'문학'을 하는 사람들간의 의사결정이나 진행 등 움직이는 원리는 일반사회의 그것과
전적으로 달라야 한다는 게 제 소견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
늘 건강, 건필하십시오! ^^*
그 참 해괴한 일이로군요.
'호미예술제'란 것이 누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고장을 대표하는 수필가 흑구 선생의 이름을 건 문학상 시상식이라면 당연히
이 지방의 수필가들이 주체가 되어야 할 일인데,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니....
어떤 작자들의 소갈머리에서 나온 발상인지, 정나미가 싹 가시네요.
맞아요. 무울님 지적처럼 '해괴한 일'이었어요.
한 편으로 우리지역사회의 문인들도 '참여'의식과 그 행동도 높여가야 하지않나
싶기도 합니다.
암튼, 자기가 쓰는 작품의 질을 높여가며, 관련일들에도 관심 기울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제 바쁜 게절이 왔네요. 늘 건강하시고, 문운 가득하십시오! ^^*
부지런하신 회장님, 뜻깊은 행사에 다녀오신 소감, 잘 읽었습니다. 우리 보리수필 회장님, 최고!!이십니다.
국장님이 더 부지런하시민소롱! ㅋㅋ 고마워요. ^^*
오~우리는 몰랐네요이
그당시 제가 우리카페 안내(일반)방에 안내를 했고 카페메일도 보냈었는데, 못보셨군요.
다음에는 함께 가입시다. 해국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