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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중간에 채인석 시장이 넥센 1군도 화성시에 유치하자고 하네요...돔구장 짓는
것이 꿈이라하고,,,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하는지요?
좋게 해석하면,,, 향후, 수원화성오산 통합시, 서울처럼 프로야구 구단이 2개나
있는 도시가 되려나... 그런데, 서울은 인구가 1천만이고, 수원 화성 오산은
합쳐도 2백만 좀 못되는데...
설마, 수원 KT 10구단이 있는데, 화성시는 넥센 2군이 있으니, 넥센 화성으로
KT는 화성시 구단이 아니다 못 박을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KT는 수원 화성 오산, 나아가 경기남부권 안산,용인,성남,평택,안성 시민들이
함께 응원하는 경기도의 자존심..유일무이한 경기남부 구단으로 생각했는데...
기원합니다... 프로야구는 수원 화성 오산 모두 KT로 뭉쳐서 함께 응원하길...-----
[매거진S] 진짜 구단주, ‘빌리 장석’을 만나다.
시선을 돌려보면 한국에도 비슷한 이가 있다. 넥센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다. 구단주를 겸하는 이 대표는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하고나서 무수히 많은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 심지어는 그를 가리켜 ‘사기꾼’ ‘프로야구의 적’이라며 힐난하는 이도 많았다. 하지만, 2013년.
이 대표는 야구계로부터 혁명가로 추앙받고 있다. 빌리 빈처럼 그 역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프로야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몰고 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대표에게 주목하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가 주창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질서와 비전으로 자리잡을 수 있으리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스포츠춘추>가 ‘빌리 장석’으로 불리는 이 대표와 만나 장시간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과연 그가 ‘아직도 의심스러운 프로야구의 적’인지 아니면 ‘프로야구의 혁명가’인지는 독자가 판단할 문제다.
늦었습니다만, 올 시즌 창단 첫 포스트 시즌 진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웃음). 우리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합심하고, 무엇보다 팬 여러분들이 성원해주신 덕분에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이 자릴 빌려 다시 한번 전체 야구인과 야구팬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바로 어제가 시즌 개막전 같은데요. 한국시리즈가 끝나면서 벌써 스토브 리그가 시작됐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이것저것 이슈가 많아요. 외국인 선수가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면서 준비할 게 많아졌어요. 또 연봉 재계약을 준비해야 하고, 여러 사업 파트너들과 전력적 제휴도 맺는 시기입니다. 특히나 내년 시즌 구상에 몰두해야만 하는데요. 그래선지 요즘 좀 바쁘네요(웃음).
주요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1군 선수들은 현재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 캠프를 진행 중이지요?
(고개를 끄덕이며) 네. 선수단이 세 그룹으로 나뉘어 있어요. 주전급 선수들은 각자 알아서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요. 좀 더 훈련이 필요하거나 신진 세력들은 일본 마무리 캠프에서 실력을 다지고 있습니다. 올해 입단한 신인선수들과 2군 선수들은 전남 강진 2군 훈련장에서 훈련 중이고요. 구단은 항상 미래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세 번째 그룹 선수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육성해야하는지와 관련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대표께서 선수단 상황을 줄줄 꿰고 있으시네요.
넥센 구단 전체 구성원들이 모두 자기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가 구단주 겸 구단 대표인데 제가 그분들보다 열정이나 노력이 뒤처져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전 우리 구단 직원과 선수들처럼 제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입니다(웃음).
이택근 효과? 충분했다! 넥센 이장석 대표. 2011년까지 그는 '가면'에 둘러싸인 신비한 인물이었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2012년 1월. 대표님과 인터뷰를 한 바 있습니다. 전해 넥센은 8위로 꼴찌에 머물렀는데요. 놀랍게도 대표님은 당시 “올해부터 팀 전력강화에 애쓰겠다”며 “2013년엔 반드시 상위권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 발언을 듣고, “꼴찌팀 구단주의 발언치곤 다소 희망이 과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결국 올 시즌. 그 선언이 현실화했습니다. 넥센이 정규 시즌 3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하신 모양입니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도 지난해처럼 성적이 6위에 그친다면 재앙’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솔직히 성적에 대해 기대는 했습니다. 기대대로 염경엽 감독님이 팀을 잘 이끌어주셔서 3위로 정규 시즌을 마칠 수 있었어요. (잠시 침묵하다가) 내심 정규 시즌 3위 이상을 바란 것도 사실이에요.
바람의 배경은 무엇이었습니까.
올 시즌엔 삼성 전력이 다른 시즌에 비해 다소 약하지 않았나 싶어요. 두산도 부침이 있었고, LG는 순항을 거듭하다가 8월 이후 주춤했고요. 상위 세 구단을 보며 ‘우리 구단이 위기를 잘 헤쳐나가면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 못한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 생각하십니까.
우리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해주신 건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겁니다. 다만, ‘얼마나 우리가 승리에 배가 고팠냐?’라고 자문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의미에선 우리도 모르게 우리 스스로 ‘이 정도면 만족’이라는 생각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2주를 남겨두고 ‘우리가 더 배가 고팠다면…’ 하는 아쉬움을 느낀 게 사실이에요.
잠시 전 ‘올 시즌도 지난해처럼 성적이 6위에 그쳤다면 재앙이었을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난해는 참 아쉬운 시즌이었어요. 박병호가 1년 내내 ‘MVP 모드’를 유지했고, 서건창이 주전 2루수로 깜짝 등장했어요. 강정호도 박병호 못지않은 MVP급 활약을 보여줬죠. 여기다 투수 브랜든 나이트는 박병호, 강정호 만큼이나 팀에 많은 승리를 안겨줬어요. 앤디 밴 헤켄과 마무리 손승락도 정말 좋은 투구로 팀에 기여했고요. 선수들의 맹활약 덕분에 우리가 가장 먼저 시즌 20승을 돌파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노리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겠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시즌 후반기부터 미끄러지면서 6위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올해도 선수들의 활약이 좋고, 시즌 초반까지 팀 성적이 좋았기에 기대를 걸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올해도 지난해처럼 시즌 후반기에 무너졌다면 ‘재앙’이란 말밖엔 표현할 단어가 없었을 것 같아요.
