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항령 ~ 빼재(신풍령) <제37구간>
1. 산행 정보
1) 일 시 : 2012. 09. 02. (일) 06:40 ~ 15:05(날씨 : 흐림)
2) 주요산 : 삼봉산(1254) / 초점산(삼도봉 1249) / 대덕산(1290)
3) 소재지 : 전북 무주군 무풍면 및 경남 거창군 고제면, 경북 김천시 대덕면
들머리 : 경남 거창군 고제면 개명리 2051-14
날머리 : 전북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 산 130-3
4) 코 스 : 빼재 - 삼봉산 – 소사고개 – 초점산 - 대덕산 – 덕산재 - 부항령

2. 빼재 ~ 부항령 (도상 : 20.7km) - 북진
빼재 – 4.5km - 삼봉산 – 2.9km - 소사재 – 3.2km – 초점산 – 1.4km – 대덕산 – 3.5km – 덕산재 – 5.2km – 부항령
빼재(890)에서 삼봉산(1254)까지 완만하게 상승이라 산행에 무리가 없다. 호절골재(금봉암가는 삼거리)를 지나면 바로 삼봉산이다. 이 삼봉산은 아리랑(조정래)의 한 주인공 삼봉이의 출생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삼봉산에서 고도 600m를 3km 거리에서 급하게 내려서면 소사고개이다. 안전의 유의해야 한다.
소사고개에서 고도 600m를 3km거리에서 오르면 초점산(삼도봉)이다. 초점산은 경북․경남․전북의 경계이다. 초점산에서 고도 150m를 내리고 오르면 대덕산이다.
대덕산에서 급강하하며 어름약수와 어름폭포에서 식수를 공급받아 덕산재로 내려선다. 덕산재(644)에서 150m 정도 올라가서 산의 리듬을 타고 가다보면 부항령이다.

3. 산행의 흐름과 메아리
1) 들머리에서
아침을 깨우는 공기가 찹찹하고 상쾌하다. 삶의 리듬을 싱그럽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에서 기분을 살려내며 생명력을 발동시킨다. 사는 것이 다 그렇고 그런 것이라고 주저앉으면 무료함의 연속인 것을, 백두대간 산행에 동참하여 삶의 맛을 살려내니 향기가 나며 웃음꽃이 피어난다.

2) 빼재 – 삼봉산 – 소사고개 (06:40 ~ 09:45)
빼재에서 거창의 백두대간 안내판을 보며 오늘의 20km 행로를 추적한다. 삼봉산에서 대덕산구간이 부담되어 어제 소사고개까지 산행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힘이 없어 안 되겠다며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여 오늘 아침에 다시 행로를 살피니 부담스럽다. 그래도 가야할 길.

능선으로 접근할 때부터 고목이 쓰러져서 길을 막는다. 태풍이 상당히 강했구나. 혼란한 환경에서도 버섯들이 예쁘장하게 야생화를 대신하여 피어나 백두대간이 한결 부드럽다. 시간에 따라 자리를 교체하는 자연의 섭리가 진리임에도 인간은 시간의 흐름을 정지시키려고 순리를 거스른다. 물 흐르듯이 순리를 따르면 평온한 세상이 이어질텐데, 인간의 욕심으로 순리가 어긋나니 사회는 악의 수렁으로 빠져든다.
뿌리가 뽑힌 나무들이 계속 이어진다. 위치 선정 잘못으로 바람을 많이 맞아서 쓰러진 나무, 몸집보다 머리가 커서 쓰러진 나무, 뿌리를 옆으로 뻗어서 쓰러진 나무. 그래 사람도 장소와 위치에 따라서 삶의 좌표가 달라지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실패와 성공이 결정되는 것이다. 운명론에 기대어 서서 자연에 사는 생명들을 유심히 바라보며 운명론을 벗어날 진리를 찾아 삼봉산으로 이어간다.

호절골재(금봉암가는 갈림길)를 지나니 삼봉산능선이고, 금봉(암봉)이 전설이 서려 있을 것 같은 자태로 우뚝 솟았다. 암봉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네. 능선에서 뒤돌아보니 구름이 산허리를 감는다. 손오공이 타고 다녔을 구름 위로 뛰어올라볼까? 구름이 그려내는 산수화에서 흘린 땀방울을 보상받으며 삼봉산에 이른다.

삼봉산 정상부근은 암봉이고 구름에 가려서 속세와 교신을 할 수 없다. 암봉을 타고 내려가는데 선녀가 동아줄을 내려주고 안전장치도 설치해주어서 급경사를 미끄럼 타듯이 내려간다. 골짜기 속의 과수원과 채소밭에는 가을이 영글어간다. 채소밭 가장자리를 따라 내려가다가 중간쯤에서 좌측으로 백두대간이 이어진다. 이어서 소사고개이다.

3) 소사고개 - 초점봉 - 대덕산 – 얼음약수,폭포 – 덕산재 – 부항령 (09:45 ~ 15:05)
먹음직스럽게 주렁주렁 열린 사과에서 새우깡 선전 생각이 난다. 계속 이어지는 과수원과 채소밭으로 독도법에 주의하며 대덕산등산로 팻말을 만나 숨을 돌린다.

