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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 >
이 소설은 웹 소설 플랫폼인 ‘문피아’에 2017년 1월 연재한 ‘도래인’의 일부입니다.
‘대체 역사’ 소설에 상당하는 ‘현대 판타지’ 소설임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한 회만 읽어 보고 작가의 정치적인 성향 판단을 내리시지 않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회차는 2022년 6월 20일 현재 조회수 1,393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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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거제도 드론 잠수정 기지
거제도 장목항 북쪽 200여 미터에 위치한 장목 조선소.
창원산업공단 내에 있는 엔진 제조업체 `대도정밀` 신창원 회장의 소유이고 계열사 `창원 해운`의 1만 톤급 선박수리도 가능한 규모의 조선소이다.
작년에 건축된 드론 잠수정 건조 도크(dock) 주변에 온갖 철근과 건축자재가 쌓여있고 지게차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가끔씩 레미콘 트럭도 경비원이 보초를 서고 있는 바리케이드 친 정문을 통과해 들어와 지하로 뚫린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잠수정 건조 도크 옆에 짓고 있는 드론 잠수정 기지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상 2층 건물은 외벽공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아 지금은 지하 2층의 난공사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있는 것 같다.
가로세로 50m 곱하기 100m 정도의 면적에 2인승 잠수정 70척과 대형 잠수정 10여 척을 정박할 수 있는 초대형 드론 잠수정 수중기지이다.
지하층은 층간 높이 7m의 2층 규모인데, 지하 B1층과 B2층은 부분적으로 아래위가 터진 경사면 형태의 선착장이 있고, 바닷물이 건물 지하까지 곧바로 들어오게 된다.
조수간만의 해수면 차이를 고려해도 지하층 수심은 10m 이상 유지될 수 있다.
바닷물이 들어찬 드론 잠수정 건조 도크 수면 위로 2인승 잠수정 한 척이 부상해 올라와 선착장으로 향했다.
상어의 머리 부분을 닮은 잠수정의 투명한 캐노피 덮개가 열리고 운전석에 앉은 ‘대도 정밀’ 전창배 전략실 부장이 뒷좌석을 돌아보며 물었다.
“드론 잠수정 30분 시승한 감상이 어때요?”
“아주 인상적입니다! 소음도 거의 없고 수중에서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있다는 게 놀랍네요.”
뒷좌석에 앉아 미소 띤 얼굴로 대답하는 사람은 놀랍게도 여의도 `미래비전 연구소`의 박제민 경제실장이다.
“장착한 엔진이 4기통 140마력, 4800 rpm 수준이에요. 우리 대도 정밀에서 만든 겁니다. 수심 10m에서 시속 40노트로 달릴 수 있어요. 하하.”
전창배가 자랑스럽게 얘기하며 엔진을 끄고 잠수정에서 내려 선착장으로 올라섰다.
드론 잠수정은 무인으로 원격 조종도 가능하고 사람이 타고 자동항법 조종으로 운항하거나 직접 조종간을 잡고 운전할 수도 있다.
“그래요? 동력원이 디젤은 아닌 것 같은데, 축전지를 사용하면 잠항 시간은 얼마나 됩니까?”
뒤따라 내린 박제민이 궁금한 듯 물었다. 그는 전자공학 박사이며 MBA(경영학 석사)도 취득한 수재이다.
“우리는 축전지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체로 발전하는 발전기가 있어요.”
“자체 발전기요? 그래도 발전기를 가동하려면 연료가 있어야 되잖습니까? 역시 디젤엔진인가요?”
박제민이 미국에서 같은 대학의 MBA 과정에서 만난 전창배가 상과대학 출신이라 디젤엔진과 축전지에 대해 잘 모르는가 싶어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일반 잠수정과 잠수함은 디젤엔진 소음 때문에 축전지에 충전된 전기로 움직인다. 시간이 지나면 디젤엔진을 다시 가동해 방전된 축전지를 재충전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런데 축전지의 충전과정에서 폭발 위험성이 높은 수소가스가 발생한다. 그래서 환기를 위해 자주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하므로 잠항 시간에 제한을 받게 된다.
