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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산행 요령
■ 산행지 선정 및 일정 잡기
겨울철이 아닌 계절에도 마찬가지지만, 산행지 결정에 앞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의 일기와 산의 상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요즘에는 휴대전화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면 각 지역의 현재 날씨와 이틀 뒤 일기예보까지 알아볼 수 있다.
만약 산행 대상지에 폭설이나 강풍, 혹한 등이 예상된다면 산행을 미루는 것이 좋고, 그래도 가야할 경우라면 철저한 장비 준비와 운행계획을 세워야한다.
일기예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대개 평지를 기준으로 한 날씨지만, 이를 기초로 목적하는 산의 기온까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산정에 올랐을 때의 기온을 예측하려면 기상대가 예보한 온도에 고도 100m 상승 때마다 0.6℃씩 빼내면 된다.
한 예로, 만약 속초지역의 기온이 영하 5℃라면 대청봉은 그보다 10℃쯤 더 낮은 영하 15℃쯤 된다는 결론이다.
낮은 기온은 바람이라는 복병과 합세할 때 특히 무섭다.
허술한 복장으로 강풍 속에 노출되면 엄청난 속도로 체온을 빼앗기게 된다.
심각한 경우에는 1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바람이 초속 10m 이상 불면 체감온도는 급격히 떨어지고 풍속이 높아질수록 훨씬 추위를 느낄 수 있다.
자신의 능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리하게 긴 거리를 하루 산행코스로 잡으면 자신은 물론 동행한 동료들까지 위험으로 몰아넣게 된다.
일반적으로 겨울의 낮의 길이는 여름보다 3~5시간 정도 짧고, 악천후라도 겹치면 눈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시계가 나빠져 길을 잃고 헤매기 쉽다.
등산로의 상태 또한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신설이 무릎 이상 쌓인 지역에선 운행속도가 여름의 반 이하로 떨어진다.
지형에 따라 다르지만 심한 경우 하루에 4km 이상 전진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무리한 산행계획은 곧바로 조난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안전한 코스를 날씨가 좋은 때를 골라, 짧은 거리를 여유 있게 답사할 수 있도록 산행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산행은 반드시 오후 4시 이전에 마칠 수 있어야 한다.
■ 겨울산행 수칙
안전한 겨울산행을 위해 지켜야 할 몇 가지 수칙이 있다.
그 첫째가 산행 중 너무 많은 땀을 흘려 옷을 적시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렇게 춥지도 않은 날 너무 많은 옷을 입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산행 중에도 덥다고 느끼면 장갑이나 모자를 벗어 체온을 조절한다.
그래도 덥다면 웃옷을 하나 벗는 식으로 발한량을 조절한다.
무리한 운행도 치명적일 수 있다.
너무 빠른 속도로 산을 오르면 땀도 많이 나지만 쉽게 지칠 수 있다.
무리한 운행을 자제하고 휴식이나 식사 중에는 겉옷을 껴입어 체온유지에 힘쓴다.
기온이 낮은 겨울산은 의외로 체력소모가 많다.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체력을 잘 분배해야 무사히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겨울산에서는 상황을 잘 파악해 장비를 적절히 사용하고 신속히 행동해야 한다.
사람들이 붐비는 코스에서 장시간 지체하며 추위에 노출되면 체온을 빼앗기기 쉽다.
이런 때는 재빨리 옷을 껴입는 것이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갑자기 얼어붙어 미끄러운 바위지대가 나오면 재빨리 아이젠을 착용하는 것이 시간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
적절한 배낭 꾸리기도 필수다.
수시로 꺼내야 하는 재킷이나 덧바지, 아이젠 등은 손이 닿기 쉬운 배낭 헤드나 옆 주머니에 챙겨둔다.
쓸데없는 시간 지체는 체온을 떨어뜨리고 짧은 겨울날의 산행에 방해만 된다.
옷이나 장갑 등이 젖는 것은 치명적이다.
