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icipal Golf Club의 운영
우리나라에도 많은 정부소유의 골프코스가 있습니다. 중앙 정부가 직접 가지고 있지 않고, 정부의 각 부서에서 가지고 있는 골프코스들이 그것들입니다. 88CC는 국가보훈처가 가지고 있고, 제주도 보문CC는 한국관광공사가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첨부된 뉴스 중에는 정부소유의 체육시설로 사용중인 국유지에 대한 기사가 있습니다. 지난해, 조달청 실태조사에 따르면 체육시설로 사용중인 국유지는 2800필지로 이중 골프장(2222필지)이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스키장이 51 필지로 구분되는 것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숫자입니다. 이러한 골프장들이 얼마 전까지 수난의 시대였습니다. 임기를 얼마 남기고 있지 않은 현 정부가 정부 소유의 골프장을 다 매각하라는 방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부 초기에는 88cc는 물론 제주 보문CC까지 다들 매물로 입에 오르락 내리락 하더니 임기를 얼마 남지 않은 시점부터 이야기가 쏙 들어갔습니다. 정부가 고급 스포츠라 일컬어 지는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이미지상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인지는 몰라도 정부가 소유를 하지 못하게 정책을 펼치는 것도 좋지만, 한번 추진된 정책이 임기 말에는 살며시 사라지는 모습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저는 지난 주 미국을 다녀왔습니다. 방문 기간, 미국 정부 소유의 대표적인 골프장인 토리파인즈를 다녀 오기도 했습니다. 사전에 연락을 하여 토리파인즈의 해드 프로와 총 지배인, 그리고 시에서 파견된 코스 지배인과 미팅도 할 수 있었습니다. 운도 좋았고, 많이 배울 수 있는 미팅이었습니다. 방문 전 주에 PGA 대회인 Palmers insurance championship이 개최 되었고, 이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가 우승하여 그 열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던 코스여서 더 보람찼습니다. 타이거 우즈는 이 코스에서 총 9번의 우승을 하였습니다. 프로로서 2008년 US Open을 포함하여 총 8번 우승을 하였고, 아마추어로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World Junior Championship을 우승하였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방문한 날에도 많은 외지인들이 라운딩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US Open을 개최했다는 것은 그 해 미국을 가장 대표할 수 있는 코스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코스라 할 수 있습니다. USGA, 즉 미국골프협회가 개최하는 대회로 명실상부한 세계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로 인정 받고 있고, 메이저 대회 중 가장 어려운 코스 세팅으로도 유명합니다. 1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US Open은 영국의 디 오픈과 함께 최고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그래서, US Open을 개최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컨디션, 난이도, 그리고 운영이 미국을 대표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 소유의 골프코스인 토리 파인즈가 2008년도에 그 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흔히들 Municipal코스라고 하면 허접하고 싼 골프코스로 알고 있으나 적어도 토리파인즈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2001년에 활동하고 있는 최고의 설계자인 리스 존스 (RTJ의 아들)이 South Course 리모델링 설계를 하여 대회 준비를 치렀고, 2015년에는 North Course를 필 미켈슨이 리모델링 설계를 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 되면 코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 코스는 단순히 정부소유의 코스가 아니라 그 지역은 물론 미국 골프산업에서 아끼는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코스의 운영은 어떨까요? 저는 깜작 놀랬습니다. 말 그대로 정말 깜짝 놀랬습니다. 프로샵과 카트, 그리고 각종 서비스는 시정부의 외주를 받은 특수회사(SPC)에서 운영하고 있었고, 경기 운영과 코스관리는 시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린 피는 지역 주민이 일반 방문객과 비교하여 약 30% 이상 저렴한 비용으로 라운딩 하였고, 지역 주민의 비율을 70% 이상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보기에는 알짜배기 수익인 경기운영은 시 정부가 가지고 가고 돈 안 되는 프로샵 운영은 특수회사가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언 뜻 보기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골프장만 생각한 안일한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의 그린 피 의존도는 70%를 훌쩍 넘어섭니다. 실제로 일반 퍼블릭 코스에서는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F&B와 기타 사업에서는 돈이 되지 않아 다들 외주로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바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그린 피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코스가 살아남는 운영구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토리파인즈도 그린 피 의존도는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프로샵 운영 비용은 우리가 생각하는 상상 이상입니다. US Open이후 외지 손님이 많아 프로샵에서 소비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고 합니다. 전 이번 방문이 2번 째 방문인데, 지난 번에 방문 했었던 2010까지 US Open 기념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번의 대회로 수 년간 추가 매출을 창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번 방문에서는 Palmers insurance 대회의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7월에 열리는 World Junior Championship 의 기념품의 매출도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일 것입니다. 기념품 판매도 판매지만, 그 이외의 매출도 상당합니다. 프로들이 운영하는 프로샵이기 때문에 프로들이 운영하는 프로페셔널 서비스 상품도 상당히 많이 판매된다고 합니다. 흔히들 말하는 레슨, 아카데미, 클럽 피팅 등이 그것입니다. 더 나아가 프로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준비하고 운영하는 PGA대회도 가능하게 됩니다. 갤러리가 대회 기간 코스로 들어오기 위한 운영비도 수익의 일부가 됩니다.
클럽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클럽하우스를 들리지 않습니다. 클럽하우스의 식당은 토리파인즈 리조트 내에 있는 호텔과 붙어 있어 운영되고 있고, 프로샵은 별도로 나와 있는데, 그 규모가 마치 클럽하우스와 같습니다. 참 재미 있는 운영 구조 인듯 합니다. 토리파인즈에 대한 소개는 제가 관여하고 있는 골프코스 관리 및 클럽 운영 전문지인 “월간 골프세미나” 3월 호에 자세히 소개 됩니다.
오늘은 미국 정부 소유의 골프클럽 운영에 대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토리파인즈에만 적용되는 운영형태로도 보일 수 있으나 제가 만나본 지배인들의 말에 의하면 미국정부 소유 골프클럽들의 전형적인 운영 방법이라고 합니다. 보다 자세히 알아보고 한국의 정부골프클럽에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적용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무조건적인 적용이 아니라 좋은 건만……
JD HA
첫댓글 유익한 정보 감사해요~
마지막 JD HA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글쓴이 약자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