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음악회가 열리던 날 10명이 넘는 법우님들을 뵈어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함께 상원사에 들러 인광스님의 따뜻한 환영을 흠씬 받으며
좋은 말씀과 향기로운 차를 함께 했지요.
다시 월정사에 돌아오니... 조금 머쓱 했습니다.
저의 신분과 행동 가이드라인을 확실하게 잡아주던 황토색 행자복도 없구요.
누군가의 지시 없이 자유로운 행동을 할 수 있으니
한참 눈을 감고 있다가 막 눈을 떠서 뭐가 뭔지 잘 분간이 안가고 약간은 어리버리한
뭐 그런 느낌이랄까요.
다른 법우님들도 마찬가지셨나봅니다.
월정사로 가기로 했던 전 날, 짐은 어떻게 챙겨야 할지 옷은 어떤걸 입어야 할지
다들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신발은 등산화를 신어야 할지 고무신을 들고가야 할지...
아주 쉬운 부분인데도 약간은 그랬습니다.
그래서... 하루 다녀와본 경험자의 입장으로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개봉박두 두둥~~
1. 숙소 잡기
우선 절을 방문하시겠다면, 보통 거리가 먼 곳에 사시기 때문에 하루 묵고 가시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월정사는 매우 일정이 많은 곳이므로 평일이 아니라면 숙소를 배정받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시고
미리~ 아주 미리~ 원주실로 연락을 주셔야 합니다.
원주실에 전화를 하시거나, 신팀장님께 개별적으로 전화를 드려도 됩니다.
저번에 동문회장님께서 알려주셨던 단기출가의 특권을 활용하셔도 됩니다. (vip 룸 다들 기억나시죠?)
또한 변경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출발 전날 재차 확인전화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개인적으로 방문 하는 것이 아니라 몇명 이상이 모여 작은 소모임이 결성된다면
"25기 단기출가생들이 모임을 합니다"하고 미리 원주실에 알려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2. 월정사 도착 시간
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원주실이 문을 닫는 시간 전에 도착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도착해서 원주스님께도 인사를 드리고 해야 하니 퇴근 시간 1시간 전에 도착하시면 좋고,
부득이 하게 늦게 도착하신다면 8시 이전에는 들어오셔서 8시 반 안에는 취침 준비가 끝나고
숙소에서 조용히 취침 종이 치길 기다리셔야 합니다.
너무 늦게 도착해 소란스럽게 한다거나 다른 분들에게 방해가 되면 안되니까
시간은 꼭 엄수해주시길 권합니다.
9시 이후에는 숙소밖을 나가셔서 돌아다니시는 일은 절대 안됩니다.
절 내에 CCTV 많습니다. ㅎㅎㅎ
3. 월정사 도착하자 마자 적광전으로...
도착하시자 마자 짐을 내려놓으시고 적광전에서 삼배를 하시면 됩니다.
출입구 방향이나 방법들은 다 아시죠?
다른 분의 좌복을 밟지 않도록 조심해주시구요.
4. 월정사 도착 후 원주스님 뵙기
"아무개가 왔습니다." 하고 인사를 드려야겠지요? 원주실에 계신 원주스님께 가서
왔다는 인사를 꼭 드려야 합니다. 행자였을 때는 원주스님과 저희가 대화를 나눌일이 없었지만
불자로서 월정사를 오게 되면 원주스님을 제일 먼저, 혹은 자주 뵈게 됩니다.
원주스님을 처음 뵈어도 전혀 서먹하지 않고 편안하고 재미있게 해주실겁니다. ㅎㅎ
5. 월정사 내 옷차림
제가 도착했을 때는 일기예보에서 폭염을 얘기 하길래 반바지를 입고 내려갔지만
사내에서는 헐렁하고 긴 검은 바지와 보살님들이 입으 실것 같은 상의로 갈아입었습니다.
신발은 행자때 신던 고무신을 가져갔구요.
아무리 더워도 사실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은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같아서 별로였습니다.
처음부터 긴바지와 너무 튀지 않는 색깔의 은은한 옷차림이 좋을 것 같습니다.
모자를 쓰는 것도 약간은 튀구요.
(삭발하셔서 지금은 까까머리 되신 여도반님들. 여기서 만큼은 안가려도 되니 편하게
모자 벗고 들어오세요. ^^)
상원사나 적멸보궁을 가실때는 등산화가 편하지만
사내에서 생활하기에는 고무신같은 신고벗기가 간편한 신발을 하나 더 들고 가시는게 좋구요.
