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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청이 아주 쓸모도 없는 기상예보를 계속 해대고 있고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고사까지 지내는 애(?)가 나타나고...
참으로 어수선하고 싱숭생숭하는 마음으로도 영남알프스로의 출발이 추진되고 있었다.
근데 목요일부터 목이 잠기면서 아주 조짐이 좋지않다..이런 된장..감기오는거 아녀..씨~
금요일이 되니 쪼끔 더 심해졌다...어뜩카나 어뜩카나...10년이나 전에 가보고 그후론 한번도 못가본 영남 알프스인뎅....
암튼 일단 정해 졌음 비가 오든 감기에 걸렸든 떠나고 보는거지머...
김치랑 쌀이랑 과일한가지가 내가 가져갈 전부다..물론 추울테니 옷 든든히~~
금요일 퇴근하면서 고기 쩜 사고 과일은 그저 깍지 않고 먹을수 있는 귤이 젤로 무난~(물론 가격이 아주 맘에 들에 착~하고~^^)
강변역서 11시인데 시간이 그리 넉넉치 않네....
지난번엔 김치가 쪼끔 남았으니 이번엔 생김치는 쪼끔만 가져가고 찜을 해서....
일단 침치속에 고기넣어 약한불에 올려놓고 김치썰어담고 쌀씻어 물 살짝 빼서 담고, 우리 아~눈치보며 설거지도 다아~해놓고...
미리 대충 베낭은 싸 놓을걸 후회하며...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도 조금 늦을것 같다..
바이스님이 간장이랑 와사비랑 식용유를 챙겨오라고 전화하셔서 어데냐고 물으니 아직 집이라고 베낭싸고 계신다고..
엥...?! 그럼 언제 오실꺼냐 물었더니 우리 여보야차로 가기로 했다고 지난번처럼 하남 들려 델꼬 가라시네...
이론~~그럼 하남에서 만자자하믄 더 좋았는뎅....강변이 얼마나 찾아가기 나쁜동내인데...아씨~~
참으로 다행으로 경은님도 늦으신다는 문자가 왔다..하하~~잘됐군..걍 경은님께 묻어감 댈꺼가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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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도착후 차있는 곳을 못찾아 헤메는데 무신넘에 계단은 왜 글케 지랄시럽게 많은지 짐은 무겁지...슬그머니 짜증이 밀려온다..
아~~안대안대~~성격에 초큼~의 흠도 없는 내가 성질을 보이믄 안대지안대지..아~씨~쓰파~~나를 달래는데...
경은님이 전화해 어케어케 오믄 댄다 알려주신다..
저너므 산처럼 높디높은 계단을 또 올라가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리 없건마는 오늘따라 산보다도 높게 보이는 못되처먹은 계단들....씩씩~~헥헥~~
우여곡절끝에 울여보야 차를 찾았고 내가 타면서 출발했다...
-미리저나하지 그랬써어~~
-걍 찾는데까지 찾아보려고 했쮜...학학~~
-ㅋㅋㅋ원래 길치들이 길을 찾지도 못하면서 묻지도 않고 끝까지 찾아보는게 특징이라하데...ㅋㅋㅋ
-아니 여보야가 내게 그런소리를 함, 나 졸라리~슬포~
-아니아니~~아까 여보야기 여기못찾으니 경은님이 그랬써엉..경은님 아는 사람도 길치가 있는데 그런다고...ㅎㅎㅎ
-으잉...(눈에서 광선나감~~파바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다 마트에 드려 간단하게 장을 보고 하남시청앞에서 바이스님을 태우면서 우리의 오붓한 다섯명의 영남알프스로의 여행은 일단은 순조로이 출발했다.
우리여보야가 운전하는 관계로 또 난 앞 조수석에 앉는 호강(?)을 누렸고 뒤에는 세분 다 가늘고 짧(?)았으므로 넉넉히 앉아 갈수있었다...고 난 생각한다...(솔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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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여보야의 네비가 영민하지 못했으므로 바이스님이 테래비크기만한 네비를 가꼬 오셨는데 이게 얼마나 신통방통한지 난 한동안 그여자(?)와 시간가는지도 모르게 놀았고 넘넘 즐거웠따...신기한 것이 과속방지턱까지 다아~알려주는게 머 이런 좋은 기계가 있나 싶어서..
이런걸 차에만 달지 말고 사람들이 들고도 댕기믄 길 못찾는 일은 없을텐데...하는 생각에 그저 그 기계속의 여자가 하는 말은 용한 점쟁이 마냥 맞는것이 그저 그 기계탐구(?)만으로도 난 시간 가는지 몰랐다.
물론 뒤에 세분은 그런 나로 인해 무척 재밌어 했지만...난 머 그런 내 행동이 그렇게 재밌어 할 일은 아닌듯 싶기도 하고 내가 딥따띨해지는듯도 해서 그럴때 내기분은 머....존내~외롭지말입니다..쩝~
넘 재밌어 하셔서 이해를 돕기위해 컴퓨러에 사진올리는 방법을 우리 짝은 아~한테 거금10만원 주고 배웠다 했더니 배꼽을 잡고 웃으신다..쓰파~~불난집에 기름 부었다 싶네...
거기에 바이스님과 촌장니은 아주 날 골로 보내신다..
-난 5천원만 줘도 갈켜 줄수 있는데...
-진짜 10만원 주고 배웠어..?!
-내가 계속 못하니깐 노트에 적어 주는데 한장 가득빼곡히 적어 놓고 그대로 첨부터 천천히 하라해서 해보니 대드라구염...아~그땐 그게 어찌나 신기했는지 10만원이 안아깝더리구염...근데 쫌 익숙해 지니 이지지배가 나한테 사기쳤구나...하는 생각이 슬슬 드는 거예여...일케 간단한걸 늙어가는 어머니께 10만원이나 강탈하고 갈켜주다니 싶어서...그래서 내가 괴씸해서 용돈에서 단돈 처넌도 더 안주쟎아요...식식~~
-하하하하하~~노트 한장이나 써 줬으면 10만원 받을 만하네...큭큭큭~~
-아니 알고 보니 노트한장쓸만큼의 일은 아니더라니깐요...이기 넘 간단하믄 사기친거 들킬까봐 돌리고 돌려서 그따우로 엄마께 감히 사기를 치다니..우리 큰아~한테 이거 미니한테 10만원주고 배웠다니..대뜸 "엄마바보나..!!!"이러더리니깐요...아휴~이너므지지배..