쓸데없이 눈밭에 뛰어드는 행동은 삼간다.
겨울철 0℃ 전후의 기온에서 내리는 습설은 쉽게 녹아 옷에 스며든다.
이는 추울 때 내리는 건설보다 훨씬 위험하다.
옷이 젖어든 상태에서 바람을 맞으면 순식간에 체온을 빼앗기게 된다.
습설이 내릴 때는 방수방풍기능의 겉옷을 입고 운행해야 한다.
기온이 높을 때는 웃옷 하나를 벗는 것이 발한량 조절에 유리하다.
스패츠나 방수의류, 오버글러브 등은 기본의류가 눈에 젖는 것을 방지하는 장비지만, 이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릴 수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 겨울철 사고 대비책
겨울산은 폭설과 혹한, 눈사태, 체력소모로 인한 피로동사, 저체온증(하이포서미아), 동상 등 많은 위험요소가 상존하고 있다.
또 그런 사고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고 유형별 특징을 파악하고 있으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한 것은 물론 사고를 당해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 길을 잃었을 때
가장 빈번한 겨울철 사고는 판단착오로 길을 잃는 것이다.
평소 익숙한 길이라도 눈이 덮이면 지형지물에 분간이 되지 않아 순간적으로 판단력을 잃고 험난한 지능선이나 계곡으로 잘못 들어서는 경우가 잦다.
특히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또는 해가 진 후 특히 이런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산속에서 길을 잃었을 경우에는 잠시 안정을 취한 후, 침착하게 주위 지형 등을 파악하고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 최선이다.
길을 찾는다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은 오히려 불안감만 심화되고 체력소모를 부른다.
해가 지거나 눈보라가 쳐서 방향판단이 불가능하면 즉시 운행을 중지해야 한다.
이때는 신속히 은신할 곳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정상 등산로를 벗어나 조난당한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신의 위치를 알려야 한다.
일몰 후에는 모닥불을 피워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조명구를 사용해 일정 간격을 두고 깜박거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동원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조난은 예고 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짧은 당일산행이라도 항상 헤드램프, 비상식, 예비의류, 방풍의, 펀초 등을 휴대하여 비상시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 저체온증·동상
저체온증은 체온이 떨어지며 서서히 탈진해 의식을 잃는 증상으로 심할 경우 몇 시간 이내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저체온증을 예방하려면 눈을 먹거나 눈밭에 털썩 주저앉는 행동을 하지 말고, 강풍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일을 피해야 한다.
체온을 빼앗기는 것은 이런 일련의 행위 도중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진행된다.
저체온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즉시 젖은 옷을 갈아입고, 따뜻한 초콜릿이나 꿀 차 같은 열량 높은 음식을 섭취한다.
가능하면 침낭 등으로 보온을 하고 동료가 몸을 주무르거나 감싸 안아 환자의 체온을 높여 준다.
환자에 대해 직접적으로 열을 가하는 조치는 점진적으로 취한다.
동상은 노출되기 쉬운 손과 발, 귀, 코 등에 걸리기 쉽다.
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기에 피부를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장비를 다룰 때도 장갑을 벗지 말고 모자나 귀마개, 목출모 등을 착용해 얼굴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도록 한다.
등산화 끈을 묶을 때도 너무 조이지 않게 하고 젖은 양말은 가능한 빨리 갈아 신어야 한다.
가벼운 동상은 피부만 단단해 졌을 뿐 속은 정상이다.
만일 이렇게 증상이 가벼울 때는 자신의 겨드랑이나 동료의 몸으로부터 체온을 전달받아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동상 부위에 체온 이상의 열을 가하거나 심하게 비비는 것도 금물이다.
세포가 손상돼 회복 불가능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 속까지 동상이 번져 무감각해지면 그 부위를 37~38℃의 물에 감각이 돌아올 때까지 담근다.
