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24일 수요일, 맑음.
오후는 바리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날이 뜨겁다. 역 앞에 있는 보행자 도로를 걷는다. 공사 중이지만 역 광장에는 분수대(Monumental Fountain of Piazza Aldo Moro)가 자리 잡고 있다.
샌드위치 매장(All'Antico Vinaio)이 보여 반가웠다. 공원(Parco Piazza Umberto I)이 나온다. 움베르토 1세의 기마상(Monumento a Umberto I)이 공원을 지키고 있다.
통일 이탈리아의 두 번째 왕인 움베르토 1세다. 그의 재위 기간 동안 이탈리아의 산업 발전이 가속화되었다. 바리 대학(University of Bari Aldo Moro) 건물이 공원을 마주하고 있다.
알도 모로(Aldo Moro)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모로는 바리대학교의 법학교수로서 근무했다. 또 이탈리아 총리를 5회 역임한 정치 지도자이다. 민쿠치 궁전(Palazzo Mincuzzi)을 만난다.
바리의 신시가지를 걷다 보면 아름다운 역사적인 궁전과 극장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무라트 지구의 주요 쇼핑 거리(차량 통행 금지)에 위치한 인상적인 궁전이다.
20세기 초 상인 가문인 민쿠치 가문이 지은 이 건물은 원래 그들의 무역 회사였다. 현재는 상점으로 베네통이 아래층을 차지하고 있다.
활기 넘치는 이 거리는 프라도를 비롯한 유명 매장들이 많이 보인다. 모든 연령대의 이탈리아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른쪽(동쪽)으로 틀어 들어가면 오페라 극장(Teatro Petruzzelli)을 마주한다. 테아트로 페트루첼리는 바리 시에서 가장 큰 극장이자 규모 기준으로 이탈리아에서 네 번째로 큰 극장이다.
붉은색 건물로 참 아름답다. 그 옆에 은행(Banca d'Italia Bari) 건물도 멋지다. 시계탑을 가지고 있는 건물은 바리 상공회의소 건물이란다.
정원(Giardino San Filippo Smaldone)이 나온다. 넓은 부지와 탁 트인 바다 전망을 자랑하는 이 정원은 유서 깊은 도심과 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이 정원은 농아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리포 스말도네(1848-1923)의 흉상이 있다. 미술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마르게리타 극장(Teatro Margherita)이 깔끔하다.
극장의 샹들리에는 "시간의 빛(The Light of Time)"이라는 제목의 예술 작품이다. 시계처럼 생긴 세 개의 원 안에 빛나는 점들이 시간, 요일, 월을 표시하고 있단다.
문이 닫혀 있다. 정치인의 흉상도 보인다. 걷다보니 바다가 보이는 선착장까지 왔다. 작은 어선들이 모여 있다. 정원(Giardini della Muraglia o Giardini Vito Carofiglio)이 이어진다.
정원에는 원형 석조 기둥들이 세워져 있다. 해안 벽 도로를 걸어간다. 산 안토니오 방어 요새(Saint Anthony Bastion)가 바다로 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바리 최고의 전망대로 꼽는 곳이 바로 포르티노 디 산탄토니오(성 안토니오 요새)다. 바다 바로 옆에 위치하고 고대 성벽과 맞닿아 있어 바리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요새는 1440년경 조반니 안토니오 공작이 성 안토니오에게 헌정된 작은 교회 옆에 방어 탑으로 건설한 것이다. 더운 시간이라서인지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햇살만 가득하다.
내려다보이는 부두에는 다양한 배들이 시원한 항해를 기다리고 있다. 요새를 돌아 계속 걸어간다. 작은 산 그레그리오 교회를 지나간다.
미술 박물관(Museo Nicolaiano)을 보면서 성 니콜라스 성당(Basilica of St Nicholas | Bari)을 만났다. 1087~1197년에 건축되었으며 이곳은 가톨릭 신자와 정교회 신자 모두에게 중요한 순례지다.
이 교회의 설립은 현재 터키에 위치한 미라에 있는 성인 니콜라스의 원래 성지에서 성 니콜라스의 유물 일부를 회수한 것과 관련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성인은 로마로 가는 길에 이 도시를 지나가면서 바리를 자신의 묘지로 선택했다고 한다. 내부는 본당과 두 개의 측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화강암 기둥과 필라스터(벽기둥 장식)로 구분되어 있다.