-아하하하하하~~~~~
웃겨 죽겠으신단다...아니 내가 네비신기해서 네비랑 노는 걸 이해 못하시길래 덧붙인 말이 내가 아주 내무덤을 파버린 꼴이 됐다...
암튼 내가 늘~느끼는 건데 바이스님이랑 촌장님은 나 만날땐 어디가서 내 염장지르는 약을 야메로 사서 나눠 드시고 오는것 같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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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몸살기운이 살짝있었는지라 소리가 많이 잠겼으로 조금씩들 걱정을 해 주셨지만...나름 켄디션은 괜찮았으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원래 늘 감기에 걸렸다가도 한잠 자고 일어나면 땀 빡~흘리고 나면 거뜬해 졌으니 이번에도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중간에 바이스님이 운전하시며 내 자리도 자연 촌장님께 내 주어야하는 일이 발생됐다..
뒷자리에 셋이 앉아보니 앞조수석에서 앉아 지걸여 댔던 말들이 미안하게 생각됐다...쫌 불편하당..
하긴...머....용량(?)이 틀리자너....애써 자위하며...
울여보야가 테래비만한 네비 불빛이 방해되어 잠이 안온다기에 후다닥 다리를 올려 네비불빛을 막아줬다..
-됐떠..?!
-...엉..^^
-아유~진짜 내가 이꼴을 보려고 또 왔어..이 S&S커플 노는거 진짜 짜증이야~~
-아니 우리가 멀 어쨌다고 경은님이 저런 과민반응을 보이시나..그치?!
-...으응~~^^
아니 불빛 쩜 가려준거 뿐인데 이 쏳아지는 야유들 먼가..?!...성격 흠 없는 내가 봐도 참~~알수없는 성격들이셤~~ㅋㅋㅋ
암튼 오신다던 비는 오시지 않고 하늘만 맑은 것이 우린 거의 마지막 휴게소에서 약1시간 가량 휴식을 취한후 다시 출발하여 울퉁불퉁한 비포장임도길을 한참을 올라갔다.
촌장님이 아주아주 저렴하고 썰~렁~한~농담을 한마디 하는 바람에 우린 잠시 오스스한 한기를 느끼며 차창밖으로 펭귄한무더와 스키타는 북극곰을 보는 행운(?)을 누릴수(ㅋㅋㅋ)있었다..근데 정작 그 농담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니...아~이 돌대가리~~
진짜 유머 키워주는 학원같은데 보고 드리고 시푸다...ㅜㅜ
하긴 이럴때 보믄 길치인 나나 썰렁한 촌장님이나 비슷하단 생각이 든다...
참으로 요상한 공식으로 세상은 공평하단 생각을 갖게해준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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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그럭 거리며 올라기는 길에 별이 보인다며 경은님과 촌장님과 울여보야 하늘을 내다보며 감탄했지만...난 걍 귀찮다...어짜피 올라가서 볼건데머....자는척~~
간월재에 가면 바람이 장난이 아니라고 경은님과 바이스님이 그러시면서 옷따뜻하게 입어야 한다신다..
근데 글케 겁나 분다던 바람이 갈대도 흔들지 않을 만큼 고요하고 잔잔 하기만 하다....
경은님과 비이스님이 순진무구한 우리세사람한테 완죤 생구라를 치셨단 생각밖에 달리 다른생각이 들지 않는다...ㅋㅋㅋ
진짜 신기하게도 바람 한점 없는데 날씨는 포근하고 안락한 마음이 들게는게 색을 연출하는 그런 새벽녘이다...
우린 일단 그래도 바람불것을 대비해 옷을 챙겨 입고 간월재에서 왼쪽으로 투박한 나무계단으로 올라 중턱쯤에 하을은 주홍색으로 붉어지는데 구름이 많아 아무래도 일출은 틀린거 같다는 생각들이 지배적이다.
그 어슴츠레함을 즐기며 실루엣이 나오게끔 사직을 찍으면서고 영남알프스가 우리한테 이럼 안대지 싶은 생각에 속이 상한다.
바람은 한점없이 고요하기만하고 예상했던 바람도 비도 없다...
그저 비만 오시지 않기를 바랬는데 비도 아니 오시고 거기에 바람도 없는데 일출이 없다는 투덜거림이란...참~사람욕심 끝이 없다 싶다.
그렇게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다들 아쉬워 했고 바이스님은 그만 내려 가서 아침 준비 한다고 내려 가시자마자 바로 마치 손톰만한 빛이 구름속에서 빼꼼히 내민다..
어어어어어~~~~~해 뜬다아~~~~~바이스니이임~~~~~~~~
다들 그냥 내려간 바이스님을 동시다발적으로 불렀지만...........잠잠~~~
그렇게 빛을 뿜지않고 그저 동그랗게만 시커먼 구름속을 들이 밀고 나오는 태양이 어찌나 감사한지 우린 그저 넔 나가게 보고찍고....
어쩌면 일출이란 늘 같은 태양이 떠오를 진대 어쩜 단 한번도 같지 않은지...
그래서 보고봐도 무박산행만 하면 일출에 집착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늘 똑같은 모습으로 떠오른다면 몇번만 보면 식상할 것잇인데....언제나 다른모습으로 우릴 감동케 한다.
일출을 보고 촌장님은 간월산정상까지 가신다고 혼자 올라 가시고 우리 여자들끼리 사진몇장 더 찍고 내려왔다....바이스님이 맛난 만두국을 끓여 놨겠지 기대하면서...