감각이 돌아오면 상당한 통증이 나타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즉시 병원으로 후송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동상이 심하면 최악의 경우 뼈까지 절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 눈사태
눈사태는 산지의 협곡이나 경사면에 쌓인 눈이 자체의 무게나 기온, 바람의 작용 등으로 미끄러져 내리는 현상으로, 특정지역에서 반복되어 발생한다.
따라서 눈사태 다발지역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사태 예상지역에서 행동방법 등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눈사태는 25~55도 경사의 지형에서 발생하며 30~45도 경사가 가장 발생확률이 높다.
또 눈사태는 거의 같은 지역의 비슷한 상황에서 일어난다.
사고사례를 살펴보고 비슷한 날씨와 적설량이라면 그 지역은 피하는 것이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쌓인 지 오래 되어 굳은 눈은 경사에 관계없이 안정되어 비교적 안전하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눈사태의 지역적 특성을 살펴보면, V자형을 이룬 경사진 암벽 협곡이나 매우 미끄러운 완경사의 암반, 경사진 사면이 길게 이어진 지형 등이 요주의 대상이다.
이런 지형을 통과할 때에는 눈의 상태와 기온 등을 면밀히 관찰한 후 통과한다.
특히 굳은 눈 위에 신설이 쌓여 있는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눈사태는 신설이 내리는 도중이나 눈이 그친 후 하루 사이에 발생한다.
그러므로 많은 눈이 내린 뒤 하루 이틀은 산행을 삼가는 것이 좋다.
눈사태 예상지역은 기온이 낮은 오전 중에 일찍 통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비가 올 때나 한낮에 경사가 급한 바람맞이 사면 아래는 대단히 위험하다.
만약 눈사태 예상지역을 통과해야할 경우에는 사람 사이의 간격을 50m 이상 유지하고 나무나 바위 같은 지형지물을 이용해 이동한다. 설사면에 진동을 주거나 큰 소리로 충격을 주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
눈사태 다발지역에 대한 정보는 현지 주민이나 산장 관리인 등에게서 미리 입수해 둔다.
또한 기상정보를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만약 눈사태를 만나 동행자들이 묻힌 경우 빠른 시간 내에 구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눈에 매몰됐을 때도 호흡기 주변에 충분한 공간이 있는 경우 최소한의 호흡이 가능하다.
1시간 이상 묻혔다 구조됐어도 생존한 경우가 있으니 절대 섣부른 포기는 금물이다.
◎ 겨울산 필수장비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겨울은 가장 산에 오르기 힘들고 위험한 시기다.
그 이유는 시베리아에 버금가는 추위 때문이다.
특히 산중의 겨울은 극지방의 추위에 비견될 정도로 혹독하며 변화무쌍하다.
따라서 우리나라 겨울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히말라야 수준의 방한장비를 마련하는 것이 정석이다.
물론 히말라야 등반과 우리나라 겨울산 등산은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지형이나 기후적 특색이 판이하게 다르고, 고산지대의 공기는 평지에 비해 훨씬 희박하다.
그러나 추위와 적설이라는 요소만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의 겨울은 히말라야와 너무도 닮아 있다.
때문에 추위에 대한 대비는 히말라야 수준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단 기초적인 방한복장부터 알아보면, 동계용 의류는 보온성은 갖추면서도 활동하기 편하고 휴대도 간편한 것이 좋다.
또 신속한 땀의 발산과 방수, 방풍 기능을 갖춰야하고 내구성도 좋아야 한다.
말 그대로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등산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겨울철 등산복 상의는 보온내의 위에 모직남방이나 플리스류의 티셔츠를 입는다.
그 위에 눈이나 바람을 막기 위해 방수방풍 기능성 소재의 재킷을 걸친다.
하의 역시 보온내의 위에 모직이나 플리스 등 보온력과 신축성이 좋은 바지를 껴입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그러나 플리스나 모직 소재는 바람을 막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따라서 요즘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윈드스토퍼나 윈드블록 등 방풍기능을 지닌 플리스 소재를 많이 사용한다.