제대는 세 개의 아치가 비잔틴 양식의 기둥으로 받쳐져 건물의 나머지 부분과 분리되어 있다. 비잔틴과 로마네스크 양식의 기둥머리가 달린 26개의 기둥이 있는 지하실에는 성 니콜라스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성당 구석에는 성 니콜라스의 청동 동상이 길게 세워져 있다. 니콜라스는 산타클로스와 관련이 있다. 이 동상은 2003년 러시아의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이 기증했다고 한다.
골목길을 빠져나와서 해안가를 걷다보니 요새가 나온다. 노르만 슈바벤 성(Castello Svevo di Bari)이다. 중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성채다.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단다. 길 건너편 골목으로 들어서니 아주 오래된 골목길에 파스타를 만들어 팔고 있는 상인들이 줄지어 있다.
오레키에테(Orecchiette)라는 파스타다. 이탈리아의 풀리아 지방의 전형적인 요리이다. 그 이름은 작은 귀 같다고 해서 지어진 것이다.
이탈리아어에서 orecchio는 귀를 의미하며 접미어인 'etto'는 작다를 의미한다. 오레키에테는 둥글한 납작 모양으로 2cm 정도의 길이에 가운데가 더 얇은 모양이다.
표면은 거친 편으로 다른 파스타처럼 오레키에테는 듀럼 밀과 물, 소금을 사용하지만 계란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남부 이탈리아의 여성들은 노소를 막론하고파스타를 만든다.
봄에 야외에서 도우를 작은 실린더 모양으로 만들어 큐브식으로 작게 썰어 내곤 한다. 그리고 나서 튜브 같이 자른 밀가루를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눌러 문데어 둥글게 감기게 만든다.
그런 다음 엄지손가락을 반대쪽으로 집어 넣어 둥그렇고 볼록한 부분이 만들어진다. 직접 판을 펴고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만들어진 파스타를 1kg에 6유로에 팔고 있다. 형수는 사야한다고 한 봉지 샀다. 골목길에는 Arco Basso라는 표지판이 붙어있다.
아치가 있는 골목길이다.(Dimora Arco Basso - Old Town). 전통 수제 파스타의 장인이라 불리는 눈치아(Nunzia) 아주머니의 초상화도 펄럭인다.
진한 이탈리아를 보는 것 같다. 흥미롭고 활기찬 시장 골목인 셈이다. 아치를 통과서서 골목길을 빠져나온다. 관공서 앞에 외투를 입은 말(Horse with Caparison)이라는 조각상이 보인다.
코르소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광장에 있는 귀여운 작은 말 조각상이다. 예술공연장 피치니 극장(Teatro Piccinni)을 마주하고 작곡가 피치니 동상(Statua di Niccolò Piccinni)이 세워져 있다.
피치니의 오페라 곡을 찾아봐야겠다. 계속 걸어가니 피차로티 궁전(Palazzo Fizzarotti)이 나온다. 고딕, 아랍,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된 화려한 외관의 궁전이다.
개인 소유라 입장 할 수 없단다. 걷다보니 가리발디 공원(Giardini di Piazza "Giuseppe Garibaldi")까지 왔다. 공원에는 추상 조형물도 세워져있다.
피에트로 라바나스 흉상(Monument to Pietro Ravanas)도 공원을 지키고 있다. 프랑스의 기업가이자 농학자란다. 올리브유 산업과 올리브의 상업적 생산방식을 발전시킨 인물이란다.
또 다른 인물상이 공원에 에 있어 외로워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걸으면서 바리의 모습을 둘러본다. 거리의 분위기, 유명 건물의 이야기도 찾아보고, 음식과 물건들을 살펴보며 이탈리아의 남부 문화에 조금이나마 익숙해 진다.
숙소로 돌아왔다. 슈퍼, Market Deco를 찾아간다. 오후 4시 30분에 문을 연다. 형수와 아내는 부지런히 쇼핑을 한다. 날이 아직 환해서 동네 골목길을 돌아본다.
작은 과일 야채 가게가 허술하지만 여러개 보인다. 주로 인도계 사람들이 운영을 한다. 저녁은 소고기 미역국에 누룽지를 넣어서 먹는다. 상추와 고추, 올리브 열매로 풍성한 식탁이다.
*6월 24일 경비: 버스비 62, 젤라또 13.5, 샌드위치 5.85, 슈퍼 20.43, 계 179,000원. 누계 12,240,000원. *1유로 17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