저도 시즌 전 넥센을 4위권으로 꼽았는데요. 이유는 간명했습니다. 넥센 선수 개개인의 능력치가 무척 높고, 신임 감독의 숨겨진 능력이 대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넥센 주축선수 가운데 상당수가 대표님이 직접 뽑은 선수들이었는데요. 그 가운데 넥센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는 사실 국내 구단들이 모두 외면했던 외국인 투수였습니다.
나이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처음 봤어요. 당시 나이트가 미국 대표님 투수로 한국전에 등판했죠. 그때 4⅓이닝 동안 6실점했는데 제 눈엔 그렇게 못 던진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그러다 나이트가 2009년 시즌 중반 삼성에 입단하고, 2010년을 끝으로 삼성에서 퇴단했죠. 당시 저는 삼성으로 현금 트레이드된 장원삼의 공백을 어떻게든 메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려면 뛰어난 외국인 투수 한 명은 꼭 붙잡을 필요가 있었죠. 마침 여기저기 수소문해보니 나이트에 대한 평이 상당히 좋더군요.
삼성에서 뛸 때도 나이트는 꽤 성실하고, 우직한 투수였습니다.
맞아요. 구단을 운영하면서 여러 외국인 선수를 봤어요. 실력은 좋은데 성실하지 못한 선수, 성실하긴 한데 이기적인 선수, 성실하지도 않으면서 이기적인데 잘하는 선수 등 다양한 선수가 있었어요. 그런 선수들을 보며 제 나름대로 외국인 선수 영입 체크 항목을 세 가지 정도로 잡았어요. 바로 ‘프로의식이 있는가’ 인품이 뛰어난가‘ ’팀원들과 잘 화합할 수 있나‘였습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두루 갖춘 선수는 신기할 정도로 한국 프로야구에서 성공하더군요.
나이트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춘 외국인 선수였습니까.
(환하게 웃으며) 네. 제 경험상 메이저리그에 잠깐이라도 있던 선수는 확실히 프로의식이 투철해요. 구단이 재계약하지 않을 것 같은 눈치를 보여도 마지막까지 열심히 던져요. 전 나이트가 삼성에서 그랬다고 봅니다. 여기다 나이트는 인품이 좋은 선수였어요. 넥센처럼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에선 국적과 피부색을 떠나 나이트같은 좋은 인품을 갖춘 베테랑 선수가 필요합니다.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야구는 팀 플레이기 때문에 화합이 정말 중요합니다. 다행히 나이트는 인화력이 매우 좋은 선수였어요. 제가 알아보니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집에 가고, 사생활도 흠잡을 데 없이 깨끗하더군요. 그렇다고 나이트가 선수들과 안 어울린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박병호부터 시작해 투수조 막내 격인 한현희와도 잘 어울려요.
넥센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사진=넥센) |
프로의식, 인품, 인화력을 갖춰도 실력이 떨어지면 무용지물일지 모릅니다. 나이트는 세 가지 조건을 다 갖췄을진 몰라도, 2010년 삼성에서 6승 5패 평균자책 4.54를 기록한 ‘그저 그런 외국인 투수’였습니다.
나이트 영입을 계획했을 때…사실 여러 경로로 나이트의 상태를 체크했어요. 그러다 나이트의 무릎이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무릎만 좋아지면 투구 내용이 향상될 것 같더군요. 관건은 ‘언제 무릎이 좋아질 것이냐’는 거였어요. 그때 속으로 ‘길게 보자’고 다짐했죠. 그리고 나이트에게 스플릿 계약이 아닌 풀 개런티 계약을 제안했습니다.
풀 개런티요? 풀 개런티는 외국인 선수가 도중 하차해도 1년 치 연봉을 다주는 계약을 말합니다. 당시만 해도 구단 대부분은 외국인 선수와 스플릿 계약(활동한 기간만 연봉을 지급하는 방식)을 맺게 마련이었는데요.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나이트에게 풀 개런티를 제안한 이유는 뭐였습니까.
(차분한 어조로) 그게 선수의 마음을 얻는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선수의 마음을 얻는 방법이요?
2008년 현대를 인수하며 팀 내 노장 선수들의 연봉을 대폭 삭감했었어요. 물론 본의는 아니었습니다만, 어쨌거나 그렇게 선수들을 박대하고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채 2, 3년을 흘려보냈어요. 3년이 흐르고 제가 깨달은 게 뭔지 아십니까.
글쎄요.
‘선수도 사람’이라는 거였어요. 그리고 결국 ‘야구는 사람이 하는 스포츠’라는 거였어요. 선수들을 함부로 대하면 몇 배 큰 손실이 구단으로 돌아온다는 걸 절감했어요. 그래 결심한 게 외국인 선수와 외부 영입 선수부터 마음으로 대하고, 그들의 마음을 얻자는 거였습니다. 나이트 이후 우리 구단은 외국인 선수와 풀 개런트로만 계약하고 있어요. 효과는 지난해와 올해 나이트와 밴 헤켄의 성적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웃음).
지난해 넥센 선수들의 연봉 협상을 보고 많은 이가 놀랐습니다. “어떻게 이리 빠르게 계약을 끝마칠 수 있느냐”는 소리가 컸는데요. 몇몇 넥센 선수도 “구단이 생각보다 연봉을 후하게 제시해 놀랐다”는 반응을 보이더군요. 이런 연봉 협상도 ‘선수의 마음을 얻기 위한’ 넥센만의 방법이라 보면 될까요?
박병호, 강정호, 손승락은 우리 구단을 상징하는 선수들이에요. 그런 상징적인 선수들에 대해선 긍정적 의미의 본보기 차원에서 제일 먼저 연봉 협상을 끝마치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늘 관대한 건 아닙니다. 그냥 묻어가려는 선수들에 대해선 아주 냉정하게 대처하는 편이에요.
넥센은 모그룹에 운영비를 의존하지 않는 구단입니다. 그러다 보니 구단 운영비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 계산에 철저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넥센만의 연봉 고과방식이 있다면 그게 뭔지 소개해주십시오.
글쎄요. 연봉 산정법이 조금씩 진화하곤 있는데 제 개인적으론 100%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에요. 가끔 프런트에서 작성한 연봉 변동폭을 보고 의아할 때가 많아요.
의아요?