어....근데 차에 오니 바이스님은 보이지 않는다...
두리번두리번 찾아봐도 안보이신다...볼일(?)보러 가셨나...?!
잠시 기다리니 저쪽에서 물통하나 달랑 들고 느릿느릿오고 계신다...
-아니 언능 내려가 만두국 끓여 놓으랬더니 어데 가따 오는 겁나까요..?!
-만두국끓일려고 물떠 왔짜나..!!!
-우린 내려오면 따끈한 만두국을 먹겠지...다들 생각하며 내려 왔는데 아직 물도 안끓였단 말입니까요..?!
-이제 끓여야지...........
-아~~진짜 바이스님 일케 함 같이 못다닙니다..멤버 교체 바로 들어 감니다...
-서둘러 끓여줄께...
-우리 기다리는거 잘 못하는데..특히나 먹는거 기다리는거 진짜 짜증 이빠이 나는데...
식당자리땜에 또 한참 시간을 버리고 경은님은 스타일대는 쩌~기~겁나 멀리(?)에 있는 데크에서 분위기있게 먹자는 분위기주의로 대충(?)우린 거긴 바람이 많아 쩜 추울꺼 가트니깐 이쯤 차옆 아무데서 바람피해 먹자는 대충주의파고....일단 다수결에 분위기주의파가 대충주의파에 밀려 걍 길거리차옆에서 대충~~으로 자리정해지고...
버너피우고 김치 넣고 인당만두4개가 정량이라고 바이스님이 그러셨다..
촌장님은 4개너무 많다고 다 못먹는다고 하시고 우리 3사람은 일제히 "연비를 아는데.."하는 똑같은 생각으로 촌장님을 처다봤다...
아무래도 대충 길거리가 모양이 나지않고 넘 허접해 보였는지 끝내 경은님은 준비해 오신 럭셔리~식탁보를 길거리에 까는 사태가 발생됐다...일명 "식탁보의 굴욕"이라고...
다들 길거리에 깔긴 넘 아깝다는 민원이 폭발했지만.....기냥 경은님의 똥고집(?)으로 강행하여 우린 자줏빛우아한 식탁보를 땅바닥 박스쪼가리위에 까는 무지 몽메한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으메~~아까비~~~이건 진짜 자줏빛식탁보에 대한 예의가 아닌데...
저 빛갈이 얼마나 고상하고 품위있고 아름다우면서도 정숙한 색갈인디..조선시대 혜경궁홍씨가 품계를 나타내기위해 입던 색인디...그걸 길바닥에...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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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그러거나 죈이 길바닥에 깐다는데서야머...우린 대충 시뻘~건 김치 국물 흘리며 만두국물 흘리며 먹어야 대지머.....ㅜㅜ
이런저런 헤프님으로도 아침식사는 무사히 끝나고 바로 옆에 쓰레기더미가 있었지만(참고로 우린 쓰레기더미에서 딱 한발짝 떨어진 곳에서 아침을 먹었다..것두 아주 맛나게...^^흐믓~) 우리가 가져온건 다아~우리가 가져간다가 또 우리모임에 기특중에 하나자너..우리 쓰레기는 다아 모아 차에 실어 놓고...
두 오빠들만 베낭미어터지게 담고 여자들은 귀여운힙쌕 하나씩 메고 달랑달랑~~신불산을 향해서 출발....하려는데 아침커피를 안먹었다나...
바이스님이 귀찮았는지 쩌~기~포차에서 한잔씩 사주신단다..
난 만두를 넘 많이 먹은 관계로 커피는 사양이고 한잔천원인 커피를 4잔시키고 의자에 앉았다..
커피맛이 안난다고 이상하다며 대따리 비싼커피를 버리고 뜨건물 얻어 또 우리가 가꼬간 커피를 탔지만 여전히 커피맛은 안난다고 이거 물이 이상한거 같다는 해프닝에, 포장친 트럭이 굴러가는지 안가는지 의견분분에..
참~~사람 다섯 갔는데 생각이 한 58가지쯤으로 분산 대는거 가트다..
-글케 궁금해 하지말고 걍 물어보믄 대자나여..?!
--아니 머 또 그러긴 그렇고...
-아씨! 알써일써~~기다리삼..내가 담박에 해결해 줄텐게...
알수가 없다 궁굼하면 걍 가서 물어보믄대는데...나는 포장마차 주인한테 가서 물어봤다..
-저기요~이 물 무슨 물인가요.?!..혹시 무슨 차인가요..?!
-왜요..?!..여기 산에서 나는 약수로 끓이는 물인데...
-아~~아니 커피를 타도 커피맛이 잘안난다고 무슨 찻물이 아닌가 해서요~~아~~약수라 그런거부네...머..또하나 물어봐도 대여?!
-먼데여?!
-이차....이 트럭 움직여요?!
-그럼요...운전해 여기 올려 놓은건데요...저녁에 이차끌고가진 않지만 움직이차 맞아요..
-아~~그거땜에 지금 저~사람들 궁금해서 거의 죽기 직전이었거든요...고맙습니다...^^
-ㅎㅎㅎ
-이차 굴러간데여..글구 그물 여기 산에서 나는 약수물로 끓인 거래요..머..또 궁금한거 있음 말해~~내가 돈안받고 다아~~알아봐다 드리께~~
-아니아니!!됐어~됐어~이제없어~
모두의 궁금증이 풀리고서야 우린 산행을 시작할수 있었다..쩝~~
참~~내 단세포적 상식으론 이해하기도 힘들고 이해도 안대는 복잡 오묘한 영혼들~~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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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설치지역 엇새밭지나 자갈과 나무뭉치계단길이 거의다 훼손된 가파른 오르막길로 접어들었다..
숨이 차니 목감기라서 그런지 목이 바짝바짝 타고 목이 타니 기침이 나온다..기침을 하면 폐속까지 고통이 온다...너무너무 아프게..
