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고향 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高山白雲起, 南原芳草綠 (고산백운기,남원방초록)
높은 산에 흰 구름이 일어나고, 남쪽 언덕에 꽃다운(향기로운) 풀이 푸르도다.
푸른 하늘 끝 닿은 저기가 거긴가
父母千年壽, 子孫萬世榮 (부모천년수,자손만세영)
부모님께서는 천년을 살으시고, 자손은 만세까지 영화를 누리는 도다.
아카시아 흰 꽃이 바람에 날리니
竹筍尖如筆, 松葉細似針 (죽순첨여필,송엽세사침)
죽순은 뾰족한 붓과 같고, 소나무 잎은 가는 바늘과 같도다.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
水連天共碧 ,風與月雙淸 (수연천공벽,풍여월쌍청)
물은 하늘과 연하여 함께 푸르고, 바람은 달과 더불어 둘다 맑도다.
고개 넘어 또 고개 아득한 고향
曳杖石鷄鷄, 伐木山雉雉 (예장석계계,벌목산치치)
막대기를 끎에 돌이 닭닭거리고, 나무를 침에 산이 꿩꿩울리는 도다.
저녁마다 놀 지는 저기가 거긴가
五老峰爲筆, 三湘作硯池 (오로봉위필,삼상작연지)
오로봉으로 붓을 삼고, 삼상을 벼룻물(硯池-벼루에서 먹물이 고여있는 곳)로 지어서
날 저무는 논길로 휘파람 불면서
靑天一張紙, 寫我腹中詩 (청천일장지,사아복중시)
푸른 하늘 한 장의 종이에, 내 마음속 시를 쓰는 도다.
아이들도 지금쯤 소 몰고 오겠네
三人行必有我師(삼인행필유아사),隨友適江南(수우적강남)
세사람이 길을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친구따라 강남가니라.
2,고향 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作者: 서거정(徐居正-조선조 문신, 집현전 박사를 지냄, 문집「동문선」)
서거정(徐居正) - 독좌(獨坐)
獨坐無來客, 空庭雨氣昏 (독좌무래객,공정우기혼)
홀로 앉아있음에 오는 손님이 없고, 빈 뜰에는 우기로 어둡도다.
푸른 하늘 끝 닿은 저기가 거긴가
魚搖荷葉動, 鵲踏樹梢翻 (어요하엽동,작답수초번)
물고기가 흔들어 연꽃잎이 움직이고, 까치가 밟아 나무 끝이 뒤집히는도다.
아카시아 흰 꽃이 바람에 날리니
琴潤絃猶響, 爐寒火尙存 (금윤현유향,노한화상존)
거문고가 윤택함(젖었는데)에 줄이 오히려 울리는 것 같고,
화로는 차가운데(식어있음) 불씨는 아직 있는 것 같도다.
고향에도 지금쯤 뻐꾹새 울겠네
泥途妨出入, 終日可關門 (이도방출입, 종일가관문)
진흙길이 출입을 방해하니, 종일토록 가히 문을 닫혀 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