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운경 제4권
[대상주(大商主)]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대상주(大商主)라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상인들로 하여금 가르침을 순순히 따르도록 하는 것,
상인들로 하여금 공양하고 공경하도록 하는 것,
인도하여 모든 재난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것,
여러 사람들의 믿고 의지할 곳이 되어 사람들이 의지하게 하는 것,
항상 목숨을 건져주는 것,
자량(資糧)이 풍족한 것,
온갖 보배가 많은 것,
마음에 만족할 줄 모르는 것,
항상 길잡이가 되는 것,
일체종지의 큰 성(城)에 이르는 것이다.
보살은 상인들이 가르침에 순순히 따르게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하면 마치 상주(商主)가 여러 상인들을 잘 인도하여 모두가 다 말하는 대로 따르게 하는 것처럼, 보살 역시 그러하여 중생을 잘 교화시켜 능히 모두가 다 따르게 한다.
비유하면 마치 상주를 모든 상인들이 공경하고 공양하는 것처럼,
보살상주 또한 그러하여 학인(學人)ㆍ무학인(無學人)ㆍ천ㆍ용ㆍ귀신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인비인(人非人) 등이 역시 모두 다 찾아와 공경하고 공양한다.
비유하면 마치 상주가 광야에서 도적들이 출몰하는 곳을 잘 알아 많은 동반자들을 탈 없이 지나갈 수 있게 하는 것처럼,
보살상주 또한 그러하여 번뇌의 도적이 들끓는 생사의 광야에서 여러 사람을 거닐고 탈 없이 지나간다.
비유하면 마치 상주가 여러 사람을 이끌고 광야를 벗어나 목숨을 건지게 하는 것처럼,
보살 또한 그러하여 모든 외도(外道)와 발라바식(鉢羅婆殖)과 니건타(尼乾陀) 등을 인도하여 생사의 광야를 벗어나 목숨을 건지게 한다.
왕자나 대신이나 관속(官屬)이나 생사를 좋아하는 모든 중생들 역시 보살 대상주에게 의지하는 까닭에 모두 다 구제받게 된다.
마치 대상주가 필요한 보배와 자량을 잘 비축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을 거느리고 험한 길을 지난 뒤 안온을 얻고 큰 성에 이를 수 있는 것처럼,
보살상주 또한 그러하여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고자 많은 사람과 함께 생사의 험하고 먼 광야를 거쳐 피안의 성에 이르려 한다면 공덕을 닦아 스스로 장엄하고 선정과 해탈을 모두 다 구족해야 한다.
보살상주는 일체종지의 큰 성에 이르고자 모든 불법 공덕의 진귀한 보배를 갖춘다.
비유하면 마치 상주가 온갖 보배를 모으는 데 만족할 줄 모르는 것처럼,
보살 역시 그러하여 법의 재보를 모으는 데 만족해 그치는 일이 없다.
비유하면 상주가 많은 상인들을 잘 이끌고 총명한 지혜가 가장 뛰어나며 재산이 많으므로 그의 말이라면 모든 사람이 다 받들고 따르는 것처럼,
보살상주 또한 그러하여 많은 사람들을 앞에서 인도하니 공덕이 한량없고 법이 자재하며 하는 말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상주가 상인들을 잘 인도하여 험난한 길을 지나 저 큰 성에 이르는 것처럼,
보살상주 또한 그러하여 모든 중생을 인도해 생사의 험난한 길을 벗어나 열반종지(涅槃種智)의 큰 성에 이른다.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대상주인 보살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