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마음을 굳게 먹고 정신을 차려서(베드로전서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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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베드로전서 1장입니다. 베드로전서는 주후 64년 경 고난과 박해 가운데 있던 소아시아 지역의 이방인 기독교인들을 위해 쓰여졌다고 합니다. 물론 편지를 쓴 이가 실제 베드로는 아니라는 입장과 쓰여진 시기가 주후 112년이라는 설 등 다양한 견해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초대기독교의 대부분의 교부들이 베드로가 쓴 것으로 확증하는 것으로 볼 때 베드로가 맞다고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따라서 말씀을 읽을 때 독자 자신이 사도 베드로가 되어 읽으면 훨씬 생생하고 이해가 쉽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죽으셨을 때, 그 예수님이 다시 사셨다는 말을 듣고 무덤으로 정신없이 달려갔을 때, 그 부활의 주님을 정말 눈으로 보고 말았을 때 등등 그 현장에서 직접 모든 것을 겪었던 베드로가 되어 말씀을 읽다보면 한 구절 한 구절이 그냥 가슴에 다가오게 됩니다. 이제부터 고통스런 상황 속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누구보다 힘이 되어주고 싶고, 오직 예수님만이 소망임을 절절히 전하는 베드로의 편지를 함께 만나보시지요.

1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인 나 베드로는 본도와 갈라디아와 갑바도기아와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져서 나그네로 사는 여러분에게 문안합니다. 2 하나님 아버지께서 당신의 미리 아심을 따라 여러분을 택하여 주시고, 성령으로 거룩하게 해주셨으므로,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께 순종하게 되었으며, 그의 피로 정결함을 얻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은혜와 평화가 가득하기를 빕니다. 3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아버지께 찬양을 드립시다. 하나님께서는 그 크신 자비로 우리를 거듭나게 하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사람 가운데서 다시 살리심으로써, 우리에게 산 소망을 안겨 주셨습니다. 4 그리고 여러분을 위하여 썩지 않고, 더러워 지지 않고, 낡아 없어지지 않는 유산을 받게 하셨습니다. 이 유산은 여러분의 몫으로 하늘에 간직되어 있습니다. 5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이 마지막 때에 나타나기로 되어 있는 구원을 얻게 하시려고 여러분의 믿음을 보시고, 그분의 능력으로 여러분을 보호하고 계십니다. 6 그러므로 지금 잠시동안 여러분이 여러 가지 시련을 겪으면서 어쩔 수 없이 슬픔에 빠져 있더라도 이것을 기뻐하십시오. 7 여러분의 믿음이 연단을 받아서 순수하게 되면, 불로 연단하여도 마침내는 없어지고 마는 금보다 더 귀한 것이 됩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여러분이 칭찬과 명예를 차지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13 그러므로 여러분은 마음을 굳게 먹고 정신을 차려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여러분이 받을 그 은혜를 끝까지 기다리십시오. 14 여러분이 이제는 순종하는 자녀가 되었으니, 전에 알지 못할 때에 가졌던 욕망을 따라 살지 말고, 15 여러분을 불러 주신 그 거룩한 분을 따라 모든 행실을 거룩하게 하십시오. 16 성경에 기록하기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여라" 하였기 때문입니다. 17 그리고 겉모양으로 판단하지 않으시고 각 사람의 행위대로 심판하시는 분을 여러분이 아버지라고 부른다면, 여러분은 나그네로 있을 동안에 두려운 마음으로 지내십시오. 18 이제 여러분은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여러분의 헛된 생활방식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도 알지만, 은이나 금과 같은 썩어질 것으로 되지 않고 19 흠이 없고 티가 없는 어린 양의 피와 같은 그리스도의 귀한 피로 되었습니다. (베드로전서 1:1-7, 13-19, 표준새번역)

말씀을 여러 번역본으로 읽다보면 이 부분은 이것이 낫고, 저 부분은 저것이 나은 경우가 많은데, 특별히 베드로전서 1장을 보면 그런 아쉬움이 많아 딱히 어느 번역본을 참고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일단 표준새번역으로 택했습니다. 예를들면 3절의 말씀을 보십시오. 사도 베드로의 마음으로 글을 읽다보면 문장의 순서가 조금 바뀌어야 그 마음이 생생해 집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크신 자비로 우리를 거듭나게 하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사람 가운데서 다시 살리심으로써, 우리에게 산 소망을 안겨 주셨습니다"(헬라어직역성경도 위와 동일합니다)에서 문장의 순서를 조금 바꿔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사람 가운데서 다시 살리심으로써, 그 크신 자비로 우리를 거듭나게 하시고, 우리에게 산 소망을 안겨 주셨습니다"라고요. 무슨 말이냐 하면 예수님이 죽으신 후의 베드로의 마음, 하나님이 죽은 예수님을 다시 살리신 후의 마음, 그것을 본 이후에 일어난 베드로의 거듭난 마음, 거듭난 베드로 가운데 생겨난 산 소망 순으로 마음의 변화가 나타났을 것으로 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어찌되었든 베드로가 되어 말씀을 읽으면 훨씬 쉽습니다.

오늘은 말씀 중에 크게 두 부분이 마음에 다가옵니다.

하나는 7절에 있는 믿음의 연단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귀하게 여기는 금도 불로 연단하는데 하물며 그보다 훨씬 귀한 믿음이 연단의 과정을 거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연단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13절의 "여러분은 마음을 굳게 먹고 정신을 차려서"입니다. 대부분의 다른 성경은 이것을 "너희 마음의 허리를 동이고"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허리를 동이고"를 영어성경은 "행동하기 위해 마음을 준비하고"라고 합니다. 우리가 허리를 묶는다는 말은 본격적으로 뭔가 일을 해보려고 일어선 후에 마음을 다잡는 동작입니다. 그것은 일어서는 것을 전제로 하고, 단지 허리를 묶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행동하기 위해서 하는 동작입니다.

두 개를 묶어보면 연단 중에서도 겨우 그 연단이나 당하며 만족하는 자들이 아니라 그 연단 중에도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그 행동이란 다름아닌 망령된 삶의 방식과 욕망으로부터 떠나 예수님의 길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 환란과 연단을 넘어 마음을 다잡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산 소망을 가진 자로서, 다른 무엇도 아닌 예수님의 피로 거듭난 자로서, 이전의 헛된 생활 방식과 헛된 욕망으로 부터 튀어나와야 하는 일이기에 엄청난 결단과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특별히 이방 풍습과 삶의 방식에 젖어살던 그들에게는 이전 세계와의 단절을 의미하니 얼마나 그 일이 쉽지 않았을까요?

사도 베드로가 만났던 예수님을 생각해 봅니다. 처음 예수님을 만나고, 그 분을 따라 3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생활하고, 예수님의 고통스런 죽음의 현장을 본 후 결국 예수님을 부인하고, 부활의 예수님을 만나고 성령을 받은 후에는 고난에 찬 사도의 삶을 걸어간 베드로, 그의 삶을 묵상하며 하루를 보내기를 원합니다. 나아가 그 베드로가 걸어갔던 길, 아니 그 베드로가 쫓아갔던 예수님의 길이 오늘 나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를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기를 원합니다.