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학동 시장 가는 길 / 신당역(2호선) 6번 출구로 나와 성동기계공고 쪽으로 10여분 간다. 신당역에서 물어 보면 다알죠...
☆ 지상의 모든 물건 속을 미로처럼 통과한다. ☆
황학동 도깨비 시장에 들어서면 자칫 길을 잃어버리기 쉽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야말로 지상의 모든 물건 속을
통과하는 것같다.
밥솥, 라디오, 다리미, 선풍기, 오디오, 냉장고 등 온갖 구색을
갖춘 다양한 물건들이 모두 중고라는 사실에 조금은 놀랍긴
하지만 처음 일별하는 풍경은 그저 그런 평범한 중고시장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미로처럼 이어진 시장 골목을 한시간 넘게 기웃거리다
보면 누구나 흙속의 진주를 발견한 뿌듯한 기분이 된다. 어느새
손에는 오래된 LP판 한장이나 작은 라디오가 들려있는 것이다.
그곳이 바로 황학동 도깨비 시장이다.
☆ 헌 물건이 싱싱한 새 물건으로 탄생하는 곳 ☆
"이곳엔 없는게 없어요."
황학동 시자에 자리를 튼지 올해로 7년째라는 한 전자제품 만물
상 주인은 '대형 TV도 파느냐?'는 한 손님의 질문에 쐐기 박듯
단호하게 대답한다. 정말 그의 말처럼 가게 한 구석엔 대형TV가
커다란 수족관처럼 자리잡고 있다. 가격도 천차만별. 25000원
부터 100만원까지...
심지어 불을 붙이면 금방이라도 옛날 이야기가 스멀스멀 피어
오를 것 같은 손 때 묻은 램프며, 괘종시계, 주판, 검은색 다이얼
전화기 등.
골동품 골목을 지나 18년간 중고악기를 판매해온 '현음사'.
악기로서 연주되기 어려운 성치않은(?) 바이올린은 보통 인테리어
용은 1만원대, 연주용은 4-5만원이다.
"오래된 중고제품들이지만 각자 소리가 다 달라요. 저마다 개성이
있고 다 쓰임이 있는 셈이죠."
그래서 황학동 시장이 좋은 것 아니겠냐는 현음사 주인의 말은
중고시장만의 매력과 쓰임새를 아주 명료하게 대변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