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① 선생님, 내일 봬요. ② 선생님, 내일 뵈요.위의 두 인사 중 무엇이 옳을까요? '되어요'를 줄여 쓰면 '돼요'가 되듯이 '뵈어요'도 '봬요'로 줄여 쓸 수 있을 테니 표기만 놓고 보면 ①번이 정답인 것 같지만, 사실 둘 다 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말하는 주체를 낮추고 대상이 되는 객체를 존대하는 '뵈다'의 독특한 용법 때문이지요.그럼 저 이외에 같은 임무를 가지고 장군을 뵈러 온 사람이 있었단 말입니까? <유현종, 들불> 막음례라는 여자가 진사 댁 마님을 뵙고자 찾아왔노라고 통기를 넣으라 일렀다. <문순태, 타오르는 강> 방금 헤어졌어도 다시 그녀를 보고 싶은 이 마음이 아마도 사랑인 것 같다.사전에서 '뵈다' 또는 '뵙다'는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로 뜻풀이되어 있습니다. 이는 '뵈다, 뵙다'가 목적어가 주어보다 높은 사람일 때 쓰는 말이라는 뜻입니다. 예문에서도 뵈는 대상이 '장군, 마님'과 같이 주어보다 높은 사람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다'는 목적어가 주어보다 높지 않아도 쓸 수 있는 것과 차이가 있지요.좌우지간에 젊은 주사 양반, 우리는 죽어도 해산 못한다고 사또께 여쭈시오. <현기영, 변방에 우짖는 새> 부모님을 전철역까지 모셔다 드리고 왔다.'여쭈다, 모시다, 드리다' 등도 '사또, 부모님'처럼 높여야 할 대상이 있을 때 쓰는 말입니다. 이처럼 주체를 높이지 않고 목적어나 부사어와 같은 객체를 높이는 방법을 일러 '객체 높임법'이라고 하지요. |
| |
|
|
|

|
|
|
그럼, 다시 '선생님, 내일 봬요'가 왜 틀린 표현인지 알아볼까요? 이 문장은 '청유문'입니다. 청유문이란 어떤 일을 함께하자는 뜻이 담긴 문장을 말합니다. '선생님, 내일 봬요'라는 문장은 '뵈는 일'을 선생님과 내가 함께 하자는 것이지요. 즉, 내가 선생님을 '뵐' 뿐만 아니라, 선생님도 나를 '뵈라고' 말한 셈이 된 것입니다. 이제 아시겠지요? '선생님, 내일 봬요'라는 문장은 선생님에게 나를 높이라고 요구하는 문장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올바른 표현이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 이 문장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요?
선생님, 내일 뵐게요/뵈겠습니다/뵙겠습니다.
위와 같이 표현하면, 선생님에게는 아무 행동을 요구하지 않은 채 내가 내일 선생님을 찾아뵐 것을 약속하는 문장이 되므로 예의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뵐게요'보다는 '뵙겠습니다'가 좀 더 정중하게 격식을 차려서 말한 것이고요.
그렇다고 해서 '봬요'가 늘 틀린 건 아닙니다.
저는 내일 선생님을 봬요. 어머니께서는 매일 할머니를 봬요.
예문에서처럼 '뵈는' 주체와 대상의 관계가 명확하고 뒤바뀌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습니다. | | |
|
| | |
첫댓글 이제는 '봬요'와 '뵙겠습니다' 차이를 확실히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
어려워요. 얼마전까지 저두 계속 "뵈요"라고 상용했었는데, 가르치려고 하니 다시 공부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