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자들이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고 도량에 들어오면 해탈문밖에
연(輦;불,보살,옹호신중,영가를 모시는 가마)을 설비해 두고,도량에는 울긋불긋한 장엄물들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는 의식을 보다 장엄하게 하고 불자들로 하여금 환희심을 불러 일으키며, 그 장엄 자체가 영가 및 재자들을 깨달음으로 인도하여 재를 지내는 장소가 바로 깨달음을 얻으신 부처님이 사시는 불국정토 즉 극락세계가
되도록 하기 위한 불교특유의 장엄(莊嚴)이다.
장엄물의 종류에는 삼신번(三身幡),보고번(普告幡),오방번(五方幡),시왕번(十王幡),항마번(降魔幡),시주번(施主幡),등롱(燈籠),산화락(=사나래기라고도 함=散華落),진언집(眞言集),상축(上祝=祝願),인로왕번(引路王幡),일산(日傘)등이 있다. 보통 사찰의 사십구재에서는 이와 같은 장엄물을 다 사용하지는 않으므로 다 보지 못한 이가 많다. 대개는 오방번과 시왕번, 인로왕번과 등롱 또는 금은전(金銀錢)을 쓰는 것이 보통이다.
삼신번은 법신, 보신, 화신의 세 여래를 모신 것이고, 오방번은 중방화장세계의 비로자나불,동방 만월세계의 약사여래불, 서방극락세계 아미타불,남방환희세계 보생여래불, 북방무우세계 부동존여래불을 모신 것이며, 보고번은 삼보와 사부중을 모신 것이며, 시왕번은 명부세계 진광(1),초강(2), 송제(3),오관(4),염라(5),변성(6),태산(7),평등(8),도시(9),오도전륜(10) 대왕 등 10대 왕을 모신 것이다.
항마번은 마귀를 항복시키는 진언을, 시주번은 금번 재(법회)를 보는 이의 인적 사항, 산화락은 부처님께서 세상에 오시거나 법문을 하실 때 하늘에서 꽃비가 오듯 청중들이 꽃을 뿌려 떨어지는 모습을 그린 것이며, 등롱은 등불을 걸어 두는 기구요, 상축은 축원의 내용, 인로왕번은 인로왕보살을 모시는 것을 말한다. 인로왕보살은 길을 인도하는 보살로 어느 보살님이나 다 될 수 있으나 대개는 지장보살을 일컫는 말이다.
사십구재는 영산재(靈山齋)의식과 대동소이하게 진행되며 시련(侍輦),대령(對靈),관욕(灌浴),신중작법(神衆作法),권공(勸供=佛供),퇴공(退供),시식(施食),봉송(奉送)의 순서로 진행된다.
시련은 부처님과 보살님 그리고 도량을 웅호하는 신중(천룡 8부)과 영가를 맞아들이는 의식이다. 대중이 연 을 들고 해탈문 밖의 시련터로 나아가 옹호게, 헌좌게, 다게, 행보게, 산화락, 나무대성인로왕보살, 기경작법, 영취게, 보례삼보의 순서로 진행하는데, 연의 앞뒤에 태평소 등 삼현육각과 깃발, 요령,목탁, 태징을 든 스님과 재에 동참한 대중이 도량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장엄하기 그지 없다. 도량으로 들어와 도량 안 일정한 곳에 연을 모셔놓고 삼보께 예를 올리므로써 시련작법은 끝이 난다.
옹호게는 시방의 성현, 범천 등 제천과 가람신 등 8부신중 등이 오시기를 청하여 바라춤을 추고,헌좌게는 먼 법계에서 이 자리에 오신 성현들께 잠시 쉬라고 자리를 드리는 의식이며, 이어서 감로차를 올리는 다게를 하고, 본격적으로 재가 시작되는 도량으로 걸음을 옮기라는 의미에서 행보게를 하는데'걷고 걸어서 가는 길에 망념만 버리면 그곳 이 정토이니 몸. 말. 뜻의 3업을 다 바쳐 삼보께 귀의하니 성현, 범부 구별없이 법왕궁에 모이라'는 의미가 참 재미있다.
이어서 나무대성 인로왕보살을 짓소리 하며 경을 펼치는 의식인 기경작법을 작법무(作法舞)를 통해 펼치며, 상단을 향해 영축게를 다같이 읊는다.
