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환 작가가 말하는 동물원 촬영의 모든 것

[신재미]

CLUB : N 작가의 사진촬영 TIP, 박창환 작가가 말하는 동물원 촬영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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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은 다양한 동물들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심 속 이색 공간입니다.

그렇기에 동물원에 방문하는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곤 하죠 : )

박창환 작가님(비두리)은 동물원과

동물 사진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굉장히 익숙한 이름일 것 같은데요.

전국 동물원을 돌며 350번이 넘는

동물 사진 촬영을 이어 오셨으며

대표 작업 <동물원>으로 만 일곱 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여셨습니다.

박창환 작가님이 알려주는

동물원 사진의 모든 것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동물원 촬영 TIP 1. 촬영 전 사전 준비를 철저히

D850 · 380mm · ISO 6400 · 1/800s · F10 · ©박창환 작가

동물원 촬영을 가기 전에 동물원 운영 확인, 일기예보, 메모리 카드와 배터리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게 첫 단추입니다.

동물원 운영 여부는 그리 안 중요한 것처럼 보여도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요즘 같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문을 닫아 놓은 동물원도 있지만, 동물원 자체에 휴무일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1) 동물원 운영 여부

서울대공원 동물원이나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에버랜드 주토피아 동물원, 대전 오월드 동물원, 대구 달성 공원 동물원, 진주 진양호 동물원, 전주동물원, 광주 우치공원 동물원 등은 연중무휴로 운영됩니다. 반면, 인천대공원 어린이 동물원, 청주동물원 등은 월요일이 휴무예요. 청주동물원은 설날, 추석날 같은 명절 당일에는 운영을 안 하는데요.

동물원 작업을 해오는 동안 당연히 운영할 거라고 생각해 무작정 동물원에 찾아갔다가 문을 닫은 적이 여러 번 됩니다.이 중에는 잊지 못할 흑 역사도 있습니다. 부경 동물원에 가려고 오송에서 KTX를 타고 김해까지 내려갔는데, 당시 이곳이 이사를 가서 아예 동물원이 없어졌는데요. 이른바 ‘멘붕’이 되었습니다. 당시 부산에 동물원이 없어서 할 수 없이 그나마 가까운 대구 달성공원으로 갔습니다.

또 경북 고령에 있는 고령 미니멀 주에 간 적이 있는데, 동물원이 폐장 상태로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부랴부랴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동물원이 이전한다는 공지 글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미리 홈페이지만 접속했어도 알 수 있는 정보라서 무척 허탈했죠.

그 뒤로부터 지방 동물원은 홈페이지 접속해 운영 여부를 필히 확인하고 있습니다.

2) 일기예보 체크

동물원이라는 공간이 야외에 있다 보니 일기예보 체크는 필수입니다. 동물원은 햇빛 쨍쨍할 때보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더 신비롭고 야생 같은 공간으로 변화하는데요. 그래서 이런 날도 촬영을 갑니다.

비 예보가 있을 경우, 강수량에 따라 우산이나 장비를 다르게 들고 갑니다. 비가 많이 올 경우, 장우산은 필수이고 들고 가는 장비도 조금은 간소화하죠. 반면, 비가 적게 올 경우, 접이식 우산으로 챙기고 장비는 웬만하면 다 들고 가는데요. 비가 적게 오다가 그치면 우산은 접어서 그냥 가방에 넣으면 되고 그만큼 촬영하기 수월해집니다.

장우산은 비가 많이 올 때는 좋지만, 비가 그치면 짐이 되고 촬영하는 데 방해가 됩니다. 곧 무더위의 여름이 찾아오는데 폭염일 때는 양산을 챙기고 가는 게 좋습니다.

3) 여분의 메모리 카드나 배터리 챙기기

메모리 카드나 배터리는 항상 충분한 상태로 준비해 둡니다. 여분이 있다면 챙기고 가는 게 좋습니다. 누구나 한 번 즈음은 메모리 카드를 챙기지 않았거나 배터리 양이 충분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텐데요. 촬영 중간에 메모리 카드가 다 차 버리거나 배터리가 떨어져서 촬영을 중단해야 한다면, 그것만큼 속상할 수 없죠.