그런데 만약에 축전지 충전을 위해 직류발전기(DC Generator)를 따로 사용한다고 해도, 발전기를 돌리기 위한 디젤유 같은 연료는 사용해야 될 것이다. 따라서 충전 시 발생하는 수소가스 문제도 그대로 남으니까, 발전기 가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노-굿 아이디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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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것이... 설명하려면 좀 긴데… 어, 벌써 올라오시는구먼.”
전창배가 막 대답을 하려는데 수면 위로 커다란 잠수정 한 척이 떠올랐다. 2인승 잠수정의 두 배 크기인 4인승 대형 잠수정이다.
앞뒤로 두 명씩 앉은 4인승 잠수정이 조심스럽게 선착장에 이르자, 캐노피가 열리고 운전석에 앉은 ㈜뉴젠 이정훈 사장의 모습이 나타났다.
뒷좌석에는 대도 정밀 신창원 회장과 곽지수 예비역 준장이 앉아있고, 조수석에는 곽 준장의 특전사 후배인 황일관 대령이 타고 있다.
예비역 특전사 출신 대원 80여 명으로 구성된 `해미읍성 특전대`의 리더인 곽 준장이 과거 특전사 여단장 시절에 부하였던 황일관을 데리고 온 모양이다.
그런데 `미래비전연구소`의 박제민 실장은 어떻게 합류하게 된 것인가?
이 잠수정 기지 신축공사는 거의 신창원 회장의 투자와 이정훈 사장의 협조로 진행되고 있다.
잠수정의 동력원은 이정훈 사장이 영구자석을 이용해 개발한 무한동력 영구기관 발전기인 `뉴젠(New Generator)`이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엔진도 전기로만 스크루(screw) 모터를 돌리므로 소음도 적고 디젤엔진이 필요 없어 수소가스가 발생하지 않아서 장시간 잠항이 가능한 것이다.
곽지수 준장은 고교 동창이며 육사 동기인 전 합참의장 유진중 예비역 대장과 우국충절의 뜻을 함께하고 `해미읍성 특전대`의 리더가 되었다.
그리고 `삼통사`를 만들어 ㈜뉴젠에서 생산한 `드론`으로 대 북한 주민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이정훈이 주동이 되어 추진하는 이 [구국 대열]에 동참하게 되었다.
이정훈의 아버지 이재성이 곽지수와 유진중의 고교 동기동창이다.
유진중 대장은 ‘그린 루프’의 외곽 정책자문 조직인 여의도 `미래비전연구소`의 정경재 소장과 잘 아는 사이다.
`미비연`을 통해서 현 정부의 국방정책과 군부의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거꾸로 민간인 차원에서 본 바람직한 국가안보 관련 정책도 `그린 루프`로 제언하고 있다.
작년에는 대통령의 밀사로 비밀리에 북한에 올라가 김정은의 별장인 원산 특각에서 김정은을 독대하고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잠수정에서 내린 그들은 담소를 나누며 전창배 부장의 안내로 신축 잠수정 기지 2층의 회의실로 올라갔다.
벌써 내장공사가 깔끔하게 마감된 널찍한 대회의실은 여느 대기업체 회의실 못지않게 U자형 테이블과 대형 벽면 스크린 등 필요한 시설이 완비되어있다.
신창원 회장, 전창배 부장, 박제민 실장이 한쪽에 나란히 앉고, 맞은편에 손님 격인 곽지수 준장, 황일권 대령, 이정훈 사장이 차례로 자리를 잡았다.
드론 잠수정을 시승하고 약간 고무된 듯한 여섯 명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곽 장군님! 4인승 잠수정 시승하신 소감이 어떠십니까?”
주인 격인 신창원 회장이 미소를 띄우고 먼저 말문을 열었다.