고어텍스와 같은 방수기능 소재는 운행 중에는 사용하지 않다가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눈이 내릴 때 껴입는다.
겨울 산행 의류로 면직류는 피해야 한다.
면은 젖었을 때 보온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며 건조시간도 오래 걸린다.
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피부가 젖은 상태에 놓이며 체온손실이 가속화된다.
팬티나 러닝셔츠와 같은 속옷도 면 소재는 피해야 한다.
■ 등산용 보온내의
고소내의로도 불리는 등산용 보온내의는 폴리프로필렌, 메라클론, 다크론, 폴리에스터 등 합성섬유가 주로 이용된다.
이런 소재들은 보온력이 뛰어나고 착용감이 좋은 것이 강점이다.
일부 소재는 보풀이 심하게 이는 경우도 있는데, 보온력에는 차이가 없고 내의로 사용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 삼을 정도는 아니다.
등산용과 일반 보온내의의 차이점은 기능성에 있다.
보온력만 놓고 본다면 일반내의에 비해 그 성능이 월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땀 배출성능과 건조시간에서 일반내의와 큰 차이가 있다.
산행 중 나는 땀은 신속히 제거하지 못하면 동상이나 체온 저하로 이어진다.
따라서 모세관현상을 이용해 피부에서 수분을 빨리 격리시키는 기능성 등산용 보온내의의 착용은 대단히 중요하다.
요즘에는 보온내의 상의 대신 쿨맥스나 플리스 셔츠만 입기도 한다.
기능성 셔츠도 땀 배출기능이 있어 대개의 경우 별 문제는 없다.
하지만 혹한기에는 셔츠 속에 내의를 받쳐 입는 것이 체온 유지에 훨씬 유리하다.
기온이 높을 때는 보온내의를 셔츠처럼 입고 운행하기도 한다.
■ 웃옷과 등산용 바지
보온력·활동성에 방풍성도 고려해야
보온내의와 양말, 장갑 등으로 피부를 감싼 다음에는 속옷과 겉옷 사이에 웃옷을 껴입는다.
겨울철에는 방수방풍 재킷이나 우모복 등을 겉옷으로 입기 때문에 티셔츠나 남방셔츠를 그 안에 입는다.
하지만 겨울철에도 걷다보면 땀이 나고 더워 겉옷을 벗고 웃옷만 입고 산행할 수 있다.
따라서 웃옷도 적당한 보온력과 활동성을 갖춰야 한다.
웃옷의 종류로는 티셔츠나 남방, 스웨터, 조끼 등이 있는데, 최근에는 파워스트레치(Power Stretch)와 같은 플리스 소재의 티셔츠가 인기 있다.
티셔츠는 가볍고 보온력이 좋으며 땀 배출력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모직남방이나 스웨터는 보온력은 좋지만, 너무 두꺼운 것은 투박하고 활동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겨울철에 적합한 바지는 활동성과 보온력의 두 가지 요소를 두루 갖춰야 한다.
예전에는 바지 역시 모직 소재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 들어 방풍기능을 보강한 합성섬유 소재가 인기를 얻고 있다.
따라서 등산용 바지도 셔츠만큼이나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겨울 등산용 바지 가운데는 바람을 완벽하게 막아주는 윈드스토퍼(Wind Stopper) 소재의 제품이 인기가 있다.
하지만 플리스 소재에 비해 땀 배출성능이 낮고 신축성이나 착용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단점.
최근에는 이를 보완해 방풍성능은 조금 떨어져도 쾌적함을 높인 윈드프로(Wind Pro)와 윈드스토퍼 소프트쉘과 같은 소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착용감을 중시하는 분들은 신축성이 좋고 땀 배출에 유리한 파워스트레치 소재를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 소재는 보온력은 좋지만 마모와 바람에 약한 것이 단점.
따라서 눈보라가 부는 혹한기에는 방수방풍기능의 덧바지가 필수다.