그리고 먼지를 털어내는 일명 ‘뽁뽁이’(블로어)도 가져가면 좋습니다. 요즘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계절인데, 야외 촬영을 마치고 나면 카메라와 렌즈에 꽃가루가 수북이 묻어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가방에 넣기 전에 뽁뽁이로 털어내는 게 그대로 집에 가져와서 청소하는 것보다 더 수월합니다.

4) 촬영 전에 든든하게 밥 먹고 가기

동물원같이 야외 공간을 돌아다녀야 해서 체력 소모가 많은 촬영 전에는 항상 밥을 든든하게 먹고 갑니다. 물, 간식거리 등도 함께 가방에 챙겨 두고 말이죠.

촬영 준비를 마치고 동물원에 도착해서는 미리 화장실에 다녀오고 특히 손을 깨끗하게 씻습니다. 산뜻한 마음가짐으로 시작한다고 할까요? 손을 청결히 하면 카메라나 렌즈 등을 청소하는 데도 덜 신경 쓰입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준비를 마쳐야지 비로소 촬영이 시작됩니다.

동물원 촬영 TIP 2. 동물원 촬영 시간대, 언제 가장 좋을까?

D850 · 300mm · ISO 1400 · 1/1000s · F8 · ©박창환 작가

동물원의 개장 시간은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사이입니다. 동물들이 가장 움직임이 활발한 시간대는 동물원이 개장한 직후 1~2시간과 동물원이 문 닫기 1시간 전입니다. 관람객의 관람 시간에 맞춰 내실에서 야외 방사장으로 이동하는 생활을 반복할수록 동물들은 동물원 운영 시간대에 적응하게 됩니다. 동물원이 개장하는 오전 시간대에는 관람객이 많지 않아 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이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입장객이 많은 오후 1~3시, 동물사 앞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합니다. 오전대에 동물원에 왔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해 사람들이 많은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동물사 앞에서 기다립니다. 왜냐하면 보통의 관람객들은 동물사 앞에서 길어야 3~5분이면 자리를 뜹니다. 제가 가고자 하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제 순서가 옵니다.

물론, 그러는 사이 원하는 장면을 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물원이 저에게만 열려 있는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관람 가능한 공간이기에 이때에는 덤덤히 넘어갑니다. 동물들은 보통 같은 행동을 나중에도 반복해서 하기 때문에 다음에 오면 이와 비슷한 장면을 담을 수 있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를 위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동물원마다 생태 설명회나 먹이 주기 시간이 있습니다. 이 시간은 보통 오후 2시부터 4시입니다. 이때에 맞춰 방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동물들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역동적인 장면을 담기 위해서는 이때에 맞춰 동물사에서 미리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동물원 입장할 때 비치돼 있는 안내 팜플릿이나 각 동물사 앞의 안내판에 나와 있습니다. 동물원 가기 전에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동물원이 문 닫기 1시간 전은 동물들에게 퇴근 1시간 전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퇴근 1시간 전에는 마음이 들뜨고 무언가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동물들도 그러한데요. 내실에 들어가면 맛있는 저녁이 기다리고 있고 푹 쉴 수 있기 때문에, 동물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집니다. 오후 5시가 폐장 시간인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오후 4시 40분부터 내실 문 앞에 있는 맹수마을의 동물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내실 문이 열리고 그 안으로 쏙 들어가는 장면도 쉽사리 볼 수 없는 장면이기에 이때를 촬영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동물원 촬영 TIP 3. NEF(RAW) 파일로 촬영하자

D850 · 500mm · ISO 6400 · 1/640s · F8 · ©박창환 작가

니콘 카메라는 NEF(RAW) 파일 저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raw’는 ‘익히지 않거나 날것의’, ‘원자재의’, ‘가공되지 않은’이라는 뜻인데요. 디지털카메라는 RAW 파일이라는 가공되지 않는 상태의 원본 파일로 저장할 수 있습니다. JPG보다 파일 용량은 크지만 후보정 시에 더 보정할 수 있는 범위가 넓고 품질이 좋은 파일입니다.

