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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가을 단풍철에 집안과 친구 애들 결혼식이 겹치다 보니 가을단풍을 느끼지도 못했는데,
역시 김기사 답게 한국에서는 철이 지난 단풍을 여기 유후인에서 보게끔 해 준단다.^^
유후인은 오히타현 중부에 위치하며 유후산을 비롯한 높은 산들로 둘러 싸여 있는 분지로,
일본에서 온천수 용출량 규모로는 벳부에 이어서 두번째로 많은 온천마을이기도 하다.
상주인구가 만명정도인 이곳 유후인을 찾는 관광객 수가 한해 오백만명 정도라고 하니 무척이나 놀랍다.
옛것을 그대로 살린 상태에서 현대를 아주 살짝 덧칠한 느낌의 시가지와
다양한 민예품 가게와 문턱이 낮은 여러 미술관들이 자연스레 문화감상의 장으로 활용되다 보니
일본 NHK가 가장 일본스러운 도시로 선정했다고 하며 또한 일본여성들이 가장 여행하고픈 마을이라고 한다.
유후인이 자랑하는 긴린코(金鱗湖)호수부터 들렀는데,
호수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가을이 한창 무르익고 있었다.
호수 입구 목조다리 위에서
긴린코호수 정경
긴린코란 이름의 유래는,
해질 무렵 석양이 비치는 호수면을 뛰어 오르는 잉어의 비늘이
햇빛에 반사되어 금빛으로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호수 아래에서 온천수가 흐르는데,
새벽녁이면 온도차이로 해서 호수 전체가 안개에 휩싸이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고 한다.
그 환상적인 모습을 못봐서 아쉽지만
연상해 보면 아마도 동화속에서나 나옴직한 아주 예쁜 모습이 떠오른다.
긴린코호수의 샤갈 미술관을 배경으로~
호수주변에 있는 전통료칸 옆마당에 걸린 가을단풍.
세월을 흔적을 고스란히 받은 전통가옥과 소담스럽게 살아가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내가 갖고 있는 일본에 대한 선입견이 지나치게 편향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아름답게 물든 가을단풍에,
제철에 피어난 꽃까지 더해지니 거의 환상적이다.
어느 누가 가로등 옆건물이 화장실이라고 생각하겠니 ?^^
여유시간이 있으면 차 한잔 하면서 가을을 느껴고 싶었던 곳.
이 좋은 곳에 활당된 시간이 30분이 채 안되었으니...
아쉬운 마음은 다음에 이곳만을 목적으로 다시 오겠다는 소망을 갖게 만든다.
여기까지 와서 안먹고 가면 후회한다는 그 유명한 금상 고로케... 안먹어 볼 수가 없지^^
치즈고로케를 주문했는데 내용물이 충실하진 않지만 방금 튀긴 것인지라 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좋았다.
작지만 무척이나 아름다운 마을 유후인에는
세월의 흐름을 거부하지 않고 자연스레 순응하는 일본 특유의 멋을 살린 료칸을 비롯하여,
개성있는 민예품가게와 분위기 있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서로 어우러져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게다가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일본인 특유의 기질이 녹아 있어서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참으로 매력적인 곳 이었다.
아쉬움을 잔뜩 남겨 놓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아소산(阿蘇山)은 입장시간 제한이 있어서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는 책임감(?) 강한 가이드가 앞장 서는데 어쩔 수가 없다.
참고로 아소산은 구마모토와 오이타 두개의 현에 걸쳐 있으며, 세계 최대 크기의 칼데라를 갖고 있는 활화산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차라리 유휴인에 있는 편이 훨씬 더 나았으니...
유후인에서 거의 두시간 가까이 이동해서 도착한 아소산은
짙은 안개와 세찬 비바람으로 아소산 칼데라 구경은 고사하고 한치 앞이 안보일 정도였다.
우산을 펴나마나 해서 김기사는 아예 카메라를 꺼내지도 않는다.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정상까지 올라가긴 했으나 비바람을 뜷고 오느라 고생한 기억 밖에 없다.
다행이 숙소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서 젖은 옷을 입은채로 견뎌 본다.
아소팜 빌리지의 스머프 집처럼 생긴 숙소 전경.
침대도 아니고 다다미도 아닌데... 알아보니 정원 6명인 일본식 스타일이라고 한다.
특이하게도 온돌처럼 방바닥을 데울 수가 있어서 아주 편하게 잘잤다.
저녁 먹기전에 그 유명한 아소팜 화산온천으로 고고~!!!
맘 같아서는 저녁도 안먹고 노천탕에서 노닐고 싶었지만 김기사하고 시간 약속을 했기에...
다음날 아침,
온천 욕심에 자고 있는 김기사를 내비두고 일어나자 마자 한달음에 달려 갔다.
아침 6시에 문연다고 했지만 일찍가면 들어 보내줄거란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괜한 부지런을 떨었다.^^
아침을 먹은 후, 이번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인 다자이후 텐만구(太宰府天滿宮)로 향했다.
후쿠오카에서 인근에 있는 교육도시 다자이후시에 있는 신사로
유명한 학자인 스가와라 미치자네(菅原道眞)를 학문의 신으로 모신 곳이란다.
스가와라 미치자네는 왕의 친애를 받아 일찍 높은 지위에 올랐으나
많은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로 이곳으로 귀양을 오게 되었다는데,
일설에는 그가 백제의 왕인박사 13대 후손이라고 한다.
수험생 학생들의 입시철에 합격을 기원하는 신사로 유명한 곳이다.
입구에 있는 큰 도리이(鳥居)가 다자이후 텐만구에 다 왔음을 알려준다.