네. 한국 프로야구는 아직 출근 개념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누가 얼마나 경기에 나갔느냐’가 연봉 산정할 때도 주요 고려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사실 128경기를 치르며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장면은 200여 순간에 불과해요. 속된 말로 그 200여 장면에서 ‘팀을 살린 선수’ ‘팀을 망친 선수’ ‘영웅’ ‘서포터’ ‘역적’이 판가름납니다. 그렇다면 출전경기수보단 200여 장면 속에서 팀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느냐가 더 중요한 평가 잣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듣기로 넥센은 연봉 고과 평가 시 야수의 수비력도 중요 고려 대상으로 삼는다고 하던데요.
중요하게 보긴 해요. 하지만, 우리 구단 역시 수비력이 타력에 비해 덜 반영되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 선수들도 그 부분(수비력)에 대한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연봉 고과 방식을 계속 개선할 생각이에요.
많은 구단이 연봉 고과와 연봉 산정법을 선수들에게 ‘대외비’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는데요. 넥센은 선수들이 원할 경우 연봉 고과나 연봉 산정법을 공개합니까?
선수단 연봉 협상은 남궁종환 부사장께서 전담하십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공개를 하는 것으로 압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연봉 협상 시 ‘통보’보단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는 뜻인데요. 혹여 스스로 자료를 만들어서 연봉 협상장에 나타나는 선수도 있습니까.
있죠.
대표적인 선수가 있다면?
손승락 선수죠(웃음). 정말 준비를 잘해와요. 저는 뭐든 준비를 잘하는 선수가 뛰어난 플레이어라고 보는데요. 우리 손 선수가 그런 선수라고 봅니다.
올 시즌 이택근은 캡틴으로 팀원들을 기대 이상으로 잘 이끌었다. 넥센이 그에게 큰돈을 안기며 바란 게 바로 그런 것이었다(사진=넥센) |
2011년 11월 FA(자유계약선수) 이택근에 4년간 총액 50억 원이라는 큰돈을 안겨줬습니다. 당시 야구계가 넥센의 베팅에 깜짝 놀랐는데요. 당시 대표께선 “분명히 이택근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올 시즌 ‘이택근 효과’, 봤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이죠. (이)택근이가 좀 부상에 시달리는 편이긴 합니다만, 올 시즌 123경기에 출전했으니 제가 원하던 경기수는 채웠다고 봐요. 개인 성적도 그 정도면 나쁘지 않았고, 팀원들을 잘 이끈 리더십도 훌륭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몇몇 구단은 지금도 “넥센이 이택근에 거액을 안긴 바람에 FA 시장의 인플레가 가속됐다”며 볼멘소릴 냅니다. 이택근이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끌었다면 결국 손해나는 장사는 아니었다는 뜻이군요.
사실 이택근은 ‘시장가’보다 우리 자체적으로 책정한 ‘내부가’에 따라 영입한 거예요. 당시 모 구단이 이택근 몸값으로 책정한 금액이 40억 원 정도였어요. 그게 ‘시장가’일지 몰랐죠. 하지만, 선수의 마음을 얻으려면 나중에 10억 원을 올려 제시하는 것보단 처음부터 10억 원을 높여 부르는 게 맞지 않나 싶었어요. 아까 ‘이택근 효과’라고 말씀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이택근 효과를 가장 많이 본 건 김주찬(KIA) 선수가 아닐까 싶어요(웃음).
‘빌리 장석’은 어떻게 좋은 선수를 판별하는가
넥센 포수 허도환. 그가 자신의 가능성을 알아봐준 넥센과 만나지 않았다면 그는 지금쯤 이 기사를 읽는 야구팬이 됐을 것이다(사진=넥센)
대표께서 야구 통계 자료인 ‘세이버 매트릭스(Sabermatrics)’에 조예가 깊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양손을 가로 저으며) 아니에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저 여러 시각에서 야구를 대하고 싶어 관심을 두고 보는 정도예요.
대표께서 가장 중시하는 스탯 지표가 뭔지 궁금합니다.
이거 곤란한 질문인데요(웃음). 제가 겉으론 늘 ‘OPS(출루율+장타율)을 자주 봅니다’라고 해왔는데요(웃음). 사실 제가 타자를 평가할 때 가장 중시하는 스탯은 ‘WAR’에요.
‘Wins Above Replacement(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 말입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네. 구단 자체적으로 한국야구 실정에 맞게 WAR을 보정하며 보고 있어요. 특히나 포수, 유격수는 좀 더 보정에 신경쓰고 있죠. 지난해 아쉬웠던 게 강정호는 우리 구단에서 박병호와 함께 가장 높은 WAR를 기록한 선수였어요. 그런데 유격수가 벌어놓은 WAR를 외야에서 다 까먹고 말았습니다. 외야에 똑딱이 타자들을 집중 배치해 생긴 결과라고 생각해요. 물론 팀 사정이 있었을 테지만요.
공감하는 야구 관계자가 많았습니다.
제가 비야구인 출신인데 너무 ‘아는 척’을 하는 것 같네요(웃음).
때론 비야구인 출신이 냉정한 눈으로 야구를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단 생각입니다. 가뜩이나 대표님은 구단주이자 구단 대표인만큼 ‘자신만의 야구 보는 눈’이 있는 게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냥 오해하지 마시고 제 개인적인 생각을 들어주신다면, 전 그래요. 흔히 타순을 짜면 1·2번은 발 빠른 똑딱이 타자들, 3·4·5·6번엔 장타력을 갖춘 중심타자들을 배치하잖아요. 하지만, 전 2·3·4번 타순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 1회 득점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잘 아시겠지만, 야구에선 1회 득점이 매우 중요하거든요.
같은 생각입니다. 대개 1번 타자를 발 빠른 선수로 기용하는데요. 그렇다면 굳이 2번 타자까지 발 빠른 선수를 둘 필욘 없다는 생각입니다. 1번 타자가 발이 빠른 만큼 병살타 위험이 낮고, 굳이 희생번트를 통하지 않고도 ‘도루’를 통해 진루에 성공할 수 있다면 2번 타순엔 강한 타자를 배치하는 게 더 낫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늘 제가 주장하는 게 ‘강한 2번 타자론’입니다.
