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8일, 일요일, Ushuaia, Violeta de la Montana (오늘의 경비 US $47: 숙박료 40, 저녁 48, 국립공원 버스표 30, 국립공원 입장료 24, 환율 US $1 = 2.85 peso) 오늘은 Ushuaia에서 멀지 않은 Tierra del Fuego “불의 땅” 국립공원에 다녀왔다. 휴가철이라 공원 안에는 캠핑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Ushuaia 시내에서 버스로 갔는데 Lago Roca 호수에서 내려서 호숫가를 따라서 한참 걷다가 Guanaco 산을 두어 시간 올라가니 경치가 좋은 전망대가 나왔다. 그곳에서 점심을 들면서 쉬다가 내려왔다. Lago Roca 호수 한가운데로 아르헨티나-칠레 국경선이 지나간다. 조심하지 않으면 호숫가를 걷다가 실수로 국경을 넘어서 칠레로 들어가기가 쉽다고 한다. Tierra del Fuego 국립공원은 반은 칠레고 반은 아르헨티나란다. 어제는 먹는 얘기를 고교 동창회 홈페이지에 올렸다. 한국 음식을 먹어본지가 오래되어서 된장찌개,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순대국, 냉면, 자장면 등이 먹고 싶다고 썼다. 된장, 간장, 고추장은 무게가 나가서 가지고 다니기가 좀 힘이 든다. 분말로 된 것이 있으면 참 좋겠다. 라면과 자장면 분말가루를 구할 수 있으면 여행할 때 참 편리하겠다. 국수는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분말가루만 있으면 쉽게 라면이나 자장면을 만들어 먹을 수 있겠다. 저녁식사는 이곳의 parilla (아르헨티나 바비큐) 음식점에 가서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순대, 소시지, 곱창 등 여러 가지 고기를 오랜만에 "배터지게" 먹었다. Parilla 음식점엔 고기 종류가 다 있는데 유독 돼지고기는 없다. 남미에서는 돼지는 별로 안 키우는 모양인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소시지는 돼지고기가 안 들어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여행지도 Tierra del Fuego 국립공원에 있는 Lago Roca 호수 2004년 2월 9일, 월요일, Ushuaia, Violeta de la Montana (오늘의 경비 US $75: 숙박료 40, 식료품 26, Rio Gallegos 버스표 160, Hepatitis A 예방주사 132, 환율 US $1 = 2.85 peso) 남극 유람선 관광 갈 확률은 거의 없으니 이제 이곳을 떠나야겠다. 다음 목적지는 Bariloche인데 Peninsula Valdes를 들러서 갈지도 모르겠다. Ushuaia를 떠나는 버스표를 사기 전에 마지막으로 여행사에 들려서 오늘 밤 남극으로 떠나는 배에 아직도 빈자리가 있는지 물어봤다. 지난번에 물어 봤을 때 3자리가 있다고 했는데 다 나가고 없단다. 혹시나 자리를 채우지 못하면 값을 내릴까하고 기대했는데 어림도 없는 얘기였다. 남극관광은 포기하고 Bariloche로 가는 버스표를 사러갔다. Bariloche로 가는 방법은 우선 Rio Gallagos에 가서 Puerto Madryn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가서 거기서 다시 Bariloche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는 것인데 금방 문제가 생겼다. 목요일 아침에 떠나는 버스밖에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3일 밤을 Ushuaia에서 더 자야하는데 다른 방법이 없나하고 몇 군데 여행사를 다니면서 알아봐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 모두 만원이었다. 항공편으로 Buenos Aires를 거쳐서 가는 방법은 있지만 나는 육로로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할 수 없이 목요일 아침에 떠나는 버스표를 샀다.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Patagonia 지방은 교통편이 정말 수월치 않다. 그래서 우리의 여행계획이 얼마나 지연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원래 계획은 브라질 Rio de Janeiro에서 2월말에 열리는 삼바 축제를 구경하는 것인데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너무 시간을 많이 보내서 이제는 틀린 것 같다. 