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정지아는 전작 "빨치산의 딸" 에 이어 이 책에서도 빨치산이었던 아버지 이야기로 우리의 지난 70년간의 현대사를 담아 냈다.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
소설의 첫 문장이다.
소설속 아버지는 사회주의자다 48년부터 52년까지 빨치산으로 살았다 (PARTIZAN (파르티잔)러시아어에서 파생된 말)
그런데 한번 빨치산이면 영원한 빨치산, 연좌제로 주변사람들의 앞길까지 막았던 이유는
여기에 나와있다.
“남한이 사회주의를 금기하고 한 번 사회주의자였던 사람은 다시는ㄴ 세상으로 복귀할 수 없도록 막았기 때문인다” 252
“어머니 또한 사회주이자인데 그녀에게 사회주의란 여자도 공부할 수 있는 세상에 불과했다 ”21
이렇듯 무슨 대단한 혁명적 이념을 가진게 아니다.
“아버지는 평생 당하고만 살지는 않았다 당하지 않으려고 사외주의에 발을 디뎠고 선택한 싸움에서 쓸쓸하게 패배했을 뿐이다.
아버지는 십대 후반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여든둘 된 노동절 새벽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짊어졌다” 76
“반내골 사람 중에 빠진 사람이라곤 작은 아버지 뿐이었다 이데올로기의 격류에 휩쓸렸던 형과 아우가 죽음 앞에서라도 평범한 형과 아우로 화해할 수 있기를 나는 기대하는 모양이었다” 105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지만 아버지 주변의 인물들의 이야기로 그간 살아온 아버지의 삶이 드러난다.
“목숨을 건 자신들의 투쟁이 무의미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아버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147
“아버지는 목숨을 걸고 무언가를 지키려 했다 그런 내가 아버지를 비아냥거릴 자격이나 있었던 것인가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미안했다.” 148
“현대사의 비극이 어떤 지점을 비틀어 뒤엉킨 사람들의 인연이 총 출동한 흔하디흔한 자리.” 169
“아버지는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덕으로 살기도 했다” 187
“어쩐지 마음이 언니가 뽀땃하게 끓여 온 전복죽처럼 뽀땃해지는 느낌이었다 ”191
“세상사의 고통이 근육의 긴장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죽음이란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것, 아버지는 보통사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으니 해방의 기쁨 또한 그만큼 크지 않을까” 198
“긍게 사람이제 오죽하믄 글겄냐”
아버지가 늘 입에 달았다는 이 말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