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춘삼월은 그냥 그렇게 간다, 풀꽃처럼 빈 하루를 위하여 또 다른 하루를 비워두고 목마른 강, 목마른 하늘, 엎질러진 기다림이 불을 지폈고 무엇이든 취해야만 보이는 내 앉은뱅이 처절한 꿈, 처음도 끝도 아닌 그쯤에서 어지러움을 앓는다. 시간을 깎아 기억을 만들고 예고되지 않는 내일이 무겁다. 내 것이라고는 죽어 다시 사는 산과 들, 강 그리고 이름을 갖지 못할 들풀뿐이다. 함께 흐트러진 어제의 바람은 이제 바람이 아니다. . 출렁이는 오늘을 벗고 세월의 기다란 목에 같은 시절을 또 얹고 늘 춥기만 한 춘삼월은 간다...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에서
가을 낚시여행 (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 편 )
(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를 찾아서.....)
▲ 유난하게도 춥고 길었던 지난겨울, 결코 겨울은 끝나지 않고 봄은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어느새 3월이 되었다.
어느 곳보다 해빙이 되고 그 뒤를 따라서 겨우내 물 낚시에 굶주렸던 낚시꾼들에게 새봄의 선물인 붕어의 예쁜 입질을 보여주는 예당저수지를 찾았습니다.
▲ 2월의 끝자락까지도 20cm 정도의 두꺼운 얼음이 그대로 남아 있어 한참이나 기다려야 물 낚시가 가능하리라 생각했었지만, 하룻밤의 봄비와 따스한 봄빛에 300여만 평의 예당지가 부분적으로 해빙되어 물 낚시가 가능하다는 정보를 듣고 주말을 이용하여 꿈에 그리던 물 낚시를 하기 위해 찾아간 예당저수지.
▲ 저수지의 수위는 거의 만수위에 있었고 부분적으로 해빙된 예당 특유의 수몰나무 낚시 포인트가 안개 사이로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꾼의 마음은 주체할 수 없는 설레임이...^^.
▲ 양지바른 들에는 어느새 아름다운 봄꽃이 수줍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 상류는 아직도 동토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낚시꾼도 하나도 없는, 마치 동토의 시베리아를 보는 듯한 느낌만이 있었습니다.
▲ 상류와 중류는 해빙이 되지 않은 상태이고 중하류는 해빙이 거의 된 모습, 하지만 오늘 내리는 봄비에 곧 저수지 전체가 해빙될 것 같습니다.
▲ 해빙기의 얼음이라 얼음 위로 가기는 너무 위험한 상황, 3월인데도 저곳은 겨울의 모습을 하고 있다니..
▲ 하지만 따스한 얼음 아래 세상은 붕어의 산란 시기를 앞당겨 놓은 것 같다는 현지꾼의 말씀처럼 곧 메가톤급의 붕어 입질과 조황이 겨우내 궁핍했던 꾼들의 마음을 녹여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노란 봄의 색깔 배경으로 얼음이 녹으면서 재미있는 모습을 만들고 있습니다.
▲ 해빙이 된 중 하류는 이제 본격적인 시즌이 열린다고 합니다.
▲ 해오라기도 낚시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 겨울의 잔재
▲ 외길을 따라 겨울을 지나 봄의 낚시터로 가고 있는 기분이 들게 하는 저수지의 풍경 또한 이채롭네요.
▲ 만수위고 해빙이 완전하게 되지 않아 동산교 부근과 대회장 인근에는 단 한 분의 낚시꾼도 없는 상태 .
▲ 매년 이시기이면 예당저수지는 만수위를 유지한 채 수위 변동이 별로 없이 모내기 철까지 가기 때문에 낚시 여건이 좋아집니다.
▲ 서울에서 출발하여 2시간이 채 안걸려 예당 저수지 중 하류에 위치한 진수좌대 낚시터를 찾았습니다.
▲ 관리실 앞까지 수위가 올라와 있는 상황.
▲ 보이는 곳마다 전부 낚시 포인트로 보일 정도로 예당의 초봄은 붕어 카니발 전야제 정도의 분위기입니다.
▲ 초봄 진수낚시터의 포인트는 대물 붕어가 잘 낚이는 곳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 분위기 하나만으로도 꾼들을 설레이게 할 충분한 조건을 갖춘 예당저수지의 멋진 풍경들.
▲ 이번 주말에는 낚시 가방 메고 예당저수지로 가지 않으시면 후회할 듯
▲ 강원도로 줄곧 낚시를 다니느라 잡고기 내지는 꽝 신세를 면치 못하다 이런 좋은 환경에 오니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 언제 보아도 친숙한 풍경들.....^^* .