숨차지 않게 천천히 올라가려니 자꾸 뒤처지고 그런 날 데리고 가려니 다른 사람들까지 걸음이 느려지고 있다..이런 이럼 이거 민폐인데..
조금 서둘러 본다...끊임없이 기침이 밀고 올라온다...된장할~~
걍 난 천천히 길을 아니까 따리 갈테니 버리지만 말로 올라가라고 말했지만 조금씩조금씩 알게 모르게 내 걸음에 맞춰가고 있다...
이럼 다들 힘들어 져서 안대는데...
몸상태가 나빠지면 나름 괜찮던 컨디션도 따라 나빠지기 시작한다.
길은또 왜 그리 엉망이던지...먼지에 자갈에 놓여진 계단은 또 다 망가지고....볼일볼만한 장소도 마땅치 않고...씨~
신불산 정상에 올라서니 사람들이 제법 많다.
나는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거칠게 숨을 몰아 쉬었다...다들 걱정스런 눈빛들...아~저런 눈빛받는거 진짜 시른데....ㅜㅜ
그런 내가 안스러웠는지 평상시 나를 그리 갈구시던 바이스님이 "솔채님 아프니 어떻하냐고...?!"고 걱정이시다..
-거봐여~~그니까 안아플때 갈구지 말고 이뻐해줘야지여~~아고아고..헉헉~~
-아라싸아라써~~갈구지 않을테니 아프지 마셔~~
음~~역시 본인이 평소 날 엄청 갈군건 인정 하시는 모양이군...우이쒸~
내가 느린 관계계로 서두르진 안되 쉬는 시간을 짧게...꾸준히...
억새는 우리가 아주 아쉬워 할만큼 졌고 그래도 걱정했던 바람도 오신다던 비도 아니 오시니 그게 어디냐며 다행스럽고 만족스러워했다.
여인의 허리선 처럼 아름다운 굴곡을 지닌 영남알프스의 능선길은 걷기도 좋지만 능선쪽으로는 잡목이 거의 없어 조망도 시원스레 좋다.
억새가 늦었을 거라 생각하고는 왔지만 정작 와서 진짜 늦은걸보니 그 아쉬움은 우리가 생각한것 보다 훨씬 더 크다.
하나하나를 보면 이미져서 그리 볼품없지만 잎과 통틀어 멀리서 바라보면 물결치들 햇빛받아 일렁이는 억새평원은 마치 봄에 보리익어 일렁이는 듯이 아름답게 보인다.
역시 하나하나 분석해서 따지고 보면 그 무엇도 멋지고 아름다운것은 없는 것이야..
전체를 그저 한걸음 물러서서 보면 모든게 신비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지....
차분차분 숨차지 않게 걸으며 그래도 이리 멀리까지 이길을 걷고자 왔는데 까직 몸살감기로 포기해선 안되지 싶은데...
그곳에서 부턴 그리 오르막도 없는데 힘은 점점 더 들고 숨은 더욱 거칠고 기침은 더 아프게 난다...
진짜 짜증나고 신경질나서 슬프고 우울해져 눈물이 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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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안돼...!!!...위험해..그만그만..!!!
이렇게 마구마구 우울해 지려고 할땐 내게 기합을 넣고 중지를 시켜야해...
나자신과 잘~타협하고 타일러서 절대로 우울모드로 가게 해선 안돼...사자성어로"우울금지"라고 하지~~^^
왼쪽으로는 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오른쪽으로 끝도 안보이게 너울대는 거칠지 않는 산 곡선이 아름답기만 하다.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 몰골도 영~아니올시다이지만 몸이 점점 더 안좋아 지는 거 같다.
신불산 공룡능선은 시간 되면 탈거라며 일단 패스하고 스치듯 지나 능선길따라 쭉~걸어 내려가니 다시 나무계단과 휴식공간이 설치된 안부가 나오고 그쪽에서 왼쪽으로 약 150m쯤 내려가면 첨 우리가 자까~~싶었던 신불산장이 나온다...
한기가 드는듯 추워지더니 급기야는 바람이 불면 온 뼈마디가 다 바람이 드는듯 아프다...감기가 아니라 몸살이라고 경은님이 그러신다.
그곳에서 잠시쉬며 가볍게 휴식주를 한잔식 마시며 나의 빠른쾌차를 빌었고, 신불산장쪽으로 사진찍기 좋은 곳으로 바이스님의 안내에 따라 다들 가시고 나만 우두커니....짐 지키고 앉아 있는데.....몸이 더욱 오슬오슬춥다..달달달~~~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또 안가봄 나중에 후회하까 싶어 꾸물꾸물 일어나는데 어떤 시키가 사진 한장찍어 달란다..
이시끼가 눈을 데코레이션으로 달고 댕기나....나 아픈거 안보여염...?!...이러고 싶은거 우리도 가끔 단체 사진 부탁하는거 생각하니 참고 찍어 주자 싶다...아씨 엄청 움직이기 시른데...옛날 같으면 하기싥음 일언지하 거절이었는데...나두 참 많이 변했다 싶다..
-짜~~오빠들~또바로들 서시고욤..서로 별로 안찬하시겠지만 사진은 다아~공갈 투성이니깐 친한척~들 쩜 하시고욤....
-하하하하하~~재미있으시네~~
-......근데요....얼마짜리로다가 찍어 드리까염...?!
-................?!...............
-아~공짜 부터 만원까지 있는데 얼마짜리로 찌그가염..?!
-아~~천원짜리로 지거줘 봐여~~
-헐~~그럼 머리들이 다아 짤릴텐데.....땅에서 부터해서 몸의 4/3정도까지만 나올텐데..괜찮으시겠어염..?!... 나중에 후회많이 하시던데 좀더 쓰시는게 어떠세여...?!
-하하하하하~~~찰칵!....엉 그냥 찍으면...찰칵~...
-아주 꾸밈없이 자연스레 웃으시는 걸로 찍었으니 보시면 즐거우실 꺼예요~..^^
사진 찍어 드리고 우리팀 사진 찍는 곳에 가니 진짜 그나마 억새도 많이 있고 빼곡히 있다.
