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최고의 별미 미식가들에게 인기”
현장에서 사면 1kg 4만원·파지는 3만원
▲ 여수시 신월동 넘너리 마을 장수수산 신연호 씨
“이번 기름 유출과 새조개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 여수에서 나는 모든 수산물이 전부 오염된 것처럼 터무니없는 소문이 돌면서 새조개 판매가 뚝 떨어졌습니다. 어민들이 사고 이후 조업을 거의 못하고 있습니다.”
여수시 신월동 넘너리 마을에서 새조개 도소매업을 하고 있는 장수수산 신연호(45) 씨의 하소연이다.
신 씨는 “새조개는 양식이 안돼 매년 채취하는 양이 들쑥날쑥하다. 지난해 겨울에는 채취량이 많지 않았지만 이번 겨울에는 풍년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기름 유출 사고가 터지면서 판매가 급감했다”고 걱정했다. 신 씨는 “사고 전 하루에 100~200상자 정도 채취하던 것을 사고 이후 50여상자로 줄었다. 채취 조업도 1주일에 1~2일 밖에 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새조개의 원산지라고 할 수 있는 여수산 새조개는 모두 청정 바다 가막만 해역에서 채취된다. 한 때 가막만에서 연간 채취되는 새조개가 전국 생산량의 30%에 육박할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남 유일의 청정해역으로 알려져 있는 가막만에서 생산되는 굴 등은 미국에 수출되는데, 이는 가막만 갯벌이 미국 FDA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필수아미노산, 칼슘 등 풍부·성인병 예방
새조개와 삼겹살을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삼합’
시금치와 무·다시마로 끓인 육수의 만남 ‘샤브샤브’
▲ 속살이 새부리를 닮았다는 새조개
속살이 새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새조개로 불린다. 맛이 쫄깃하고 단맛이 뛰어나 제철 음식으로 미식가들에게 큰 인기다.
새조개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고 열량·지방 함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필수아미노산, 단백질, 칼슘, 철분 등 미네랄이 풍부해 노약자, 어린이, 임산부에 좋은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또한 숙취 해소에 좋으며 성인병 예방, 병후 보강식품으로 인기가 좋다. 메티오닌이라는 성분이 다량 함유돼 머릿결의 노화를 막아주며 찰랑거리고 윤기 있는 머릿결을 유지하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신연호 씨는 “새조개는 12월부터 잡히기 시작해 겨울바람이 세차게 부는 한겨울에 살이 오른다. 3월께 산란하고 나서는 맛과 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신 씨는 “어렸을 때 아버지와 마을 주민들이 새조개를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해 가공 작업을 하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최근에는 내수가 많다보니 수출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돼 국내에선 새조개를 맛보기 힘들었다고 한다.
새조개 요리는 채소를 넣은 끓는 육수에 시금치와 함께 살짝 데쳐 먹는 ‘샤브샤브’ 방식이 널리 알려져 있다.
샤브샤브는 냄비에 대파, 무, 버섯, 다시마, 멸치를 넣고 끓인 국물에 새조개를 살짝 데쳐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먹는다. 여기서 잠깐. 끓는 육수에 새조개를 데치는 시간이 중요하다. 끓는 물에 6, 7초 정도만 담갔다가 꺼내 먹는 게 가장 맛있다고 한다.
삼겹살, 묵은 김치와 함께 먹는 새조개 삼합도 인기다.
식당에서는 샤브샤브가 4인 기준 10만~12만원에 팔린다. 가격이 다소 부담스러워 가족들과 집에서 먹고 싶다면 현장에서 정품 1kg에 4만원, 파지(조업 중에 껍질이 깨진 조개) 3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 여수시 신월동 넘너리 마을에서 한 어민이 새조개를 손질하고 있다
“지역 특산물 활용 못해”…새조개 축제 등 홍보 마케팅 절실
새조개는 여수 어민들에게 고소득을 안겨주는 보물이기도 하다. 양식이 불가능하고 매년 채취량이 들쑥날쑥해 다소 값이 비싸긴 하지만 새조개 채취 기간에는 조업을 하는 어민들뿐만 아니라 마을 어르신들도 바쁘다.
신연호 씨는 “속살이 상처가 나지 않게 까려면 숙련된 기술이 요구된다. 이분들이 없으면 새조개를 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여수지역 특산물인 새조개를 활용한 체계적인 마케팅도 필요하다. 충남 홍성 남당항에서 매년 열리는 새조개축제의 경우 서해안에서 채취되는 물량으로는 축제 기간의 수요를 맞출 수 없어 여수산 새조개를 가져다 팔고 있다.
신 씨는 “외지 사람들이 여수에 와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새조개 축제 등을 통해 소비 진작을 위한 마케팅 전략이 절실하다. 여수 시민뿐만 아니라 순천·광양 시민들만 해도 수요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청정 해역에서 생산되는 지역 특산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주문 010-3617-4652, 전국 어디든지 택배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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