맞아요. 1·2번 타순을 똑딱이 타자들로만 배치하면 확률적으로 3루까지 주자를 보내기 어려워요. 잘 진루해야 2루에요. 그런데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올 확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아요. 전 1번 타자 출루율이 괜찮고, 2번 타자가 강력하다면 3루까지 진루할 확률이 훨씬 커진다고 봐요. 아주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그렇다면 우리 팀에서 가장 강력한 타자인 박병호가 3번에 배치되는 게 1회 득점생산에 매우 유리하다고 봅니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제 생각이에요(웃음).
일본 프로야구단에서 연수를 받은 경험이 있는데요. 일본야구도 1회 득점생산에 큰 비중을 두더군요. 그래선지 한때 일본야구계가 탈피하려고 했던 경기 초반 희생번트가 1회 득점생산을 위해 최근 들어 다시 재가동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1회 득점생산의 중요성은 일본 야구의 흐름과 대표님의 의견이 비슷해도 득점생산을 위한 과정론은 다소 상이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만약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처럼 강력한 투수가 선발로 나온다면 많은 안타를 기대할 수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경기 초반 득점생산을 위해 희생번트를 대 득점권에 주자를 둘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1회 실점율이 높은 투수나 4, 5 선발급 투수가 나온다면 일단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게 낫지 않나 싶어요. 그것이 대량득점에도 도움이 될 거고. 전 개인적으로 노아웃에 희생번트를 대는 걸 납득하지 못하는 편인데요. 희생번트를 통해 주자를 득점권에 보내면 득점 확률은 15% 정도 증가할지 모르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를 희생한 탓에 득점 확률이 15% 줄기 때문입니다.
(물 한 모금을 마시고서) 전 야구에서 아웃카운트 27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같은 아웃이라도 중요성은 천차만별이라고 생각해요.
네.
1회 3아웃을 잡는 게 경기 중반에 6아웃을 잡는 것보다 힘들고, 9회 3아웃이 역시 경기 중반 6아웃을 잡기보다 어렵다고 봐요. 아웃카운트 하나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공격 할 때 너무 쉽게 아웃카운트를 버린다면 그건 문제라고 봐요.
2011년부터 넥센 팬이 급증하고 있다. 이젠 어느 팀과 견줘도 부족하지 않은 스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사진=도현석 작가) |
그렇군요. 타자는 ‘WAR'을 집중적으로 보신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투수는 어떤 스탯 지표를 주로 보십니까.
투수는 ‘피OPS’에 주목합니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피OPS가 더 중요하다고 봐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선수’는 어떤 선수입니까.
세이버 매트릭스에 근거한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전 그라운드 밖에서의 영향력과 선수 자체가 지닌 무형의 가치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확히 어떤 뜻입니까.
선수 연령대에 따라 ‘좋은 선수’의 정의가 달라질 수 있겠는데요. 젊은 선수만 놓고 보면 훗날 리더십을 발휘할 선수(그라운드 밖에서의 영향력)와 플레이 하나에 혼을 담는 선수(무형의 가치)가 ‘좋은 선수’라고 봅니다. ‘무슨 만화 같은 소릴 하고 있네’ 생각하시겠지만, 전 그런 선수들이 눈에 보여요.
넥센을 비롯해 9개 구단에서 ‘좋은 선수’의 자질을 갖춘 젊은 선수를 꼽는다면 그게 누굴지 궁금합니다.
글쎄요. 제가 다른 팀 선수의 그라운드 밖의 영향력과 무형의 가치를 알긴 힘들 것 같고요. 아무래도 넥센 선수들로만 국한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잠시 고민하다가) 아직은 불행하게도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 가운덴 ‘그라운드 밖의 영향력’이 돋보이는 선수는 없는 듯싶어요. 그게 우리 구단의 약점이기도 하죠. 다만, 혼을 실어 플레이하는 ‘무형의 가치’가 돋보이는 젊은 선수는 있습니다.
누굽니까.
투수는 한현희, 야수는 문우람이예요.
말이 나와 묻겠습니다. 신인지명회의에서 모두가 외면한 문우람을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시킨 이가 바로 대표셨습니다. 문우람의 어떤 면을 보고 영입을 추진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전 선수에겐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봐요.
그게 뭡니까.
열정, 의지, 눈높이에요.
세 가지의 차이점이 있습니까.
물론이죠. 먼저 열정은 욕망입니다. ‘정규 시즌 MVP가 되고 싶다.’ ‘ 연봉을 많이 받고 싶다.’ ‘우승하고 싶다’는 식의 소유욕과 욕망은 열정에 해당해요. 의지는 목표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이승엽, 류현진 같은 대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언젠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식의 목표가 의지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눈높이는 뭐냐? 구체적 현실입니다.
구체적 현실이라.
문우람의 예를 들자면 (문)우람이는 배트 스피드가 우리 팀에서 가장 빠른 타자예요. 그 장점을 잘 살린다면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중거리 타자가 될 겁니다. 그런데 우람이 키가 작고, 빨리 달릴 것 같아 보인다고 ‘도루에 능한 선수가 되라’고 주문하거나 선수 스스로 그런 목표를 세운다면 그건 우람이 눈높이엔 맞지 않는 요구나 야심이라고 봐요. 그런 의미에서 ‘나의 현실적 한계와 가능성 그리고 장단점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눈높이 판단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종합하자면 문우람은 열정과 의지 그리고 눈높이를 두루 갖춘 선수란 판단이 들어 영입했고요. 그 판단이 옳았음을 올 시즌 우람이가 보여준 것 같아 무척 대견해요(웃음).
이번 신인선수 가운덴 눈에 띄는 선수가 있습니까.
‘그라운드 밖의 영향력’에 해당하는 리더십이 돋보이는 선수는 신인 내야수 임병욱(덕수고)에요. 그리고 혼을 담아 플레이할 수 있는 ‘무형의 가치’가 돋보이는 선수는 역시 신인 내야수인 김하성(야탑고)입니다.
‘트레이드 장사꾼’에서 ‘트레이드 귀재’로 변신하기까지 넥센 사령탑 염경엽 감독(사진=도현석 작가)
올 시즌 넥센은 오재영을 선발로 투입하면서 큰 효과를 봤습니다. 대표께서 염 감독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압니다만.
3년 전부터 ‘오재영을 원포인트 릴리프로 쓰는 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현장의 고유권한이라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올 시즌 염 감독께서 우리팀 사령탑이 되시면서 제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죠.