전 동물원 연작을 RAW로만 찍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RAW + JPG 최소로 저장했어요. 당시에는 RAW 파일이 무거워서 뷰어로는 볼 수 없고, 니콘 캡처나 라이트룸,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으로만 확인이 가능했기 때문이죠. 어느새 컴퓨터가 발전하다 보니 무료 뷰어로도 RAW 파일을 확인할 수 있고, 심지어 속도도 빠릅니다. 한편, 사진을 찍고 바로 공유해야 하는 작업의 경우에는 RAW + JPG로 찍는 게 좋습니다. RAW를 JPG로 변환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동물원에는 야외 방사장과 실내 전시실이 있는데요. 광량이 충분한 야외 방사장은 낮은 ISO로 촬영해도 무방한데, 실내 전시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어두워서 광량이 부족한 전시실이 보통이죠. 야외 방사장이라 하더라도 빛이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동물원에서는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플래시 사용은 금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외장형 플래시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방법은 단 하나, 고감도 ISO를 사용하는 겁니다. ISO를 높이면 흔들리지 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는 반면, 사진의 입자는 거칠어지죠. 이는 니콘 캡처나 라이트룸으로 후보정 시에 노이즈 감소 기능을 활용하면 줄일 수 있습니다. 선명하고 깨끗한 사진을 얻기 위해 RAW 파일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입니다. 다만, 입자가 거친 고감도 ISO는 창조적인 사진으로 활용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동물원 촬영 TIP 4. ISO 감도 자동 제어 사용

D850 · 390mm · ISO 6400 · 1/640s · F10 · ©박창환 작가

ISO 감도 자동 제어 기능은 NEF(RAW)과 함께 사용할 때 그 성능을 제대로 발휘합니다. 최대 감도와 최소 셔터 속도를 설정해두고, 최소 셔터 속도에 맞춰 최대 감도로 ISO가 유지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최대 감도는 6400, 최소 셔터 속도는 1/1000로 해두면 광량에 따라 1/1000로 찍을 수 있기 때문에 ISO가 최대 감도 내에서 조절되는 것입니다. 빛이 풍부한 야외에서는 ISO가 보통 100~400으로 유지되고, 빛이 적은 실내에서는 최소 2000 이상으로 조절되는 방식입니다.

동물들이 사진가의 어떤 의사대로 움직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행동하고 싶은 대로 활동하기에, 촬영에 임할 때면 동물들을 주시하게 됩니다. ISO 설정을 실내외로 오갈 때마다 변경하는 것은 번거로운 데다가 중간에 잊어버릴 우려도 있는데요. 실내에서 ISO를 12800으로 해놓고 야외로 나왔는데, 이를 잊어버려서 계속 12800인 상태로 촬영할 수도 있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ISO 감도 자동 제어를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제 경우, 최대 감소는 해당 카메라가 지원하는 것보다 최소 2~3단계 아래에 둡니다. 물론 각자 충분한 테스트 촬영을 거친 후에 정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저는 ISO를 D700은 1600(부득이한 경우, 3200), D810은 3200(부득이한 경우, 6400), D850은 6400(부득이한 경우, 12800)으로 설정해 두고 사용합니다. 고감도 ISO를 사용할 때 노출 보정은 +0.3~1.0 등으로 밝게 촬영하는 게 보정할 때 노이즈가 덜 생깁니다. 어둡게 촬영하면 암부 부분에서 노이즈가 많이 발생해서 반대로 밝게 해서 안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최소 셔터 속도는 렌즈의 초점 길이에 따라 유동적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니콘 AF-S 14-24mm F2.8G ED 같은 광각 렌즈는 물리적으로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기 때문에 1/250초로 설정해도 충분합니다. 반면, 니콘 AF-S 200-500mm VR 같은 망원 렌즈는 멀리 있는 피사체를 촬영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움직임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카메라와 렌즈가 안 흔들린다고 해도, 피사체가 흔들리면 결과물이 그렇게 나옵니다. 그래서 최소 1/500초는 돼야 합니다. 보통 광각 렌즈에서는 VR 기능이 없는 반면에, 망원 렌즈에서는 필수가 이유가 이러한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동물원 촬영 TIP 5. 망원 렌즈와 광각 렌즈를 각각 마운트 한 두 개의 카메라

D850 · 500mm · ISO 2500 · 1/1000s · F8 · ©박창환 작가

동물원에서는 아무래도 동물들이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망원 렌즈가 주력이 됩니다. 그래서 70-200mm, 70-300mm, 200-400mm, 200-500mm 같은 망원 렌즈들이 많이 쓰이곤 합니다. 하지만 실내 전시실이나 일부 동물사의 경우, 동물들이 가까이 접근할 때가 있는데요.

