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 동물은 모두 전두엽이 있습니다. 물론 인간만큼 크게 발달된 동물은 없지만 나름 개체별로 진화시켜 온 만큼 그 정도의 기능은 하면서 살게 되어있습니다. 다른 동물에게도 집중력이라는 것은 있습니다만 그 기능은 모두 먹이찾기와 짝짓기 때만 발휘될 뿐 인간처럼 고도의 지적 정신적 활동을 하는 경지에 소요되는 집중력 수준은 절대 도달할 수가 없습니다.
인간도 전두엽이 뇌전체 영역과 연결되지 못하면, 관심을 갖고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 먹이찾기나 짝짓기, 불안해소하기 같은 동물적 측면이 강한 것들입니다. 특히 감각처리장애의 덫에 갇힌 자폐아이들은 그 정도가 심할수록 인간방식보다는 동물방식에 더 가깝게 됩니다.
감각처리장애는 시각장애자나 청각장애자와 같은 장애자에게는 적용이 되지 않는데 이들은 전정감각은 정상이기 때문에 보지않거나 듣지않아도 추론하거나 응용하는 추상성 이해 뇌기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시각장애인 상당수가 시각을 담당하는 뇌신경망을 청각이나 다른 감각활동에 끌어다 쓴다고 합니다. 그만큼 뇌신경망이란 유동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뇌신경망의 유동성은 자폐아이들에게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시각정보처리 뇌신경망이 약한 경우 과도하게 청각을 발달시키기는 하지만 전정기능이 약하다보니 귀막기, 대중장소의 소음 두려워하기와 같은 부정적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청각처리 뇌신경망이 약한 경우 시각정보처리 기능 중 3D기능을 과도하게 발달시켜서 정신없는 산만함, 빠른 몸놀림, 주변분위기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는 등의 행동특징을 보이게 됩니다.
감각의 문제는 뇌가 외부세상의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기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뇌는 감각자극 행동을 유발하게 됩니다. 유발된 감각자극 행동은 대부분 평범하지 않고 커다란 문제행동으로 보이거나 굳어지기 때문에 결국 감각자극행동에 갇혀 평생을 살게되는 것이 대부분 자폐장애인들의 삶입니다.
이렇게 감각처리 문제가 남아있거나 감각통합이 되지않으면 뇌는 본격적으로 전두엽 성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매번 강조하듯이 전두엽 성장은 다른 뇌영역의 성장이 마무리되어야 본격화됩니다. 4~8세에 정점을 이루는 전두엽 성장은 아래 그래프처럼 다른 영역의 발달이 있어야 가능해집니다.
이런 전두엽의 정점에 아주 중요한 기능이 바로 집중력입니다. 집중력Attention을 담당하는 영역은 전두엽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전두엽의 모든 기능이 총 동원되어 고도의 지적 정신적 학습 활동을 하려면 집중력은 가장 근본 중에 근본입니다. 집중력이 없으면 외부 세상의 유용한 정보가 뇌에 남아있을리 없습니다.
완이를 양육하면서 야박하지만 철저히 막고있는 것 중에 뒤지기 행동이 있는데요, 그 이유는 전두엽이 전혀 개입하지않은 동물적 집중행동 중의 전형이기 때문입니다. 어제도 눈치우느라고 제가 잠시 집을 비웠더니 벌어진 일. 즉석 짜파게티를 어디선가 찾아 스프 뜯고, 면은 다 부셔서 거실 여기저기 흔적이 낭자. 예전 이 공간을 잠시 사용했던 멜보이맘이 사놓고 놔두고 간 것인데 먹을 것 같지 않아 선반 높이 올려놓았던 것인데 그걸 끄집어 낸 것입니다.
냉장고 잠금장치도 깜빡했지만 그래도 별로 완이가 손댈만한 것이 없어서 설마... 했는데 아직은 믿을 단계가 아닙니다. 버터를 꺼내서 그걸 이빨로 긁어서 맛보았는지 자욱이 선명합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포장박스와 은박지...
이런 판단과 집중력은 절대 인간의 것이 아니라 동물적 행동의 전형입니다. 그렇게 안해도 충분히 시간맞춰 간식주고 자기입맛에 맞는 것 제공하는데 이런 규칙을 깨닫기에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멉니다. '자기를 감시할 사람이 없다=내 마음대로 먹을것 뒤지고 찾아낸다'라는 공식은 전두엽이 가동될 때는 그게 바로 독립성이고 스스로의 해결능력이지만, 전두엽이 가동되지 않을 때는 인간이 해서는 안되는 동물적 먹이탐색 집중행위에 불과하게 됩니다.
이렇게 집중력이란 써야할 때를 구분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하며, 필요한만큼 유지할 수 있어야 그 진정한 의미를 갖습니다. 전두엽 전반적 기능은 좀 부족하지만 천재적 두뇌를 타고난 아스퍼거 성향의 사람들의 대화법을 보면 이 점에서 확연히 드러납니다. 그걸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Social Network'이라는 영화입니다. 페이스북 FACEBOOK 창시자 주커버거의 전기영화입니다.
그 영화 첫장면이 그와 잠시 사귀던 여자친구와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대화는 아스퍼거형 천재 아니면 가능하지 않은 말투와 내용입니다. 고도의 집중력 기능이 끊임없이 화제를 바꿔가는 이 화법은 일반사람들은 이해하기 쉽지 않거니와 경우에 따라 사람 질리게 하기도 합니다. ADHD나 아스퍼거 유형의 사람들 특징은 이렇게 자기 세계에 취해버리는 특별하고 천재적인 집중력 능력이 있습니다.
다행히 이를 긍정적 방향으로 끌고갈 천재성이나 좋은 학습기능이 뒷받침되면 역사에 남을만한 인물 혹은 비상한 사업가가 되는 것이고, 이를 뒷받침할만한 뭔가 없으면 평생 또라이라는 놀림을 당하거나 왕따대상이 되거나 묘한 기인이 되거나 사회적 패배자나 범죄자 길로 가게 됩니다.
뇌의 기능을 공부하면 할수록 말그대로 한끗발 차이로 그 결과는 엄청나게 바뀐다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특수한 집중력이 아닌 이상 우리는 집중해야 할 것에는 집중하고, 집중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포기하면서 그렇게 집중력이란 것을 조절해가게 되어있습니다.
이런 조절능력은 사실상 고도의 전두엽기능이라서 우리는 집중력 시간 그 자체가 너무 중요합니다. 집중력의 시발점은 바로 자기몸의 인식이며, 자기 몸의 인식이란 동물적 움직임을 떠나 의도적이고 의미있는 동작성을 할 수 있는 뇌영역의 완성입니다. 자기몸의 인식은 자기몸을 원하는 시간만큼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고정하는 능력도 포함됩니다. 그게 바로 집중력입니다.
제가 완이에게 하는 훈련은 모두 동물적 움직임에의 제어이자 억제를 위함입니다. 이런 동물적 움직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올바른 집중력이란 것은 생기지 않으며, 이 기능이 생기지 않으면 영원히 인간의 삶에서는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첫댓글 전두엽이 훈련이나 학습에 의해 발달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왕따, 또라이 같은 말이 주는 공포감을 느끼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