비탈로 햇빛받아 훨씬더 아름다운 가을 색갈을 내고 있었다.
울타리 난간 밧줄위로 울여보야랑 경은님은 앉아서 그네를 타며 아이들마냥 재밌어 하시고 바이스님은 카메라 밧데리 교환하러 가시고 촌장님은 사진 다 찍고 나 대신 짐지키러 가셨다....그렇게 그곳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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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신불산장쪽이 아닌 그냥 쭉~직진 길이 우리가 갈 길이다..
약간의 오르막길...예전같으면 딱 걷기 좋을 만큼의 오르막인데 갑자기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이런이런~~상태가 점점 더 나빠 지는 거 같다...
내가 메고 가던 바이스님 카메라가방이 신경쓰였는지 우리 여보야가 얼른 어깨에 걸친다.
무겁지 않다해도 막무가네다..
근데 진짜 무겁지 않았는데 맨몸이 훨씬 가볍긴 하다...진짜 심각하군...
그 야트막한 오르막길 올라서서 평지길 잠깐 걸었는데 그리 춥지 않은 날씨가 분명한데..(몇몇은 반팔차람으로 다니는 사람도 있다..)점점 더 추워진다...나 자신과의 타협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우우해 진다..ㅜㅜ
내가 더 나빠진걸 다들 눈치 채셨는지 걱정들이 많으시다.....아씨 미안해서 칵~죽고싶다...
여행이란 자고로 벼르고 별러 피같은 돈써가며 금같은 시간 내서 오는 것인데, 그저 그 아무것에도 시경쓰지 않고 오부지게 즐거움만을 누리다가 가도 지나면 아쉬움 투성이가 여행인데...누군가 한사람으로 인해 그 여행이 즐거워 지지 않는 다면 그건 그 한사람이 죄를 짓는 거라 난 생각한다...그 한사람이 나다...우앙~~울고 싶다.
아픈것 처럼 감당 안대는게 또 없는데...어떤 경우도 대신 해 줄수 없는게 또 아픈건데...내가 그걸 하고 있다니....
숨을 할딱이며 바위에 앉아 우리 여보야를 처다 봤는데...허거걱~~우리 여보야얼굴이 살짝~겹쳐지며 둘로 보인다..후다닥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다시 보니 재대로 보인다..이런..진짜 스톱하란 신호군!!!
그곳에서 난 스톱을 선언했다...이건 더 가단 진짜 "미안-죄송-민폐"...순으로 이어지겠다 싶다..
-난 더가면 안되겠어요..헥헥~~여기가 자리도 좋고 기다릴테니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말고 전력질주해서 목적지 가지 갔다 오세염..
-그럼 여기서 한잠자..어제 몸살 났는데 잠을 못자 더할꺼야...
촌장님이 얼른 자리를 꺼내 깔아 주시고 바이스님이 아스피린 한알과 우모복을 꺼내 주신다..
-알았으니 빨리 가세요...여기서 한잠 자야 할거 같아요....애써 웃음~^^
우리 여보야와 경은님의 안타까워 하는 마음도 바이스님과 촌장님의 따뜻한 베려도 다아 그저 나로 인해 여행이 엉망이 될까 싶어 미안해 죽을 맛이다...
예전에 내가 "미안하다 말고 감사하다 함 대는데..."라고 했었는데...상황이 다르다 해도 암튼 이말은 취소 하고 싶다...ㅜㅜ
그렇게 그들은 베낭을 내려놓고 최소한의 것만 가지고 영취산쪽으로 가시고 난 소나무 아래 자리펴고 바이스님이 주신 우모복 덮고 촌장님 베낭베고 누었다..
당근 금방 잠이 들리는 만무하다....그런데도 아~무~런~생각도 나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도 그게 참 신기하다..
힘들단 생각도 아프단 생각도 미안하단 생각도 그 어떤 생각도 들지 않는다...그냥 시간이 어느순간 딱!...멈춘것 처럼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러간후 아주 조심스레 살짝 잠이 든듯하다...
흐릿하게, 나혼자만 산에 있는 것 같은 꿈..너무 오래 기다리고 있다는 꿈..길을 잃고 헤메는 꿈...우리애들 얼굴이 살짝 보이는 꿈.. 그 짧은시간에 아주 여러가지겹치는 꿈을 꾸었고 얼핏 얼굴에 물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정신이 들었는지 지나가는 사람들의 소리가 귓전에 들린다...
-부럽네~부러워~소나무 그늘아래 낮잠 한잠이라~~
-우리도 가다 한잠씩 지고 가까?!~~
-산에서 저렇거 자는것도 괴안은거 같제...명당자리네 명당자리야~~
.........................기타등등...기타등등......
쓰파~닝기리~미네랄~
내가 아는 모든 욕이 다아 ~생각났다...죽지는 않을 모양이군 싶다...욕지기가 생각나는거 보면..ㅋㅋㅋ
빗방울이 살짝 덜어진다..
하늘은 맑은데...
이론 이거 지난번 명성산꼬라지 나는거 아냐...?!
아무것두 안가지고 갔는데....하지만 그 몇방울로 겁만 잔득 주고는 다시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았다...휴~다행이다.
*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에 등이 차갑다..안되겠다 싶어 일어났다...
덮었던 미쉐린타이어 상표같이 빵빵한 우모복을 입고 어기적 어기적...혹시 아는 얼굴이 오나 싶어 길옆으로 나가 한참을 쭈그리고 않아 팀들이 간 방향을 해바라기 태양 바라 보듯 바라봤다..암만 봐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눈이 엄청 좋은데 내눈에 비슷한 실루엣도 보이지 않는다면 아직 멀었지 싶다...