▲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포인트와 풍경들이 있기에 많은 조사님들이 오늘도 이곳을 찾는 게 아닌가 하네요...^^* .
▲ 내림 낚시를 하시는 꾼의 모습도 보입니다.
▲ 동행한 낚시사랑 야전팀의 베스트님이 낚시 준비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 얼마 만인지 물 낚시의 찌를 보는 기억이 가물가물 할 정도입니다.
▲ 비교적 짧은 낚싯대를 사용하여 수몰나무 부근으로 채비를 넣으면 지루하지 않을 정도의 입질을 보실 수 있다고 합니다.
▲ 서울에서 조금 늦게 출발한 이유로 낚시 준비가 끝나기도 전에 서녘 하늘은 붉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 이 시기엔 저녁 6시경부터 새벽 2~3시까지 입질이 집중되는 시기라 입질 시간대가 되기 전에 낚시 준비를 마쳐야 합니다.
▲ 저는 뗏장이 적당히 있는 곳에 수초채비를 한 대 설치했습니다. 조금은 욕심인 듯하지만
▲ 해가 저물면서 본격적인 낚시가 시작됩니다.
▲ 작지만 아늑하고 따스한 좌대, 3월이 되었어도 아직 밤에는 영하의 기온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좌대를 선택
▲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 밤낚시를 시작합니다.
▲ 밤 낚시터 풍경.
▲ 바닥에 밑 걸림만 피해 수몰 나무 곁으로 채비를 안착시키면 5분도 안 되어 찌가 슬며시 올라옵니다.
▲ 낚시사랑 야전팀 베스트님이 붕어 한 마리를 걸어내고 있습니다.
▲ 올해 첫물낚시에 낚이는 붕어는 8~9치 정도의 떡붕어가 주종이지만 토종도 자주 올라오는 편입니다.
▲ 역시 명불허전입니다......예당의 저력은 여전하네요
▲ 바쁘게 올라옵니다.
▲ 이번에는 토종 8치 붕어가 올라옵니다.
▲ 그렇게 밤은 지나가고 새벽이 왔는데 봄비가 제법 많이 내립니다.
▲ 봄비에 젖은 낚싯대.
▲ 진수낚시터의 새벽 풍경.
▲ 벌써 뒤집는 게 아닌가 하는 붕어들의 움직임.
▲ 바로 앞 좌대에는 마이카님이 낚시하고 계십니다.
▲ 10여 수를 낚았다는 마이카님이 채비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 봄비에 노란 찌톱.
▲많은 시간을 낚시에 할애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적지 않은 조과입니다.
▲ 아침 시간에도 베스트님은 계속 낚시 삼매경.
▲ 바야흐로 예당의 전성시대가 시작되는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 교촌, 만수 좌대 부근 풍경.
▲ 특급 수몰나무 포인트 (진수낚시터).
▲ 아마도 이번 주말부터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낚시 자리 잡기 힘들 듯한 생각이 듭니다.
▲ 한 폭의 수채화처럼 겨울을 지나 봄의 길목에 서면, 봄바람은 연약한 들풀 그림자를 들썩거리고 섬섬옥수 올올이 결고운 비단 색으로 초봄의 산 들녘이 채색되면 낚시꾼은 마음은 바빠지기 시작하겠지요
▲ 봄비 속에서도 낚시를 즐기시는 조사님들.
▲ 분위기 좋고 조황도 좋다고 합니다.
▲ 만선의 꿈을 이루고 철수하시는 꾼들, 조황을 보려니 모두 방생하셨다고 합니다. ^^ .
▲ 사람들은 나에게 왜 낚시라는 험한 취미로 그런 길을 가려고 애쓰느냐고 묻곤 하지만 나는, 다만 그 길이 나를 부를 뿐이라고 대답하곤한다...대다수의 사람들이 피해 가는 길 진흙이 신발에 눌어붙고 낚싯바늘에 생채기가 생기는 낚시라는 취미, 내가 그대가 아니고 그대들이 나일 수 없듯이 외길로 이어지는 힘들고 험한 그 길은 소리 없이 나를 이끌어 들이고 있고 또 그것이 내 위안이고 정체성 깨우기 때문이다.
▲ 들기에도 힘들 정도로 많은 조과.
▲ 초봄의 예당 모습이라고 합니다.
