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은 사울의 죽음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사울의 사망 소식은 곧바로 다윗의 산채가 있는 시글락으로 전해졌습니다. 1~4절을 보겠습니다.
1 사울이 죽은 뒤에, 다윗이 아말렉을 치고, 시글락으로 돌아와서, 이틀을 지냈다.
2 사흘째 되던 날, 한 젊은 사람이 사울의 진에서 왔다. 그는 옷을 찢고, 머리에 흙을 뒤집어써서, 애도의 표시를 하고 있었다. 그가 다윗에게 와서, 땅에 엎드려서 절을 하니,
3 다윗이 그에게 물었다. "너는 어디에서 왔느냐?" 그가 다윗에게 대답하였다. "저는 이스라엘 진에서 가까스로 살아서 빠져 나왔습니다."
4 다윗이 그에게 다시 물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서 나에게 알려라." 그가 대답하였다. "우리의 군인들이 싸움터에서 달아나기도 하였고, 또 그 군인들 가운데는 쓰러져 죽은 사람도 많습니다. 사울 임금님과 요나단 왕자께서도 전사하셨습니다."
여기까지는 사무엘상 마지막 장에 기록된 사울의 죽음에 대한 기사와 일치합니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겠습니다. 5~10절입니다.
5 다윗이 자기에게 소식을 전하는 그 젊은이에게 다그쳐 물었다. "사울 임금님과 요나단 왕자께서 전사한 줄을 네가 어떻게 알았느냐?"
6 다윗에게 소식을 전하는 젊은이가 설명하였다. "제가 우연히 길보아 산에 올라갔다가, 사울 임금님이 창으로 몸을 버티고 서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그 때에 적의 병거와 기병대가 그에게 바짝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7 사울 임금님이 뒤로 고개를 돌리시다가, 저를 보시고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왜 그러시느냐고 여쭈었더니,
8 저더러 누구냐고 물으셨습니다. 아말렉 사람이라고 말씀드렸더니,
9 사울 임금님이 저더러 '어서 나를 죽여 다오. 아직 목숨이 붙어 있기는 하나,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10 제가 보기에도, 일어나서 사실 것 같지 않아서, 다가가서 명령하신 대로 하였습니다. 그런 다음에, 저는 머리에 쓰고 계신 왕관을 벗기고, 팔에 끼고 계신 팔찌를 빼어서, 이렇게 가져 왔습니다."
사무엘상 마지막 장에는 사울이 자결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 병사는 자기가 죽였다고 다윗에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학자들은 두 가지 가능성을 말합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전승이 사무엘상 마지막장과 사무엘하 첫 장에 나뉘어 기록되었을 가능성과, 이 병사가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입니다.
병사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다윗과 갈등관계에 있는 사울을 자신이 죽였으니 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윗은 그를 사형에 처합니다. 그리고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가를 짓습니다. 23~27절을 보겠습니다.
23 사울과 요나단은 살아 있을 때에도 그렇게 서로 사랑하며 다정하더니, 죽을 때에도 서로 떨어지지 않았구나! 독수리보다도 더 재빠르고, 사자보다도 더 힘이 세더니!
24 이스라엘의 딸들아, 너희에게 울긋불긋 화려한 옷을 입혀 주고, 너희의 옷에 금장식을 달아 주던, 사울을 애도하며 울어라!
25 아, 용사들이 전쟁에서 쓰러져 죽었구나! 요나단, 어쩌다가 산 위에서 죽어 있는가?
26 나의 형 요나단, 형 생각에 나의 마음이 아프오. 형이 나를 그렇게도 아껴 주더니, 나를 끔찍이 아껴 주던 형의 사랑은 여인의 사랑보다도 더 진한 것이었소.
27 어쩌다가 두 용사가 엎드러졌으며, 무기들이 버려져서, 쓸모없이 되었는가?
다윗은 절친인 요나단의 죽음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애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울의 죽음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슬퍼했을까요? 어쩌면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역사는 승자의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