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7 감수성훈련 후기 (Amor Fati)
오늘은
‘기생욕’의 연장선상에서의 수업을 오후 4시까지 했기에 실제 감수성 훈련은 아주 짧게 해서 다들 아쉬움이 남는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단점이라 적어준 ‘자기 유리한 쪽으로 결론을 내리실 것 같아요.’를
가지고 제가 했던 유동수모델 대화의 수준분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실/의미: 저를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시는 사람이라 생각하시는
군요.
기분: 그런 제 모습을 보고 답답하셨을 것 같아요.
성격: 당신은 열린 마음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모든 가능성을 점검하고
결론을 내리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계시는 군요.
숨은
뜻/숨은 의도: 당신은 자기 중심적으로 결론을 유도하는 제가
좀 더 균형감 있고, 좀 더 열린 마음으로 결론을 내리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시는 군요.
인정/칭찬: 저에게 애정 가득한 마음을 가지고 제가 이 세상에서 내리는
결정이 좀 더 공정하고 균형감이 있도록 도와주시려는 선한 의도에 감사 드리고, 실제 삶에서 그런 열린
마음으로 결론 내리는 당신의 모습은 시원하고 멋있어요.
지적/대결: (여기에서 좀 울림이 있었습니다)
1) 그런데 내가 그런 상대방에게 동의하지 않을 경우
“그런데, 어떤 상황에서 저에게 그런 느낌을 받으셨나요?” 라고 묻는다면 상대방의 선한 의도를 온전히 존중하면서 자연스럽게 내 의도를 전달할 수가 있다.
2) 상대방의 견해에 동의할 경우
제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자기중심적 결론을 내리려는 모습이 보이려 할 때마다 제게 오늘 같은 따뜻한 손길로 저를 도와주세요.
상사에게
올린 내 제안서와 반하는 상사의 말이 나올 경우,
1) 상사님, 그게 아니구요… 라고
말하는 경우와
2) 아, 상사님 말씀은 이렇고 이래서 이렇다는 말씀이시네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돌아오겠습니다.
어떤
게 더 나은가요? 당연히 2)번이 낫죠. 기/생/욕은 지적/대결을 좀 더 세련되게 하기 위한 훌륭한 툴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적/대결과 잔소리의 차이는 ‘길이’라는 말씀에도 동감했습니다. 되도록 간단하고 짧게 지적/대결
관련 멘트를 던져야 하고, 짐작이나 나의 스토리가 들어간 지적/대결은
아주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내 가치관에서 중요한 부분이 상대방의 장점일 경우, 그 장점에는
쉽게 공감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그 장점에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구나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결국,
내가 내공이 쌓일 수록 ‘Egoless’가 된 상태에서 상대방에게 기/생/욕을 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되었습니다.
또한 상대방에게 지적/대결을 할 때, ‘그런데, 내가 좀 아쉬웠던 것은…’이라고 시작하는 표현이 제게는 되게
듣기 편했습니다.
오후
감수성 훈련 시간은 다른 날에 비해서 너무 짧아서 아쉬웠지만, 그런 와중에도 여러 도반님들과의 울림
있는 대화들이 오갔던 그 시간들이 벌써 그립습니다.
다들
좋은 밤 되시고, 10월에 뵙겠습니다.
첫댓글 아모르 파티!
배움을 현실에 적용하려는 구체적 방법을 찾는 끈기와 열의가 놀랍다.
서산대사의 시로 알려진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는 아래와 같이 맺는다.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오늘 나의 발자국은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뒷사람들의 이정표가 되리라.
지금 가는 이 길이 아모르 파티 자신에게는 물론, 뒤를 따르는 후배들에게 더 행복한 소통에 가까이 가도록 도울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