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blog.naver.com/kipinsoul/40204608987
네팔에 왔으니까 네팔어를 배우는 건 당연한 일.
사실 그렇게 생각 못했었다 예전에는.
태국에 1년 있었지만 어려서였는지 영어를 그때는 더 쓰고 싶었는지 많이 못 배우고 1년을 보냈다.
그래서 지금도 그때 태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현지에 있을때 배우는 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언어를 알면 문화적으로 보이는 것이 상당히 넓어지기 때문에 언어를 배우는 건 필수적일테다.
그래서일까?
네팔에 오자마자 한 것이 잘하는 네팔어 선생님을 수소문하는 것이었다.
주변에 코이카 단원들을 상대로 강의도 하셨다는 선생님을 구했고,
만나보고 너무 좋은 분이셔서 주저없이 공부를 시작했다.
시작한지 2개월이 넘었고,
중간에 태국에 가서 못 들은 수업을 빼면 2개월정도 배웠다.
네팔어를 배우면서 느끼는 3가지 점을 짧게 나눠보고자 한다.
1. 영어보다 쉽다.
내 평생 한국교육 시스템안에서 10년을 영어 교육을 받았지만,
네팔어 2개월이 영어 2년배운 실력이라면 믿으려나?
한국어와 어순이 같아서 일본어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일본어를 배워봐서 알지만 단어와 기본 문법만 알면 순서대로 의식에 흐름에 따라 말하면 얼추 뜻이 맞는다.
영어처럼 동사와 목적어를 바꾸는 노력과 전치사를 더하는 노력을 안 해도 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틀려도 환하게 웃어주는 네팔사람들을 볼때면,
틀리고 어수룩해도 한마디라도 더 하고자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사실 국제기구에서는 영어를 못하면 이상한건데,
외국인 직원이 현지어(네팔어)를 하면 엄청나게 현지직원들에게 존중과 관심을 받는다.
다들 몇 년 있다가 떠나는 외국인 직원이 자기네 언어를 배우는 모습이 대견하다는 것.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을 보면 그런 마음일 들지 않던가.
게다가 네팔어로 시험같은 거 볼일이 없으니 영어보다 참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는 거.
언어를 레벨로 판단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흥미는 떨어지는 것이다.
2. 언어는 소리로 배워야한다.
난 네팔어 문맹이다. 읽을줄은 모르나 말하고 듣는 것은 되는 상태.
즉, 글씨를 배우지 않고 소리로 네팔어를 배우고 있다.
선생님이 말해주면 그걸 한글어로 발음을 적고 외운다.
문법도 예시문장을 그대로 외우려고 하다보니 문법 자체만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된다.
게다가 내가 한글로 적었던 발음들을 동료들의 네팔어 대화를 통해 확인(?)하게 되면 그 희열이 참 짜릿하다.
우리는 영어를 문법과 독해로 배워서 듣기와 말하기를 버린채 수년을 달려왔지 않은가?
그렇게 수년을 달려 대학에 오면 듣기와 말하기가 중요하다고 그러니 우리는 영어 선생님 혹은 시스템의 배신을 당했던 거다.
언어의 기본은 듣기와 말하기다. 문법과 독해부터 시작하면 왠만하게 독하지 않고는 중간에 지치게 되어있다.
3. 조금씩 그러나 꾸준하게
사실 네팔어를 수능영어처럼 공부하지는 않는다.
일주일에 3번 아침에 네팔어 선생님이 오셔서 1시간씩 공부하고,
틈틈이 와이프랑 연습을 한다.
아마 수업시간 제외하고 따로 앉아서 공부하는 시간은 1주일에 3시간정도 인 것 같다.
사실 공부량이 부족하지만,
다양한 언어를 공부해본 우리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그러나 꾸준하게 하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지치지 않을정도로 그러나 꾸준하게 6개월 정도하면 의사소통이 어느정도 가능하리라 믿는다.
그 이후에 조금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해서 더 속도를 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흥미를 잃지 않는 것이다.
바쁜 생활 속에 조금이나마 네팔어를 들이밀어 생활의 일부분으로 만드는 것.
내 전략은 스물스물 그러나 꾸준히.
빡세지 못해 미안하다. 그러나 이게 내 스타일이다 :)
네팔어로 이야기하는 동료들의 small talk를 이해하고 유머로 받아치는 그날까지,
조금은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네팔어를 배우며, 문화를 이해하며, 함께 가고 싶다.
International Career의 장점은 이런 새로운 문화와 언어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기에,
하루 하루가 새롭다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며 이만!
[출처] 영어-네팔어 공부하기|작성자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