이것이 아니더라도 동물원 풍경이나 동물 우리 등을 전경으로 해서 담을 때가 생기곤 합니다. 이때에는 광각 렌즈가 필요합니다. 일일이 렌즈를 갈아 끼우는 것은 번거로운 데다 야외에서 렌즈를 교체할 경우, 카메라 내부로 먼지 유입이 될 수밖에 없기에 제 경우는 ‘투 바디’를 씁니다.

망원 렌즈를 장착한 메인 카메라와 광각 렌즈를 장착한 서브 카메라, 이렇게 두 개의 카메라로 촬영합니다. 2010년께에는 니콘 D80과 D70으로 작업했는데, 10년이 지난 현재 니콘 D850과 D810으로 작업하고 있고 대체 카메라로는 D700, D5600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D850 · 500mm · ISO 100 · 1/2000s · F5.6 · ©박창환 작가

망원 렌즈는 동물들의 역동적인 장면을 마치 가까이에서 보는 것처럼 담아내거나 동물들의 특정 부분을 클로즈업 하는 데도 활용됩니다. 반면에 넓은 전경이 그대로 담는 광각 렌즈는 동물들이 살고 있는 공간을 함께 보여주기에 망원 렌즈로는 못 하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습니다.

보통 메인 카메라는 목에 걸고 서브 카메라는 어깨에 걸치는 편입니다. 이렇게 두 대의 카메라가 있으면 동물원에서 어떤 상황을 만나더라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습니다. 그 순간에서 가장 적합한 렌즈로 촬영을 합니다.

동물원 촬영 TIP 6. 자동 초점 위주, 수동 초점은 철망 때문에 초점 어려운 경우에만

D850 · 500mm · ISO 200 · 1/200s · F8 · ©박창환 작가

초점은 자동 초점 위주로 촬영하고 있습니다. 보통 움직임이 많은 스포츠 촬영이나 동물 촬영에는 초점이 계속 이어지는 AF-C를 사용하는 데, 제 경우에는 AF-S를 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연사 모드는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많이 찍고, 빨리 찍어서 그 중에서 가장 나은 사진을 고르기보단 찍을 때 한두 장이라도 제대로 촬영하기 위함입니다.

최대한 흔들림이 덜하고 가장 정확히 초점이 맞은 사진을 선호하기 때문이죠. 물론, 움직임이 역동적인 장면에는 AF-C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연사도 함께 말입니다. 카메라 초점에 대한 부분은 매뉴얼을 꼼꼼히 읽으시길 권해 드리는데요. 니콘의 경우, 매뉴얼 앱도 핸드폰으로 받아서 볼 수 있기에 사용하는 기종의 카메라 매뉴얼 읽기는 필수입니다.

동물원이 촬영하기 쉬운 공간처럼 보여도 때로 철장이 있어서 초점을 잘 못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물리적인 환경이 원인으로 카메라 초점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기에 수동으로 촬영하는 게 시간도 절약되고 원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동물원 촬영 TIP 7. 전시실 앞 유리창에 사람들이 비칠 때는?

D850 · 200mm · ISO 6400 · 1/800s · F8 · ©박창환 작가

때때로, 전시실 앞에 유리창이 있어서 주변에 있는 사물들이 비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에는 렌즈의 후드를 빼고 최대한 유리창 가까이에 근접하면 반사나 그림자가 덜해집니다. 보통 광각 계열의 렌즈가 촬영에 매우 유리한데요. 렌즈마다 최단 촬영 거리가 있는데, 이를 알아 두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AF-S NIKKOR 200-500mm f/5.6E ED VR의 최단 촬영 거리는 220cm입니다. 반면, 니콘 AF-S 14-24mm F2.8G ED의 최단 초점거리는 28cm입니다. 최단 촬영 거리 내에는 물리적으로 초점이 맞지 않습니다. 이를 알아 두면 거리에 따라 어떤 렌즈로 촬영해야 할지를 명확히 알 수가 있습니다.

동물원 촬영 TIP 8. 동물 촬영도 인물 촬영처럼 눈이 중요!

