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장군 온달원문 해석

[곰나루]

고구려 장군 온달원문 해석(세계태권도포교연맹 총재역)

『三國史記』 卷 45 列傳 5 「溫達」『삼국사기』 권 45 렬전 5 「온달」溫達 高句麗平岡王時人也. 容貌龍鐘可笑 中心則曉然. 家甚貧 常乞食以養母. 破衫弊履 往來於市井間, 時人目之爲愚溫達. 온달 고구려평강왕시인야. 용모룡종가소 중심즉효연. 가심빈 상걸식이양모. 파삼폐리 왕래어시정간, 시인목지위우온달.

온달은 고구려 평강왕 때 사람이다. 얼굴이 파리(龍鐘)하여 우습게 생겼지만 마음씨(中心)는 밝았다. 집이 매우 가난하여 항상 밥을 빌어다 어머니를 봉양하였다. 떨어진 옷과 해진 신으로 저자 거리를 왕래하니, 그때 사람들이 그를 보고 바보 온달이라 불렀다.

平岡王少女兒好啼 王戲曰 : "汝常啼聒我耳, 長必不得爲士大夫妻, 當歸之愚溫達." 평강왕소녀아호제 왕희왈 : "여상제괄아이, 장필불득위사대부처, 당귀지우온달."

평강왕의 어린 딸이 울기를 잘했다. 왕이 놀리면서 말했다. "네가 항상 울어서 내 귀를 시끄럽게 하니, 커서 사대부의 아내가 될 수 없겠다. 바보 온달에게나 시집보내야 하겠다."

王每言之 及女年二八 欲下嫁於上部高氏. 公主對曰 : "大王常語 汝必爲溫達之婦, 今何故改前言乎? 匹夫猶不欲食言 況至尊乎! 故曰 '王者無戱言' 今大王之命謬矣. 妾不敢祗承." 왕매언지 급녀년이팔 욕하가어상부고씨. 공주대왈 : "대왕상어 여필위온달지부, 금하고개전언호? 필부유불욕식언 황지존호! 고왈 '왕자무희언' 금대왕지명류의. 첩불감지승."

왕은 늘 그렇게 말하였는데 딸의 나이 16세가 되어 상부의 고씨에게 시집보내려 하였다. 공주가 대답해 말하였다. "대왕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너는 반드시 온달의 아내가 된다'고 하셨는데 지금 무슨 까닭으로 전의 말씀을 고치시나이까? 필부도 오히려 식언을 하지 않으려 하거늘, 하물며 지존하신 분께서야! 그러므로 임금은 헛된 말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 대왕의 명령은 잘못된 것입니다. 저는 감히 받들지 못하겠나이다."

王怒曰 : "汝不從我敎 則固不得爲吾女也. 安用同居? 宜從汝所適矣!" 왕노왈 : "여불종아교 즉고불득위오녀야. 안용동거? 의종여소적의!"

왕이 노하여 말하였다. "네가 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정녕 내 딸이 될 수 없다. 어찌 함께 살 수가 있겠느냐? 네가 가고자 하는대로 가는 것이 좋겠다!"

於是 公主以寶釧數十枚繫肘後, 出宮獨行. 路遇一人 問溫達之家 乃行至其家. 見盲老母, 近前拜 問其子所在. 어시 공주이보천수십매계주후, 출궁독행. 로우일인 문온달지가 내행지기가. 견맹로모, 근전배 문기자소재. 이에 공주는 보물 팔찌 수십 개를 팔꿈치에 매고는, 궁궐을 나와 혼자 길을 나섰다. 길에서 한 사람을 만나 온달의 집을 물어, 그 집에 이르렀다. 눈 먼 늙은 어멈이 있음을 보고는, 앞으로 가까이 가서 절하고 그 아들이 있는 곳을 물었다.

老母對曰 : "吾子貧且陋 非貴人之所可近. 今聞子之臭 芬馥異常 接子之手 柔滑如綿, 必天下之貴人也. 因誰之侜 以至於此乎? 惟我息 不忍饑, 取楡皮於山林 久而未還." 로모대왈 : "오자빈차루 비귀인지소가근. 금문자지취 분복이상 접자지수 유활여면, 필천하지귀인야. 인수지수 이지어차호? 유아식 불인기, 취유피어산림 구이미환."