가파른 경사에 토사유출을 막고자 설치한 계단이 왜 그렇게 높은지? 계단이 삶의 고통이요, 번뇌를 내려놓는 이정표다. 계단을 이탈하여 흙을 밟으며 평온을 찾기도 한다. 계단, 뜻은 좋으나 사용자가 불편함을 느끼니 아니한 것보다 못하다.
밀려오는 허기에 허리를 숙이며 초점산(삼도봉:경남‧북,전북의 경계)에 이르니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먹을 것을 허겁지겁 입에 털어 넣는다. 배낭을 털다시피 털어내며 배를 채우니 겨우 세상이 환하게 밝아온다. 안내판의 대덕산 ‘온배미마을’은 구름으로 보이지 않고, 지나온 삼봉산도.. 그래도 배가 부르니 살 것 같다.

잡목과 초원의 능선을 따라서 흘러간다. 구름도 미안한지 살짝살짝 마을과 초점산을 보여주며 재롱을 떤다. 그래 오늘의 적이 내일의 아군이고 오늘의 아군이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다. 적과 아군을 구별하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백두대간에도 아군과 적군이 있어도 상대를 해롭게 하지 않으면 우리를 즐겁게 맞이하니 복 받은 것이다.

오늘의 최고봉 대덕산. 시원하고 넓은 헬기장. 대덕산의 유래. 우리나라 어느 한곳 성한 곳이 없구나. 무수한 짓밟힘, 그리고 그것을 막아낸 영웅은 세월의 흐름으로 초라해지니 미래에는 영웅이 탄생이나 할까? 굴욕적인 독도외교, 통탄할 노릇이다. 독도만을 놓고 떠들지 말고 우리의 땅 대마도, 그리고 후쿠오카(홍길동)를 우리 땅이라고 왜 당당하게 주장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내 팔만 걸고 줄다리기를 하면 나만 손해지 또라이들... 상대편의 팔을 끄집어 내놓고 줄 달리기를 해야 최소한 본전이라도 하지.

굴욕외교로 끌어 오르는 한을 급경사로 달래고, 얼음약수로 응어리진 속을 푼다. 우리나라 사람의 가슴이 어름폭포처럼 맑고 깨끗해서 당하기만 하니 서글프다. 물 한 컵으로 세상의 근심걱정을 씻어내며, 맑고 깨끗이 살아가도 주권은 제대로 챙기자며 덕산재에 이른다.

덕산재에서 음식물을 보충하여 부항령으로 달린다. 약5.2km이면 2시간 거리다. 태풍이 만든 융단 길을 따라서 숲을 헤쳐 가니 부항령이다.


4) 날머리에서
부항령에서 무주로 달려가 목욕재개하고 먹는 쏘가리 매운탕과 튀김이 살아가는 이유를 설명한다. 상주 화령재에서 복성이재까지 완전히 이었으니 이제 지리산, 속리산과 소백산 등 중부지역, 강원도 일부구간이 남았구나. 세월과 지원조가 백두를 잇는구나.

4. 문화유적과 전설
1) 대덕산(德裕山)
대덕산은 전북 무주군, 경남 거창군, 경북 김천시 등에 걸쳐 있는 영산이다. 북쪽으로 삼도봉 동쪽으로 수도산, 서쪽으로 덕유산 남쪽으로 삼종산이 자리하며, 옛 이름은 다락산(多樂山), 다악산(多惡山)으로 불렸다. 선조 31년(1598) 정유재란 때 전라병사 이광익이 왜적을 물리쳤고, 영조 4년(1728) 이인좌 난 때는 이 고장의 의병들이 반란군을 물리쳐 국난이 있을 때 마다 고장을 지켜주었던 명산이다. 명종 대의 예언가 남사고는 무풍(茂豊)을 무릉도원 십승지라고 하였는데 예로부터 복지의 땅으로 선망 받고 축복을 내린 땅이라 하여 국난이나 천재지변이 생길 때마다 이주해 온 사람들이 많았다.
대덕산의 발원하여 서쪽 계곡으로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은 금강의 최상류 발원지이다. 또한 해발980m지점 동쪽 방아골 암벽에서 떨어지는 어름폭포의 물은 낙동강의 발원지가 된다. 북쪽 산 정상 부분의 약수터는 탄산과 유황성분으로 맛이 있고 이가 시릴 정도이며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마르지 않는 신비의 약수터이다.

2) 덕산재
정감록에 삼재를 피할 수 있는 십승지의 하나로 무주군 무풍면이 속한다. 전북 무주군 무풍면 금평리와 김천시 대덕면 덕산리의 도(道)경계가 만나는 고개이다.
고개마루에서 가야산 줄기와 북으로 백두대간 삼도봉산줄기 및 민주지산줄기를 조망할 수 있으며, 무주로 들어서면 신라와 백제의 국경선 나제통문이 있다.

3) 부항령
부항령은 백두대간 고개 중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최북단 고개이다. 고개의 동쪽 마을 이 풍수지리상 ‘가마솥같이 생겼다.’하여 가매실 또는 가목이라고 불리었다. 마을 이름을 한자로 바꾸면서 부항(釜項)이 되었으며, 재도 부항령이 되었다고 한다. 삼국시대 때 무풍지역이 신라에 속할 때 이를 잇는 덕산재, 소사고개와 더불어 주요 교통로였다. 부항령 아래에는 삼도봉터널이 개통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