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지송 과 벤취
몇 해 전 겨울 산 행중 우연히 만났던 연리지송을 오늘 다시 만났습니다. 그때비하여 별 변 더 큰 것 같지는 안아보였습니다. 아들 딸 낳아 잘 키워 제집 다 찾아주었으니 이제는 건강관리나 해가며 지내야 할 아내는 제 못남 탓에 직장 줄을 아직도 놓지 못하고 있어 늘 바쁜 일상이랍니다. 그런대도 잘 해주지도 못하면서 가끔씩 성깔을 부리니 내가 죽일 놈입니다. 건강에 신경을 써야할 나이라 행사가 없는 주말에는 주로 산행을 합니다. 그것도 이런 저런 일로 한 주일을 빠트리면 보름 만에야 할 수 있어 되도록 빼먹지 않으려 합니다만 그리 쉽지는 안은 것 같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한 달 전 찾아뵙을 때만해도 건강하시던 이모부님 장례를 치렀고 또 3월11일에는 뭇 중생들의 정신적 지주이시던 법정스님의 입적소식과 다비식을 TV를 통해 접하면서 인생무상을 다시 느끼게 한 한주기도 했습니다. 창피하지만 철들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눈물을 흘린 한 주기였기 도합니다.
어느 동행자의 뒷 모습
어제(2010.3.14)는 모 수석회 전시회가 있기도 했었지만 아내와 산행을 했습니다. 전 같으면 참석치 못하면 좀 찝찝한 마음이 들곤 했으나 그 간 수석과 함께 마음 담았던 모임을 떠나고 나니 홀가분한 마음입니다.
성남에서 광주목현리를 넘는 이배재에서 시작하여 갈마치고개(갈마터널)를 지나 도촌동 모리산기도원으로 내려 여수동에 있는 느티울 에서 시원한 김치찌개백반으로 점심을 먹고 마침 모란장날이라 장 구경을 하고 오후4시쯤에서야 집에 왔습니다. 무난한 코스지만 꽤 먼 거리로 운동량이 제법 많아선지 아내는 다리가 무겁다 합니다. 사실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연 리 지 松
연리지송은 갈마치고개 능선 남한산성 쪽 약 300여m 등산로 변에 있으며. 한 4년쯤 보았을 때만해도 초라하고 허술하게 보호 관리되던 것이 목재보호막 울타리와 안내현판. 연인이 함께 약속을 다지며 사진도 찍을 수 있게 긴 의자도 설치돼있어 보기가 참 좋았습니다. 아내와 함께 사진을 한 컷 찍고는 싶었지만 지나는 산객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느 티 울
어제 점심을 먹은 느티울은 참나무 장작구이 오리. 돼지고기. 바비큐 전문점으로 이 달 마지막 주일(2010.3.28)에 어머님생신을 위한 파티장소로 예약을 해놓은 곳이기도 합니다. 평소에도 많은 손님이 즐겨 찾는 곳으로 주말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입니다. 사실 어머니 생신날이 저와는 며칠 차이로 이번에 겸하기로 했습니다.
지난주는 한 주내내 무거운 마음으로 나에 참살이가 무엇인지 돌아보고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법정스님께서는 입적 전날 밤 "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해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셨다 합니다.
산행 내내 머리에서 지워져 지지 않는 그간의 나에 뭇 허물들로
번뇌하며 산 들 머리를 훌치며 옷 깃 속으로 파고드는 싸한 바람에게
나는 누구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묻곤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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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는 어제 서울에서 손님이 와 남한산성 한 바퀴 돌고 왔어요. 녹야도 산행을 할 거라는 생각을 했죠. 내일이라도 연리지松 있는 곳을 함 가보고 싶소. 동행할 수 있을까여?
얼마나 오랜 세월을 그리워하면 저리 몸과 마음이 하나로 될 수 있을까!
아기자기한 산세가 좋은 곳이군요!
사진과 음악이 잘 매치되는군요! 음악도 좋구여!
부부도 눈에 보이지 않는 연리지송입니다.
강제로 떼어내면 제 명대로 살기 어렵지요. 행복하세요.
참사랑의 상징 연리지송을 둘러보며 산행을 즐기는 녹야 님 부부의 금슬이 부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