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다가왔다. 예고 없이 내리는 비는 달림이들에게는 불청객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중주를 즐기는 달림이들도 의외로 많이 있다. 장마철 달리기에 필요한 내용들을 알아봤다.
“올해 장마는 6월 19∼20일부터 시작돼, 1개월 가량 계속된 뒤 7월 중순부터 장마전선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장마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망됐다. 장마 기간 중 6∼7개의 태풍이 발생하고, 그 중 하나 정도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다.
달림이의 불청객, 비 장마철이 다가왔다. 예고 없이 내리는 비는 달림이들에게는 불청객일 수밖에 없다. 연습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엘리트 선수들도 비가 오면 야외 훈련 대신 실내 체력 훈련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 오는 날의 달리기, 우중주(雨中走)를 즐기는 특별한(?) 달림이들도 의외로 많다. 일부러 비 오는 날을 골라 달리기를 하러 나가는 경우도 있다.
“비를 맞으면서 달리면 더위도 잊을 수 있고, 기분도 상쾌해지기 때문”이라는 것. 장대비가 쏟아진다면 모르지만 조금씩 뿌리는 빗줄기 속에서 달리는 것도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가벼운 우중주는 일상적인 훈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비 오는 날은 평상시와 모든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달리기를 할 때도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몇 가지 있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달림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는다. 자외선이란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날에만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 오는 날 자외선을 무시했다가는 큰코다친다. 피부가 새카맣게 타는 것은 물론 오래 노출되면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외선은 A(UVA)와 B(UVB), C(UVC) 세 가지가 있다. 이 중 피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외선 A와 B다. 특히 자외선 A는 흐린 날이나 실내에서도 나오기 때문에 밖에서 장시간 달리기를 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 중 A를 차단하는 것에는 UVA, B를 차단하는 것에는 UVB 그리고 A와 B를 모두 차단하는 것에는 UVA+UVB라고 표시되어 있다. UVA의 경우 차단 지수인 PA에 + 기호가 많이 붙을수록, UVB의 경우 SP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 시간이 길다.
비 오는 날은 어둡고 식별이 안 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밝은 색 옷을 입고 나가는 것이 좋다. 또 기상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므로 코스를 멀리 잡지 말고 가까운 코스를 순환하면서 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더라도 운동을 빨리 끝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 면 소재 피해야 비 오는 날 훈련이야 하루쯤 쉬면 되지만 대회 날 비가 오면 당황스럽다. 오랫동안 준비해 왔는데 비가 온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안경 착용자라면 콘택트렌즈를 준비하고, 렌즈가 없다면 모자를 쓰는 것을 잊지 말자. 햇빛 피할 일이 없다고 모자를 쓰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빗방울로부터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모자가 필수다. 머리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면 제품은 피해야 한다. 모자나 유니폼은 물론 양말도 물이 잘 마르는 기능성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면 소재 옷이나 양말은 물을 머금기 때문에 솜을 싣고 물에 빠진 당나귀 꼴이 되기 쉽다.
비가 내리는 주로를 오래 달리다 보면 평소보다 발에 물집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물집이 잘 생기는 달림이라면 발가락 양말도 고려해 보자. 단, 면 소재로 된 무좀 방지용 양말은 절대 피해야 한다.
비 오는 날을 위한 러닝화가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물을 머금지 않고 통기성이 좋은 신발이 유리하다. 물이 잘 들어오는 신발이 잘 빠지기도 하므로 통기성이 좋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피부에 쓸림이 많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윤활제를 골고루 발라준다. 물에 쉽게 씻겨 내려가므로 평소보다 양을 많이 발라주는 것이 좋다.
쓸림이 생기지 않는 부위라도 바셀린을 충분히 발라주면 좋다. 몸에 코팅을 한 것처럼 물방울 이 몸에 직접 닿지 않고 흘러내리기 때문에 비로 인한 컨디션 저하를 방지할 수 있다.
대회 중 물웅덩이를 만났을 때 대처도 중요하다. 간혹 코스 후반부에 나타난 물웅덩이를 보고 건너뛰려고 갑자기 보폭을 넓히다가 쥐가 나서 쓰러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레이스 도중 웅덩이를 만나면 속도와 보폭을 줄여서 피해가는 것이 좋다.
비 오는 날 대회에 나가면 젖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달리기 전에 미리 젖을 필요는 없다. 출발 준비를 하는 동안 비닐봉지로 신발을 감싸 놓거나, 신발을 한 켤레 더 준비해서 출발 직전에 갈아 신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또 겨울철에 사용하는 대형 비닐봉지를 쓰고 비를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비를 계속 맞다보면 오히려 수분 섭취에 소홀할 수 있다. 비 오는 날에는 체력 소모가 많으므로 중간중간 음식물이나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주어야 한다.
헤어 드라이어로 신발 말리면 안돼 골인점에 들어온 직후에도 비를 맞고 그대로 잊지 말고 빨리 몸을 닦고 말려야 한다. 장시간 비에 노출됐을 경우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 올 때 달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후 관리다. 러너스클럽의 정민호 팀장은 “훈련이나 대회를 마치고 난 뒤엔 자외선이나 숯을 이용한 건조기를 통해 신발을 말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발 속의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신문지를 넣어서 말려주는 것도 좋다.
장마철을 대비하기 위해 여분의 러닝화를 장만하는 것도 좋다. 시간이 없다고 헤어 드라이어를 이용, 고온으로 신발을 말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신발에 사용된 접착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신발이 틀어지거나 손상될 수 있다.
비 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좋은 대안이 있다. 한때 1일 이용이 가능한 유산소 달림방이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에 많이 사라졌다. 평소 집 근처에 1회용 운동 시설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 두면 장마철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장마철에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찾는 달림이들도 많다. 요즘 대형 찜질방에는 웬만한 헬스클럽 못지않은 헬스 기기들을 갖추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찜질방에서 트레드밀을 이용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운동 후 바로 고온의 사우나나 찜찔방에 들어가면 안 된다. 운동으로 인해 몸에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간 상태이므로 바로 찜질방에 들어가면 탈수 현상이 발생, 심할 경우 졸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운동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수분을 보충한 후 사우나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