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이하 대수천)은 지난 9월 “어쩌다가 양들이 목자들을 걱정하는 천주교회가 되었습니까?”라는 제목으로 주요 일간지에 광고를 낸 후,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 이른바 ‘정치 사제’를 교회에서 몰아내기 위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대수천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계성 씨는 지난 10월 13일부터 명동성당을 시작으로 서울, 경기, 충청, 강원 지역의 주교좌성당을 찾아다니며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현재는 서울 종로구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 앞에서 “나라 망치고 교회 망치는 종북의 온상, 정의구현사제단은 교회를 떠나라”는 피켓을 들고 매일 1인 시위 중이다.
이계성 씨는 고등학교 교장 출신으로 반국가 교육척결 국민연합 공동대표, 교육선진화운동공동대표, 대한민국 애국시민연합 공동대표, 대한민국 사이버통일안보 국민연합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그는 대수천 홈페이지 글을 통해 “사제복으로 위장하고 북한 앞잡이가 되어 독선과 편견과 아집으로 신자들을 선동하는 정의구현사제단이야 말로 독재의 표본”이라면서, “이 정치신부들을 몰아내고 신자들 간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 평신도들의 의무다. 이제 침묵을 지키던 평신도들이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정치교회로 타락된 교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신자들의 힘으로 종교개혁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2월 12일 교황청 대사관 앞 1인 시위를 마치고 만난 이계성 씨는 각 성당 앞 1인 시위를 하면서 만난 평신도들의 여론을 전하면서, “신자들이 정치 발언을 일삼는 사제들 때문에 무척 힘들어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냉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때문에 대수천 활동에 큰 호응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구사를 비롯한 정치 사제들은 교회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평신도들이 나서서 정치사제들을 몰아내가 할 때다. 그 의무를 다 하고 나면 대수천 활동은 접을 것”이라고 밝혔다.
|
 |
|
▲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 이계성 공동대표가 서울 종로구 궁정동 주한 교황청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이계성) |
다음은 이계성 씨와 주고 받은 질의 응답 전문이다.
정현진 기자 : 정의구현사제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계성 : 교회법과 추기경님 대주님 말씀 어기고 정치활동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지난 40년 간 민주화를 위해 많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한 평가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는가?
- 김수환 추기경님 민주화운동에 동참해서 기여한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철폐는 시기상조라는 김수환 추기경님 말씀에 노망 들었다 비난하면서 민주화를 앞세워 종북으로 방향전환을 시작한 것 때문에 민주화에 기여한 것이 퇴색되고 있다. 지금 정의구현사제단의 이미지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여가 아니라 종북세력 온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종교의 ‘정치 개입’에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반박하는 입장에서는 “신앙은 세상과 삶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신앙인은 복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상 모든 영역에서 잘못된 일이 벌어질 때,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관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사회정의는 신부가 하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이 하는 것이다. 신부들은 신자들에게 사회정의를 할 수 있도록 하느님 말씀을 충실히 전하면 된다. 교황, 정진석 추기경, 염수정 대주교는 천주교회 법에는 신부가 정치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일렀다. 신부가 정치활동을 하면 신자들은 두 편으로 갈라져 싸움을 하기 때문이다. 정의구현사제단이 민주당을 지지하고 문재인 후보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한 신부들이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당연히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정의구현사제단을 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사제가 정치활동을 하면 교회의 분열을 가져오기 때문에 교회법에서 금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구현사제단은 노무현 정권에서도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정권의 성향을 떠나 옳지 않다고 판단하는 바에 대해서 발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본인을 비롯한 대수천 회원들은 현 정권에 대한 정의구현사제단의 반발을 비판하는 것인가, 정치적 문제에 대한 발언 자체를 우려하는 것인가?
- 김수환 추기경님이 하신 말씀은 신자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금과옥조로 생각했다. 그 이유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잘못이 있을 때 올바른 말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 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의구현사제단은 거짓말을 많이 했다. 칼기폭파범 김현희를 가짜로 만들려 한다든지, 천안함 폭침이 자작극이라든지, 연평도 포격이 북한이 자기 방위 수단이다, 심지어는 탄핵에서 풀린 노전 대통령을 부활했으니 천주님으로 모시겠다, 노대통령 자살한 부엉이 바위를 부활 승천한 자리다...등 참으로 듣기 민망한 말을 많이 했다. 또 북한 인권, 탈북자의 고통에는 전혀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종북사제단이라는 말까지 듣는 것이다.
정치, 경제를 비롯해 세상에서 잘못되고 있는 일에 대해 사제가 언급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인가?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올바른 사제의 상은 어떤 모습인가?