일본의 신사에 가면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도리이라고 하는 하늘천(天)자를 형상화한 문이 그 것인데
이는 일본인들이 새가 신의 사신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새가 쉬어 가라고 만든 것이란다.
요즘은 일상세계와 신사를 구분짓는 관문 역활이며 신사를 상징하는 징표라고~
다자이후 텐만구 경내에 있는 '心'자를 닮았다는 신지이케 연못.
이 연못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상징하는 3개의 다리가 있는데,
이 다리를 건넘으로서 속세에서 지은 죄를 씻게되고 향후 평안을 가져 온다는 의미가 있단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하는 본전 입구.
학문의 신 스가와라 미치자네를 모시는 신사답게
이곳에서 기도를 올리면 학문의 뜻을 이루고 부와 행운이 따른다하여 참배객들이 많이 찾는다는데,
아마 일본도 한국처럼 지금이 입시철인지 엄청난 인파가 저마다의 합격을 바라는 염원을 갖고 문전성시를 이룬다.
합격을 기원하는 사람들이 한해 약 700만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고...
다자이후 텐만구 본전을 배경으로
본전앞 우측에 도비우메(飛梅)라고 불리우는 매화나무가 있는데,
세력 다툼에서 밀린 스가와라 미치자네가 좌천되어 쿄토를 떠나면서
"동풍이 불면 향기를 바람에 실어 보내다오 매화여 주인이 없다고 봄을 잊지 말아다오"
아쉬움을 노래했는데,
그 매화나무가 스가와라 미치자네를 흠모하여 멀리 쿄토에서 날아와 뿌리를 내렸다는 전설을 갖고있는 나무다.
이 매화나무는 해마다 다른 지역보다 먼저 꽃봉우리를 터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 곳 다자이후 텐만구 에는 196종 6,000 여 그루의 매화나무가 있어 매화의 명소로 알려져 있다.
본전 안에서 신관이 뭔가를 축원하고 있다.
신도는 일본이 가진 고유의 토착신앙으로 선조나 자연을 숭배하는 민족종교이고
신사는 신도의 신을 모시는 곳으로 그 호칭은 신궁, 궁, 대사, 사 등으로 불리워 지는데,
신궁은 황실과 관련 있는 곳을 지칭하니 호칭으로 보면 천만궁이 차지하는 종교적 위치를 가늠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신사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으며
이 토착신앙은 현대에도 일본인의 생활 전반을 지배하는 종교이다.
합격이나 승진을 기원하는 수많은 표찰들이 주변에 걸려 있다.
학문의 신을 모신 신사인 만큼 입시때가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합격을 기원을 한다고 한다.
이곳 다자이후 텐만구 주변에는 우메가에 모치 라고 하는 떡이 유명한데,
생김새는 찹쌀떡을 매화문양이 있는 호떡처럼 구운 것으로 생각하면 거의 틀림이 없다.
이떡을 먹으면 병마를 물리치고 정신이 맑아져서 시험에 합격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인지
이 곳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사 먹는다고~ 한개 105엔.
각종 시험철이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는 곳.
신사로 가는 길에는 그들을 겨냥한 아이디어 상품들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로 즐비하다.
시간에 쫓기면서도 이곳의 명물인 우메가에 모찌를 입에 물고서 길거리 여기저기에 눈길을 주었다.
이것으로 일본에서의 여정은 다 끝났고,
이제는 하카다 국제터미널로 가서 출국할 일만 남았다.
후쿠오카 하카다항 국제터미널
다시 부산까지 우리를 태우고 갈 뉴카멜리아호.
늦게 도착하다보니 거의 마지막으로 승선수속을 했는데,
오늘따라 만선이라 2등실은 풀이라며 1등실로 업그레이드 되는 행운이~
암튼 이번 여행은 뜻하지 않은 선실 업그레이드 덕분으로 편하게 다녀왔다.^^
멀리 보이는 대마도... 시야에서 벗어나는데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후쿠오카에서 대마도까지 올때는 심한 파도로 많은 사람들이 배멀리로 고생했는데,
대마도를 지날때는 섬자체가 방파제 역활을 해서인지 그나마 조금 잠잠했었고~
몰아치는 바람에 모자가 날릴까바~
갑판은 바람때문에 위험하다고 출입문을 잠궜는데, 층마다 여기저기 살펴보니 열려있는 곳이 있더라.
일본을 출발한 시간이 12:30, 부산도착이 18:00.
다음날 출근에 지장없도록 낮시간에 배를 탓지만 의외로 지루하지 않았고,
별반 부담없이 출발한 여행은 저물어 가는 저녁노을과 함께 멋지게 마무리 되고 있었다.
이번 여행은 별다른 기대없이 갔었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의외로 "뜻밖의 재미" 였다.^^
첫댓글 <뉴 카멜리아>호 5시간 30분 타네. 배멀미는 안 했니? 오래 전에 2 시간 조금 더 걸리는 <코비>를 타고 후쿠오카에 가본 적이 있는데 멀리 심하게 났다. 멀미 알약을 먹고서라도 이 코스를 가보고 싶구나^^ 멋지 여행일기와 사진들 즐감했다.고마워.
재미있게 봤다. 아주오래전에 같던 기억되살리며.
관순아 사진찍고 물론 아저씨가 다 찍는다 만은 어디가 어딘지 설명은 언제 듣고 어떻게 기억해서 올리노 넘 신기하다....항상 네 덕분에 앉아서 여행 잘했다 고맙다 관순아...
과순이 여행일기 보고 나서 하나투어에 들어가서 검색해 봤다. 나도 가 볼라꼬
짧은 시간에도 요렇게 알차게 다녀올수도 있구나 구경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