그리 덮지도 않은 날씨에 고아 자켓에 바람 빵빵한 우모복을 것도 작지않은 여자가 입고 길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으니 다들 힐끗힐끗 처더 보며 지나간다...어디 아프냐고 묻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다...쩝~
산속이었으니 망정이지 도시에서 그런 몰골로 있어다면 정신줄 놓고 미친 노숙녀거지로 알았으리라...하긴...노숙자로 보기엔 너~무 값비싼 옷을 입고 있긴 했지만...^^
이럴때마다 난 왜 사람들이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했는지가 이해 되지않는다..한사람의 어려움도 도울 생각 없는 사람들이...ㅉㅉㅉ
다시 어기적 어기적 자리(?)로 돌아와 우모복벗어 덮고 누웠다...살짝 잤으므로 잠은 더이상 오지 안는다.
아까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던 것이 이제는 오만가지 생각들로 머리가 어지럽다.
정말 영양가로는 약에 쓸것 조차도 없는 그런 생각과 생각들.....진짜 쓰~파~다...
그렇게 한참을 누웠는데 어떤 여자 둘이 우리자리(?)에 와 앉더니 점심을 펼친다...자는 척 하려는데 등이 차가웠으므로 잘 안된다..
슬그머니 일어나니 밥 안먹었으면 같이 먹잔다..마음담긴 말이 아닐지라도 그 한마디가 참 고맙다..
-우리 일행이 오면 같이 먹을려구요...^^
-일행이 있어요?!
-여기 이 베낭 주인들요....^^
-아~~여기 자리맡아 놓고 기다리시나 보네..?!
-아니요...보시다 시피 제가 잘 걷지 못해 보이쟎아요...오늘 첨 산에 따라 왔다 낙오됐어요..^^
-그려셨구나....자꾸 다니다 보면 늘어요~~^^
-아~네..그래야 할텐데....신경쓰지 마시고 맛있게 드세요..^^
-네!그럼...^^
남 밥먹는거 빤히 처다보는 것 같아 그쪽도 불편할꺼고 나두 실례같아서 다시 우모복 입고 슬금슬금 길에 나왔다..
아까와 똑같은 시선들이 우박쏳아지듯 내게 쏳아진다....쩝~뻘쭘하다~~ㅜㅜ
그러거나 말거나 우두커니 서 있는데 우리 여보가 젤 첨으로 보인다...역시 우리 여보가 나땜에 후다닥 왔꾸낭...눈물찍~
경은님,촌장님,바이스님도 금방 오시고...좀 어떻냐고 잠은 좀 잤냐고 안부부터 챙기신다...에궁~~
점심먹을 자리 찾아 조금 들러 보다 좀더 가보기로 했다..길가에서 불질은 쫌 그렇지..싶어..
조망 좋고 풀도 나무도 없는 맨땅자리잡아 바람은 돌로 막아 놓고 바이스님표 꽁치 김치찌개 끓여 밥을 먹고 다들 한잠씩 자기로 했다..
바이스님이 우모복을 입으시더니 소나무 아래 입은 채로 베낭베고 눕는다...헐~~저게 덮는게 아니고 입고 걍 자는 거였엉...?!
이론...그니까 내가 거저 입고 자리위에 누워있었음 등때기에 땅에 한기가 안들었었겠단 예기넹...이론 닝기리~씨~~알켜주고 줬어야지...
아씨~~난 것두 모르고 걍 덮는 용도로만 섰짜너....졸라리 비싼 장비가 있음 머해~용도도 개뿔 모르는데...
암튼 다들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누워 아주 살짝 휴식을 취한후 다시 왔던길로 대빠꾸~~질~~
*
나는 자꾸 뒤처지므로 일어나 짐 챙기는 사이 먼저 출발했고 천천히 천천히 걸었다...역시 컨디션은 엉망이다..
다시 신불산장보이는 데크에서 바이스님이 부르신다..
난 진짜 그곳에서 나름 탈출로가 있어 날 내려 보내시려 부르시는지 알았다.
근데 울산에 있는 지인이 그곳 산장에 계셔서 만나고 가야하니 잠시 같이 들르겠냐 아님 먼저 가면 만나보고 따라가겠단 말씀을 하시려고..
진짜 거짓말 안하고 눈물이 핑~돈다...
저 까마득한(?)오르막길을 올라가단 정말이지 죽을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하긴 차를 산 꼭대기에 올려다 놨는데 그곳보다 더 가가운 곳이 어디있다고 탈출로 생각을 하다니 내가 안좋아도 한참 안좋긴 한가 보다.
촌장님 먼저 가시고 여보야랑 경은님 보내고, 나랑은 걸음 절대 맞춰가지 않길 했는데...다행히 그래들 주셔서 너무나 고맙고 마음도 덜 무겁다.
정말 가도가도 더 멀어지고 있는것만 같다..
있는 힘을 다해 신불산 정상 올라가니 촌장님이 기다리고 계시다 따뜻한 국물이라도 마시자며 전방(?)으로 날 데려 가신다.
난 아무 생각이 없다..아무것도 못 삼킬것 같이 목과 가슴통증이 심했다.
아무생각없다는 데도 끝내 권한다..갑자기짜증이 파르르~났다.
-아무생각없다는데 왜 자꾸 권해요~~말하는것두 힘든데 왜 자꾸 거절하게 하냐고~~내가 언제 내숭떨며 좋은거 싫다하는 사람이냐고..ㅜㅜ
쫌 당황하는 팀들...그런 팀들에게..진짜 내가 걱정되어 그러시는 알면서도 난 파르르~~성질을 부리고 나니 또 눈물이 날것 같다..진짜 내가 최악이다.
-진짜 탈이 단단히 난거야...
-여보야 얼굴이 노랗게 돼어....
-따뜻하게 목을 좀 적시면 덜할까 싶어서....
울고싶다 울고싶다 울고싶다 울고싶다 울고싶다....넘속상해서,넘미안해서,넘힘들어서,넘아파서 막 울고싶다...
산장 사람들도 옆에 등산객들도 다들 걱장해 준다...아~이런거 이런 분위기 진짜 내가 안좋아 하는 분위긴데....ㅜㅜ
애써 시킨 어묵을 손도 못대고 국물 딱 한모금으로 이처넌 날리고(?)옆사람들 정중히 드리고 후다닥 서둘러 나왔다.
