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프리모리예는 실망스러웠다. 방안 온도가 30도를 넘었으나, 덜덜거리는 선풍기가 하나 있을 뿐이었다. 이 호텔은 우리 여행에서 가장 비싼 값을 지불한 곳이었으나, 너무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도 샤워를 하고 진짜 침대에서 잠을 잔다는 게 얼마나 좋은가?
블라디보스토크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이 도시에 스며들어 있는 아시아적 분위기를 느꼈다. 아시아식으로 여러 가지 색깔로 장식된 조명과 간판,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들의 혼재...
여기엔 소련 전쟁기념관과 소비에트식 건축물, 그리고 중국 자본주의가 혼재되어 있다. 러시아도 아니고, 중국도 아닌 것 같다. 'RuChina'(러중국) 같은..
먼저 루스키 섬에 가기로 했다. 시간이 부족해 어떤 경로를 택할 것인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무조건 루스키 섬에 갔는데, 어디로 갈 것인지,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물 챙기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