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미국 프린스턴대 앤드루 와일즈 교수는 350년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해 냈다.
이후 5년만인 최근 「타니야마-시무라의 추론」이 증명돼 수학계를 흥분시키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학과 구자경교수는 『타니야마-시무라의 추론은 페르마 정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정복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 시기가 21세기로 넘어갈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타원곡선 이론을 다루는 타니야마-시무라의 추론은 55년 일본 수학자 유타카 타니야마에 의해 처음 제기됐고 60년대에 고로 시무라에 의해 구체화됐다.
28살의 젊은 나이에 이 추론을 발표했던 타니야마는 이보다 훌륭한 업적을 내놓기 힘들 것이라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다 3년후 자살했다. 이 추론의 정의는 수학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간단히 요약하면 「y2=x3+Ax2+Bx+C」 형태의 3차 방정식으로 타원곡선의 근본 성질을 나타내는 내용이다.
이 추론을 증명한 수학자들은 미국 하버드대학의 콘라드와 테일러, 럿거스대학의 디아몽, 프랑스 파리7대학의 브르이유 등 4명이다. 이들은 지난달 추론의 증명을 완성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콘라드 교수는 『와일즈가 시도했던 아이디어를 이용해 이 추론을 완벽하게 증명할 수 있었다』며 『추론자체가 350년의 긴 역사를 지닌 페르마 정리만큼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정수론에서 나오는 다양한 문제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니야마-시무라의 추론과 증명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수학자들에게도 힘든 작업이다. 따라서 콘라드를 비롯한 연구팀은 증명과정을 담은 책을 출판도 하기 전에 각 대학들로부터 강연요청을 받아 공개강의를 하고 있다.
구자경교수는 『와일즈 교수의 페르마 정리 증명이 140쪽에 달했던 것에 미루어 이들의 해답도 최소한 100쪽을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증명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전세계에서 200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구교수는 말한다.
천재들이나 겨우 알아 들을 수 있는 수준의 복잡한 수학문제를 애써 풀어야할 이유는 있는 것일까. 서울대 수학과 김홍중교수는 『풀리지 않는 문제에 도전하며 새 이론을 발굴하는 것이 바로 수학의 역사』라며 『추론의 증명이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의미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