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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형사는 얼마 전 부임해온 형사 과장이란 것의 호통 속에 있다. 휴휴 어떤 놈은 경찰 대학 나와 새파란 젊은 놈이 과장이란 이름으로 현장의 속성도 모르면서 범인 잡으라고 닦달만 하는 꼴이 우습기도 하고 가소롭기도 하다. 현장에서만 벌써 10년을 구르고 있는데 의무경찰 근무가 계기가 되어 형사가 되었지만 참 열심히 일했다. 언젠가 형사 반장이 될 거라는 꿈과 과장까지만 되면 그다음부터는 걱정 없을 거라는 생각하며 범인들도 열심히 잡았다. 아마도 내 검거 율은 전국 통 털어도 몇 손가락 안에 든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진급에서 누락되고 말았다. 머 내가 너무 폭력적이라고 그리고 범인 잡는 방법에 있어 조금 잔인하게 다룬다고 인권위원회가 항의 공문이 왔다고 휴휴 그럼 저것들이 나가서 한번 뛰어보지 얼마나 그놈들이 설쳐대는지 와서 잡아보지 그저 입만 살아서 빙신 같은 것들 우리가 그렇게 뛰어 다닌다고 한번이라도 수고 한다고 말 한마디 해주지도 않으면서 머 조금만 잘못한다고 느끼면 욕설만 뱉어낸다. 오늘도 젊은 놈이 아침부터 방방 뛰는 건 관내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자기가 부임한지 얼마 안대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어서 해결해서 위에 잘 보이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다. 젊은 아가씨가 망원 강변에서 변사체로 발견 되었다. 그 여자의 신분 조회를 하고 아직 국과수의 부검 결과가 안 나온 상태라 결과를 기다리며 잠깐 쉬고 있는 걸 못보고 저놈은 우리를 닦달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날 조용히 부르더니 이번만 해결하면 자기가 강력히 추천해서 반장으로 승진시켜 줄 것이라고 달콤한 열매도 던져준다. 하긴 저놈은 내 동네 후배이기도 하니 껄끄러울 것은 말 안 해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민호 형 내일까지만 해결해 완전히는 아니어도 최소한 범인 신변확보 만해 그럼 특진 책임질게”
“지랄 그게 쉽냐 임마”
“정 안되면 억지로라도 만들어 내일까지야 알았지”
하여간 공부만 해서 멀 알아야지 그렇게 범인 잡는 게 쉬우면 골 쳤다고 매일 잡복하고 새끼들 얼굴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얼마나 컸는지 모르고 살 이유가 머가 있다고 하여간 공부한 놈들은 생각만 하고 책상머리에 앉아서 펜대만 굴리고 지랄이다. 아무래도 오늘도 집에 가기는 틀린 것 같다. 임 형사 놈이 그녀의 신원과 부검 결과를 가져 올 때까지 어디 짱 박혀서 한숨 졸아야겠다. 어제 잠깐 들려 속옷 갈아입는데 애들 학원비 이야기 하든데 XX안마나 가 볼가 몸도 좀 풀고 한숨 자고 봉투하나 챙겨야지 후후 야리한 미지 년의 솜털 같은 손끝이 생각나 벌써부터 아랫도리가 묵직하다.
“이름은 이 재숙 나이는 28세 거주지가 서울 구기동입니다. OO오피스텔에서 혼자 사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인은 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입니다. 우선 그녀의 주변 인물로 남자 친구였던 권 민수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약 3년을 사귀다가 얼마 전 헤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회사 사장이 있는데요. 그날 가장 마지막으로 본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야근하고 함께 차타고 갔다는 증언입니다. 남자 직원 한명과 함께요.”
“성 폭행 흔적이나 그런 것은 없고?”
“네 우발적인 살인이라는 견해입니다.”
