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난 두 친구 이야기.hwp
오늘은 두곳에 누워 있는 친구를 만나고 왔다.
첫번째 만난 친구는 경기도 동두천의 모 요양병원에 입원중인 친구 A.
내 친구 A는 벌어논 돈이 없어서 셋발 살이를 하면서도 슬하 여식 두명은 미국에서 공부를 시켰고 결혼하여 잘 살도록 잘 키워놓고 부인과 단둘이 오손도손 잘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부인은 친정 부모님이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라서 그 분들 병 간호를 해야 한다면서 가출 한 후 연락이 두절 되어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
그리고 미국에서 살고 있는 그의 두 딸 역시 연락이 두절 된지 이미 오래되었다.
A는 7~8년전 당뇨로 인한 눈 망막 이상으로 실명을 하게 될 위기에 닥쳤을때 수술비가 없어서 우리 친구들이 십시일반 모금을 하여 800여만원을 건네 주어 수술을 받고 불행중 다행히 한쪽 눈은 실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그 후 그는 기초생활수급자 지정을 받은데 이어 지자체에서 공급하는 임대 주택에 임차인으로 입주를 하므로서 주거 문제와 기초 생활 문제는 해결 되었다.
그러나 그의 외로움을 해결 해 줄 수 없었으니 자연 홀로 지내면서 술을 밥 먹듯하여 건강은 점점 나빠져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의식을 읽고 쓰러져 있는 A를 독거 노인 돌보기 위해 방문한 도우미가 발견하고 119 구급 차량에 의해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한달여간 치료를 받은바 있다.
이때 또 동기생들은 그의 치료비를 모금 하였는데 이번에도 지난번과 거의 같은 금액이 동기생 60명으로 부터 답지했다.
한달여간 종합병원에 입원 하고 있을때 간병인을 고용했는데 그 비용이 월 270여만원에 달하므로 비용 감당이 어려워 할 수 없이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급되는 비용으로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물색하였는데 그 병원이 바로 동두천에 위치하고 있는 요양병원이다.
A는 이 병원으로 이송되어 입원 한 후 중환자실에서 주2회씩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오늘은 투석 치료 받는 날이 아니라서 친구 4명이 문병을 했다.
지난달에는 거의 의식이 없었는데 이제는 친구들 얼굴을 알아볼 정도로 증세가 많이 좋아졌다.
A는 반가워 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우리는 희망적인 애기를 해 주면서 빨리 완치되어 예전 처럼 산행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자는 위로의 말을 남기고 병원 밖으로 나왔다.
이번에는 포천에 있는 친구 B를 만나기 위해 왕방산을 넘어 포천으로 향했다.
B는 사업에 성공을 하여 포천에 수만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 땅 조경원에서 조경 사업을 운영하다가 5년전에 폐암으로 사망을 한 친구이다.
B는 이곳 조경원 양지바른 곳에 묻혀 있다.
그가 누워 있는 곳에는 '풍양채'라는 문패가 달려 있다.
'풍양채'라고 문패를 단 이유는 그의 본관이 풍양(옛 양주 지명) 조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풍양채에 누워 있는 B에게 막걸리잔을 올리며 새해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B의 부인을 위문하고 서울로 발길을 돌렸다.
세상은 고르지 못하다.
가진 것 많은 친구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가진 것 없는 친구는 이승에서 힘들게 연명을 하고 있다.
우리는 차속에서 죽음에 관하여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았다.
차속에서 주고 받은 얘기의 결론은 요양원이 아닌 집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제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