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9. 토 07:30
단풍철이라 전국 어디든 사람들이 붐빌 테지만, 단풍축제나 억새꽃 등산대회가 끝난 그곳은 상대적으로 인파의 시달림에서 자유롭다. 가을을 조용히 사색하며 즐길 수 있는 운치 있는 코스를 원한다면 내포 문화 숲길의 백제 부흥군 길 1코스를 추천합니다.
차량 내비게이션에 지명 입력 실수로 오서산 등산의 시작점인 상담주차장을 못 찾고 헤맸다.
시간을 지체하고선 중담주차장에서 오늘의 코스를 시작합니다.
오서산은 여러번 다녀간 곳이라 길이 제법 익숙하다.
임도를 따라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쉰질바위와 복신 장군의 전설이 깃든 복신 굴이 맞이해 줍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오서산 정상도 정복하고 가야죠.
백제 부흥군 길 1코스는 기러기재, 독고개골, 벌티고개를 지나 장곡산성(주류성) 초입인 대현1구 마을회관에서 끝이 납니다.
2코스까지 라이딩을 계획했지만, 짧은 가을 해 덕분에 아쉬움이 남지만 무리하지 않고 1코스에서 일찍 마무리 했습니다.
기러기재를 넘어서 처음 밟아보는 길은 마치 새 신발은 신은 듯 신선하고 설레는 기분이었다.
야트막한 야산 길이지만 그리 쉽게 나아갈 수 없고, 금방 끝날 것 같은 길은 끝을 어루짐작할 수 없어 마치 방황하는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 모든 요소들이 합쳐져 너무나 매력 넘치는 라이딩 코스를 만들어낸다.
가을엔 오서산.
올해 가을은 참 특별하네요.
예년보다 높은 기온 덕분에 단풍이 늦게 찾아오고, 단풍 색도 선명하지 않아 다채로운 단풍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조금 아쉽긴 하지만, 걱정 마세요! 가을의 또 다른 주인공인 억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가을에 꼭 찾아가야 할 명소 중 하나는 바로 오서산(烏棲山·해발 791m)입니다.
'까마귀 보금자리'라는 이름처럼 예로부터 까마귀와 까치가 많이 서식했다고 해요.
오서산을 방문할 때마다 기차를 타고 다녀갔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내포문화숲길에서 내포란?
내포란 사전적 의미로 바다나 호수가 육지로 휘어 들어간 부분 즉 내륙 깊숙이 바다와 연결되는 물길을 통하여 포구가 형성되어 있는 곳을 의미하는데,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의 저서 <택리지>의 팔도총론에서는 내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충청도에서는 내포(內浦)가 가장 좋다. 공주에서 서북쪽으로 200리 쯤 에 가야산이 있다. 가야산의 앞뒤에 있는 열 고을을 함께 내포(內浦)라 한다. 지세(地勢)가 한 모퉁이에 멀리 떨어져 있고 또 큰 길목이 아니므로 임진(壬辰)과 병자(丙子)의 두 차례 난리에도 여기에는 미치지 않았다. 땅이 기름지고 평평하다. 또 생선과 소금이 매우 흔하므로 부자가 많고 여러 대를 이어 사는 사대부 집이 많다.』
위에서 언급한 가야산 앞뒤의 열 개 고을은 태안,서산,홍주,덕산,예산,신창,대흥,청양,결성,해미를 칭하는 것으로 현재의 행정구역으로 서산시, 당진시, 예산군, 홍성군, 태안군과 보령시, 아산시, 청양군의 일부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https://www.naepotrail.org)
국가숲길.
산림청장이 산림휴양법에따라 조성된 숲길 중 산림생태적 가치나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체계적인 운영·관리가 필요한 숲길을 지정하여 고시한 숲길을 말한다.
참고로 국가숲길 지정 현황은 지리산둘레길(289km), 백두대간트레일(206km), DMZ편지볼둘레길(73km), 대관령숲길(103km), 내포문화숲길(320km), 울진금강소나무숲길(79.4km), 한라산둘레길(80km), 대전둘레산길(138km) 등이다.
