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갑진년이 석양녘이다. 시간의 흐름이 참으로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누구나 푸른 용의 포부를 안고서 한 해를 시작했을 것이다. 연말을 맞이하면서 이에 대한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도 작성해 볼 것이다. 하지만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더라도 이에 너무 몰입되어서는 안 되지 않을까. 오히려 이를 발판삼아 전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보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위무하고 용기를 주는 방향으로 키를 잡아가면서. 특히 서민층 이하의 경우에는 고민이 더욱 많을 것이다. 주가 등·하락, 아파트값 등을 비롯한 부동산 가격의 등락 폭에 의해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 등은 서민들에게는 그야말로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단지 부자들의 이야기일 뿐이란 말이다. 가난한 서민들이 일확천금을 획득할 수 있는 장소는 딱 한군데라고들 말한다. 어디일까. 모두가 궁금해질 것이다. 그곳은 바로 복권방이다. 당첨 확률이 매우 낮은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를 빼놓고는 요행수마저도 노릴 수 있는 곳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서글픈 현실 아닌가. 그래도 뼈가 빠지게 일해서 돈 몇 푼 손에 쥐면 복권방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의 기분은 행복 그 자체라고들 한다. 그러면서 당첨발표 때까지 며칠 기다리는 동안 온갖 상상을 다 해가면서 지내는 순간들이 그래도 가뭄에 단비 만나듯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애잔한가. 극빈층을 비롯한 서민들은 이렇게도 힘들게 산목숨에 거미줄 치지 않기 위해서 발버둥 치고 있다. 어떠한 햇살도 안아보지 못하고서. 상황이 이러함에도 날마다 치고박기에 여념 없는 정치권. 그들은 뭣 하는 족속들인가. 대통령은 또 뭣 하고 있고. 지금까지 친일을 가속화 해가면서 얻은 것이 무엇인가. 우리의 선조들이 강제로 끌려가 혹독한 일제 밑에서 징용당했던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도록 동의해주고 얻은 것은 또한 어떤 것인가. 젊디젊은 꽃다운 나이에 전쟁터에 끌려가 일본 군인들의 욕구충족 대상으로 생을 보내야 했던 우리나라 여인들의 한을 더더욱 얽혀들게 만든 이유는 또한 무엇인가. 도대체 어느 나라 정권인지 모를 정도다. 앞으로 남은 2년여 동안 현 권력자들이 누리는 시간들이 그들에게는 달콤한 꿀통일지는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부류들에게는 애간장이 끊어지는 고통의 시간이 될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가. 야당 정치인들 또한 뭣 하고 있는가. 당선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때의 생각을 잊었는가. 지역의 특성상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생각을 이제는 더이상 갖지 말라. 실제로 누가 정권을 잡아도 전향적인 변화는 없었다. 이에는 중앙의 정치인뿐만이 아니다.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 역시 마찬가지다. 특정 이익 단체를 대변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당선된 자들 역시 똑같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이 나타나면 그 사람을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으로 잔인하게 몰아세워 가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독주하고 있는 경우가 어디 한두 번이든가. 여기저기 빌붙어 다니면서 한 곳 임기가 끝나면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해 고액연봉 받아 가면서 자신의 부귀영달을 위해서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썩어빠졌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권자들의 강력한 감시와 자기 몫 찾아가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갑진년이 저물어가는 작금의 현실 앞에서 모두가 심사숙고해야 할 숙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