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의례문해(疑禮問解) 이 저술은 예에 관한 문답을 적은 책으로 4권 4책의 목판본이다. 1646년(인조 24)에 간행되었으며, 밀양부에서 중간되었다. 편자가 평소 송시열․송준길 등 문인들과 친구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짜여져 있다. 즉 주자가례의 순서에 따라서 제목을 붙였고 주자가례에 없는 것은 따로 제목을 달았다.
이 책은 주로 대답하는 말이었으므로 인용된 경전의 말들은 글자 한 자라도 혼동되지 않게 하였으며, 인용하여 증거로 삼은 말들은 모두 그 책의 이름과 편목(編目)을 따서 만들었다. 어떤 때는 그 아래에다 논변해놓고 편자의 생각을 나타내기 위하여 ‘안(按)’이라는 글자로 표시하여 따로 구별하고 주를 달았다. 질문한 사람은 그가 누구인가를 기록하였고, 그 이름을 잊어버렸을 때에는 빼놓았다.
이 책을 지은 목적은 당시 선비들의 모든 처신과 행사를 예에 맞게 하기 위함이었다. 예가 당시 선비들의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던 사회에서는 행위규범인 예를 알지 못하면 그 사회에서 사람대접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런데 예의 절목은 시대에 따라 변한 것도 있어 과거의 예서에 기재되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처신해야 옳을지 모르는 경우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김장생의 친우와 문인들이 이에 대해 질문하고, 김장생은 주례 의례, 주자가례, 의례경전통해(儀禮經典通解), 의절(儀節), 통전(通典) 등을 참고로 자기의 판단을 가하여 대답하였다. 이 문답에 참가한 학자는 송준길, 이경여 등 11명이다.
그 목록을 살펴보면, 권1에 가례도․통례․종법․관례․혼례 등, 권2에 상례 전반에 관한 것, 즉 반함․소대렴․장기 등, 권3에 상복에 관한 대공․시마 등과 장법에 관한 허장․개장 등, 권4에 소상․묘제 등이 기재되어 있다. 책머리에 김상헌의 서문(1646), 책 끝에 이식․신익성의 발문(1643)이 있다. 장서각도서에 있다.
이 밖에도 김장생이 편찬한 예학서로 상례비요(喪禮備要)와 전례문답(典禮問答)이 있다. 상례비요는 다음에서 검토할 것이고, 전례문답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전례(典禮)의 당면과제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편지 형식으로 전한 것을 모아놓은 책이다.
3) 김집의 예학서
김집의 예학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전에 살펴보아야 할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로 김집이 예서(禮書)를 교정하고 편찬한 나이가 70세에서 80세까지 10여년 간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이는 일생동안 일상생활에서 예를 실천한 경험을 근거로 할 수 있을 만한 나이였으므로, 자연히 실용성이 중시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예서의 정리 과정에서 김장생과 많은 시간을 같이 할 수 있었으므로 그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여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장생의 예서가 김집에 의해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체계화되어 다시 간행됨으로써 그 시대가 요청하는 집대성된 결과를 내놓을 수 있었다.
여기에 우암 송시열과 초려 이유태 등 제자가 스승의 예서 교정에 참여하여 보완을 도왔으니, 김집의 예서는 한 학파의 결집된 내용이 담겨진 예서를 출간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김집의 예서는 모두 김장생이 타개한 뒤에 출간되었으니, 이는 부친이 생존해 계실 때 감히 예서를 출간하지 못하고 부친의 예론을 그대로 살려 전승하였다는 것 자체가 예론의 이치에 합당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