쉰질바위에서 오서산 전망대의 억새가 보이는 곳까지만 임도를 따라 단숨에 올라갔다가 돌아왔다.
내포문화숲길의 백제부흥군길.
내포문화숲길은 가야산 주변의 서산시, 당진시, 예산군, 홍성군 등 4개 시군이 내포 지역 역사, 문화, 생태적 가치를 바탕으로 옛길, 마을길, 숲길, 하천길을 연결한 약320km의 장거리 도보 여행길입니다.
이 내포문화숲길은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된 31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내포불교순례길 : 10개 코스, 총106.2km
내포천주교순례길 : 5개 코스, 총58.4km
백제부흥군길 : 10개 코스, 총118.2km
내포역사인물길 : 5개 코스, 총51.8km
내포동학길 : 1개 코스, 총9.4km
이번 라이딩에서는 백제부흥군길을 선택했습니다. 이 코스는 무너진 나라를 위해 마지막까지 몸을 던진 백제 유민들의 항쟁 역사가 숨 쉬는 백제의 유적을 돌아보며 체험하는 길로, 앞으로 수차례에 걸쳐 10개의 코스 118.2km를 따라갈 예정입니다.
단풍.
여름과 초가을의 높은 기온과 열대야가 단풍 시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보통 단풍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클 때 더 아름답게 물들지만, 올해는 기온이 높아 단풍이 늦게 찾아오고 색상이 덜 선명했던 것 같습니다.
아주 짧은 기간 나무가 꽃이 된다는 단풍.
공덕고개.
“공덕고개는 오서산 용허리골 중간에서 백제부흥군길과 만나는 고개이다. 옛날에는 청양과 보령 쪽에서 공덕고개를 넘어온 후에 장곡면 광성리와 신풍리를 지나 광천장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넘나들던 고개이다.
공덕이라는 고개 이름은 ‘병목안’이라는 자연동굴이 있었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속이 비어있다는 ‘공(空)’의 뜻을 담고 있어 ‘공덕이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재 이곳은 백두대간 금북정맥을 종주하는 등산객들이나 약초를 채취하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안내문)
공덕고개는 300미터 정도 산으로 들어가 금북정맥 능선에 올라야 만날 수 있다. 블랙야크 인증지로도 알려져있다.
어둑한 숲의 커튼이 서서히 열리며 드러나는 신풍리의 탁 트인 전경을 바라보며 기러기재로 향하고 있다.
마치 신비로운 무대가 펼쳐지는 듯한 풍경에, 힘겹게 패달을 밟으며 지나온 고생은 서서히 잊혀진다.
기러기재.
“기러기재는 청양에서 광천과 홍성을 이어주는 지름길이다. 특히 청양과 홍성 등지에 근거지를 둔 보부상이 왕래하던 생존의 길목이기도 했다. 기러기재에서 내려다보면 오서산 아래 신풍리 들판을 가로지르며 강물처럼 구불구불 흐르는 물길이 아름답다. 신풍리 들녘에 길게 이어지는 물길의 모습이 마치 강물을 따라서 이리저리 먹이를 찾아다니는 기러기의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기러기재는 부르기 쉽게 ‘기럭재’라고도 하며, 기러기를 뜻하는 ‘안(鴈)’과 언덕을 뜻하는 ‘치(峙)’를 붙여서 ‘안치(鴈峙)’라고도 부른다. 기러기재 주변에는 옛사람들이 남겨놓은 이야기들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안내문)
잘 포장된 임도는 기러기재 까지다. 이제 숲길로 들어선다.
코스의 끝 지점까지는 5km 정도 남았다.
별티고개/벌티고개
첫댓글 난 반했어!
내포문화숲길 멋져부러! 크고 작은 스트레스가 날아갔다.
리딩과 운행에 항상 감사합니다.
기대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해준 코스였습니다
안갔으면 후회할 라이딩~
경치가멋지네요 즐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