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재 발견처럼 살면서 평소와 다른데, 긍정적으로 새삼스러울 때가 아주 가끔 있는 것 같습니다. 뚜벅이 출근 이틀째 완전 무장을 하고 평소보다 이른 출근을 했어요. 보통은 시내 쪽으로 출근을 하기 때문에 아파트 정문을 나서면 금석 동 신작로 길을 가는 건 이유가 없어요. 그냥 루틴 같은 거예요. 벌판에 하얗게 핀 서리 꽃을 카메라에 담다가 우리 아파트 뒤편 길이 막연히 궁금해졌어요. 농협 수매 장에서 백성 운수 쪽으로 꺾으면 많이 돌아가는데 시간이 남아서 그냥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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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고향 담양에서 나 봤을 법한 풍경들이 나를 편안하게 해줍니다. 70년대는 월동 준비를 연탄 200장 쟁여 놓고 정미소를 찾아가 삼 부자가 왕 겨를 리어카에 실어 왔어요. 어쩌다 삼륜 차를 섭외한 경우도 있지만 기억하는 건 딱 한 번이었고 대부분은 장비를 챙겨 작업-운반-하적까지 해야 해서 왕 겨 담으러 가는 날은 차라리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동생은 불만이 없어 보였지만 모태 악동인 나는 죽기 보다 하기 싫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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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노가다를 마친 삼 부자는 담양 온천에 목간을 갔고 아버지가 목욕탕 음료수를 사주셨어요. 얼마 전에 담양 온천을 찾아가 보았는데 목욕탕은 없어졌지만 그때 그 건물 잔해는 남아있었어요. 중 삐리 때는 친구들과 여탕을 기웃거리다가 동네 어른들한테 혼난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창피하네요. 촌 놈 사춘기라는 것이 고작 이렇습니다. 고 피리가 되면서부터 버스 터미널은 신 문명을 접하는 첫 관문이었습니다. 그 시절에 운수업은 지주들이(성림 택시, 담양 택시, 담양 버스 김 만수 씨) 독점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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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터미널에 구두 가 판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밥 먹고살던 시절입니다. 아마 이곳 금석 동도 지금은 다 죽었으나 과거엔 틀림없이 핫-플 이었을 것입니다. 논두렁 길을 거슬러 걷다 보니 동남 아파트 완전체가 시야에 들어왔고, 달랑 두 동짜리 동남 아파트가 새삼 금석 동에서는 제일 커 보였습니다. 성곽처럼 둘러진 담 벼락 가까이 와보니 후문이 있었네요. 오! 2년 동안 후문이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 했는데 아파트의 재발견에 나는 적잖이 흥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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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선사인'22회입니다. 주일 미국 공사관 건물을 향해 마지막 남은 한 발을 쏜 유진의 의도대로 유진과 애신은 공사관에 수감되어 무신 회의 위협에서 벗어납니다. 둘은 구금된 상태에서 함께 하는 걸 보니 팔자가 세긴 해도 허니문은 제대로 보내는 것 같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는 이 대목에서 러브 신을 상당 분량 삽입시키는데 작가는 이번도 백 퍼 플라토닉으로 가는 모양입니다. 영화의 신선도가 떨어진다고요. 괜찮아요. 좌우지간 남은 분량 중 가장 좋은 에로틱 찬스인데 이번에도 그냥 보내는 작가는 독특한 여성입니다. 한강의 '채식주의' 속 영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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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까지 함께 있어 달라 말한 애신은 유진의 어깨에 기대 잠이 듭니다. 제가 장담하는데 밤새 아무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다음날, 유진은 애신에게 이곳에서 무사히 나가게 해준다며 마지막 인사와 함께 굿바이 포옹을 합니다. 연습을 아무리 해도 헤어지는 것은 역시 익숙해지지 않나 봐요. “지금 내 말 들으시오. 여기서 무사히 나가게 해주겠소.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으니 여기서 인사합시다. 이번엔 내가 하는 작별이요. “ 모르긴 해도 수많은 남자가 애신이 흘리는 눈물에 미쳐죽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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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말고 see you라고 합시다(애).” 내가 먼저 나가게 될 거요. 걱정은 말고 늘 그랬듯 내가 뒤를 봐주는 거니까 그다음은 혼자서도 잘할 거라 믿어도 되겠소?(유)“ 유진은 트럭에 올라탔고 카일과 관을 실은 마차가 출발합니다. 관을 확인하겠다는 낭인들에게 불심검문을 당하긴 하지만 유진은 무사히 빠져나가는데 성공을 합니다. 관짝 메타포는 작가가 국산 토종 같긴 합니다.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가 조선에 도착, 고종을 만나 대관정에 주차 군 사령부를 설치할 것을 강제합니다. 을사오적 이완용이 낯짝이 스크린에 나옵니다. 쳐 죽일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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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에 있는 애신으로부터 구조요청을 받은 고종은 보빙사를 핑계로 애신을 조선으로 데려오라는 명을 내립니다. 애신 구출 작전에 동매, 희성이 물불 안 가리고 애신을 구출해옵니다. 반면, 유진은 재판을 받고 불명예 전역과 함께 징역 3년을 언도받습니다. 동매 역시 무신 회의 배신자로 낙인찍혀 수장의 칼을 맞고 바다로 빠집니다. 아이고, 동매는 이렇게 죽은 걸까요? 특수 임무(이 정문 구하기)를 마치고 돌아온 애신에게 고종은 콜트 액션을 하사하며 죽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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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놈 헌병은 글로리를 자신들의 거처로 사용한다고 통보를 합니다. 일본의 식민지 약탈은 갈수록 심화되어가는 양상입니다. 내가 아는 왜놈의 만행 중 천인공노할 것은 조선인을 도쿄 동물원에 전시한 일입니다. 정미 실적을 비롯한 조정의 대신들은 헤이그 밀사를 파견한 사건을 빌미로 고종 퇴위를 강제합니다. 