▲ 아들과 함께 오신 아버님의 인자한 모습, 사진 촬영 후 모두 방류하셨다고 합니다.
▲ 텅 빈 호숫가에 빈 낚싯대 드리우듯, 바람에 깃대를 세우듯, 채워도 채울 수 없는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이 시기 어둠에서 빛으로 다시 빛에서 어두움으로 교차되는 여백의 허망함 끝인가 하면 또 다른 시작, 시작인가 하면 또 다른 끝으로 이어지는 윤회의고리....
▲ 난해하기만 한 생의 미로를 독자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까칠하게 일어나는 영혼의 각질층은 항생제가 아니더라도 치유되련만.
▲ 어쨌든 그 길던 겨울을 지나 봄이 왔다, 이제 낚시꾼으로 제법 익숙해진 방황은 어쩜 내게 더 큰 아픔을 잉태하는지도 모르지만 지금 봄비의 조용한 소요 속에서 내게 주어진 시간을 설레임으로 맞이하고 싶다.
▲ 그리운 건 늘 사람 냄새 때 묻은 풍경이었는데, 따스한 동료의 손이 있고, 노을 지는 호수가 있고 고독이 고여있는 예당저수지의 풍경들은 언제나 나를 편안하게 합니다.
▲ 낚시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어쩜 스스로의 영혼을 천천히 비워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배부르면 보이지 않을 별 하나 가슴에 품고 이렇게 말없이 찌톱과 눈을 맞추는 것, 초봄과 차가움 묻어있는 버들강아지 그리고 내 남아 있는 젊음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스스로의 삶을 관조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며 귀로를 생각합니다.
▲ 우리는 무엇으로 왔다가, 무엇으로 가는가? 생은 바람과 같은 것, 두고 갈, 가져갈 아무것도 아닌 것을 그래도 그립고 아쉬운 건 어느 계절에 피고 싶은 꽃 같은 욕망들일까? 낚시터에서는 사색과 낭만이 있어 참 좋습니다.
▲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붕어의 활발한 입질과 상상을 초월하는 조황, 이것이 지금 예당저수지의 현주소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
▲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을 열고 초봄의 향연이 열리고 있는 예당 저수지.
▲ 겨우내 꽁꽁 얼었던 그 두꺼운 얼음이 녹으면서 예당의 봄은 오고 있습니다.
▲ 예이츠 시인이 쓴 "이니스프리의 호도"라는 詩가 생각나는 풍경들 .
▲ 막차도 서지 않는 시간의 간이역에서 변심해버린 계절, 크뜨머리를 기다리지 못하고 조금은 빠르게 더러는 늦게 켜켜이 벽만 쌓아올린다. 가야 할 순서가 바뀐 건 아닌지...남겨진 자는 떠나간 자를 원망하고 돌아선 자는 남은 자를 기억하지 않듯이 잊혀져 가는 이름으로 우린 오들도 아우성이다.
▲ 잠들어버린 의식의 숲에 별빛 무늬 고운 궁극의 꿈 묻어 두고 눈물 마른 척박한 가슴으로 열두 타래 시름을 엮는 호숫가의 중년 낚시꾼, 풀잎처럼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네 어둠 깊은 중년의 삶을 섣부르게 노래하지 않으리, 비록 찬바람에 밀리우다 새털구름같이 갈갈이 찢기우는 위태로운 세상일지라도 낚시와 자연을 벗 삼아 심지 바로 돋우어 한 시절 화안하게 등불을 사루어 가노라면 눈을 뜨는 새벽 벌판에도 머지않아 뜨겁게 따스한 사랑의 꽃이 피어나지 않으련가 하는 생각을 하며 낚시여행을 마칩니다.
▲ 충청남도 예산의 아름다운 예당저수지로 다녀온 초봄의 낚시여행, 동료들과 동반 출조로 따스한 분위기의 가을 낚시체험, 초봄 풍경과 지난해 재미 있었던 추억을 찾아, 주말의 시간을 보낸 조행이 었습니다. 비록 조과 다른 낚시인들이 잡은 것에 견줄 수는 없었지만, 호숫가에서 멋진 자연을 벗 삼아 하루를 지낸 것 만으로도 만족한 여행이었습니다. 동행을 해주신 다음카폐 "나를 찾아 떠나는 낚시여행" 회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낚시의 메카 예당저수지는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마을과 인접해 있어 자칫하면 농부들과 마찰을 일으키기 쉬운 곳이므로 주차 문제와 낚시를 마친 뒤 쓰레기 문제는 각별하게 신경을 쓰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