“머해 이제 주변 인물들부터 뒤져 금방 나오겠구만”
젊은 것은 날 부르는 눈짓을 한다. 그것이 악의 혀 바닥을 닮아 해서는 안 될 어떠한 음모를 꾸미게 할 것 같다. 아니 내가 지금 그 연출을 하고 있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죄라는 의식은 사라져 있었다. 언제부터라고 말할 수 없이 이미 그것의 맛에 길들어져 있는 나를 발견하고 때로 번득이는 내 눈은 이미 뱀의 눈을 닮아가고 있다. 어쩌다 웃어지는 웃음소리는 나를 스산하게 만든다. 후후 나쁜 놈을 잡아들인다는 정의감은 이미 옛이야기가 되어가는 건 사실이다. 조직이 날 그렇게 만들어가고 범인을 만들어 가는 기계로 사육해 가고 있다. 그것에 순응하고 그것에 발 맞혀갈 뿐이다. 그것이 잘못인가?
“민호 형 둘 중에 하나야 알리바이 정확치 않은 하나 잡아들여 형 특기 있잖아”
“후후 그래 해보자”
“나도 형 덕 좀 보자고 그리고 이번 취조 형이 직접 해 다른 것들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래 하나라도 걸려야 할 텐데”
박 과장은 자신의 방을 서성이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강남서로 옮겨 간 5년 선배의 조언을 생각 중에 있다. 사건해결은 김민호 형사가 최고라고 이번에 옮기며 반장으로 승진 시키려고 했는데 인권위원회와 결백을 주장하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보니 누락 된 거라고 그러니 김 형사를 잘 이용하면 좋은 자리로 옮겨가는 능력 있는 형사 과장이라는 평을 받아 내는 교두보가 될 거라는 말을 해주었다. 사실 김 형사가 동네 선배라고 하지만 그를 잘 알지는 못한다.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정도였고 하도 양아치 짓을 해서 나와는 다른 부류의 인간이라고 잉여 인간으로 취급하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형사가 되었다는 것에 실소를 금 할 수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평시에 그저 바라보는 쭉 찢어진 눈매가 기분 나쁘게 하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은연중에 야비한 놈이라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내가 먼저 태어났다면 내가 먼저 형사가 되었다면 일순위로 범인으로 지목할만한 사람이다. 이곳으로 부임해서 그를 보고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아내느라 애를 썼다. 이번 사건은 그를 실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듯하다. 이번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한다면 형사 반장이라는 떡 밥을 던져주고 내 승진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는 내게 그 정도의 인간 일 뿐이다. 행여 잘못된다면 감사 반에 넘겨 버리면 끝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것을 완벽하게 꾸려가는 건 그의 몫이다. 난 회전의자에 앉아 그가 물어 오는 먹이가 얼마나 탐나는지 구경 할 참이다. 후후
“그 남자 친구라는 애 이름이 머라고 했지?”
“네 30살이고 지금 oo은행 다닌다고 하던데요. 이름은 권 민수”
“은행원이라...”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편견일지는 모르지만 왠지 깐깐하고 계산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에게 범인이라는 올가미를 씌우기에는 무리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어서 가자고”
“네 다 와갑니다.”
권 민수라는 인물은 내가 편견이라고 생각하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조금은 짜증이 묻어나는 얼굴로 우리를 맞이했다. 머랄 가? 조금은 차가운 인상을 가졌다고 해야 할지 어쩌면 얼굴에 걸치고 있는 금테 안경이 그렇게 보이게 하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포근한 정감이 가는 얼굴이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근무 중에 죄송합니다. 몇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이재숙씨 아시죠?”
“네 한 3년 사귀던 사이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어제 망원 지구에서 변사체로 발견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확인 차 들린 것이니까요. 어제 밤에 어디에 계셨는지 그것만 증명 하시면 됩니다.”
“아니 갑자기 왜 재숙이가? 무슨 일입니까? 강도를 당했나요? 아~전 어제 결혼 할 여자와 같이 있었습니다. 결혼 날짜 잡고 이것, 저것 준비 할 것도 하고 영화보고 술 한 잔 하면서 아파트에서 함께 있었습니다.”