염 감독의 반응이 어떻던가요.
제 의견에 염 감독님도 “같은 생각이었다”고 하시더군요. 음, 제 생각에 아마 우리나라 야구인 가운데 가장 순간 결정이 빠른 분이 염 감독님이 아닐까 싶어요. 어떨 때 보면 정말 과감하세요.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잘 꿰뚫고 계시고요.
염 감독도 “좋은 파트너(이 대표)를 만났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사실 현장과 프런트의 관계는 조화가 생명이면서도 항상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게 마련입니다. 올 시즌 넥센을 보면 후자보단 전자의 인상이 강했는데요. 어떻게 조화를 이뤘는지 궁금합니다.
염 감독님과는 확실하게 서로의 영역을 정리했어요. 서로의 영역을 각자 알아서 잘 챙기고, 상대의 영역은 서포트해주자고요. 감독의 고유권한인 경기 운영과 1, 2군 선수 교체 등은 전적으로 염 감독님이 책임지고 계세요. 신인선수 스카우트, 트레이드, FA 수혈 등 선수 영입은 제 소관이고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결국은 서로가 서로를 믿어야 조화가 가능하다고요. 솔직히 감독님이나 저나 우리 구단이 잘되라고 열심히 뛰는 거잖아요. 그러면 서로를 믿을 수밖에 없어요. 전 팬들의 의견도 소중하지만, 때론 그걸 극복하는 것도 구단의 역할이라고 봐요. 실제로 팬들 의견이 우리 구단의 이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때도 있어요. 트레이드가 그렇죠.
트레이드 이야기를 꺼내셨는데요. 야구계는 초창기 넥센의 현금 트레이드를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선수 대 선수 트레이드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야구계는 이제 대표님을 오클랜드 빌리 빈 장에 빗대 ‘빌리 장석’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실패’라고 믿었던 트레이드들이 결국엔 ‘성공’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과찬이시고요. 다 성공한 건 아니에요(웃음).
생각나는 ‘실패한 트레이드’가 있습니까.
(잠시 말문을 닫았다가 굳은 표정으로) 장원삼은 두고두고 후회됩니다.
삼성으로 수준급 좌완 선발투수를 보내서요?
아니요. ‘더 좋은 선수를 받아올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이죠. 그땐 제가 경험이 부족했어요. 트레이드는 그런 것 같아요. 우리 구단만 이익을 보려고 하면 결국 외톨이가 됩니다. 상대방도 ‘넥센이 잔머리로 트레이드한다’고 오해하게 되고. 사실 잔머리로 트레이드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럼 어떤 시각으로 트레이드를 하는 겁니까.
2009년부터 팀을 보면서 어디를 먼저 강화해야 할지 고민했어요. 가장 먼저 생각난 게 센터 라인이었어요. 그 가운데 중견수를 보강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포수도 걱정이었지만, 그건 1, 2년 사이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죠. 그러다 김민성을 영입하면서 유격수 강정호, 2루수 김민성 라인을 만들었어요. 센터 라인 강화 작업의 70%는 이뤘다고 봤죠. 이제 문제는 중견수였는데요. 중견수 강화 차원에서 대졸 루키 고종욱을 데려왔는데 조금은 부족한 것 같더군요.
음.
그래서 결국 꺼낸 카드가 FA 중견수 이택근 영입이었어요. 이택근을 영입하고 나니 센터 라인 강화 작업의 80%는 달성한 것 같더군요.
넥센이 발굴한 또 다른 보석. 2루수 서건창(사진=넥센) |
이제 포수가 남았는데요.
그전에 지난해 서건창이란 괴물이 나오면서 기대하지 않았던 전체 내야진 강화를 이룰 수 있었어요.
그렇지요.
사실 2루수는 김민성의 영역이었어요. 그런데 김민성의 부상 이후 서건창이 등장했는데, 저만 느낀 건지 몰라도 유격수 강정호의 수비가 더 좋아지더군요.
서건창의 등장으로 강정호의 수비가 더 좋아졌다?
아무래도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라, 서로가 편안해서 그런지 서건창과 강정호 ‘키스톤 콤비’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게 가동했어요. 그러면서 김민성이 3루로 이동할 수 있었죠. 내심 김민성의 장타율이 오르면 3루 정착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 생각했는데, 올 시즌 장타율 4할4푼1리를 기록하며 제 예감이 맞았다는 걸 증명해줬어요.
다시 포수 보강으로 돌아가지요. 올 시즌 넥센은 허도환, 박동원 두 포수가 돌아가면서 마스크를 썼습니다. 그 가운데 허도환은 “안정적 투수리드가 돋보였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허도환은 어떻게 발굴한 겁니까.
남궁 부사장님 아는 분을 통해 허도환을 알았어요. 그 아는 분이 허도환의 형을 알고 있었는데 “형제가 모두 근면 성실한다. 그중 동생이 야구선수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해줬나봐요. 테스트를 해보니까 나쁘지 않겠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나 정말 근면했어요. 그리고 가슴에서 불타는 열정 같은 게 보였어요. 허도환한테 인상 깊었던 건 체중을 8kg 감량하라고 했을 때에요.
넥센 선수들은 다이어트에 다소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웃음).
그런 편이었죠(웃음). 아, 그런데 허도환은 정말 8kg을 다 빼고 나타났어요. 그때 생각했죠. ‘이 선수는 기회를 주면 그 기회를 꼭 한 번은 부여잡겠다’고요.
2011년 박병호 트레이드야말로 ‘빌리 장석의 최고 작품’이란 말이 있습니다.
박병호를 지켜본 건 2009년부터였어요. 그때 우리 팀 1루수가 이숭용 현 KT 코치였어요. 이 코치님은 모든 면에서 훌륭한 선수였지만, 나이를 고려해 후계자를 준비할 시점이었어요. 거기다 장타율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고요. ‘어느 선수를 보강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처음엔 두산 윤석민, 민병헌, 이성열(현 넥센)에 주목했어요. 두산에 투수를 주면 세 선수 가운데 한 명은 데려올 수 있을 것 같더군요. 그런데 생각보다 진전되지 않았어요.
그때 나타난 게 LG였군요.
