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 전립선암이 20년 새 20배 이상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었는데요. 아버지들에게 많이 걸려 ‘아버지 암’이라고도 불리는 전립선암.
오늘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기과 이상은 교수를 모시고 전립선암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안녕하십니까 이 교수님. 우리나라 남성에게 이처럼 전립선암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전립선암이 급증하기 시작했지만 실제 서구에서는 오래전부터 남성암 가운데 1-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립선암은 보통 60살 이상 노년층에서 주로 진단되는데요, 최근엔 점점 연령대가 낮아져 40-50대 환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2년도에는 우리나라 남성 암 가운데 전립선암이 6위였는데요, 1995년도에 비해 무려 211%나 증가해서 같은 기간 동안 전체 암 가운데 증가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첫째로,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전립선암이 호발하는 노년층 인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과, 둘째로, 우리나라 의료환경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조기 진단되는 전립선암이 증가한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또, 최근 우리나라도 고지방,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 을 즐기게 되면서 그동안 서구인의 병으로만 인식되던 전립선암이 우리나라에서도 증가했을 것이라는 가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2. 전립선암의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 다른 암과는 달리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 증상도 나타내지 않습니다. 만약 어떤 증상이 생겨서 그로 인해 전립선암을 발견하게 되었다면 암이 비교적 많이 진행했다든지 아니면 이미 전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립선은 방광 밑에서 요도를 감싸고 있는데요, 전립선암이 생기게 되면 종양 덩어리가 커지면서 감싸고 있는 요도를 점점 압박하면서 소변줄기가 약해진다던지, 소변을 보고 시원하지 않다던지, 자주 화장실을 가야한다든지 하는 증상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또, 전립선암이 진행돼 전립선 뒤에 위치한 정낭에까지 퍼지게 되면 사정량이 감소하거나 사정액에 피가 비치는 현상이나 발기부전 등이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립선암이 더욱 커져서 주위 혈관 또는 임파선을 압박하게 되면 하지 부종이 생길 수 있고, 전립선암은 뼈로 전이를 잘 하기 때문에 척추에서 통증이 느껴질 수 있으며 골수까지 침범한 경우 빈혈도 초래될 수 있겠습니다.
3. 그렇다면 전립선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검사 방법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다른 종류의 암에 비해 전립선암에 대한 검사는 그다지 힘들지 않습니다. 조기 발견을 위해서 우선 항문을 통해 손가락을 넣어 직접 전립선을 만져서 확인하는 직장수지검사를 하게 됩니다. 손가락으로 전립선을 만져봤을때 부분적으로 뭉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전체가 단단하게 느껴진다던지 하면 이상 소견으로서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겠습니다.
또 혈액 검사로 암수치를 측정하게 되는데, 혈중 암수치가 증가하면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암수치는 전립선암뿐 아니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이 있을 때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직장수지검사 소견과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단하게 됩니다. 이밖에도 전립선 초음파검사를 해서 전립선암을 발견할 수 있고, 전립선암의 확진을 위해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부위를 떼어내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생검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4. 그렇다면 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이 진단될 경우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 다행히도 전립선암은 일찍 발견만 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전립선암이 몇 기인지, 환자의 나이 그리고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치료법은 크게 수술적 치료, 방사선치료, 호르몬 치료, 그리고 항암화학요법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로는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이 있는데요, 전립선 전체와 정낭, 그리고 정관 등 주변 조직과 골반 임파절을 함께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입니다.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은 적절히 선택된 환자에서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입니다. 만약 환자 나이가 너무 고령이거나 환자 상태가 수술을 할 정도가 안 된다면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수 있겠습니다. 그 외에 호르몬 요법과 항암화학요법 등의 치료법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전립선암이 전신적으로 퍼진 경우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들로서 이러한 치료법들은 완치를 대하기보다는 병의 진행을 늧추는 정도의 치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5.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 네, 뭐 어떤 종류의 암이던지 진단된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는 미리 예방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입니다. 일단 고지방식이가 전립선암의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육류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많이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현재까지 보고된 바를 보면 항산화물질인 셀레니움과 비타민 E가 전립선에 대한 예방적 효과가 있다고 밝혀져 있구요, 콩류식품에 함유된 제니스틴이라는 물질이 전립선암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두부나 된장 등 콩류식품의 섭취가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동양인들이 즐기는 녹차, 그리고 라이코펜 성분이 함유된 토마토 등이 각종 연구들을 통해 전립선암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확실히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 없는 상황을 고려할 때, 결국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50대이상의 남성분들은 1년에 한번은 비뇨기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으시는 것이 좋고, 가족 중에 아버님이나 형제들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소위 고위험군에 속하는 분들은 45세 이후부터 매년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