영축(취)게는 '영축산에서 꽃을 듦은 상근기를 보인 것이니, 눈 먼 거북이 뜬 나무를 만난 것 같도다. 가섭이 빙그레 웃지 않았다면 끝없이 맑은 가풍을 누구에게 전했으랴' 하는 내용의 선게(禪偈)다.
우리 불교의 천도의식은 법화, 화엄, 반야, 밀교, 정토, 선 등의 제 사상이 어우러져 종합불교, 총화불교의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다라서, 불교의 재는 유교의 제사처럼 단순히 음식을 드리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영가의 근기에 맞게 시작을 하면서도 영가를 최상근기로 끌어올려 결국 성불케하므로써 천도한다는 웅대한 뜻을 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련 절차가 끝나면 영가에게 간단한 음식을 대접 한다는 의미의 대령이 이어진다. 아미타불과 관음, 세지 양대 보살 그리고 인로왕보살님을 청하는 거불과 영단을 향해 법주 스님이 읽는 대령소, 부처님의 비밀주문의 힘에 의해 지옥문이 열리기를 원하는 지옥게, 영가에게 삶과 죽음이 본래 없음을 깨달아 법신을 증득하고 허기를 영원히 없애라고 법을 설해주는 착어, 진령게, 보소청진언, 영가를 세 번 청하는 고혼청, 항연청에 이어 인생의 무상한 도리를 읊는 가영을 한다. 영가에게 향, 등, 차 공양을 올리며 그것을 보느냐고 물은 뒤 ' 구름은 푸른 하늘에 물은 병 속에 있다' 는 게송을 읊고 영가에게 부처님을 예경하라고 하면서 대령이 끝난다. 대령을 하는 동안 동참재자는 처음 거불은 상단을 향하고, 나머지는 영단을 향해 각자 절을 하고 나서 합장하고 앉아서 경문을 같이 읽거나 고인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면 된다.
이어서 관욕이 행해지는데 극락세계에 태어나는 것은 잔치와도 같아서 영가가 부처님의 법력에 의해 탐진치 삼독으로 더러워진 몸. 말. 뜻. 3업을 깨끗이 하고 해탈복으로 갈아 입히는 의식이다. 병풍을 들러치고 그 앞에 증사 스님이 결계로 법을 설하며, 작법귀감에 의하면 '높이는 3척, 넓이는 4척, 천류(天類),제왕(帝王),장상(將相),남신(男神),후비(後妃),여신(女神)의 구(軀)를 쓰고, 양치질 물 여섯 그릇, 위패, 거울, 촛불, 버드나무 이쑤시개, 칫솔, 치약, 수건, 종이옷, 향탕수 등을 준비' 한다고 자세히 되어 있지만 근래에는 남신구와 여신구만 쓰고 준비도 간단히한다.
법주 스님의 독창으로 인예향욕(引禮香浴)을 하고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다같이 하며, 입실게(入室偈),가지조욕(加持操浴),목욕게, 목욕진언,작양지진언(이닦음),수구진언(입헹굼),세수면진언, 가지화의(부처님의 진언으로 몸에 꼭 맞게 길지도 짧지도 끼이지도 헐렁하지도 않은 해탈복),화의재진언(지의 태움=병풍 뒤에서 연기 오름),수의진언, 착의진언 정의진언은 옷을 받아 입고 정돈하는 의미이며, 이어서 삼보께 예를 올리고 화엄의 원리를 설파한 법성게(法性偈)를 외우며 법당을 돌고 난 뒤 위패를 영단에 모시는 의식을 하고 관욕은 끝이 난다.
이어서 신중작법을 행하는데 법화경에서 이야기하는 천룡8부와 화엄의 1백4위 화엄성중(또는 39위)을 청해서 오늘의 사십구재 의식 도량을 옹호해 달라는 의식이다.
이어서 상단 권공을 하는데 불보살님과 옹호신중 그리고 오늘의 천도영가와 함께 일체 유주무주의 고혼까지 모셔왔으므로 동참재자가 정성으로 마련한 공양(육법공양;향,등,다,미,화,과)을 올리며 불보살님의 가호지 묘력으로 영가가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발원하고 유족들이 무병장수하기를 기원한다. 이때 축원문을 작성해 축원기도를 하지만 알기 쉬운 한글법문인 회심곡(廻心曲)을 화청법문(和請法門)이라는 이름으로 들려주기도 한다.
이어서 중단에 퇴공을 한 후 영가에게 법식을 베푸는 의식인 시식 과 봉송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