아까 왔던길이 하나도 기억 안난다..그곳이 마지막 오르막인지 알았는데 앞에 또 작은 오르막이 보인다.
평소 같으면 오르막으로도 안보일 그런 오르막인데 저걸 넘을 생각하니 또 눈물이 찔끔 난다..후딱 누가 보기전에 딱고 애써 태연하게 서둘러 걸었다.
저만치서 또 촌장님이 기다리고 있다.
아까 진짜 내가 걱정되 그러신 건데 그걸 알면서도 소가지피운게 너무너무 미안스러 또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에이씨~
막~아무 말이나 막 지껄였다..거의다 왔네^^,바람이쫌부네^^,울여보야랑 경은님은 뒤에^^,바이님이 오실때가 댄거 가튼데^^,이제 내려만 감 대네^^........................ㅜㅜ
그리고 넘어지지않게 조심조심 심각하게 훼손된 내리막 길을 내려갔다...
구름이 많아 지고 있다...진짜 비가 오시려나...
구름속으로 삐져나온 햇살이 왼쪽 비탈 억새언덕이 비치는데 황금융단 깔아 논듯도 하고 그곳에서 썰매타면 참~잘 나가겠단 생각도 든다.
촌장님 사진 찍으시고 난 또 꾸준히 내려갔다...내리막 길도 그리 길었던가...
*
다내려가 뒤돌아 보니 내려온 길이 그리 멀지도 높지도 않는데 머리에서 진땀이 났다..
아침에 어디로 갔던 바람이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와 불어 지친다....그래도 다행이다 싶다..아침에 불었으면 참 많이 추웠을텐데...
치아가 부딫칠 만큼 달달 떨리고 춥다..
여보야가 차문을 열자마자 후다닥 차에 올라탔다...다다닥~~치아가 막 부딫친다...
아무래도 해지는건 구름때문에 못볼것 같다...
여기까지 와서 끝내 아쉽다고 막걸리 한잔씩만 하자신다...울여보야 찬성,경은님찬성,난찬성,촌장님 중립..결정 났다.
난 찬성이되 불참이었으로 남겨오라고 숙소에서 먹겠다고하고....
바이스님이 잔술도 파니까 일단 먹어보고 맛이 되면 가져 오신다고 하며 3사람은 나가고 그잠깐 휴식을 취했다..
아침에 일출을 못봤다면 나에겐 오늘 산행이 진짜 분하고 억울할뻔 했다..
막걸리 한잔씩 하러 기신 분들이 빈손이다....
여긴 다 제각기 자기 집에서 막걸리를 담기때문에 집집마다 다 맛이 다르다고 한다.
그런데 이집 맛은 영~아니다라고 술맛잘모르는 우리여보야랑 경은님까지 그러시는거 보니 영 술맛이 엉망이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술잔 부딫치며 나 빨리 나으라고 또 기원 했다고...
이론~오늘은 하루 종일 날 위한 기도로만 술을 드시고 있다...ㅜㅜ
산에선 얼마나 풍요롭고 낭만적인 지화자가 있는데 오늘은 나로인해 그저 나 빨리 나으라는 건조한 지화자만을 외치게 하다니...내가 싥다..
차에서 경은님이 잠깐 어깨를 주물러 주었는데 그게 아주 신통방통하게 담 결린걸 완화해 준다...직업선택 잘못하신듯...ㅋㅋㅋ
바람이 마치 모래 폭풍처럼 몰아친다...또다시 새벽에 올라왔던 덜컹거리는 비포장길을 흘들흔들하며 세월없이 내려 갔다.
바람이 거세게 부니 중간에 또 촌장님이 "창박에 펭귄이 한무더기 지나간다.."...아~썰렁~
같은 농담이라도 촌장님이 함 어쩜 저리 설렁한지...솔채님이 안아파야 재밌는데..."하신다..
-..............................
다들...흘끔흘끔........
-엉...저기 펭귄이 빵빵한 우모복들 짱짱하게 챙겨입고 스키타며 쌰악~지나가네염.....
다들 까르르~~웃는다....에궁~~쩝....
-민박집이 따뜻한 물고 나오고 방도 따뜻하다고 하니까 푹자고 일어나면 괜찮아 질꺼야...별섬보고 몸살약도 사오라 했어..
참~진짜 알수없다..
다들 이리 따뜻하고 측은지심이 가슴속에 가득찬데 어찌 띨띨한 싱글들일꼬....?!
*
임도길 다 벗어나서 왼쪽으로 꺽어 곧 바로 큰길옆 산장지나 좁은 내리막길로 내려서니 우리가 묵을 민박집이 나온다.....
헐~~~허...접...하...다...!!!
방은 겁나 커거 한방에 20명도 잘수있을것 같고 따뜻한 물은 진짜 박정하게 나온다.
방은 이제 불를 넣었는지 냉기가 흐르는데 두칸에 무려 15마넌이란다...이 양반들이 누굴 호구로 아나...?!
이론이론...우리가 미리 알았으면 말렸을텐데...급실망이다..
또 하나 재밌는건 사생활 모두 개방이다는 거다..
복도로 걸어가면서 창이 투명해 속이 다 들여다 보인다..
경은님은 내가 안아파야 일런거 저런거 다 주인한테 부탁하는데 내가 아파 본인이 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러고 보니 나름 나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는 있었군 싶다..^^
난 방에 들어가자 마자 이불속으로 들어갔고 팀들은 주인에게 부탁해 몸살났으니 방좀 따뜻하게 해 달라고 부탁하고...
급기야는 경은님이 지나가다 ㅇㅇ님의 회색빤쮸입은 모습을 목도하고는 거의 기겁하여 후다닥 주인집에 창 가려달라고 요구해서 급조치로 창을 신문지로 부치는 어이없는 시츄에이션까지...