D850 · 390mm · ISO 4500 · 1/1000s · F5.6 · ©박창환 작가

인물 촬영에서 핵심 포인트는 눈, 즉 시선 처리입니다. 시선의 방향이 아래를 향하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 사선으로 위를 올려다보면 미래를 지향하는 모습, 그리고 정면으로 보면 현재를 나타내는 역할을 합니다. 동물 촬영에서도 동물들의 눈이 중요합니다.

말을 할 수 없는 동물이라서 더욱 그러할까요? 동물들의 눈을 통해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촬영하기 전에 동물들의 눈을 한번 유심히 바라보는 게 어떨까요?

동물들도 사람처럼 감정이 있기에 그 감정을 눈으로 드러낸답니다. 호랑이, 사자, 표범 같은 고양잇과 동물들은 시선을 똑바로 응시하면 있으면 자신에 대해 공격적인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반면에 눈을 깜빡 깜빡이거나 다른 곳을 보는 것처럼 행동할 경우, 경계심을 풉니다. 이는 길고양이에게도 적용되는 방법입니다.

D850 · 24mm · ISO 3200 · 1/100s · F10 · ©박창환 작가

동물원은 보통 철장으로 둘러싸인 공간입니다. 물리적으로 이를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철장에 둘러싸인 공간에 있는 동물들을 촬영할 때는 눈 부분이 철장에 겹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얼굴의 다른 부분은 철장에 가리더라도 눈만은 잘 보이도록 촬영 위치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눈만 나오더라도 제대로 된 사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동물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향하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제 경험에 의하면 동물사에 도착한 직후입니다. 동물들도 사람처럼 호기심이 있기에 새로운 사람이 오면 경계심을 갖거나 궁금해합니다. 그래서 동물들이 이때 사람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몇 초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리 촬영할 준비를 하고서 동물사에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대략적인 구도는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게 좋습니다. 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하지만 대개 동물들이 사진가를 지켜보는 시간은 순간이고 이전에 했던 행동들을 하거나 관심을 거두어 버리곤 합니다. 그렇다면 기회는 영영 사라진 걸까요?

아닙니다. 동물들이 잠들지만 않으면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오면 똑같이 행동할 것이기에, 기다리고 있으면 됩니다. 여기서 일부러 소리를 낸다거나 먹을 걸로 동물들을 유인하는 행동들은 동물원에서는 절대 금해야 하는 행동입니다. 아무리 좋은 사진을 찍더라도 그렇게 얻어진 결과물이면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동물원 촬영 TIP 9. 동물에 대한 이해와 관심으로!

D850 · 500mm · ISO 1800 · 1/1000s · F8 · ©박창환 작가

동물원은 단지 동물들을 관람하고 전시하는 공간만은 아닙니다. 환경이 파괴되고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갈 곳을 잃은 동물들의 휴식처이자 집이기도 하면서 동물들의 멸종을 막고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어린이들이 야생 동물을 처음 접하면서 배우는 학습의 기능을 하기도 하죠. 아프리카같이 멀리 떨어진 곳이 고향인 사자나 하마 같은 동물들을 동물원 같은 가까운 장소에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합니다. 하지만 서식지를 떠나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 대한 안타까운 뉴스가 간간이 들려오기도 합니다.

동물들을 그저 피사체의 한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동물원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존재로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그래서 동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갖는다면 사진이 한결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동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그 어떤 촬영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진에 그저 한 마리의 코끼리를 담기보다는, 그 코끼리가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고, 성별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를 알고 사진에 담으면 이야기가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는 2016년 6월 24일 아시아 코끼리 ‘희망이’가 태어났습니다. 100년이 넘는 서울대공원 동물원 역사에서 단 두 마리만 태어난 아기 코끼리입니다. 공교롭게도 제 생일과도 똑같은데요. 생일이 똑같은 동물이 있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 어떤 책임감도 동시에 생깁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갈 때면 늘 희망이네 식구들을 보고 옵니다. 비록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지 못하는 날도 있지만, 그저 그들이 잘 살아있다는 것에 안도하게 됩니다.

동물원 촬영 TIP 10. 촬영 장비와 소감

Nikon D850

니콘은 2012년 3600만 화소대의 고화소 카메라인 D800를 출시했습니다. 전 2018년부터 D800를 향상시킨 모델인 D810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D850을 한번 사용해 본 적은 있는데, 그때는 무엇이 좋아졌는지 잘 몰랐죠.