늙은 어미가 대답하였다. "우리 아들은 가난하고 추하여 귀인이 가까이할 인물이 못됩니다. 지금 그대의 냄새를 맡으니 향기가 이상하고, 손을 만지니 부드럽기가 풀솜과 같은즉 반드시 천하의 귀인입니다. 누구의 속임수로 여기에 오게 되었습니까? 내 자식은 굶주림을 참지 못하여 산으로 느릅나무 껍질을 벗기러 간 지 오래되었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았나이다."

公主出行 至山下, 見溫達負楡皮而來. 公主與之言懷, 溫達悖然曰 : "此非幼女子所宜行 必非人也 狐鬼也 勿迫我也!" 遂行不顧. 공주출행 지산하, 견온달부유피이래. 공주여지언회, 온달패연왈 : "차비유녀자소의행 필비인야 호귀야 물박아야!" 수행불고. 공주가 나와 걸어서 산 밑에 이르러, 온달이 느릅나무 껍질을 지고 오는 것을 보았다. 공주가 그에게 마음 속에 품은 바를 말하니, 온달이 성을 내며 "이는 어린 여자의 행동할 바가 아니다. 분명코 사람이 아니라 여우나 귀신이다. 나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 하며 그만 돌아보지도 않고 갔다.

公主獨歸 宿柴門下. 明朝更入 與母子備言之 溫達依違未決. 其母曰 : "吾息至陋 不足爲貴人匹. 吾家至窶 固不宜貴人居." 공주독귀 숙시문하. 명조경입 여모자비언지 온달의위미결. 기모왈 : "오식지루 불족위귀인필. 오가지구 고불의귀인거."공주는 혼자 돌아와 사립문 아래서 잤다. 다음날 아침 다시 들어가 어머니와 아들에게 상세히 말하였는데, 온달은 우물쭈물하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였다. 그 어머니가 말하였다. "내 자식은 지극히 누추하여 귀인의 배필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집은 지극히 가난하여 귀인이 거처하기에 마땅치 않습니다."

公主對曰 : "古人言 '一斗粟猶可舂, 一尺布猶可縫' 則苟爲同心, 何必富貴然後 可共乎?" 공주대왈 : "고인언 '일두속유가용, 일척포유가봉' 즉구위동심, 하필부귀연후 가공호?" 공주가 대답하였다. "옛 사람의 말에 '한 말 곡식도 방아 찧을 수 있고, 한 자 베도 꿰맬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진실로 마음을 같이 한다면, 어찌 반드시 부귀한 후에야 함께 지낼 수 있겠습니까?"

乃賣金釧 買得田宅 奴婢 牛馬 器物, 資用完具. 내매금천 매득전택 노비 우마 기물, 자용완구. 이에 금팔찌를 팔아 농토와 집, 노비, 우마와 기물 등을 사니 살림살이가 다 갖추어졌다.

初買馬, 公主語溫達曰 : "愼勿買市人馬, 須擇國馬 病瘦而見放者 而後換之." 溫達如其言, 公主養飼甚勤, 馬日肥且壯. 초매마, 공주어온달왈 : "신물매시인마, 수택국마 병수이견방자 이후환지." 온달여기언 공주양사심근 마일비차장.처음 말을 사는데, 공주는 온달에게 말하였다. "시장 사람들의 말은 사지 않도록 조심하고, 반드시 국가의 말로 병들고 수척해서 내다 파는 것을 골라, 이후에 그것을 바꾸어보지요." 온달이 그 말대로 하였고, 공주는 매우 부지런히 먹이니, 말이 날마다 살찌고 건장해졌다.

高句麗常以春三月三日 會獵樂浪之丘, 以所獲猪鹿, 祭天及山川神. 至其日 王出獵, 群臣及五部兵士皆從.고구려상이춘삼월삼일 회렵락랑지구, 이소획저록, 제천급산천신. 지기일 왕출렵, 군신급오부병사개종.고구려에서는 항상 봄철 3월 3일이면 낙랑의 언덕에 모여 사냥을 하고, 그 날 잡은 산돼지·사슴으로 하늘과 산천의 신에게 제사를 지냇다. 그 날이 되면 왕이 나가 사냥하고, 여러 신하들과 5부의 병사들이 모두 따라 나섰다.