그렇죠. ‘딱’ 보니까 정의윤, 박병호가 눈에 띄더군요. 그중 박병호에 주목했는데요. 우리팀 스카우트분들을 통해 박병호의 성남고 시절 기록과 평가서를 ‘쭉’ 훑어봤어요.
LG 1, 2군 기록을 보는 게 더 정확했을 텐데, 어째서 고교 시절 기록을 보신 겁니까.
전 고교 때 기록이 가장 객관적이고, 정밀하다고 봐요.
이유가 있습니까.
고교 시절이야말로 선수가 가장 열심히 뛰는 때에요. 반면 대학야구는 다소 루즈하죠. 전 2군 경기는 선수 평가 시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봐요. 그래서 일단 고교 시절 자료를 보고, 박병호의 1, 2군 경기를 지켜봤어요. 선수 인성을 조사해보니까 야구장 안팎의 사생활이 무슨 백화점 복도만큼이나 깨끗하더군요. 그래 LG한테 박병호를 달라고 요청했죠.
문제는 박병호의 상대가 당시 넥센 마무리를 맡던 송신영이라는 데 있었습니다.
그해 7월 LG 성적이 숨 가쁘게 올라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불펜자원이 풍부하지 못했어요. 당시 송신영은 우리팀에서 부상으로 빠진 손승락 대신 마무리를 맡아 호투하고 있었죠. 사실 LG에서 ‘송신영을 달라’고 했을 때 내심 ‘잘 됐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요?
그해 시즌이 끝나면 송신영이 FA가 되는데 솔직히 당시 우리팀 형편으론 송신영에게 큰돈을 줄 수 없었어요. (한숨을 내쉬며) 팀을 위해 오랫동안 고생한 선수인데 보상해줄 만한 게 없다는 게 정말 미안했어요. 속으로 ‘송신영을 LG로 보내면 시즌 후 LG나 다른 팀에서 송신영을 꼭 잡을 것이고, 그러면 큰돈을 벌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어요. 송신영한테도 “미안하다. LG 가서 FA 된 다음 꼭 큰돈을 벌라”고 말해줬어요. (입술을 깨물며) 고맙다고 하더군요.
올 시즌 그 송신영이 다시 넥센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음속으로 늘 그런 생각을 잊지 않고 있었어요. 어떻게든 송신영을 반드시 다시 데려오겠다고요. 제 자신과 맺은 약속을 지킨 것뿐입니다(웃음).
4년 후 넥센의 목표 ‘매출 500억 원-운영비 500억 원’ 넥센 이장석 대표가 개막전 홈구장을 찾은 관중에게 고갤 숙여 감사를 표하는 장면(사진=넥센)
정규 시즌이 끝나기 전인 9월 23일 ‘기존 메인스폰서 넥센 타이어와 2년간 계약기간을 연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대개 재계약을 하면 기존보다 금액이 오르게 마련인데요.
약간 올랐습니다(웃음).
넥센 외에도 몇몇 기업이 메인스폰서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아는데요. 결국 메인스폰서 기업은 다시 넥센이 됐습니다.
우리팀이 5월부터 1위를 달리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넥센과 메인스폰서 재계약과 관련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발표는 9월에 했지만, 일찌감치 루머를 없애자는 차원에서 이미 그전에 매듭을 지은 상태였어요.
루머라면 어떤?
항간에 ‘넥센 타이어보다 메인스폰서비를 더 많이 주겠다는 기업이 나타났다’ ‘히어로즈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식의 루머가 있었어요.
전자의 소문은 사실 아니었습니까.
3, 4월이었을 거예요. 우리 쪽으로 연락해온 기업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쪽에서 구체적으로 고민 같은 걸 한 적은 없었어요. 혹여 넥센이 그 소문을 들으면 섭섭해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우리 역시 ‘넥센이 메인스폰서 쇼핑을 한다’는 인상을 줄까 봐 조심스러웠어요.
(고개를 끄덕이며) 넥센은 정말 감사한 스폰서에요. 넥센과 스폰서십을 체결하면서 우리 구단이 재정적으로 안정을 취하게 됐고, 올 시즌엔 가을 야구도 했습니다. 특히나 2011년 우리 팀 성적이 최악이었을 때 군말없이 올해까지 2년 계약을 해줬던 기업이 바로 넥센이었어요. 이처럼 훌륭하고 의리있는 스폰서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우리에게 행운이란 생각이에요. (강한 어조로) 네, 행운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넥센과 결별 시 구단명을 또 한 번 바꿔야 한다는 부담도 재계약 과정에서 중요한 고려대상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그렇죠. 우리가 감히 내색할 수 없는, 그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죠. 만약 넥센과의 인연이 끊어지면 구단명부터 심볼까지 모두 바꿔야할 판이었으니까요. 팬들께서도 “애네 뭐냐? 우리 히어로즈에서 넥센 히어로즈로 바뀌더니 이번엔 또 뭘로 바뀌냐?”고 불편해하실 수도 있는 일이고. 구단 대표로서 넥센과 좀더 오래 인연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서브스폰서는 많이 늘었습니까.
올해 꽤 증가한 편인데요. 올해는 메인스폰서를 제외한 일반스폰서가 67개, 기타 스폰서까지 합치면 80여 개 기업이 우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습니다. 내년엔 아마 100개로 늘어날 것 같아요.
넥센의 경우 전체 운영비에서 스폰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우리 팀 연간 운영비가 250억 원 정도에요. 매출은 230억 원 정도고. 매출 가운데 일반스폰서비 비중이 28%로 가장 높습니다. 두 번째가 티켓비, 세 번째가 KBO 분배금, 나머지가 메인스폰서비에요. 구단 경영자로서 제 목표는 일반스폰서비 비중을 30%, 티켓비 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겁니다. 그래야 매출을 400, 500억 원으로 늘릴 수 있어요.
야구계는 “중계권과 관련해 넥센이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평하는데요. 구단의 중계권 수입 증대를 위해 어떤 대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의 중계권료를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갖가지 아디이어와 대안이 있습니다만, 이 문제는 우리 구단 혼자 목소릴 내서 해결할 사안은 아닌 것 같아요. KBO(한국야구위원회) 구본능 총재님과 양해영 사무총장님이 지금껏 야구계를 잘 이끌어오신 만큼 신뢰를 바탕으로 그분들을 응원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합니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 9회 말 2아웃에서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을 친 박병호(사진=넥센) |
10개 구단 구단주 가운데 유일하게 구단 운영과 살림을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한국야구의 미래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하시는 것으로 아는데요. 어떻습니까. 대표팀이 보셨을 때 한국 프로야구가 이젠 ‘장사가 가능한’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보십니까.