“그럼 그분에게 확인하면 될 것 같고 그런데 왜 헤어지셨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합정동 근무 당시 거래처 관계로 알게 되었습니다. 참 착했습니다. 단지 착한 것과 순진해 보이는 모습 뒤로 이루어지는 그녀의 행실이 조금 난잡하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지금 근무하는 그 회사 사장과도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생긴 모습은 참하고 순진해 보이지만 뒤로 감춰진 그녀의 실태는 글쎄요 이미 고인이 된 마당에 이만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내 약혼자 전화번호입니다. 확인하시고 다른 의문 나시는 것 있으시면 다시 들려주십시오. 그럼 저는 자리를 오래 비워두기가 좀 그러네요.”
“아 감사합니다. 그럼 아~그리고 그 회사 사장과도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은 혼자만의 추측입니까 아니면 주위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기정 사실 입니까?”
“글쎄요 후후 그것은 그곳에 가셔서 알아보시면 금방 알 수 있겠죠. 그럼 안녕히 가세요.”
아주 간단하게 권 민수의 혐의는 사라졌다. 그가 말한 그대로 그의 약혼자는 증언을 했다.
그럼 마지막 남은 용의자는 그 회사 사장 이 필호인데 권 민수의 이야기 대로면 이 재숙과 둘은 불륜 커플이었다는 소리인데 글쎄 사전 조사한 것으로는 이 필호의 회사가 그렇게 큰 회사도 아니고 입수 된 그의 사진으로 파악해 보건대 그렇게 여자에게 어필 할 정도의 얼굴이나 풍채도 아니라는 것이다. 나이도 이미 40을 넘겼고 45살로 대있는데 그의 인상은 이미 50을 넘긴 모습이다. 젊은 아가씨가 글쎄 그가 얼마의 재산을 축척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와 스캔들을 일으키기엔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쩌면 그의 모습은 조금은 어눌해 보이고 조금은 왜소해 보인다.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머리가 어지럽다. 도착 하려면 1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다. 무슨 놈의 자동차가 이리도 많은지 살살 졸음이 쏟아진다. 이 필호의 회사에 도착 했을 때는 이미 5시를 넘어가고 있다. 그는 이미 퇴근해서 어느 접대 자리에 있다는 소리를 듣고 그와 이재숙의 관계에 집중 탐문을 했지만 누구 하나 그 둘의 관계에 의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그의 인간 됨됨이를 칭찬하고 있었을 뿐이다. 보기 드물게 직원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사람이었다. 요즘은 조금 바빠서 야근을 종종 한다는 소리와 야근하는 시간도 항상 함께하고 일일이 간식을 챙기고 항상 함께 퇴근 한다는 소리와 오늘은 친구 분이 찾아와 먼저 나갔다는 소리 어제는 야근하고 같은 방향의 직원들 태우고 퇴근하며 집까지 다들 바래다주고 가셨다는 소리를 한다. 그의 집이 정릉 이 재숙의 집이 구기동, 또 한 직원인 김 치훈 이라는 남자 직원이 정릉 1동 국민대 그럼 이 재숙을 내려주고 김 치훈을 마지막에 내려 주고 집에 갔다는 소리다. 더 이상 그곳에서는 건질 것이 없다 그러면 오후 10시에 회사에서 출발해서 구기동 들렸다가 정릉으로 넘어 갔다면 늦어도 11시면 집에 도착 해 있어야 한다는 소리다. 흠 그럼 이제 집 귀가 시간이 맞아 들어간다면 그것으로 이 필호도 내 올가미에서 사라진다.
“임 형사 이 필호 어제 오후 통화 내역 조회해서 보내라고 하고 이 필호네 집으로 가자”
“네”
일단 그의 집 근처 파출소로 들어섰다. 그의 동네 평판을 듣고 싶었다. 그러고 보면 살면서
자신 주위에 이러한 형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다. 그것이 자신과 관계가 있건 없건 그 사건으로 인해 자신이 살아온 모든 것이 세상에 들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타인의 입 위에 올라 난도질을 당하게 된다. 파출소에서도 그는 그저 흠 잡을 곳 없는 선량한 시민이었다. 집안 금슬이나 아이들 모두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42의 아내와 결혼을 일찍 했는지 큰아들이 이미 대학 1년생 둘째가 고3 모두 수재에 가까운 우등생들이었다. 동네에서 인심도 잃지 않고 무난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것 같다.
