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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초, 채소 시세는 지난 추석보다 전반적으로 20% 가량 올랐다. 차례 음식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이마에 주름이 늘지 않을까 걱정이다. 유통업체의 야채 담당 바이어들은 설 시즌을 맞아 좋은 상품을 많이 확보하려고 1월 내내 전국 야채산지를 뛰어다니고 있다.
요즘 나오는 채소는 대부분 지난해 10월쯤에 파종된 것들. 작년 11월부터 불어닥친 한파(寒波)로 생육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다. 특히 설 차례상에 오르는 시금치를 비롯해 쪽파·양파 가격이 지난 추석보다 30% 이상 폭등, 설을 앞두고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도라지·고사리·배추·무·호박 등도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시금치는 주요 출하 지역인 경북 포항, 경남 남해, 전남 진도, 전남 비금 등 남부지방에서 올해 잦은 눈과 한파로 인해 출하 물량이 적고 상품성도 매우 떨어진다. 좋은 시금치를 고를 때는 뿌리 색이 짙은 빨간색을 띠고, 잎은 녹색에 윤기가 나고 면적이 넓은 것이 좋다.
도라지나 고사리는 산지(産地) 가격이 지난 추석보다 10~20% 가량 올랐다. 중국산이나 북한산을 국내산으로 속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산과 중국산은 2~4배씩 가격 차이가 난다. 도라지의 경우, 국내산은 대부분 2~3년근이기 때문에 중국산보다 가늘고 짧으며 잔뿌리가 비교적 많이 붙어 있다. 국내산은 신선하고 겉에 흙이 비교적 많이 묻은 것이 특징. 고사리의 경우, 국내산은 줄기가 짧고 가늘며 줄기 윗부분에 잎이 많이 붙어 있다. 국내산 고사리는 연한 갈색으로 털이 적고, 물에 담그면 빨리 부풀어 옅은 검은색을 띤다. 수입 고사리의 경우, 줄기가 굵고 잎이 적으며 향기가 약하고 진한 갈색을 띤다.
양파는 날씨로 인해 비축 물량의 20~40%가 부패, 지난해보다 가격이 30% 이상 상승했다. 쪽파도 지난 김장 시즌 40% 이상 값이 오른 이후 가격이 내릴 낌새를 보이지 않고 있다.
채소류 중 유일하게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품목은 버섯류. 특히 느타리 버섯은 전년대비 20%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국내 버섯 소비량이 늘어나자 버섯 재배 농가도 덩달아 늘어나는 바람에 나타난 현상이다.
(김상준 롯데마트 야채담당 바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