최근에는 표면 내구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단단한 느낌이 드는 파워실드(Power Shield) 소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소재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자신의 산행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방수방풍 기능성 겉옷
방수방풍 기능성 겉옷은 겨울 뿐만 아니라 사계절 중요한 장비다.
눈밭을 헤치거나 폭풍설이 몰아칠 때 이 겉옷이 없다고 생각해보자.
아무리 보온력이 좋은 웃옷과 바지를 입고 있어도 피부까지 파고드는 바람과 습기를 막을 재간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외부로 체온을 빼앗기게 되고 결국은 저체온증이나 동상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방수방풍 기능성 겉옷의 대표적인 소재는 고어텍스 류의 기능성 소재다.
이 제품은 물과 바람을 완벽하게 막아주면서도 내부의 습기를 배출하는 기능을 지녔다.
비록 운동 중에 발생된 땀의 양에 비해 겉옷이 배출할 수 있는 수분의 양은 미미하지만, 공기의 유통까지 완벽하게 차단하는 코팅이나 필름 소재의 방수 소재에 비하면 월등한 기능을 지녔다 하겠다.
요즘에는 방풍과 보온기능이 강조된 윈드스토퍼와 같은 소프트쉘 소재를 겉옷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중적인 추세다.
산행 중 비나 눈을 만날 확률보다 바람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풍소재의 겉옷만으로는 겨울철의 변덕스런 날씨를 견디기 어렵다.
반드시 방수방풍 기능성 겉옷을 함께 휴대해야 한다.
■ 우모복
플리스 재킷이 등장하며 겨울 산행시 우모복의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었다.
운행 중에는 일반적인 겨울복장만으로도 더위를 느끼기 때문에 우모복을 입을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반면 야영 중 파일재킷과 침낭만으로 한기를 막기에는 조금 모자라다 싶은 때가 있다.
이럴 때 여벌의 옷을 포기하고 든든한 침낭을 준비할지, 적당한 부피의 침낭과 우모복을 동시에 지참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혹한기에는 운행시 우모복을 입어야 할 경우도 생긴다.
좋은 우모복은 접었을 때 부피가 작아 휴대가 편리하고 어떤 겉옷보다 보온력이 뛰어나다.
■ 기타 운행구 및 소품
피켈과 아이젠은 다른 계절에는 사용하지 않는 겨울철 전용 장비들이다.
피켈은 빙판이나 설사면에서 스텝을 만들거나 확보물, 지팡이 대용으로 사용한다. 피켈은 빙벽등반용과 워킹용으로 구분된다.
워킹용 피켈은 가볍고 피크가 짧지만 길이가 길어 보행시 사용이 편리하다.
등반용 피켈은 피크가 길고 예각이며 길이는 짧은 편이다.
손에 잡기 편한 그립을 단 것도 워킹용과 다른 점이다.
등산용 스틱은 겨울철 심설산행이나 빙판 운행시 사용하면 편리하다.
스틱을 이용하면 체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고, 불안한 지형에서 균형잡기에도 좋다.
눈이 많이 쌓인 곳에서 스틱을 사용할 때는 링이 큰 것을 쓰는 것이 유리하다.
아이젠은 미끄러운 빙판길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해주는 겨울장비 중 하나로, 겨울철에는 항상 휴대하는 것이 좋다.
워킹용 아이젠은 발톱수가 4~6개로 적고 소형이며 휴대에도 부담이 없다.
눈길에서 아이젠 바닥에 눈덩이가 붙지 않도록 플라스틱을 이용한 제품도 나와 있다.
모자와 장갑도 겨울철 체온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품들이다.
좋은 날씨의 일반적인 당일산행에는 방풍기능의 플리스 소재의 모자면 충분하지만 반드시 귀마개가 달린 것을 사용해야 한다.
혹한기나 폭풍설이 몰아치는 악조건에서는 고소모나 목출모와 같이 머리와 얼굴까지 함께 보호할 수 있는 모자가 필요하다.
