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인삼공사 대 6위 흥국생명의 여자프로배구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현재 순위표와 반대로 저는 흥국의 승리를 예상했는데, 그대로 적중했습니다. 흥국생명의 3대0 완승입니다.
오늘 양팀의 스타팅 라인업을 먼저 살펴보면...
흥국생명의 경우 새로온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나가 딱 자리잡은 가운데, 인삼공사 서남원 감독의 오늘 선택은 우수민 선수였네요.
1세트. 인삼공사에서는 팀 공격의 50%이상을 책임져주는 외국인 선수 알레나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어 보였습니다. 역시 무릎쪽이 좋지 않은 듯 점프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호쾌함이 부족했습니다. 결정력도 부족했고요(공격성공률 35.71%).
하지만 서남원 감독의 히든카드, 신인 우수민 선수가 경기 초반 3득점을 묶어냈습니다(오늘 7득점). 한수지 선수도 평소보다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힘을 보탰습니다. 시작부터 속공으로 득점을 만들어내고 블로킹도 건져냈습니다. 네트 위에서의 볼 공방 상황에서도 이를 악 물고 버텨내는 장면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10득점, 블로킹 5개).
반대로 흥국생명에서도 경기 초반에는 에이스 이재영 선수의 결정력이 부족했습니다. 반면 크리스티나 선수가 1세트에만 7득점(오늘 20득점). 오늘 플레이하는 모습을 처음 봤는데, 엄청난 파워나 파괴력은 아니었지만, 차근차근 득점을 올려주면서 팀 승리에 일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동료들과의 호흡이 점점 더 맞아들어가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겠죠?
하지만 1세트 승부의 추는 의외의 인물이! 흥국생명의 신인선수, 김채연 선수가 가져왔습니다. 20점대 승부처에 블로킹 3개를 집중시키며(그것도 알레나를 연달아 잡아내는) 25 대 23 첫 세트를 잡아내는 흥국생명이었습니다.
2세트도 초반 승기는 흥국생명이 잡았지만, 인삼공사가 경기 중반 7연속 득점 등 집중력을 보이며 역전 되었습니다. 알레나 선수가 1세트에 비해 컨디션을 찾아가는 모습이었고(그래도 100% 제모습은 아니었지만), 알레나와 한수지가 연이어 크리스티나 선수의 공격을 잡아내고(블로킹), 중간에 오랜만에 교체 투입된 지민경 선수도 블로킹 등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2세트 후반, 흥국생명 이재영 선수가 3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재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2세트도 25 대 22로 흥국이 가져오면서 오늘 전체적인 승부의 추가 기울었습니다. (2세트까지만 중계를 지켜봤습니다) 흥국생명의 완승! 4연패에서 탈출합니다.
■ 일단 인삼공사 이야기 먼저 더 해보면... 신인 우수민 선수가 확실히 눈에 띄긴 했습니다.
지난 6일, "인삼공사의 레프트 고민, 최종 승리자는 누가 될까"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는데, 확실히 박세윤 선수(12월 3일 도로공사전 직관 리뷰 참조)에 오늘 우수민 선수까지...
(사진)새로운 얼굴들이 눈에 띄는 KGC입니다.
신장 177cm에 1998년생(20세)으로 대전 용산고를 졸업한 루키. 17-18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의 레프트 자원. 지난 드래프트 때에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선수라 'KGC가 지역 연고를 확실해 챙겨주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오늘 경기를 통해 꽤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우 선수였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긴 하죠. 올시즌 5경기에서 단 13득점(공격성공률 28.21%). 그래도 깔끔하고 깨끗한 폼에 발도 빠르고 힘도 있어보이고... 앞으로 장래가 유망한 선수로 보입니다.
반대로 지난 시즌 중용됐었던 최수빈-지민경 선수는 더 발전이 필요합니다. 후배들에게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지민경 선수는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 오늘 7득점하긴 했어도 기본적인 수비도 그렇고 공격성공률(26%)도 끌어올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분발해주세요.
그리고 한송이 선수는 2003년도 데뷔면 리그에서도 최고참급 아닌가요? 지난 KOVO컵 때만 해도 팀의 주된 공격 옵션 중 하나로 활약하며 기대감을 꽤 모았었는데... 계속해서 경기력이 안나옵니다. 본인이 강력히 원해서 다시 레프트 자리로 복귀했지만 리시브야 원래 안된다 치고(올시즌 성공률 24.63%). 공격에서도 높이도 시원한 모습 없이 선배로서 후배들 아울러 으쌰으쌰하는 모습도 없고 스스로도 그렇게 무기력하면 어떡하는지 걱정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세트는 보지 못했지만 알레나 선수의 무릎부상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면 올시즌 KGC도 최하위권이 유력해집니다. 알레나 선수의 컨디션이나 경기력, 부상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경기 좀 더 유심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대로 흥국생명에서는 앞서 언급했던 크리스티나 선수가 20득점(공격성공률 40.91%)로 공격 선봉에 섰고, 이재영 선수도 점점 제 컨디션을 찾아가며 역시 20득점을 올렸습니다.
여기에 신인 김채연 선수도 중요할 때마다 블로킹 한 건씩 해주는 모습! 1999년생으로 183cm의 센터자원, 2017-18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 지명자!
오늘 경기, 흥국의 터줏대감 김나희 선수가 그래도 경기 내내 활발하게 이동공격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3득점은 너무 아쉽습니다.10경기 30세트에서 단 40득점! 올시즌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한 정시영 선수도 (블로킹 3개가 있긴 했지만) 딱히 장점이 안보이고요. 중앙에서의 이동공격(속공)이 다 상대 (유효)블로킹에 걸리는 듯한 느낌... 두 선수 모두 분발이 필요합니다. 김채연 선수가 치고 올라옵니다!
김나희 선수는 GS 이소영 선수만큼이나 오래 전부터(원래 이름 김혜진 때부터) 알고 응원해온 터라 기대치가 높습니다. 정시영 선수나 공윤희, 신연경, 이한비 선수도 마찬가지이고요. 다들 잠재성은 큰데 생각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한 흥국입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연패를 끊었고, 새 외국인 선수도 합류했으니까 서로 간 합심해서 더 잘해보기를 바랍니다. 오늘 승리 축하합니다.
인삼공사 선수들도 고생 많았습니다.
----------------------------------------------------------------------------------------------------------------------
KOVO에서 제공하는 경기 사진 추가
오늘 꽤 좋은 모습을 보여준 Rookie 우수민 선수(왼쪽), 지민경 선수(오른쪽)도 오랜만에 긴 출전시간을 소화하며 좋네요.
흥국생명 조송화 세터도 사진 한장(왼쪽). 승리의 이재영 선수도 밝은 표정으로 한 컷
새로운, 새로 온 힘! 크리스티나 선수가 팀에 파이팅을 불어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