단지 화소가 4575만으로 900만 화소가 올라갔다는 점 정도를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제대로 써보니 확실히 D810보다 좋아진 점들이 많아서 감탄하고 있습니다. 화소, ISO, 초점 등 이 세 가지가 향상돼 사진 촬영이 더 수월해졌어요.

D810이나 D850 모두 고화소 카메라입니다. 그런 만큼 이를 받쳐줄 렌즈가 중요합니다. 아쉽게도 구형 렌즈들로 촬영하면 고화소의 화질을 제대로 살리지 못합니다.

그런 점에서 AF-S NIKKOR 14-24mm f/2.8G ED와 AF-S NIKKOR 200-500mm f/5.6E ED VR 들은 해상도가 좋게 나와서 고화소 바디들과 딱 맞는 궁합이었습니다. D810이나 D850 모두 Q모드(정음 모드)를 지원하는데, 저는 이걸 기본으로 해서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고화소이다 보니 미세한 흔들림도 화질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AF-S NIKKOR 200-500mm f/5.6E ED VR

AF-S NIKKOR 200-500mm f/5.6E ED VR는 200mm부터 500mm를 담을 수 있는 망원 줌 렌즈입니다. 저에게 망원렌즈는 70-200mm가 익숙했는데, 200-500mm를 쓰고 나니 무언가 제대로 된 망원렌즈를 사용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진 생활 하면서 망원렌즈로 첫 촬영하던 그때가 떠올랐는데요. 멀리 떨어져 있는 동물들을 마치 가까이서 보는 것처럼 생생히 담을 수 있기에 동물원 촬영에 최적화된 렌즈가 아닌가 싶습니다. 200mm부터 500mm가 고른 해상도, 특히 사용성이 높은 500mm도 해상도가 좋게 나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무게는 2.5kg으로 다소 무거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촬영한 사진을 보면, 무거워도 동물원 촬영할 때는 꼭 챙기고 다녀야 하는 렌즈로 인정합니다. 그래서 모노포드 또는 삼각대로 고정해 촬영하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올해에는 200-500mm와 함께 동물원 촬영을 할 날이 많을 걸로 보여, 앞으로 어떤 동물들의 사진을 담게 될지 기대가 큽니다.

AF-S NIKKOR 14-24mm f/2.8G ED

AF-S NIKKOR 14-24mm f/2.8G ED는 초광각인 14mm부터 24mm까지를 지원하는 광각 줌렌즈입니다. 24mm는 접하기 쉬운 화각인 반면, 14mm는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14mm로 바라본 세상이 달리 보이면서, 사진을 촬영할 때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되는 렌즈입니다.

이 렌즈는 렌즈와 후드가 결합돼 있어요. 렌즈 앞에 있는 경통이 후드처럼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필터를 끼우지 못합니다. 대물렌즈에는 특수 코팅이 적용됐다고 해요. 그래도 촬영할 때 물체에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결과물에 대해선 무척 만족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동물원의 실내 전시관이 닫혀 있어서, 아직은 이 렌즈를 활용할 기회가 적었는데 추후에도 계속 사용하면서 14-24mm의 매력을 알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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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850 · 370mm · ISO 1800 · 1/1000s · F5.6 · ©박창환 작가

지금까지 박창환 작가의 동물원 사진 TIP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사진 촬영을 위한 세세한 조작법과 기종 선택부터 작가님의

경험에서 나온 소중한 팁들까지 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밖으로 나가기 좋은 시기가 아니지만 언젠가

동물원을 방문하게 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 )

소중한 팁을 니콘 유저분들께 공유해 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동물 사진을 좋아하는 모든 니콘

유저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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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UB : N AMBASSAOR 박창환 작가

2003년 대학 시절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면서 사진에 입문했다.

10년 넘게 작업하고 있는 ‘동물원’ 시리즈는 전국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형태를 표방하고 있다. 작가는 동물원을 통해서 바라본 인류학적인 생명의 존엄성에

[출처] CLUB : N 작가의 사진촬영 TIP, 박창환 작가가 말하는 동물원 촬영의 모든 것|작성자 니콘이미징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