손은 발가락과 함께 동상에 가장 취약한 신체부위로 장갑으로 보호해야 한다.
장갑은 보온, 방풍, 방수 기능을 지닌 세 가지 종류를 따로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플리스나 고어텍스 소재를 많이 사용하며 예전에 인기 있던 모직제품은 거의 사라졌다.
장갑은 사용 중 눈이나 얼음에 젖어드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반드시 여벌을 챙겨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스패츠와 오버글러브도 겨울철 설상운행시 반드시 필요한 장비다.
이들 제품은 등산화 내부와 양말, 장갑 등 피부에 직접 닿는 보온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방수투습 원단으로 만든 것이면 최상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눈이 많이 쌓인 곳에서는 충분히 긴 스패츠를 준비해야 한다.
바람도 없는 한낮에 덧바지를 입고 걷기에는 너무 부담스럽다.
이런 날 무릎 깊이의 눈을 헤치고 나아가려면 긴 스패츠가 필수다.
오버글러브도 충분히 긴 것을 써야 러셀 중 눈이 들어가 속에 낀 장갑이 젖지 않는다.
등산용 양말은 발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발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기온이 낮을 때는 보온력을 높이고 피로감도 줄이기 위해 얇은 것과 두꺼운 것을 겹쳐 신기도 한다.
최근 생산되는 제품은 충분한 보온력과 쿠션을 지니고 있어 한 켤레로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 등산화
겨울철 등산화는 추위와 눈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 보온력과 방수성능이 좋은 것을 골라야 한다.
일반적으로 도보산행용 등산화는 방수처리한 가죽 등산화를 많이 사용한다.
최근에는 가죽 갑피 안쪽에 고어텍스 필름을 넣어 방수성능을 높인 제품이 인기 있다.
짧은 당일산행 정도라면 섬유 소재 외피의 고어텍스 트레킹화도 무난하다.
방수처리를 한 가죽등산화라 해도 오랫동안 사용하면 방수기능이 저하된다.
사용하다보면 가죽이 접힌 부분이나 돌부리에 긁힌 곳으로 습기가 스며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 전후에 방수액이나 구두약을 취약 부분에 꼼꼼히 발라주면 단 기간의 심설산행은 충분히 견딜 수 있다.
등산화 내부의 고어텍스 필름은 오랫동안 사용하면 마모로 파손되거나 찢어져 물이 새들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필름을 교체하거나 수리할 방법은 없다.
외피의 방수처리에 의존해 사용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최선이다.
다른 계절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겨울철 등산화를 고를 때 잘 맞는 사이즈 선택은 대단히 중요하다.
너무 작으면 발의 혈액의 순환을 방해해 동상에 걸릴 우려 있고, 너무 크면 운행 중 등산화 속의 발이 움직여 뒤축이 까지거나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두꺼운 가죽 중등산화는 겨울철 산행에 앞서 길을 들여놓는 것이 좋다.
새 등산화를 신고 높은 산에 갔다가 고생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요즘에는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겨울용 중등산화는 무겁고 뻣뻣해 발에 길들여질 때까지 제법 시간이 걸린다.
평소에 틈틈이 신어 익숙해져야 원거리 산행에서 고생을 피할 수 있다.
겨울산행용 등산화 가운데는 빙벽이나 빙하지대에서 사용하는 전문 등반용 등산화도 있다.
플라스틱이나 가죽 소재로 만든 것으로 바닥이 딱딱하고 휘어지지 않도록 프레임이 들어있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빙설벽을 오르기 쉽도록 고안되어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방수성능과 내구성은 뛰어나나 일반산행용으로는 적합지 않다.
■ 겨울철 막영구 & 취사구
겨울산행용 텐트는 바람에 잘 견디는 나지막한 돔형이 무난하다.
폴은 경량의 금속 제품이 지지력이 좋고 강하다.