제대로 장사하려면 일단 구장 인프라가 잘 갖춰져야 합니다. 그래야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요. 메이저리그만 봐도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입장료 수입이에요. 한국 프로야구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지금의 티켓값이라면 4만 내지 4만5천 석 규모의 구장이 필요해요. 주말엔 관중석이 꽉 차고, 주중에도 항시 2만 명 이상이 들어와야 합니다. 만약 티켓비를 올리는 프리미엄 작업을 한다면 3만 내지 3만5천 석 규모의 구장 정도만 돼도 장사가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프리미엄 작업’이라 하셨는데요. 다른 구단 관계자들은 ‘티켓비 현실화’라고 칭하더군요. 구단 경영자 입장에서 적당한 티켓비를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아직 한국에서 프로야구는 서민 스포츠에요. ‘일부 팬들께서 “이장석이 또 티켓비 올리려고 꼼수 쓰네” 하실지 모르지만(웃음), 최소한 내야석은 2만 원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봐요. 그래야 3만 명이 구장을 방문했을 때 장사다운 장사를 할 수 있습니다.
내야석 2만 원이면 수요자 입장에선 다소 부담을 느낄 수도 있는 금액이겠군요.
저는 우리 구단들이 모두 자립하는 시기를 ‘산업화 단계’라고 봐요. 그리고 끊임없는 재투자가 가능한 순간을 ‘중흥기’라고 봅니다. 한국 프로야구의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산업화 단계’에 접어들려면 10개 구단 공히 한 해 예산이 600 내지 700억 원이 돼야 합니다. 매출도 700억 원 이상이 되어야 하고요. 우리 구단은 ‘500(예산)-500(매출)억 원’을 목표로 하는데요. 만약 7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려면 최소 300억 원은 티켓비로 벌어들여야 합니다.
‘최고 인기구단’ LG의 지난해 입장수익이 127억 원이었음을 상기하면 무리일 수도 있는 목표에요. 하지만, 티켓값이 현실화하고, 관중이 증가한다면 LG 같은 인기구단의 입장수익 300억 원 돌파도 꿈은 아닐 겁니다.
미국, 일본만 해도 입장수익 다음으로 많은 게 상품판매 수익인데요. 우리 구단들은 상품판매 수익 비중이 무척 낮은 듯합니다.
모든 구단이 노력은 하는데 소기의 성과를 거두진 못하고 있어요. 물론 롯데는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롯데는 계열사로 백화점이 있다 보니까 구단은 훌륭한 상품판매처를, 백화점은 고객을 불러모으는 콘텐츠 확보라는 시너지 효과를 누리는 것 같아요. 물론 롯데 구단의 마케팅 실력이 뛰어난 면도 있죠. 어쨌거나 상품판매 역시 상품을 진열해 팔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구비한 번듯한 구장 신설이 선행돼야 수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화성 히어로즈’ 출범으로 새로운 2군 생태계 창출에 일조하겠다. 화성시 채인석 시장(사진 왼쪽부터)과 MOU 체결서를 들고 있는 이장석 대표(사진=넥센)
9월 26일 경기도 화성시청에서 대표님과 화성시 채인석 시장이 손을 맞잡고 ‘화성 히어로즈 탄생’을 결의했습니다. 이날 두 분은 “넥센과 화성시가 공동 투자해 넥센 2군 훈련장을 화성에 짓기로 했다”며 “내년 시즌부터 넥센 2군 팀명을 화성시의 이름을 따 ’화성 히어로즈‘로 명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지역명을 팀명으로 명명하긴 1, 2군 통틀어 ‘화성 히어로즈’가 최초였는데요. 그래선지 야구계의 반응이 뜨거웠던 게 사실입니다.
2010년부터 여러 지자체와 만나 2군 훈련장 유치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개중엔 상당히 진척된 내용도 있었어요. 지난해 충청권 지역의 모 대학과는 합의까지 봤다가 몇 가지 난제 때문에 ‘없던 일’이 되기도 했죠. 경기도 연천과도 이야기를 잘 나눴는데 갑자기 야구장 건설이 중단되면서 역시 ‘없던 일’이 됐어요. 그러던 지난 2월. 화성시와 접촉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화성시와는 처음부터 이야기가 잘 된 것 같군요.
채인석 화성시장님은 정말 열정적인 분이세요. 깜짝 놀랄 만큼 야구도 좋아하시고요. 그래서 이야기를 쉽게 풀 수 있었습니다. (미소를 머금으며) 주변에서 ‘화성’ 이미지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을 하던데요. 예전에 끔찍한 사건이 있었잖아요. 저도 그게 마음에 걸렸는데 <네이버>를 통해 화성을 꼼꼼하게 검색해보니까 그런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도시였어요. 참 역동적이고, 면적이 어마어마하게 넓은 지자체더군요(웃음).
채 시장님 말씀이 나와 생각이 나는데요. 그분 꿈이 돔구장 건설이라고 들었습니다. 수원시장님도 그렇고, 화성시장님도 그렇고 수원 인근 시장님들은 야구사랑이 정말 대단한 분들 같습니다.
화성 2군 훈련장 때문에 채 시장님을 여러 번 뵙는데요. 그때마다 “이 대표님. 이참에 넥센 1군도 화성으로 옮기시지요”하고 말씀하셔서 하마터면 설득당할 뻔했습니다(웃음).
다른 구단 2군 훈련장 보면 꽤 많은 돈이 들던데요. 일부에선 그 때문에 “넥센이 과연 그 많은 공사비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숙소와 구장 일부는 우리 구단이 지을 예정입니다. 우리 구단과 화성시가 합심하면 무리없이 좋은 2군 훈련장을 지을 것 같고요. 꽤 많은 예산이 들 것 같진 않지만, (강한 어조로) 이 정도 투자도 하지 않는다면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자격이 없겠죠.