울여보야 먼저 씻고 따뜻한 물이 거의 안나온다고 날 걱정했고 내가 들어가 씻는데...이런 쓰파~~진짜 찬기만 살짝 가신 물이 나온다..
아주 최소한의 물로 머리감고 대충 비누질하고 씻었다..
그나마 물은 좋았는지 매끈매끈 마치 연수기 물쓴것 같다....
오빠들의 저녁준비 다 됐다고 몇번이나 왔는데도 영~난 생각이 없고 그저 꼼짝도 안하고 싶다.
하지만 그럼 또 많이 걱정들 하시겠다 싶어 바이스님 우모복입고 나갔다..오늘은 걍 내꺼다..^^
난생 첨 보는 쬐끄만 물고기가 후라이 팬에서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고 코펠에 밥해놨다고 밥 잘됐는지 확인하라며 어깨 힘주시주시는 바이스님...열심히 고기 굽는 경은님..물고기 굽는 울여보야랑 촌장님,상추,고추.와사비간장........산속에서 먹긴 참으로 화려하고 푸짐한 밥상이다.
쪼끄만 물고기는 알이 가득 들었는데 씹을때 마다 와그작~와그작~알 씹히는 느낌에 훨씬 더 맛있다..
대가리 떼낸다고 촌장님이 대가리 달라신다...허걱~~후다닥 생선대가리를 접시위에 올려 놓는다.
꼬리랑 한쪽귀만 까만 고양이가 동냥을 나왔다..나름 귀티나고 이쁘게 생긴애다...
고기한점 주고 싶었지만 그런 버릇댈까 싶어 애써 참았다..
바이스님은 고양이가 무섭다고 그러신다..나보고 개 무서워한다고 이상하다 하시더니...개는 크기나 하지 그 쬐끄만 고양이를 무서워 하는게 더 이상하다..
잠시후 빨간 바지에 오렌지색쟈켓을 멋스럽게 입은 꼬드머리 뒤로 묶고 이상적인 기럭지를 가진 울산 바이스님 지인이 갖가기 음식(?)들을 싸들고 오신다...
헐~~갑자기 안구가 정화대는구낭~~내가 오늘 아팠던가....?!
머 어깨 힘이 쫌 무리하게 들어 갔구나 싶은 생각 살짝~,전혀 배가 안나와을것 같은데 배가 쫌 나왔넹...그건 감점이군~,담배를 태우시네..또 감점~,그왜엔 다아 용서대는 몽타쥬라 할수 있다...^^
바이스님이 허접(?)한 대접에 식모(?)에 짐꾼(?)노릇까지 한다 고 거의 머슴산행을 하신다고, 본인들팀에선 다 준비하고 나면 수저만 딱 들고 와도 그저 감사해서 대접한다고 하시며 한탄을 하신다..도무지 믿기지 않는 말이다..^^
-참~~멀 모르시는 분이구나 싶네염..레벨이 다르지 말입니다..왜 마님은 돌쇠에게만 쌀밥을 주시는가...?!..란 말뜻을 아십니까요?!...
-헛헛헛헛헛~~~
다들 박장대소 하고 웃는다....
영남알프스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신 분이구나 싶고, 감을 잘 깎으시고,국적이 네팔이라고,남에 나라 사람이군~~.........그렇다...
경은님도 안면 있는듯 인사하신다...앞에 앉은 우리 세사람 뻘쭘~하고....다까(습니다.습니까?!)만쓰시는데 더 뻘~쭘하고~
근데 약사온다는 별섬 야(?)는 언제 오시나...옴 약을 먹고 자야 낼은 민폐를 끼치지 않을 터인데...
*
한참을 그렇게 쪼끄만 물고기랑 항정살을 구워먹고 나니 등심을 꺼낸다...이론~된장~
-이거 멉니까....짜장면 멕여 놓고 2차로 고기집 가는 겁니까?!
-아니 그게 아니고 일반 삼겹이 아니고 다 특별한 부위의 고기를 가져오니깐....
-그러니까여....특별한 부위의 도야지 고기 멕여놓고 소고기 꺼내냐고요오~~
-솔채가 쫌 살아 났나 부네...다행이다..
-제가 언젠 죽었었읍니까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한참을 기다려도 약사온단 별섬님은 오지않고 화장실 간다는 핑게로 슬그머니 일어나 방에와 누웠는데 울여보야도 눈치채고 후다닥따라 왔다..
이럴때 촌장님이 좀 앉아라도 있어 주면 좋을텐데...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원래 그분은 머 술 조금만 드셔도 주무셔야 하니 초장에 들어 가셨다..접대는 꽝이다 싶다...쩝~
양치 후딱하고 누우니 그새 방이 쫌 따뜻해 졌다...
입에서 계속 심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이 소리에 울여보야랑 경은님 잠 설치겠다 싶어 입을 앙 다물어도 새어나오는 소리는 어쩔수가 없다...
아~~낼은 제발 괜찮아져서 순조로이 계획한 코스로 가줘야 하는데....
잠이 스스로 들었는데 약이 왔다며 바이스님이 또 쌍화탕(?)을 데펴다 주시고 경은님은 종합감기약을 챙겨 주신다....진짜 걱정 많이들 하셨구나...또 안습~~
약먹고 참으려는 신음소리를 계속 내 밷으며.....아~낼은 괜찮아 할텐데...꼭 그래야 할텐데....z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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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嶺南-)는 영남 동부지역에 위치한 해발 1,000m 이상의 산악군을 유럽의 알프스 산맥에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태백산맥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으며, 낙동강과 평행을 이루며 형성되어 있다. 경상북도 경주와 청도, 울산광역시, 경상남도 밀양과 양산의 5개 시군에 걸쳐 형성되어 있다.
이 일대는 높은 봉우리들과 산줄기는 수려한 경관으로 인하여 인기있는 등산코스가 많으며, 일부는 가지산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인근 계곡은 여름철 물놀이 명소로도 유명하여, 펜션이나 수련회장 등도 다수 영업하고 있다. 또한 주변에 이름높은 사찰들이 분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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