바람이 텐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동계용 플라이를 설치해 하단부를 눈으로 덮는다.
폴과 텐트 몸체와의 결합도 신경써야 할 부분.
고리를 이용해 폴을 고정하는 걸개식 보다는 터널식이 바람에 훨씬 강하다.
터널식은 설치가 불편한 것이 단점이지만, 요즘은 폴이 들어가는 터널의 봉제 입구를 엇갈리게 해 익숙해지면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야영을 계획한 사람이라면 투자 우선순위 1위는 침낭이다.
겨울용은 다운 소재의 침낭이 압도적인데, 보온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무게에 비해 짐을 꾸릴 때 부피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물에 약해 젖었을 때는 보온력을 기대할 수 없고, 몸 아래쪽에 깔린 부위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약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침낭커버를 이용해 습기를, 매트리스를 깔아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는다.
매트리스 또한 동계 막영 필수장비 가운데 하나다.
얇은 매트리스는 지면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충분히 차단하지 못해 좋은 침낭이 있어도 안락한 수면을 취할 수 없다.
발포 소재의 빨래판형 매트리스가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편.
냉기 차단능력은 자동 공기주입식 에어 매트리스가 최고지만, 값이 비싸고 무거운 것이 단점이다.
에어매트리스는 파손되면 단열성능이 제로에 가까워 취급에도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 막영시 취사와 난방을 위해 휘발유버너의 사용은 필수다.
가스버너는 휴대가 간편하고 가볍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화력이 떨어져 사용이 어렵다.
게다가 휘발유는 가스에 비해 열효율이 좋아 단위 중량당 생성열량이 훨씬 높다.
휘발유버너는 콜맨 피크원이나, MSR, 스노피크, 프리무tm 등 수입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최신 빙벽등반 장비
동계 전문등반용 장비는 피켈과 아이젠으로 구성되는 시스템에는 큰 변동이 없으나, 각 장비의 세세한 부분을 살펴보면 혁신전인 변화가 거듭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아이스바일과 아이스해머와 같은 피켈류의 구조와 형태가 해마다 변하고 있다.
과거 직선형뿐이었던 샤프트가 커브형에서 C자형, 그리고 S자 형태로까지 발전했고, 최근에는 별도의 손잡이가 달린 경기용 제품도 생산되고 있다.
직선 형태였던 피크 역시 다양한 각도와 형태로 발전해왔다.
아이젠 역시 일대 혁신을 이룬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앞발톱이 하나뿐인 모노포인트에서부터 후킹용 뒷발톱이 달린 것, 크램폰 중간 양쪽에 발톱을 단 것까지 최첨단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등반용 경기화 바닥에 발톱을 부착한 빙벽등반경기 전용 제품도 나왔다.
빙벽등반용 등산화 역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앞에 설명한 경기용 등산화가 있는가 하면, 혼합등반에 유리하도록 발목이 유연하고 가벼운 것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반면 플라스틱화와 이중화 등 히말라야나 극지용 등산화는 나름대로의 영역을 형성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전문 빙벽등반용 등산화도 라스포르티바(La Sportiav), 아솔로(Asolo), 스카르파(Scarpa), 카이랜드(KayLand), 코플라흐(Koflach), 살로몬(Salomon) 등 수입품이 대부분이다.
빙벽 확보용 장비는 아이스스크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빙벽등반도 고난도 기술등반이 대세인 만큼 한 손으로 설치와 회수가 가능한 첨단의 스크류가 일반화되고 있다.
최근 생산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스크류 자체에 손잡이가 달려 있어, 피켈을 이용하지 않아도 설치와 회수가 손쉬운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최첨단 빙벽장비들은 고난도 자유등반을 위해 고안된 것들로 모든 클라이머들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완만한 경사의 빙폭에서 훈련이 필요한 초보자들에게 오히려 이런 장비는 더 불편할 수 있다.
전문 장비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자신의 등반 수준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