오늘 두 번째 Hepatitis A 예방주사를 맞았다. 이곳 병원에 가서 물어보니 지난번 칠레와 마찬가지로 주사약을 약방에 가서 사오면 놔주겠다고 한다. 약방에 가니 다행히 주사약이 있었다. 가격이 $44로 매우 비쌌지만 사가지고 병원에 가서 맞았다. 10년 동안 효력이 있고 더 이상 맞을 필요는 없단다. 저녁때는 날씨가 추어져서 방에 있는 히터를 켰다. 저녁 7시가 되니 우리가 타고 싶어 했던 남극 유람선이 기적을 울리면서 천천히 항구를 빠져나간다. 10일간의 남극 관광을 가는 것이다. 여기까지 와서 남극 여행을 못하게 되다니 마음에 찹찹해진다. 칠레에서 만났던 독일 여행자는 이곳에서 운 좋게 $2,000 짜리 남극 유람선 여행을 발견하고 다녀왔다는데 나한테는 그런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 언젠가 남극 여행을 하게 되면 이 도시에 다시 와야 하는데 그렇게 될지 모르겠다. 시내에서 민박집으로 돌아갈 때는 항상 이 나무 계단으로 올라서 갔다 2004년 2월 10일, 화요일, Ushuaia, Violeta de la Montana (오늘의 경비 US $14: 숙박료 40, 인터넷 3, 환율 US $1 = 2.85 peso) 오늘은 제법 추었다. 민박집 딸 Susana 얘기가 여름에도 남쪽에서 바람이 불어올 땐 춥단다. 남극에서 불어오는 바람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바람이 북쪽에서 불어올 때는 따듯하단다. Ushuaia는 칠레 국경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칠레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Susana도 자기는 Ushuaia에서 태어났으니 아르헨티나 사람이지만 부모는 둘 다 Ushuaia에서 멀지 않은 칠레의 Punta Arenas가 고향인 칠레 사람들이란다. 친척들도 일부는 아르헨티나, 일부는 칠레 태생이란다. Ushuaia에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사람들 외에도 파라과이, 우루과이, 브라질 사람들도 많이 산단다. 일종의 미니 국제도시인 셈이다. 날씨가 추워지니 사람들의 옷차림이 바꿔지고 꼭 겨울이 된 것 같다. 미국에 살고 있는 애들에게 양털 재킷을 사서 우편으로 부치는데 무게가 불과 1.5kg인데 $50이 들었다. 인터넷 때문에 통신비는 싸졌는데 사람이나 물건이 오가는 교통비나 물류비는 그대로 비싸다. 교통비나 물류비도 통신비만큼 싸져서 1.5kg 소포 값이 $50이 아니고 $5이고 서울에서 미국 San Francisco까지 왕복 항공료가 $1,000이 아니고 $100일 날이 올까 모르겠다. 와도 최소 100년 후일 것이다. 며칠째 같은 숙소에 머물고 있는 스위스에서 온 친구와 아침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나눴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스위스를 동경하고 있다고 하니 스위스는 옛날과 달리 이제는 문제가 많은 나라가 되었다고 한다. 영어가 서툴고 생긴 것이 프랑스계 같아서 물어보니 그렇단다. 프랑스어를 쓰는 Geneva 출신이란다. Geneva는 교외를 합해서 인구 40만으로 살기 좋은 도시란다. 그러나 날씨는 별로 안 좋아서 11월부터 4월까지는 항상 우중충한 날씨란다. 국제 외교도시라 외국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학교에 가보면 한 교실에 외국학생이 30%는 된단다. 자기 생각에는 Geneva 사람들은 외국 사람들에게 별로 친절하지 않다고 한다. 2004년 2월 11일, 수요일, Ushuaia, Violeta de la Montana (오늘의 경비 US $19: 숙박료 40, 저녁 16, 환율 US $1 = 2.85 peso) 오늘은 어제보다 더 추은 날씨다.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갑자기 서울의 겨울같이 바꿔졌다. 근처 산으로 등산이나 갈까 하다가 추워서 그만두고 민박집에서 하루 종일 보냈다. 바이러스 때문에 안 되던 민박집 컴퓨터가 고쳐져서 오늘은 인터넷을 할 수 있었다. 내일 아침에는 Ushuaia를 떠난다. 혹시 Ushuaia에서 남극 유람선 여행을 할 수 있을까 해서 1주일 정도를 허비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