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 분이(신세경), 이방원(유아인)
굶어죽은 어린 동네 아이(언년이)를 묻고 난 후
이방원: 어딜 가는 것이냐!
분이: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방원: 어딜 가는지 물었는데.
분이: 관아에 갑니다.
이방원: 관아는 왜?
분이: 사정을 다 들으시지 않으셨습니까? 황무지를 개간했는데 곡식을 모두 다 뺏기고 사람들은 다치고 죽었습니다. 이대로 있을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방원: 홍인방네 가노놈들이 벌인일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이곳 현령의 명판을 홍인방이 달아줬어. 아삼육이라고. 헌데 관아에 발고한다고? 너 돌아가신 분들 길동무 하고싶냐?
분이: 가야합니다.
이방원:만에하나 이곳 현령이 공정하게 한다 해도 이건 국법을 어긴 일이야. 보아하니 관아에 고하지도 않고 몰래 땅을 개간하다 들켜서 이 사단이 난 모양인데.. 니들 국법을 어긴건 맞지 않느냐.
분이:(방원의 뺨을 때린다. 참았던 눈물이 흐른다) 당신 귀족 따위가 대체 뭘 알아?
이방원: 당신?
분이: 원래 우리땅에서 한 해에 400섬의 곡식이 났어. 국법? 국법에 의하면 40석을 나라에 바치고 40섬을 향리에게 바쳐. 그게 바로 법이야. 하지만 난 태어나서 단 한번도 그런 것을 본 적이 없어. 내가 태어나던 해에 우린 240섬을 바쳤대. 내가 6살이 되던 해엔 320석을 바치고.. 그리고 얼마전엔 주인이라고 주장하는 8명의 귀족에게 자그마치 360섬을 바쳤어. 남아있는 40섬으로 1년을 살아야되는 사람이 200명이 넘어. 그게 어떤 숫잔지 모르겠지? 하루에 밥 두숟가락씩만 먹고 살아야 된다는 얘기야. 그래도 우리는 살아야 됐고, 그래서 우린 이 황무지를 파고 또 팠어. 올해 추수가 바로 그 첫 수확이었고... 근데.. 사람들을 죽이고.. 곡식을 다 빼앗아갔어.. 그래서 난 3년동안 개간하고도 낱알 하나 먹지 못하고 간 죽은 언년이를 위해서라도.. 뭐라도 할거야. 살아있으면, 뭐라도 해야되는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