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경의 공(空)의 번역, ‘비우다’
중아함경_190.소공경(小空經)
그는 이렇게 알아 사람에 대한 생각도 비우고 일이 없는 곳에 대한 생각도 비운다. 그러나 오직 땅에 대한 생각만은 비우지 않는다.
若見此地平正如掌, 觀望處好, 當數念彼. 彼如是知, 空於人想, 空無事想, 然有不空, 唯一地想.
그는 이렇게 깨닫는다.
‘혹 어떤 피로는 사람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없다.
혹 어떤 피로는 일이 없는 곳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도 없다.
피로가 있다면 오직 땅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있다.’
만일 그것이 그 가운데 없다면 그 때문에 그는 그것을 공하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만일 거기에 다른 것이 있다면 그는 진실로 있다고 볼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진실과 공을 행하여 거꾸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若有疲勞, 因人想故, 我無是也.
若有疲勞, 因無事想故, 我亦無是.
唯有疲勞, 因一地想故.
若彼中無者, 以此故, 彼見是空, 若彼有餘者, 彼見眞實有.
阿難! 是謂行眞實空 不顚倒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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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
1. 한문의 번역
인용된 문장은 『중아함경』의 「소공경(小空經)」 등 초기 경전에서 나타나는 공(空)의 실천적 단계를 묘사하고 있다. 이 문맥에서'空(공)'은 동사적 성격과 형용사적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문법적 구조와 수행의 관점에 따라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1.1. 문법적 관점: 술어(동사/형용사)로서의 '空’
한문 문장에서 '空於人想(공어인상)'의'空'은 술어로 쓰였다.
동사적 해석:
"~을 비우다", "~이 없어지게 하다"라는 의미의 자동사 또는 사동사로 볼 수 있다. 수행자가 명상을 통해 특정 관념(인상, 무사상)을 제거해 나가는 능동적인 과정을 나타낸다.
형용사적 해석:
"~이 비어 있다", "~이 없다"라는 상태를 나타낸다. 해당 명상 단계에서 특정 요소가 부재(不在)함을 설명하는 것이다.
구조적으로는 'A는 B가 비어 있다(A는 B가 없다)'는 뜻의 술어로 기능하며, 뒤에 오는 '於人想(어인상)', '無事상(무사상)'은 비워진 대상을 가리킨다.
1.2. 초기 불교(아함경)의 관점
초기 불교의 공성(空性, suññatā)은 '무엇이 무엇으로 비어 있음'을 의미하는형용사적 실재에 가깝다.
수행의 단계:
이 문장은 "비구는 사람이라는 생각(人想)이 비어 있고, 마을이라는 생각(無事想)이 비어 있음을 알지만, 오직 땅이라는 생각(地想)만은 비어 있지 않음(不空)을 안다"는 뜻이다.
실천적 의미:
여기서 '空'은 관념적인 허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번뇌나 방해되는 요소가 '제거되어 있는 상태'를 확인하는 지혜의 작용이다.
1.3. 대승 불교적 관점과의 차이
대승 불교:
『반야경』 등에서는 '공(空)'을 만물의 본질적인 속성(자성이 없음)으로 보아명사적/철학적 개념으로 확장하여 사용한다. "색즉시공(色卽是空)"에서의 공은 존재의 원리를 설명한다.
인용문(초기 경전):
반면 질문한 문구에서의 '空'은 철학적 정의라기보다, 명상의 단계에서 '인식의 대상이 비워져 가는 역동적인 상태'를 기술하는 술어적 표현이다.
요약하자면:
문장 구조상 '空'은 '~이 비어 있다(있다/없다)'를 나타내는 술어(동사 혹은 형용사)로 사용되었다. 이는 수행자가 특정 관념을 비워내고 순수한 대상에 집중하는 과정을 묘사하는 실천적 용어다.
2. 팔이어와 산스크리드어 원문
질문하신 문장은 『중아함경』의 「소공경(小空經)」(제190경)에 해당하며, 이에 대응하는 팔리어 경전은 『맛지마 니카야(Majjhima Nikāya)』 121번째 경전인 『쭐라수냐따 숫따(Cūḷasuññata Sutta)』이다.
팔리어와 산스크리트어(복원 또는 유관 문헌 기준) 원문의 구조를 살펴보면, 한문의 '空'이 어떻게 언어적으로 구현되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2.1. 팔리어 원문 (Pāli)
팔리어에서는 '空'이 동사가 아닌 형용사 'suñña(순냐)'로 나타난다.
"Iti yañhi kho tattha na hoti, tena taṃ suññaṃ samanupassati. Yaṃ pana tattha avasiṭṭhaṃ hoti, 'santamidaṃ atthī'ti pajānāti.“
(이와 같이 거기[인식의 영역]에 없는 것은 그것으로 비어 있다(suññaṃ)고 관찰한다. 그러나 거기에 남아 있는 것은 '이것은 있다'라고 명확히 안다.)
구체적으로 질문하신 "空於人상..." 부분에 대응하는 팔리어 정형구는 다음과 같다.
"Itthamidaṃ saññāgataṃ suññaṃ manussasaññāya..."
(이 지각의 상태는사람에 대한 지각(manussa-saññā)이 비어 있다(suññaṃ)...)
suñña (형용사):
'비어 있는'이라는 뜻이다. 한문에서는 이를 술어로 번역하면서 '비어 있다' 혹은 사동의 의미를 담아 '비우다'라는 동사적 뉘앙스로 옮겨졌으나, 원어는 대상의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다.
2.2. 산스크리트어 (Sanskrit)
산스크리트어 원문(북전 아함의 산스크리트어 단편이나 유식 학파의 인용문 등)에서도 기본적으로 형용사 'śūnya(슈냐)'가 쓰인다.
"iti yan hy atra na bhavati tat tena śūnyam iti yathābhūtaṃ prajānāti."
(이와 같이 여기에 없는 것은 그것으로 비어 있다(śūnyam)고 사실 그대로 안다.)
śūnyam (형용사):
팔리어 suñña와 마찬가지로 '비어 있는'을 뜻한다.
2.3. 언어적 비교 및 분석
| 핵심 단어 | 空(공) | suñña(순냐) | śūnya(슈냐) |
| 품사 | 술어(동사/형용사) | 형용사 | 형용사 |
| 구조 | 空於人想(인상에 있어 비다) | suññaṃ manussasaññāya | śūnyaṃ manuṣyasaṃjñayā |
2.4. 결론: '空'은 동사인가?
원문인 팔리어나 산스크리트어의 관점에서 보면'空'의 원형은 형용사다. 하지만 문장에서 술어로 쓰일 때는계사(is)가 생략된 형태이므로, 한국어로는 "~이 비어 있다"라는 상태 술어(형용사)로 해석하는 것이 원형에 가장 가깝다.
다만, 수행의 맥락을 강조하는 한역(漢譯) 과정에서는 수행자가 대상을 '비워 나가는' 능동적인 인지 과정을 묘사하게 되므로, 의미상 동사적(비우다/제거하다) 성격이 강하게 투영되어 번역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언어학적으로 형용사가 문장 내에서 술어 역할을 수행할 때 발생하는 '상태의 확인'과 '상태로의 변화'라는 의미 차이에서 기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