화성 히어로즈, 언뜻 드는 생각입니다만, 여느 2군과는 달리 운영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럴 겁니다. 화성 히어로즈는 기존 2군과는 다른 운영방식을 취할 겁니다. 단순히 경기만 치르는 게 아니라 지역의 축제와 생활 속 야구가 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칠 계획입니다. 지역방송사가 화성 히어로즈 경기를 중계할 수도 있을 거예요. 화성지역 팬서비스 강화를 위해 구단 직원도 새로 뽑고 있어요. 2011년부터 KBO가 2군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는데요. 이제 우리 구단들도 그런 노력에 부응할 차례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2011년까지만 해도 넥센을 바라보는 다른 구단 수뇌부의 시선이 뭐랄까요. 대기업 구단을 바라보는 시선과는 조금 다르다고 할까요. 다소 껄끄러워한다는 느낌을 받곤 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부턴 넥센을 엄연한 동료 구단으로 바라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삼성 김인 사장 같으신 분은 “대기업 구단들도 넥센같은 자립형 구단으로 가야한다”고 말씀하시던데요. 대표께서도 동료 구단들의 시선 변화를 느끼시지 않을까 봅니다.
삼성 김인 사장님은 존경받는 유명 경영인 출신이세요. 인품도 훌륭하시고요. 우리 구단을 잘 봐주셔서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화 정승진 사장님도 훌륭하신 분이시고, 늘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고 계세요. 두산 김승영 사장님은 야구단 경력이 풍부하신 베테랑 CEO셔서 늘 제가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LG, SK, KIA, 롯데 사장님께도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여기다 NC, KT 사장님들도 멋진 분들이라 늘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좋게 봐주시는 만큼 더 정신을 차려야 할 것 같아요.
넥센 ‘영원한 보통사람들의 팀으로 남을 것’ 넥센은 보통사람들의 구단을 지향한다. 그래선지 창단 때부터 일반인 시구자가 많다(사진=넥센)
2008년 현대를 인수하고 대표께서 내세웠던 슬로건이 있습니다. 바로 ‘보통사람들의 구단을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전히 그 슬로건은 유효합니까.
(한동안 생각하다가) 넥센이 티켓비를 올리는 거 보면 보통사람들의 구단과는 반대로 간다고 볼 수도 있을 거예요(웃음). 팬들께 늘 죄송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이해를 바라고 싶은 게 있다면 우리 구단의 티켓값 인상은 ‘지난해 흑자가 20% 났는데 올해 30% 흑자를 내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자 폭을 줄여 구단을 항구적으로 운영하고, 선수단에 투자를 늘리려고 부득이 그렇게 하는 것뿐입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흑자를 내면서도 꾸준히 티켓값을 올리지만, 우린 정말 그렇지 않아요. 넥센이 자립하는 순간이 온다면 더는 티켓값이 올리지 않을 겁니다. 그땐 새로운 수익처를 발굴하겠죠. (고개를 숙이며) 지금은 우리 구장을 찾아와주시는 분들께 용서를 구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고갤 들며) 죄송합니다. 이야기가 조금 다른 쪽으로 갔네요.
아닙니다. 계속 말씀해주시지요.
보통사람들의 구단, 네 계속 지향하고 있어요. 많은 분이 넥센의 시구가 참신하고, 감동적이라고 하시는데요. 사실 우리 구단 시구자들을 보면 일반인이 많지 연예인분들은 많지 않아요.
저도 항상 느끼는 부분입니다.
우리 팀 연예인 시구를 잘 보시면 일정한 기조가 있어요. 눈치채셨겠지만, 초대형 걸그룹은 오지 않습니다. 그분들은 잠실구장 시구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니까요. 우리도 그런 분들보다는 아직 유명하지 않은, 그러나 몇 년 후엔 성공할 것 같은 그룹을 초청하는 걸 좋아합니다. 지금은 유명 아이돌 그룹이 됐지만, 3년 전 인피니트를 목동구장에 초청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어요. 지금은 인피니트가 삼성 광고 후원을 받을 만큼 큰 그룹이 됐지만(웃음). 크레용팝 역시 지난해 무명일 때 우리 구단에서 초청했었어요. 다행히 올해 대박이 났죠. 그분들께 참 고마운 게 지난해 초청해줘서 고맙다고 올해 목동구장 클리닝타임 때 공연을 해주셨어요.
네.
(뭔가 생각난 듯) 아, 여기서 분명하게 밝힐 게 있습니다. ‘넥센은 걸그룹 초청 시 돈을 받는다’라는 루머가 있는 모양인데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되레 우리 쪽에서 격려금이나 부모님께 드리라고 상품권을 드리고 있어요(웃음). 절대 돈 받고 시구자를 선정하지 않는다는 거, 꼭 알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웃음)
6년 전 그는 '프로야구의 공적'이었다. 하지만, 6년 후. 그는 가면을 벗었고, 사람들은 그에게 '진짜 구단주'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제 그는 프로야구의 혁명가로 우뚝 섰다.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그는 '빌리 장석'을 넘어 '이장석'이라는 이름으로 야구계의 새로운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
올 시즌 보면 넥센의 시구자 선정을 참고했는지 KIA, SK 등 여러 구단에서 일반인 시구자의 비율을 크게 높였더군요.
우리를 참고했다기보다 KIA·SK는 마케팅을 열심히 하는 구단들이라, 아마 그분들 나름대로의 기조에 따라 시구자를 선정하셨을 것 같아요. 네, 지금도 우리팀은 일반인 시구자가 많아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감동 시구’가 많았죠. 그런데 감동 시구가 많아지니까 일부 팬들이 “즐기러 야구장에 왔는데 경기 전부터 너무 분위기가 엄숙하다”고 하셔서 감동 시구는 한달에 한 번으로 줄였습니다(웃음). 대신 초교생 시구를 많이 늘렸어요. 누군가에겐 공 한 번 던지는 게 ‘프로필’일 수 있지만, 아이들에겐 일생일대의 추억이 될 수 있으니까요.
내년시즌엔 지금보다 일반 야구팬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이에요. 보통사람들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프런트와 팬의 거리감이 좁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넥센 마케팅 직원분들이 얼마나 열심히 뛰어다니는 분들인지 잘 알고 있기에 꼭 그런 계획이 실현될 것으로 믿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올 시즌 FA 시장에 다시 한번 넥센이 뛰어들 수 있을까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돈이 없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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