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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만난 사람]위례역사문화연구회 오덕만 회장
2010/03/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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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꿈꾸는 역사문화 체험 교육 선도자
교육 효과가 높아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바로 체험식 교육이다. 특히 사회, 역사 과목에서는 체험학습 팀을 만들어 놀토를 활용하는 부모들도 많다.
이렇게 4~5년 전부터 부각된 체험학습을 위해 10여 년 전 선구자 역할을 한 이가 있다. 바로 위례역사문화연구회 오덕만(61) 회장이다. 오 회장은 교과서 중심?성적위주로 진행되는 우리네 교육 현실에 안타까움을 갖고 현장체험 교육을 시작, 체험교육 교사 양성과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문화기행, 체험학습 등 역사 가르치기 힘써
“대안학교 개교를 준비하던 중 97년 IMF 여파로 인해 이를 접고, 공교육과 병행할 수 있는 교육방법을 고민하게 됐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시키고 싶었고 현장체험교육이 우선이다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주말마다 그의 자녀 둘을 데리고 농촌마을을 주로 찾아다녔다. 자연을 무한하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그는 “역사를 바로 인식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에 역사문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면서 “우리의 역사탐방에 아이 친구들이 동참하면서 입소문이 나고, 규모는 자꾸 커졌다”고 전했다.
체계적으로 역사문화교육을 시작하려는 생각에 99년 ‘위례역사문화연구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현장체험주말학교를 열었다. 중/고등학생 교육을 위해 2000년에는 역사교육과 함께 자원 봉사할 수 있는 단체인 ‘위례청소년지킴이’도 꾸렸다. 특별한 선생님인 오 회장을 만나는 아이들은 책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몸으로 체득하며 즐거워했다.
문화체험교사 양성 교육을 통해 송파구와 서울시내 유적지에서 활동하는 문화재 해설사 대다수도 그를 거친 제자들이라 할 수 있다. 오 회장은 “요즘도 강연을 많이 합니다. 기업체 강연이나 국비지원으로 진행되는 문화체험교사 양성 교육에 힘 쏟고 있죠. 주말체험학교와 위례청소년지킴이 등은 전문선생님들이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환경운동 목사, 술집 사장 거쳐 교육 선도자로
원래 오 회장의 본업은 목사였다. 소외된 자들을 위한 교회를 만들자는 생각에 중랑구 상봉동에서 첫 목회를 시작했다. 노동자와 청년들의 사랑방으로 제공하기위해 교회공간을 만든 셈이다. 처음부터 교회의 몸집을 불리는 데는 관심이 없었고 정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그는 “당시 연탄공장에서 날리는 분진으로 인해 피해가 많았던 상봉동의 현실을 보면서 필연적으로 환경운동을 했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먹고살기 힘든 때라 무슨 환경운동이냐며 곱지 않게 생각하던 시절 이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와 함께 구로동에서 생협 운동을 시작하는 등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소외된 곳에서 한발씩 앞서서 노력했다.
“교회를 접고 2년간 운영했던 술집은 원래 하고 싶었던 거였어요. 노동자들의 쉼터 공간으로 술집을 시작했다할 수 있죠.”
밤이면 번화가로 변하는 길동 먹자골목에서 시작한 술집 상호는 ‘판문점’. 사장의 이념이 묻어나는 의미심장한 간판임에 틀림없다. 내부 또한 어둡고 칸막이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술집과는 달리 확 트이고 밝은 분위기로 꾸며 장산곶매의 걸게 그림 등을 걸었다.
“동네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지만 우리 가게 컨셉이 알려지면서 손님들이 많았어요. 인근 직장인들이 찾아와 학생 운동했던 시절을 추억하고 고향 같은 분위기였죠. 통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란 뜻으로 ‘통준사’라는 모임을 만들어 1년에 2번씩 불우이웃돕기를 하는 등 바쁘게 살았습니다.”
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했던 그의 술집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저녁마다 술 접대(?)를 하다 보니 건강에 이상을 느껴 2년을 채우고 그만뒀지만 말이다.
특기, 적성 찾아주는 행복 교육 필요해
사설학원이 기업이 되고, 학습지 회사가 재벌이 되는 등 교육이 산업화 돼 망가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이런 분위기에 맞장구치며 아이들을 내몰고 있는 학부모들도 걱정스럽다.
“초등 3~4학년 때 4~5개의 학원 순례를 하는 우리 아이들 중3쯤 되면 대부분이 지쳐서 나가떨어지게 됩니다. 공부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특기, 적성을 찾아주고 그에 맞게 아이들을 이끌어줘야죠.”
박물관, 유적지를 찾을 때도 하나라도 더 깨우치려는 욕심에 문화재 설명하느라 열 올리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물관에 갔다면 한 전시실을 택해 그곳에 가장 인상적인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여유롭게 즐기라는 것. 경복궁 잔디에서 마음껏 뛰어놀도록 하는 것도 좋다.
“위례역사문화연구회를 운영하면서 집 한 채를 고스란히 날렸지만 교육의 희망을 심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을 사단법인화 시킨 다음 앞으로는 다른 지역에서 놀이체험 교육을 해보고 싶습니다.”
위례역사문화연구회 (02)3401-0660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출처] [내일이 만난 사람]위례역사문화연구회 오덕만 회장|작성자 사랑해요 내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