“아, 지난번 2인승하고 비교가 되네요. 훨씬 넓고 크면서 소음도 전혀 없는 것이. 허허.”
곽 준장이 만족한 듯 흔쾌히 대답했다. 곽 준장은 평소 사업가들을 별로 달갑게 생각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신창원이 나라를 위해 거금을 투자하는 걸 보고 기업가에 대한 고정관념이 조금 달라졌다.
“하하, 그러셨다니 다행입니다. 저기, 우리 황 대령님 소감은 어떠신지요?”
신창원이 이번에 처음 만나서 그런지 과묵하게 앉아있는 황일권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황일권은 사복을 입었지만 현재 공수특전단 부연대장으로 현역이다. 이번에 창설된 북한 김정은 ‘참수 부대’ 조직과 교육의 책임을 맡고 있는 주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사실상 `해미읍성 특전대` 대원들 거의 전부는 황일권 대령이 평소에 개인적인 친분으로 포섭해서 모으고 조직했던 것이다.
그리고 해미읍성 근처에 농장을 사서 소일하고 있던 은퇴한 곽 준장을 찾아가서 특전대의 리더가 되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었다.
그 후에 황 대령의 언질을 받은, 아직은 이런 조직의 수장으로 나설 수 없는 유진중 대장의 해미 농장 방문과 권유로 곽 준장이 심사숙고 끝에 수락하게 된 것이다.
“예, 처음 보는 잠수정인데 아주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저런 잠수정을 만들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정말 훌륭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황일권이 상기된 얼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상당히 흥분된 음성으로 대답했다.
`해미읍성 특전대`를 만들기는 했지만 준비된 장비는 기껏해야 소총이나 트럭 정도여서 전쟁이 터져도 제대로 특전대다운 전투나 치를 수 있을지 모를 판이었다.
그런데, 저런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잠수정을 타고 원거리 적진 깊숙이 침투해서 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감격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저기, 전 부장님. 옆에 계신 분 소개 좀 해주시겠습니까? 저도 초면이네요.”
아침에 잠수정 승선할 때는 안 보였는데 대도정밀 직원인지 누군지 아까부터 궁금했던 이정훈사장이 전창배 부장과 낯선 박제민 실장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아, 예. 소개가 늦었습니다. 이분은 여의도에 있는 `미래비전 연구소`의 경제실장인 박제민 박사입니다. 저하고는 미국에서 MBA를 같이 수학한 인연이 있습니다. 마침 유진중 장군님과 `미비연` 소장님이 연고도 있고 하여, 유 장군님께 말씀드리고 오늘 일부러 인사도 시킬 겸 오라고 했습니다. 박 실장님, 직접 인사드리지요.”
신창원 회장의 이종사촌동생으로 미국에서 MBA 학위를 따고 벤처기업에 근무하다가 작년 초에 불려 들어와 대도정밀 전략기획실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전창배가 박제민을 소개했다.
전창배의 소개가 끝나자 다소곳이 일어서 있던 박제민이 고개를 크게 숙이고 절을 한 다음 인사말을 했다.
“예, 저는 박제민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훌륭하신 분들을 뵙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미력하나마 함께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예의를 갖춘 자세로 인사를 올리고 나서, 악수를 받기에는 테이블 간격이 너무 먼 터라 어물거리다 제자리에 앉았다.
“아, 그렇습니까? 나는 곽지수라고 합니다. 미래비전 연구소라면 유 장군한테 들어서 나도 조금은 압니다. 좋은 일을 하고 있군요. 앞으로 많은 도움 기대하겠습니다.”
“저는 황일관 대령입니다. 아직 현역에 있습니다. MBA를 수학한 박사님이라니, 앞으로 많은 도움 받겠습니다.”
“저는 이정훈이라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혹시 박사님 전공이 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사장이지만 이제 겨우 34살이 된 이정훈인지라, 39살인 전창배와 동년배로 보이는 박제민에게 예의를 갖추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곽 준장과 황 대령도 궁금해할 것 같아서 경제학 박사가 맞는지 확인 질문도 했다. 이런 질문은 나중에 하기엔 거북하므로 초면 인사할 때 해두는 것이 좋다.