이런 개새들. 정미칠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재곤, 임 선준, 고 영희, 조 용중. 이 병무, 송 병준. 이완용‘ 시바, 일제 청산을 안 하려는 당신도 정미칠적과 한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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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프머스조약'이라고도 하는 을사늑약은 러, 일전쟁(1904-1905)에서 이긴 일본이 한국에 대한 우위권을 인정받은 후, 한국을 보호국으로 만들기 위해 이토호로부미를 앞세워 조약을 체결, 한, 일 합방의 기초를 이루었어요. 이 결과 조국은 주권을 상실하고 외교권을 박탈 당했으며, 왜놈은 서울에 통감부를 두고 보호정치를 실시하게 돼요. 트럼프의 보호무역 역시 깡패들이 하는 짓거리랍니다. 일본과 러시아가 싸울동안 까지는 명성황후의 친 러 정책이 먹혔는데, 막상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 조선은 암흑 천지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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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를 빌미로 미국은 무기를 팔아 쳐먹고 우리나라를 전리품으로 일본에 넘긴 것입니다. 미국에서 안 창호를 만난 유진의 안테나는 오매불망 애신입니다. 어느 새 3년의 흘러, 1907년, 구 동매가 없는 진 고개는 일장기가 넘쳐납니다. 양화가 애신에게 자신이 이 완익의 딸이라는 사실과 애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가 바로 자신의 아버지 완익이라는 것을 고백하였고, 희성에게 갑자기 나타나 청혼을 하는 당돌한 여인은 무관학교 학도(장 동윤)의 누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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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수를 놓아 간판으로 걸었던 그 여인입니다. 하지만 오매불망 첫사랑 애신이 문신처럼 박혀 있는 희성에게 들어갈 틈이 없어 보입니다. 천무 스테파니 더 그레이스를 닮았네요. 스테파니 남편이 브레디 앤더슨인데 놈이 제랑 갑장이에요. 17년 차이나는 스테파니와 사는 비결이 뭘까요? 부러워 되지는 줄 알았습니다. 만주의 아편굴에서 다시 등장한 동매, "반갑다 동매야 너 아직 살아있었구나." 아편에 찌들려 폐인이 되다시피 했지만 손에 쥐고 있는 백동화 동전은 그가 애신을 잊지 않았음을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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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이리 독한 것입니다. 을사늑약에 (제2차한일 협약)의해 조선통감이 된 이토 호로부미의 지시에 따라 대한제국의 군대는 해산됩니다(1907.8.1.). 이 과정에서 시위대 1연대대장인 박 승환이 자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남대문 쪽 병영에 있던 준영을 비롯한 학도들이 격분해 무기고에서 총기를 꺼내 왜놈과 격돌합니다. 물론 병력과 화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밀리는 상황, 경위원 총관 장 승구(최 무성)는 태황제가 된 고종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병사들이 빠져나가도록 목숨을 걸고 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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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순간에도 폭약에 물을 붙어 불꽃으로 산화하는 데 눈물이 앞을 가려 드라마를 볼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렇게 승구는 죽어요. 왜군들은 글로리 빈 관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파티를 해요. 이때 의병들이 습격을 하지요. 화염에 휩싸인 빈 관을 본 두 남자는 친구1에서처럼 환장을 하고 뜁니다. 쾅! 애신은 쿠 마담을 위협하는 지휘관을 사살하고, 사제 폭탄이 폭발하면서 빈 관이 날라 갑니다. 걸음아 나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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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Case Of Loving You (robert palmer)
Bad Case Of Loving You
(당신 때문에 몹쓸 병에 걸렸어요)
A hot summer night, fell like a net
(어느 엄청 더운 여름날 밤, 갑자기 생각이 났어요)
I've gotta find my baby yet
(난 아직도 내 애인을 찾아야만 해요)
I need you to soothe my head
(난 깨질 뜻한 나의 머리를 달래줄 당신이 필요하다고요)
Turn my blue heart to red
(나의 우울한 마음을 뜨거운 열정으로 바꿔줄..)
Doctor, doctor, give me the news
(그대여, 그대여, 좋은 소식 좀 주세요)
I've got a bad case of loving you
(당신 때문에 난 몸쓸 병에 결렸다고요)
No pills' gonna cure my ill
(어떤 약도 나의 아픔을 치료하지 못할 거예요)
I gotta bad case of lovin' you
(당신 때문에 난 몹쓸 병에 결렸다고요)
A pretty face don't make no pretty heart
(얼굴이 예쁘다고 마음씨까지 좋은 건 아니지요)
I learned that buddy, from the start
(처음부터 난 친구 녀석에게서 배웠죠)
You think I'm cute, a little bit shy
(당신은 내가 귀엽고 수줍음을 좀 탄다고 생각하나요?)
Momma, I ain't that kind of guy
(그대여, 난 그런 남자가 아니라고요)
I know you like it, you like it on top
(난 당신이 그걸 즐긴다는 걸 알아요, 상위체위를 말이에요)
Tell me momma are you gonna stop
(그대여, 그것을 그만하겠다고 말하지 말아요)
You had me down 21 to zip
(당신이 날 이겼군요. 21:0으로 말이에요)
Smile of Judas on your lip
(당신의 입가에는 가룟 유다처럼 배반의 미소를 짓고 있군요)
Shake my fist, knock on wood
(당신은 내가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들기를 바라고 있죠)
I've got it bad and I've got it good
(당신을 사랑하는 몹쓸 병에 걸리길, 좋아지기를..)
2025.2.18.tue.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