행자때와 마찬가지로 튀지 않은 색의 양말을 꼭 착용하셔야 하구요. (맨발, 절대 안됩니다.)
개량한복이나 생활한복 같은 옷이 있다면 아예 처음부터 입고가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옷차림이 걱정이어서 법복이라는 옷을 맞추는 것도 편한 방법 같네요.
6. 새벽예불, 저녁예불 참석.
꼭 참석하시길 권합니다. 방법은 이미 익숙하실 테고 새벽 예불 시간에 못 일어나실것 같으시겠지만
기상 목탁소리에 정신이 바짝들면서 몸이 자동적으로 일어나게 되더이다. 으흐흐흐
7. 역시나 가장 어려운 정숙.
ㅋㅋ 묵언이 어렵듯이 정숙도 해보니 제일 어렵더이다.
수련회나 다른 단체가 많기 때문에 저희가 시끄럽고 소란하게 하면 큰 방해가 되겠지요.
말 소리도 줄이시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장난도 자제하시길.
지대방 안에서만 편안히 계시고
이동 중, 숙소 에서는 언제나 올더타임 조용히!!!
한 마디로 모범적인 생활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행자 때 처럼. 조용히, 단정한 몸가짐으로 생활하시면 되시겠죠.
8. 나는 지난 여름 니가 행자였던 걸 알고 있다!!
아무도 모를것 같지만 다들 알고 계십니다.
저희의 작은 실수도 이미 사내에서는 알고 계실수도 있지요.
행자로서 한달을 살았던, 알거 다 아는 사람들로서 할 수 없는 행동들은 절대 자중하시구요.
편하게 언제 어디서나 나를 지켜보는 양심의 CCTV가 있다고 생각하시고
행동 하나 하나에 신경쓰시길 바랍니다.
9. 저희는 행자였습니다. 절의 구석구석을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화장실에 휴지는 어디에 있는지, 화장실 쓰레기통이 꽉 차있으면 어떻게 비워야 하는지,
후원에 일손이 얼마나 부족한 지 저희는 지난 한달 동안 절 생활에 대해 많은 걸 알고 갔습니다.
곧,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사전지식이 충분하단 얘기지요.
이번에 서별당 화장실에 쓰레기통 휴지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저희가 행자였을 때는 저희들이 매일 청소했었지요. 지금은 그런 소임자 분이 안계신가 봅니다.
그냥 넘어갈 수 없잖아요.
서인,서진 행자님과 함께 자체적으로 비웠습니다.
밥 먹고 후원을 나서는데 한 보살님께서 끙끙대며 옥수수 두 포대를 까고 계셨습니다.
함께 나왔던 태허,시운,서진,서인 행자님들과 도와드려서 20분만에 두 포대를 다 깠습니다.
저희가 했던 일이기에 모른척 넘어갈 수 없는 거죠.
자봉이 아닐지라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함께 하는 아름다운 25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어요.
다 알듯 하면서도 막상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서
이렇게 한번 말씀 드리면 다들 잘 기억하실 듯 하네요.
졸업식이 엇그제 같습니다. 다들 편안하시길....

첫댓글 넘 유용한 팁이네요~^^감사합니다!~
자봉도 하셨고 워낙 잘 하시니끼요~ 제가 빠트린 부족한 내용있으면 더 채워주세요~
우와! 정리 잘 하셨네요! [참 잘했어요!]쾅 찍어줘야 할 듯^^
ㅋㅋ 나 그런 도장 좋아해~~ ㅋㅋ
오오 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당
도움이 됐나요? ㅎㅎ
감사합니다; 언제한번물어볼까했는데 ㅠ.ㅜ _()_
ㅋㅋㅋ 겸둥이. 언제든지 물어봐요. 안가르쳐 줄거니까
와우 역시 서안행자님이셔!!^^ㅎㅎ
중국 갔다더니 돌아온겨?? ㅎㅎ
근데 원주실은 몇시에 문 닫나요? 자봉하셨던 분들 아시는 분들 답좀 달아주세요~~
월정사팁을 책자하나 만드셔도 되겠어요~ ㅋ 진짜 유용하네요,
도반님, 훌륭하십니다.
글재주가 매우 뛰어나 보이세요.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