於是 溫達以所養之馬隨行, 其馳騁常在前 所獲亦多 他無若者. 王召來 問姓名, 驚且異之. 어시 온달이소양지마수행, 기치빙상재전 소획역다 타무약자. 왕소래 문성명, 경차이지.이에 온달도 기른 말을 타고 따라 갔는데, 그 달리는 품이 언제나 앞에 서고 포획하는 짐승도 많아서, 다른 사람은 그를 따를 만한 사람이 없었다. 왕이 불러 그 성명을 물어보고는, 놀라고 기이하게 여겼다.

時 後周武帝出師伐遼東. 王領軍逆戰於肄山之野. 溫達爲先鋒 疾鬪斬數十餘級. 諸軍乘勝奮擊大克. 及論功 無不以溫達爲第一. 시 후주무제출사벌료동. 왕령군역전어이산지야. 온달위선봉 질투참수십여급. 제군승승분격대극. 급론공 무불이온달위제일. 이때 후주의 무제가 군사를 보내 요동을 쳤다. 왕은 군사를 거느리고 나가 이산의 들에서 맞아 싸웠다. 온달이 선봉장이 되어 날쌔게 싸워 수십여 명을 베었다. 여러 군사도 승세를 타고 분발하여 쳐서 크게 이겼다. 공을 논할 때에 온달을 제일로 삼지 않는 이가 없었다.

王嘉歎之曰 : "是吾女壻也. 備禮迎之 賜爵爲大兄." 由此寵榮尤渥 威權日盛.왕가탄지왈 : "시오녀서야. 비례영지 사작위대형." 유차총영우악 위권일성.왕이 가상히 여기고 칭찬하여 말하였다. "이 사람은 나의 사위다. 예를 갖추어 맞이하고, 작위를 주어 대형을 삼도록 하라." 이로써 은총과 영화가 더욱 많아졌고, 위엄과 권세가 날로 성하게 되었다.

及嬰陽王卽位 溫達奏曰 : "惟新羅 割我漢北之地 爲郡縣, 百姓痛恨 未嘗忘父母之國. 願大王不以愚不肖 授之以兵. 一往必還吾地." 급영양왕즉위 온달주왈 : "유신라 할아한북지지 위군현, 백성통한 미상망부모지국. 원대왕불이우불초 수지이병. 일왕필환오지." 영양왕이 즉위하자 온달이 아뢰어 말하였다. "신라가 우리 한강 이북의 땅을 빼앗아 군현을 삼았으니, 백성들이 심히 한탄하여 일찍이 부모의 나라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대왕께서 어리석은 이를 못나게만 여기지 않으신다면 군사를 주시기 바랍니다. 한번 가서 반드시 우리 땅을 도로 찾아오겠습니다."

王許焉, 臨行誓曰 : "鷄立峴 竹嶺已西 不歸於我, 則不返也." 왕허언, 림행서왈 : "계립현 죽령이서 불귀어아, 즉불반야." 왕이 허락하자, 떠나면서 맹세하여 말했다. "계립현과 죽령 서쪽의 땅을 우리에게 귀속시키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겠다!"

遂行 與羅軍戰於阿旦城之下, 爲流矢所中 踣而死. 수행 여라군전어아단성지하, 위류시소중 북이사. 드디어 나가 신라 군사들과 아단성 아래에서 싸우다가, 흐르는 화살에 맞아 넘어져서 죽었다.

欲葬 柩不肯動. 公主來撫棺曰 : "死生決矣 於乎歸矣!" 욕장 구불긍동. 공주래무관왈 : "사생결의 어호귀의!" 장사를 지내려는데 널이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 공주가 와서 관을 어루만지면서 말하였다. "죽고 사는 것이 이미 결정되었으니, 아아 돌아갑시다!"

遂擧而窆. 大王聞之悲慟.수거이폄. 대왕문지비통.드디어 들어서 하관하였다. 대왕이 그것을 듣고는 몹시 슬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