“아, 예. 제 전공은 원래 전자공학입니다. 박사학위 따고 나서 국내 기업체에 잠시 근무하다가 MBA가 필요할 것 같아 수학하고 온 겁니다. 경제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으니까 너무 기대하시면 제가 부끄럽습니다.”
박제민이 어른들 앞이라고 제법 겸손을 떨며 대답했다.
“아, 전자공학 박사님이시군요! 저도 전자공학을 전공한 학사인데, 앞으로 한 수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하하.”
넉살 좋은 이정훈이 서먹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느라 썰렁한 개그를 자청하고 나섰다.
“아, 예. 드론을 직접 개발해서 제조하시는 사장님인 줄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한 수 가르침을 받아야지요. 하하.”
인간성 좋은 박제민도 웃으며 화답을 했다.
인사들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신창원 회장이 헛기침을 하고 주의를 끈 다음 입을 열었다.
“에, 제가 한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박제민 실장은 우리 전 부장의 소개로 제가 미리 만나봤었는데, 서로 사고방식이나 여려 면에서 동질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이해됐습니다. 해서, 극비리에 추진 중인 우리 [구국 대열]에 동참하기로 결심을 하시게 됐는데, 지금 `미비연`에 근무 중이라 공개적으로는 우리 모임에 합류할 수가 없으니까, 미비연 정 소장님에게는 아직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유 장군님께는 사전에 말씀을 드려서 양해를 구했고, 오늘 이렇게 모셔서 동참 인사를 올리게 된 것입니다. 이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인재 한 사람 만나서 조직의 중요한 일원으로 맞아들인다는 것은 쉽게 생각해서는 안될 일이다.
굳이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의 제갈량을 얻기 위한 삼고초려를 인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특히 특정한 기술이나 능력에 앞서서 마음속에 품은 뜻이 같아야 하고, 오랜 기간 동안 서로 믿음으로 동고동락해야 할 인재라면, 서로 잘 알고 신뢰할 수 있는 가까운 사람의 추천을 통해서 아름으로 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친인척인 혈연과 어릴 적부터 같은 동네에서 살았던 지연이나 초, 중, 고등 및 대학까지의 학연을 배제하고, 인재풀(인재 pool)에서 몇 십분 간 낯선 사람 면접하여 검증하고 판단해서 골라낼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는가?
바로 이것이 사회적인 병폐로 지적받아 지탄받고 있지만, 어찌 보면 자기가 쓸 인재라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일 것이다.
신창원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던 곽지수 준장이 잘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박제민의 욘사마를 닮은 금수저 출신 같은 하얀 피부와 테 없는 직사각형 안경 속에서 반짝이는 약간 찢어진 눈매가 거슬리는지 뭔가 확인해볼 요량으로 질문을 던졌다.
“저기, 미비연에 정책실도 있다던데 국제정세에 대한 토의도 많이 하겠네요. 중국의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랴오님 함 전단의 무력시위와 지난 9일의 우리 이어도 상공 방공식별구역의 전략폭격기 침범에 대해서 박 실장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질문하는 음성은 공수여단장 출신답게 날카로웠지만 얼굴 표정은 아버지뻘 되는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예, 중국의 항모전단 무력시위나 공군기의 대한해협 상공 침범은 미국의 선제 시위와 침범에 대한 대응적인 반격으로서, 그 책임은 원인 제공자인 미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박제민의 입에서 뜻밖의 대답이 또렷한 목소리로 울려 나왔다.
(몇 회분 정도 읽어보고 작가의 정치적 성향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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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엇! 거제도가 제 고향이에요.
네, 난정 작가님. 고향 거제도는 이제 완전 안심입니다.
장목항에 '구국'대열' 본거지인 잠수정 기지가 있으니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