- 사제는 천주님 말씀을 전하는 대리인이다. 사제들은 신자들에게 성경 말씀을 충실하게 전해서 신자들이 성경말씀에 따라 세상을 바꾸어 가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의구현사제단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각종 국책사업에 끼어들어 방해를 하고 심지어 종북세력 앞잡이 노릇까지 하고 있다. 결국 이런 행동이 신자들을 분열시켜 냉담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조금 구체적으로 사제나 수도자 평신도들의 진정한 신앙생활은 어떠해야 하는지, 복음을 전하는 교회의 모습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는가?
- 우리나라의 천주교의 선각자들은 목숨을 바쳐가며 하느님 말씀을 전했지 정치에 끼어들어 갈등을 부추겼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북한 공산정권에서 순교한 사제들은 먼저 신자들을 남쪽으로 피난시키고 교회에서 순교했다. 또 우리는 월남 패망의 교훈에서 사제들이 정치에 끼어들면서 나라가 망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정교분리에 대해서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 교회는 사제가, 정치는 정치가가 하는 나라가 모두 선진국이 되었다. 미국 영국 등 서방 선진국들에서 신부님이 정치에 관여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이슬람국가에서 수니파와 시아파의 싸움이 계속 되어 중동이 화약고가 되었다. 이들이 온갖 테러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교와 정치는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
어떤 정책이나 정치상황,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이 ‘정치’라면, 그와 반대 되는 입장을 표명하거나 침묵하는 것도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수천’역시 정치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앞에서 말한 대로 신부님들은 신자들에게 성경 속의 천주님 말씀을 잘 전달하여 신자들로 하여금 천주님의 사랑과 평화를 세상에 전파할 수 있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제가 아닌 신자들이야 당연히 정치인이 되어 정치가 하느님의 진리를 이루는 공동체로 만들어가야 할 의무가 있다.
대수천은 사제가 정치에 참여하여 교회갈등과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에 정치사제들은 사제복을 벗고 정치에 참여하든지 교회에서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사도가 되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교회법을 지키기 위해 사제에게 잘못을 일깨워주는 것을 정치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대수천 활동 내용과 회원 현황,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 우리는 정의구현사제단의 정치참여로 인한 교회 갈등 때문에 600만 신자 중에 150만여 명이 냉담자로 변하여 교회에 나가지 않고 그 수가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신문광고와 팸플릿을 통해 천주교인 마음속에 잠재 되어 있던 정치신부들에 대한 불만이 폭발적임을 알았다. 신자 없는 교회는 문을 닫아야한다. 그래서 신자들이 전면에 나서서 신부중심 교회를 신자중심 교회로 바꾸는 종교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 했다.
현재 회원은 1000명 정도지만 우선 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11월 28일 광고를 내고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 했는데, 전국에서 천여 명이 참여 했다. 앞으로 정의구현사제단 때문에 냉담하는 교우들을 전국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각 지역에서 기자회견 등 갖가지 행사를 통해 정치 신부들이 교단을 떠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다.
대수천이나 나라사랑기도회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 천주교회에서 정치신부를 퇴출하고 교회에서는 천주님 말씀만을 전하는 전당으로 만들면 우리의 임무는 끝나고 조직도 해체할 것이다.
그동안 여러 본당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신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를 통해 체감한 것은 무엇인가?
- 정치 신부들에게 표현은 못해도 속에 많은 응어리가 져 있었다. 대전 교우 한분은 10년 동안 성가대 열심히 했는데 신부님이 정치 강론만 해서 성가복을 집어던지고 냉담하고 있다며 팸플릿 1000매를 가져 갔다. 제주의 한 교우는 40명을 영세시켜 표창까지 받았는데 정치강론이 싫어서 항의했더니 신부가 성당을 떠날 수 없으니 신자가 떠나야 한다고 해서 냉담하고 있다고 했다.
“정의구현사제단 때문에 창피해서 교회를 다닐 수 없다. 정의구현사제단 패를 갈라 자기 편이 아니면 소외시켜 교회 가기가 두렵다. 김수환 추기경이 지킨 명동성당이 종북사제들에게 점령 당해 한이 맺힌다” 등 많은 사연들이 쏟아지고 있다. 또 우리가 주교좌 성당에 1인시위를 나가면 “속이 시원하다, 힘 내라, 수고한다”는 인사를 하기도 한다. 특히 교회에 미쳤다고 할 정도로 헌신적이던 교우들 중에 냉담자가 많았다.
본인의 신앙관은 어떠한지, 설명한다면?
- 나는 성당에 가면 바보가 되었다. 무조건 신부님이 전하는 말씀은 진리라고 믿어왔고, 주일 미사에도 빠진 적이 별로 없다. 그런데 정의구현사제단이 거짓말을 시작하자 신부님 말씀이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신자가 천주교를 위해 해야 할 소명은 정의구현사제단 정치신부 배격이라는 신념에서 지금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 신망 받던 천주교회가 정의구현사제단 때문에 종북 세력으로 낙인찍혀 세인들 조롱거리가 된 현실을 이제 신자들이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신부님 강론 거부 운동도 해볼 생각이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