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백광현 뒷이야기 51 - 얼굴 종기에 과다출혈로 사망하다
오늘의 엔딩은 세자의 얼굴에 난 종기를 침으로 치료하다가
그만 출혈이 그치지 않는 장면이었다.
과연 세자의 출혈이 그칠 수 있을까?
그건 내일 방송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고
오늘은 얼굴의 종기를 침으로 치료하다가 그만 지혈이 되지 않아
과다출혈로 사망한 조선 왕실의 실제 인물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오늘 방송 중에서 현종과 대비와의 대화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현종 : 어마마마!
대비 : 선왕께서 어찌 돌아가셨는지 잊으셨습니까?
현종 : ......
대비 : 지금 세자처럼 얼굴에 난 종독(腫毒)을 치료하다
의관의 실수로 목숨을 잃으셨습니다!
헌데 그보다 더 위험천만한 시술을
세자에게 하자는 것입니까!
대비인 인선왕후의 말에 의하면 선왕이 얼굴의 종기를 치료하다가
그만 의관의 실수로 승하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 바로 현종의 아버지인 효종이 얼굴의 종기를 침으로 째다가
그만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실제 있었던 일이다.
효종 10년 효종의 얼굴에 작은 종기가 생겼다.
그런데 종기가 하루하루 악화되어서 결국엔 온 얼굴로
종기의 독기가 퍼져버려 눈도 뜨기 힘든 지경이 되었다.
빨리 낫고 싶었던 효종은 1년 전에도 자신의 종기를 치료해준
의관 신가귀를 불렀다. 그리고 그로 하여금 침을 잡게 했고
자신의 종기를 째라고 명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실록의 기록을 가져와 보겠다.
신가귀는 오랫동안 앓고 있던 수전증이 있어 혈맥을 잘못 범함으로 인해,
처음에는 농즙이 한 숟가락 정도 나오더니
나중에는 검붉은 피가 계속해 샘솟듯이 쏟아져 나왔다.
급히 혈갈, 괴화 등의 지혈약을 썼으나 피는 그치지 않았다.
(현종개수실록 즉위년 5월 4일)
결국 효종은 과다출혈로 승하했다.
조선 왕실의 역사에서 가장 큰 의료사고였던 셈이다.
남편을 의관의 침술 때문에 잃었던 인선왕후는
아마도 의관의 침만 보면 아주 치가 떨리지 않았을까?
뒷이야기의 뒷이야기>
더 자세한 얘기가 궁금하신 분은 《조선, 종기와 사투를 벌이다》의
<아들의 병을 노심초사 걱정하다 자신의 종기를 놓친 효종> 편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강력한 지혈제를 썼음에도 왜 효종이 그렇게 지혈이 되지 않았는지
더 전문적인 얘기가 궁금하신 분은
경희대학교 강도현 선생님의 석사학위논문인
〈승정원일기의 의안을 통해 살펴본 효종의 질병과 사인〉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드라마 속 세자 종기 에피는 《백광현뎐》 2권의
<세자(世子) - 자식과 어미> 편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52번째 이야기 곧 이어짐)
드라마 <마의> 주인공 백광현은 실제로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의 행적을 찾아 조선의 기록을 다 뒤졌다.
그의 놀라왔던 의술과 환자를 사랑했던 마음과
임금에 대한 충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의 이야기를 도저히 그냥 묻어둘 수가 없었기에 글을 썼다.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 백광현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