“김 형사님 여기 10시40분경에 이 재숙이 이 사장에게 전화를 했는데요. 그것도 꽤 길게 약 15분 정도”
“그래 가지 일단 그의 집으로 가 보자고 귀가 시간을 확인 하는 게 급선무이니까”
지구대에서 우리를 그의 집까지 안내를 해주었다. 시간은 이미 9시를 넘기고 있다. 이런 저녁도 건너 뛰었나보다 연신 물어 된 담배 때문인지 위장이 쓰리게 다가온다. 김 치훈을 내려주고 집에 들어오기 바로 전에 통화를 했다는 소리다. 사장과 직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어서 15분의 통화를 했을 가? 그가 그리고 바로 들어 왔다면 무슨 이유로 통화를 했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머 요즘 그런 일이 비일 비재하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그뿐이다. 내가 그들이 불륜을 저질렀든 멀 했든 상관없다. 내게는 오직 그의 귀가 시간만이 중요 할 뿐이다. 그의 집은 약 70평 정도의 아담한 단독 주택이다. 순경들이 먼저 그 집 초인종을 누르고 그의 부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나서야 그의 부인을 대면 할 수 있었다. 그저 보통의 부인이 놀란 토끼 눈을 가지고 죄지은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섰다. 그리고 그 뒤로 아들들이 서 있다.
“아주머니 놀라지 마세요. 회사 직원이 사고가 생겨서 참고 하고자 나온 거니까 확인 만 해주시면 됩니다. 어제 남편이 몇 시에 귀가 하셨나요?”
“어제 야근하고 온다고 조금 늦었는데 어제는 조금 더 늦었어요.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들어오셨어요.”
“새벽 2시요?”
“네”
“회사에서 다른 곳을 들려 오셨다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하던가요?”
“아니요 그런 소리 못 들었어요. 저도 자다 나와서 물어 볼 겨를이 없었어요.”
우리가 계산한 시간 보다 약 3시간의 공백이 생긴다. 재숙의 전화를 받고 다시 돌아가 그녀를 죽이고 망원 지구에 버리고 다시 돌아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런데 굳이 사체를 그곳으로 옮겨야 했던 이유가 무얼 가? 일단 그는 제1의 용의자다. 마지막 통화를 하고 3시간의 알리바이 부제 물론 그를 만나 직접 그 공백을 찾아야겠지만 그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그는 내 올가미에서 영원히 벗어 날 수 없을 것이다.
“혹시 남편이 평소의 어떤 병을 앓거나 하지는 않으셨죠?”
“네? 네...이것도 병이라고 하는지 모르지만 얼마 전부터 갑자기 잠이 쏟아지면 아무 곳에나 잠이 들기도 하던데 아직 왜 그런지 병원을 다녀왔다고는 하는데 말을 안 하네요.”
“네? 갑자기 잠이 든다고요?”
“네 올해 갑자기 그런 일이 종종 있었어요. 퇴근한 다는 전화를 받고 올 시간이 되어도 안 들어 와서 전화를 해도 안 받고 나가보면 차에서 자고 있거나 집 앞에서 자고 있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술에 취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군요. 그래서 요즘 걱정이 많아요. 혹시 운전하다 그런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요즘은 차도 잘 안가지고 다니죠.”
“네... 사모님이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그렇게 그의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이필호의 등장으로 우리는 그 동네를 벗어나고 있다. 그는 이제 모든 걸 내게 털어놔야 내 손아귀에서 벗어 날수 있다. 안 그러면 그는 내게든 젊은 놈이든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내게 증거라는 건 무의미 하다. 그건 만들면 된다. 증인도 만들면 된다. 그 3시간을 내게 입증하려고 그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 필호가 앓고 있다는 기면증이 내게 전이 되었는지 자꾸만 졸음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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