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
권응목
내 아버지 떠난
허한 집에
쥐들은 대를 잇고
유수 같은 세월에
노래하던 새들은
낯설다 지저귀고
허기진 채 서 있는
마른 가지 아래
우거진 잡초들
발길 드문 산골에
하염없이 기다리네.
떠나버린 주인을
산에서도
권응목
꽉 막힌 세상
답답함을 못 견딘
솟구친 뿌리들이
하늘을 향해
털어내려는 절규는
지친 발걸음을
붙들고 하소연하니
숨 막히는 비탈길
욕심의 오름도
어쩔 수 없이
긴 한숨을 토해낸다.
오늘은
권응목
옛날이나 지금이나
온통 검은 빛
문지르고 씻어도
희게 될 수 없지만
파도와 마주하는
멋 가락 속에
깎아내고 씻는 일
그치지 않으니
매일매일 조금씩
달라져 가는 갯바위
첫댓글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