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구광역시 북구에 있는 세아전설 변전설비 교육현장에서 낮선 풍경이 펼쳐졌다. 한전 직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한데 어울려 변전소 주요 설비에 대한 이론 및 실습교육을 받고 있었다.
이날 교육은 한전대구경북지역본부(본부장 박원형)와 변전전문회사협의회(회장 박근욱˙세아전설 대표)가 함께 마련한 것으로 한전 변전보수원과 변전 협력회사 종사자들이 참여해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실시됐다.
전력계통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변전설비를 다루는 현장에서 한전 직원과 협력회사 직원들이 기술을 공유하고, 교육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교육은 한전 대구경북본부 관내 전력사업소 변전보수원 51명 전원과 감독자, 변전협력회사 종사자 30여명이 3일간 30명씩 나눠 진행됐다.
이번 교육을 기획하고 총괄한 박한우 한전대구경북지역본부 변전운영차장은 “현재 각 사업소에서 유지보수 등 업무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현장여건을 감안해 전체 참석 대상자중 30%씩 나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무더위와 바쁜 일정속에서 교육이 진행됐지만, 변전보수원들의 기술향상과 협력업체와 소통의 기회가 될 것 같아 대상이 되는 전 직원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교육과정은 변전소 관리 및 유지보수를 하는 엔지니어들이 꼭 알아야할 핵심내용으로 ‘OLTC정밀점검 및 동작원리’, ‘GIS/GCB 현장시험 및 체크 포인트’, ‘공압방식 GIS/GCB 전자변 및 메커니즘 동작원리 및 보수 방법’ 등으로 구성됐다. 이론 교육을 먼저 실시한 후 변압기,GIS 등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기기를 작동하고 유지보수 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직접 손으로 기기를 조작해 보고, 유지보수 절차에 따라 핵심설비를 분해 조립하는 등 손으로 느끼고 머리로 익히는 실습 현장은 한 여름 무더위를 날리기에 충분했다.
강사는 변전전문회사협의회의 지원을 받아 각 분야 국내 최고의 베테랑으로 꾸려졌다.
변압기 OLTC정밀점검 및 동작원리 강의를 맡은 황일환 강사는 변전전문회사협의회 전문기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중전대기업에서 변압기 OLTC 분야 40년 현장경력을 쌓은 국내 최고의 엔지니어로 꼽힌다.
GIS분야 강사들도 변전전문회사에 소속돼 있으며 필수기술자 고급반을 이수한 현장 전문가들로 전기협회 수색교육원에서 강사 경험이 있는 최고의 엔지니어들이다.
박 차장은 “대구경북지역은 국내 전체 812개 변전소중 102개가 있다”며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항상 긴장의 연속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신규 직원들이 많아 현장 경험 및 전문기술이 부족한 것을 우려했는데 이번 교육을 통해 우려가 어느정도 해소됐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본부 직할을 포함해 전력지사 변전보수원 현황을 보면 전체 51명중 26명이 3년 이하의 경력을 갖고 있으며, 특히 이중 27%는 1년 미만의 경력자다.
박 차장은 “신규인력이 많아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바쁜 업무속에서 멀리(한전 인재개발원)에 직원들 교육을 보내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며 “헌데 가까이서 보수원 전체를 대상으로 살아있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어, 효과는 기대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전대구경북지역본부는 또 이번에 교육을 받은 3년 미만 경력 보수원 26명을 대상으로 8월 24일부터 3일간 본부에서 추가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발표, 토론, 현장 실무교육을 통해 기술 및 지식을 완벽히 습득하도록 하고 하반기에 담당하게 될 설비에 대한 위험 체크 포인트도 점검할 계획이다.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이번 교육 참석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 면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후 향후 지속적으로 교육을 실시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박 차장은 “ 변전 보수원들이 현장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한 만큼, 연속성 있게 교육을 추진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육은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해 5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교육을 마친 한전 직원들과 협력업체직원들은 교육내용 및 현장경험에 대한 좌담회를 이어갔으며, 좌담회에는 김성학 안동전력지사장 ,최창영 대구전력지부 위원장도 참석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안병곤 한전대구경북지역본부 변전운영부장 인터뷰
“송변전설비는 올해 상반기 고장률 제로를 기록했습니다. 다시말해 완벽하게 설비를 유지관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병곤 부장은 “이런 결과는 소통을 통한 정보공유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직원간 소통 못지않게 협력회사와 소통을 통해 현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유지관리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안 부장은 “이번 교육은 직원들이 현장교육에 대한 갈증을 해결한 것은 물론 전문업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전 직원들이 전문업체에 와서 교육을 받은것이 처음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변전 전문업체의 경우 20~30년 동안 한 분야에서 현장 경험을 쌓아왔고, 특히 기기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전문업체의 기술력은 이제 변전설비를 안정적으로 유지보수 하는 경쟁력이 됐습니다. 수십년간 쌓아온 현장 경험을 한전 직원들이 짧은 시간에 습득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이번 교육은 분명히 그동안 쌓여있던 현장교육에 대한 목마름을 조금이나마 축이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교육은 한전대구경북본부와 변전전문업체가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과 상생경영에 대해 고민을 하던중,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간에 소통을 강화하고 기술애로 해결 및 습득이 곧 함께 갈 수 있는 길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 시작됐다.
“한전인재개발원에서도 전문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본부 변전보수원 51명중에 1년에 5명 정도 밖에 교육을 못 보냅니다. 교육의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죠. 오늘과 같은 교육이 가까운 거리에서 열리고 실무중심이다 보니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죠.”
변전소는 3월부터 7월까지는 휴전작업 등이 집중돼 있다보니,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그나마 7월 말부터 8월까지 한달 정도는 휴전작업이 적기 때문에 교육 등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때문에 이 기간에 각종 직무, 실무교육이 많이 이뤄지곤 한다.
안 부장은 “변전보수원이나 협력업체 직원들은 현장에서는 사선을 넘나들며 일을하는 동료입니다. 또 현장에서 한 순간의 실수가 광역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에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도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한전과 협력업체의 관계를 떠나 변전분야 현장에서 일하는 동료라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현장 안전사고 예방에도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